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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을새김-고세욱] 두 황제의 마지막 도전
“I’m back(내가 돌아왔다).” 1995년 3월 19일. 취업 준비에 한창 바쁜 시기였지만 이날만은 뉴스에 온통 신경이 쏠렸고 흥분됐다. 대학 시절 흠뻑 빠진 미국프로농구(NBA)의 최고 스타 마이클 조던이 이런 일성과 함께 복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약 1년 반 전 그가 갑자기 은퇴를 발표했을 때 느꼈던 상실감이 너무 큰 탓이었을까. 조던의 복귀 발표에 따른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로부터 열흘쯤 후였다. 학교 도서관 옆 휴게소에 들렀다가 조던의 시카고 불스와 뉴욕 닉스 간 라이브 경기를 봤다. 당시 조던은 무려 55점을 올렸...
입력:2019-04-23 04:05:01
[한반도포커스-신범철] 北의 적반하장과 南의 선택
북한의 발언 수위가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에 대한 오지랖 발언도 계산된 행보로 봐야 한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이 보여주듯 한국이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자 그 효용가치가 다한 것으로 본 것 같다. 한발 더 나가서 이젠 북한 편을 들라고 하니, 소위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든다는 의미의 이 말에 대해 조선시대 학자 홍만종은 평론집인 ‘순오지’에서 “도리를 어긴 사람이 오히려 스스로 성내면서 상대를 업신여기는 것을 비유한 말”로 해석했다.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바로 ...
입력:2019-04-22 04:05:01
[뉴스룸에서-권기석] 소득주도성장 말고 세대교체성장
지난 2월 학술지 ‘한국사회학’에 실린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의 논문(세대, 계급, 위계-386세대의 집권과 불평등의 확대)은 한국 사회 불평등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이 교수는 불평등을 86세대의 권력·자원 독점과 연결시킨다. 그 어떤 세대보다 더 많은 수혜를 입은 86세대가 기득권을 더 오래 점유함으로써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의 글을 보면 86세대의 권력·자원 독점은 ‘행운’이 따른 결과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86세대는 30대 초반~40대 초반이었다. 위 세대는 구조조정을 당했고 아래 세대...
입력:2019-04-22 04:05:02
[가리사니-정건희] 동업자 정신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 기아 투수 고영창이 던진 공이 롯데 타자 나종덕의 팔뚝을 강타했다.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던 나종덕에게 고영창은 모자를 벗고 두 차례나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아홉 살 차이 나는 선배가 보여준 진심어린 사과에 나종덕은 언론을 통해 “당황했다”면서도 고마움을 내비쳤다. 그라운드는 전쟁터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공에 맞거나 부상을 당해도 아픈 티를 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사과 대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응수가 다반사다.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가 도입되고,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
입력:2019-04-22 04:05:01
[김명호 칼럼] 김학의 재수사 결론은 검찰 개혁
수사 결론이 무엇이든 검찰의 잘못된 행위가 드러나게 된다 정권 바뀔 때마다 일어나는 검사의 비리는 구조적 문제 ‘여환섭 수사’는 정의로운 검찰로 갈 수 있느냐는 시험대 될 것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의 전 법무차관 김학의 재수사의 결과는 대략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김학의의 성폭행 또는 뇌물 혐의는 물론 청와대와 검찰 내부의 권력 일부가 수사를 뭉갠 범죄 행위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 경우 법치국가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왜 발생했는지 수사단은 수사 결과를 통해 자세...
입력:2019-04-22 04:05:01
[샛강에서-전석운]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정우성과 김향기가 출연한 영화 ‘증인’을 보고 새삼 자폐에 대한 나의 무지를 깨달았다. 내가 아는 자폐란 원인 규명도, 치료법 개발도 되지 않은 장애의 한 유형이며, 자폐 진단을 받으면 급수에 상관없이 모두 중증장애인으로 분류된다는 정도였다. 자폐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으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 같은 상태’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발달장애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보듯 자폐아들과 소통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영화...
입력:2019-04-18 04:05:02
[너섬情談-이경훈] 뉴타운 상업지역 주거비율 상향 재고해야
서울시는 지난 3월 28일 재정비촉진지구 안에서 이뤄지는 도시 정비형 재개발 사업의 상업지역 주거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는 새 운영 기준을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연면적 10%를 공공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법정 용어 가득한 전문영역이어서인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도시 서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의미심장한 신호일 수도 있다. 발표를 쉽게 펴보면 다음과 같다. 옛 뉴타운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건물은 상가나 사무실 같은 상업시설을 주로 지어야 하지만, 사업이 안 되니 주민이 원하는 대로 당장 팔리는 주거의 비율을 90%까지 높여서 지을 수 ...
입력:2019-04-17 04:05:01
[청사초롱-원재훈] 詩가 필요한 순간
발등에 불 떨어진 것 같은 일상을 살고 있지만 가끔은 한가하다고나 할까, 조용히 자연을 응시하는 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일요일 오후, 편의점 커피라도 한 잔 사올까 하는데 평소에 존경하던 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이 있어 자네 집 근처에 있으니 카페로 올 수 있으면 오라는 연락. 면도를 할까 하다가 그대로 카페로 가서 커피 한 잔을 시키고, 산자락 아래에 있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헤밍웨이의 턱수염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나 괴테의 책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들었다. 그러자 창밖의 풍경이 조금 달라 보인다. 개나리 진달래가 벚꽃과 함께 피어 있는 ...
입력:2019-04-17 04:00:02
[박형준 칼럼]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있는가
중도개혁 정당 표방했지만 중도도, 개혁도 실천 못해 희망을 고문하지 말고 희망이 없다 말하는 게 솔직 노선 정립 끝장토론을 하거나 대주주들이 새 판을 짜는 것이 봉합을 통한 현상유지보다 훨씬 나은 선택일 듯 바른미래당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것은 자초한 위기이자 예고된 위기다. 바른미래당은 스스로 중도개혁정당임을 자처했으나, 중도가 무엇인지도 개혁이 무엇인지도 보여주지 못했다.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고, 전략도 공란이었다. 한국 정치에서 ‘촛불’과 ‘태극기’ 사이에 광범한 정치적 공간이 있지만 이 공간은 여전히 빈 ...
입력:2019-04-16 04:05:01
[돋을새김-고승욱] 창의적 뚝심도 필요하다
언론이 북핵 문제의 창의적 해법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기 시작한 것은 2017년 가을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할 수밖에 없었던 때다. 생각해보면 그해 9월은 살벌했다.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괌·하와이를 사정거리에 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쐈다. 유엔 안보리는 결국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언급한 뒤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가 비무장지대(DMZ)를 선회했다. 평양은 &ldq...
입력:2019-04-16 04:05:01
[뉴스룸에서-박재찬] 아일랜드의 감자
아일랜드인들에게 감자는 신이 준 선물이었다. 남미가 원산지인 감자는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구대륙으로 건너갔다. 유럽에서 감자를 가장 먼저 식용작물로 재배하기 시작한 곳이 아일랜드였다. 감자를 재배하는 데 최적의 기후와 토양을 가졌다. 아일랜드 농부들이 재배한 감자는 ‘럼퍼 감자’였다. 심으면 바로 싹이 나는, 종자가 필요 없는 품종이었다. 밀·보리보다 경작지를 훨씬 덜 차지하고 생산량도 많았다. 가난한 아일랜드인들이 빈곤에서 탈출하게 해준 1등 공신이었다. 럼퍼 감자가 비극의 씨앗이 될 줄은 몰랐다. 1845년 아일...
입력:2019-04-15 09:16:45
[가리사니-이경원] 숨길 수 없어요
서울 인사동 낙원악기 상가 옆 삼일대로 길가에서 정순덕(81) 할머니가 38년째 구두를 닦고 있다. 할머니는 좁은 구둣방 안에서 라디오를 틀어 놓고 구두에 윤을 낸다. “사람들이 종로에 가면 1000원도 쓰고 2000원도 쓴다지….” 두 어린아이의 홀어머니는 건물 청소부였다가 식모였다가 종로의 구두닦이가 됐다. 허가 내주던 종로경찰서 소년계부터 탑골공원의 노인들까지 모두가 홀로 구두 닦는 여인을 신기하게 바라봤었다. 150원 요금이 4000원이 되기까지 할머니는 종로에 앉아 사람들 걸음을 지켜봤다. 그렇게 38년, 할머니는 “구두를 보면 성...
입력:2019-04-15 09:16:45
[샛강에서-김준동] 4월은 잔인한 달?
4월 하면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다.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球根)으로 먹여 살려주었다.’ 대학 시절 조교수 앞에서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하며 외워 읊조린 기억이 생생하다. 교수님이 내준 과제였다. 학점을 따기 위해 433행에 달하는 이 장문의 시를 외우느라 며칠 동안 애를 먹었다. 오...
입력:2019-04-11 04:05:01
[너섬情談-장은수] “벚꽃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금요일 저녁 퇴근할 때 본 양재천 풍경은 아직 황량하더니,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벚나무가 일제히 꽃을 열었다. 뻗어 나간 나뭇가지 사이로 군데군데 검은 흙이 드러난 공원 풍경이, 주말 사흘 만에 붉고 흰 물감을 공중에 흩뿌린 것 같다. 안개가 일어선 듯 는개가 내리는 듯 눈을 감아도 어두워지지 않고 여전히 사물거린다. 헤어져 사흘이면 선비를 눈을 크게 뜨고 보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자연 또한 며칠이면 눈을 떼지 못할 변화를 일으킨다. 하기야 인간에게 있을 법한 일이 어찌 자연에 없겠는가. 습관적 인식을 무너뜨리고 정해진 경로를 이탈한 현실의 도래가 ...
입력:2019-04-10 04:10:01
[청사초롱-윤철호] 우리는 왜 한목소리를 내나
우리나라 출판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산업의 크기가 작지 않은데도 개별 출판사들의 크기는 작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많은 나라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큰 출판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처럼 문학이나 교육 같은 분야별로 묶은 거대 출판사나 성 단위로 묶은 대형 출판사도 없다. 심지어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들도 대표적인 큰 출판사 몇 개의 매출이 전체 산업의 절반을 넘는 경우가 많다. 대한출판문화협회장으로 외국의 대형 출판사 대표들을 자주 만나는데 그들이 대표하는 출판사의 규모가 내가 몸담...
입력:2019-04-10 04:10:01
[길 위에서] 공감의 시대, 목회도 공감으로
강원도 산불 재난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많은 미담이 쏟아졌다. 정부의 체계적 대처와 소방 관계자들의 땀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돋보였다. 구수한 남도 사투리의 추임새를 써가며 피해를 본 어르신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묻어났다. 타버린 볍씨까지 챙기며 시골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도시 사람에게도 신망과 안정감을 선사했다. 지난달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대처에서 드러난 저신다 아던 총리의 리더십도 놀라웠다. 39세의 젊은 총리였지만 그의 공감력은 국가적 혼란...
입력:2019-04-10 00:15:01
[돋을새김-남도영] 300명을 구하지 못하는 나라
우리나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7000개라는 말도 있고, 3만개라는 말도 있다. 대통령 인사권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느냐, 넓게 해석하느냐의 차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검사 수는 2000명 정도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행사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다. 나머지 검사 인사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사실상 위임된 상태다. 인사혁신처가 발행한 ‘국가 주요직위 명부록’을 보면, 행정부 47개 기관의 본부 서기관급 이상 직위 ...
입력:2019-04-09 04:10:01
[테크놀로지와 휴매너티] 밀레니얼 세대의 자아 정체성… 나는 알고리즘이다
인터넷과 함께 자라온 밀레니얼은 알고리즘에 의해 세상을 인식하고 사고를 형성하는 세대 그러나 거기엔 자유의지도, 주체성도, 인간의 존엄성도 없어 42.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답변이란다. ‘은하수 여행을 하는 히치 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컬트풍의 SF영화에서 ‘깊은 생각’이라는 슈퍼컴퓨터가 750만년간 일한 끝에 내놓은 답이다. 실망한 인류가 “그런데 질문이 뭐였지요?”라고 물으니 슈퍼컴퓨터는 1000만년을 더 계산해야 42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고 대답한다. 뿐만 아니라 이 연산을 위해서는 인류를 비롯...
입력:2019-04-09 04:05:02
[김명호 칼럼] 이게 정상이거늘…
소방청 대응이 빛난 건 전문가들이 독립적 판단 후 즉시 대처하게끔 제도를 바꾼 덕택 정치권력·정치인의 선의·지침에만 기대서는 모든 게 난망… 법과 제도를 냉정히 개선해야 비정상과 부조리가 고쳐진다 재난은 닥쳤지만 대응은 침착했다.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지만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강릉 고성 동해 속초 인제 등 축구장 면적 742배 이상 넓게 퍼진 강원 산불은 거대했다. 캘리포니아 산불이 엄청나다지만 거기와 여기를 평면 비교하는 건 무리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산림 규모가 다르고 대부분 인적 드문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
입력:2019-04-08 04:10:01
[뉴스룸에서-천지우] 닥치고 팩트풀니스
SNS를 보노라면 지리멸렬한 정권 때문에 나라가 망해간다는 탄식이 이슈마다 나오는가 하면, 정권이 아무리 헛발질을 해대도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매번 감싸고 옹호하는 쪽도 있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어떤 신문을 보면 이 나라는 이미 망했다. 경제 외교 안보 모두 진즉에 파탄 났다. 그런데 다른 신문에는 이렇게 망했다는, 혹은 망해가고 있다는 얘기가 없다. 뭐가 맞는 걸까. 지금은 뭐가 진짜로 옳은지는 중요하지 않은 시대인 것 같다. 각자가 진실이나 정의라고 여기는 것을 말뚝처럼 박아놓고 이를 강화해주는 정보만을 붙여갈 뿐이다. 거대한 편견의 성채다. 업...
입력:2019-04-08 04:05:01
[가리사니-이도경] 역대 최악 학업성취도… 교육감은 태평한 까닭
학생 한 명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는데 학생들의 학력은 역대 최악으로 떨어졌다.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이 지난달 12일(사교육비 조사)과 28일(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받아든 성적표다. 부모 등골을 휘게 하는 사교육비를 꺾어놓지도,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지도 못했다. 그동안 교육부와 시·도교육감들은 무엇을 했는지 학부모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 나온 수치를 두고 어떻게 하면 욕을 덜 먹을까 궁리하느라 분주했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경우 넉 달이나 발표를 미루고 머리를 싸맸다. 원인...
입력:2019-04-08 04:05:02
[샛강에서-정진영] 전도사 황교안, 정치인 황교안
종교국 일을 하다보면 “어, 이건 뭐지”라는 뜨악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크리스천임이 널리 알려진 대중적 스타들이 예상과 달리 국민일보 종교면인 ‘미션라이프’에 소개되기를 꺼리는 경우다. 한국 개신교를 대변하기 위해 창간된 국민일보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 예능인, 체육인 등 스타들이 기사화되는 것을 마다하는 사례를 접하면 당혹스럽다. 장로, 안수집사인 기업인이나 고위관료 등도 마찬가지다. 국내 4대 재벌기업의 최고경영자급 한 임원이 주일학교에 오래 봉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들의 반응...
입력:2019-04-04 04:10:01
[신종수 칼럼] 리비아식 모델도, 살라미 전술도 아닌
상대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고집하는 것은 협상 않겠다는 것… 간극 좁히려는 노력 필요 협상 아닌 힘의 대결은 파국으로 치달을 위험… 평화는 진보 보수 넘는 생존의 문제인 것을 협상을 결렬시킬 필요가 있을 때 이를 실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요구한 빅딜 내용이 최근 공개됐다. 사실상 리비아식 모델에 가까운 내용이다. ‘선 핵폐기 후 보상’으로 요약되는 리비아식 모델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
입력:2019-04-03 04:05:01
[청사초롱-박상익] 근대적 개인의 필요성
존 밀턴(1608~1674)은 ‘실낙원’을 쓴 영국 시인이지만, 시인이기에 앞서 역사상 최초로 언론자유사상을 설파한 사상가다. 그의 ‘아레오파기티카’가 언론자유의 경전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아레오파기티카’가 종교개혁문서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밀턴은 종교개혁가이기도 했다. 그는 목사의 권위에 맹종하는 어린아이 같은 신자가 아닌, ‘개인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성숙한 인격, 즉 ‘근대적 개인’을 종교개혁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그의 입장은 ‘인식론적 개인주의’로 요약된다. ...
입력:2019-04-03 04:05:01
[너섬情談-황교익] 봄, 꽃이 피었습니다
어머니는 곱게 한복을 입고 화사한 양산을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넥타이에 양복을 입었고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도 다림질 말끔히 한 옷을 입었을 것입니다. 아버지 손에는 찬합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렇게 집을 나섰습니다. 네댓 살 봄나들이 기억입니다. 버스는 꾸불꾸불 산길을 올라 마진터널(마산-진해터널)을 지났습니다. 창으로 내려다본 산자락에는 벚꽃이 양떼구름으로 떠올랐습니다. 어머니처럼 한복을 입은 여자들과 아버지처럼 양복을 입은 남자들 사이를 헤집고 걸었습니다. 벚꽃은 머리 위에 있었습니다. 서커스단의 커다란 천막이 보였습니다. 천막 옆...
입력:2019-04-03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