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2000여년 전 강도 만난 자가 있다. 강도 만난 자를 도운 사마리아인과 말로만 외치는 바리새인 중 누가 옳은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온병원그룹 정근(63) 원장이 ‘하면 된다’의 모토인 ‘행동하라’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대화는 지난 4일 부산 온종합병원에서 진행한 한국건강대학 특강 이후 가졌다. 건강대학은 온종합병원 전문의들이 노인들에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 원장은 앞서 제시한 질문을 최근 어디서든 한다.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다. 이날 건강대학 46기 졸업식 전 특강에서 했고 지난달 포항 기쁨의교회 강연에서도 했다.
그 메시지를 전하려고 먼저 꺼내는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신의 삶이다. 정 원장은 부산대병원에 안은행을 개설했고 종합병원·요양병원·재활병원·안과병원이 있는 ‘도심형’ 온종합병원을 세웠다. 보건복지부 산하 NGO 그린닥터스재단을 세워 전 세계 재난 현장도 다녔다. 해방 이후 최초로 개성에 남북협력병원을 세워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성공 비법은 성경에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긍정적 생각, 적극적 행동, 창조적 선교 등 성공의 3요소는 성경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믿음으로 간구하며 범사에 감사하니 ‘긍정’의 마인드가 장착됐고 거리의 예수님처럼 선포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는 적극성은 행동으로 연결됐다”며 “청년의 때부터 묵상하고 생각한 걸 기록하며 능력을 키우려고 하는 건 창조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실제 이틀간에 걸쳐 취재할 때도 정 원장은 쉼 없이 움직였다. 건강대 특강과 졸업식에 이어 주일엔 병원환자가 성도인 누가교회에서 대표기도하고 병원식당에서 밥퍼 사역을 이어갔다. 외국인 무료진료에도 나섰다. 병원 복도의 고장 난 전등을 보면 보수를 요청하고 쓰레기가 보이면 바로 주웠다.
물론 정 원장이 자신의 성공한 삶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교회와 기독인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는 걸 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진단한다.
정 원장은 “교회 안 교회가 아니라 사회 속 교회를 고민해야 한다. 직장 등 사회 안에 있는 교인들은 세상으로 파송된 선교사”라며 “‘외식하는 서기관’(마 23:23)이 지금의 교회에도 많다”는 얘기도 했다. 부산 백양로교회 장로였던 그는 현재 병원 안 누가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발전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모두가 봉사하고 모든 회의와 토의는 민주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렇게 메시지는 “행동하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성경 속 성공 비법을 실천하며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행동해 온 정 원장의 삶은 어땠을까. 정 원장이 그 이야기를 시작했다.
약력=1960년 출생, 부산대 의과대 졸업, 안과 전문의(의학박사), 부산의대교수, 재단법인 그린닥터스 이사장, 의료법인 온그룹의료재단 설립, 현 온종합병원·정근안과대표원장, 전 부산시의사회장, 전 대한결핵협회장, 전 대한의협 남북협력위원장, 전 국가인권위 전문위원. 국민추천 국민포장·대통령 표창
부산=글·사진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