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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사니-지호일] 새로운 민주주의인가, 디지털 중우정치인가
여기, 여론의 콜로세움에 자유한국당이 소환됐다. “죽이길 원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이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의 외침이 디지털 공간을 가르자, 이에 호응하는 군중이 무서운 속도로 결집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한국당 해산 청원 참여가 180만 건을 넘어섰다. 이에 질세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이 시작되더니 특정 정치인 처벌, 청와대 해체, 문재인 대통령 탄핵까지 온갖 청원들이 난립한다. 애초 해결을 바라는 청이 아니니 청원이랄 것도 없다. 정치적 열망 표출, 반대편을 겨냥한 감정 발산, 혹은 ...
입력:2019-05-13 04:05:02
[뉴스룸에서-장지영] 최고임금과 살찐 고양이법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디즈니 상속녀인 다큐멘터리 감독 애비게일 디즈니가 밥 아이거 디즈니 CEO와 직원들 간의 소득 격차를 “미쳤다”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아이거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연봉과 성과급을 포함해 모두 6560만 달러(약 748억원)를 받았다. 디즈니 직원들의 평균인 4만6127달러의 1424배에 달하는 것이다. 애비게일은 미국에서 최상위 1%에 속할 정도로 부유하지만 오래전부터 자신과 같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라고 주장해 왔다.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이 부유층에게만 유리...
입력:2019-05-13 04:05:02
[샛강에서-김준동] 5060세대와 당구
대표적인 당구 소재 영화를 꼽는다면 아마도 ‘컬러 오브 머니(The Color of Money)’일 것이다. 1986년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 작품으로 이듬해 10월 국내에도 개봉됐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할리우드 스타 폴 뉴먼(에디 펠슨역·당시 62세)이 37세나 어린 톰 크루즈(빈센트 로리아역·25세)와 호흡을 맞춘 영화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한 방에 전 재산을 걸고 큐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116분의 러닝 타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다. 대학 2학년 때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수업 한두 시간쯤 건너뛰고 당...
입력:2019-05-09 04:05:02
[청사초롱-윤철호] 민주주의 시대의 시민 노릇
아이스크림이나 TV와 달리 책에는 소비자 정가가 있다. 지금의 엄격한 도서정가제가 도입된 것은 6년 전이다. 할인 경쟁의 부작용에 오프라인 서점이 급격히 사라지고 소규모 출판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책과 출판의 생태계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당시 도서정가제가 출판사를 위한 법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것은 출판인들이 공익을 위해 손해를 무릅쓰고 도입한 정책이었다. 진짜냐고? 그 후 인터넷서점의 할인 경쟁 속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던 출판사 중 여러 곳의 매출이 반토막 났다. 독자에게 사랑받는 민음사, 김영사, 열린책들 등등....
입력:2019-05-08 04:05:01
[너섬情談-장은수] 서울식물원에서 행복의 비밀을 엿듣다
연휴를 맞아 가족과 서울식물원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오랫동안 서울에 식물원이 없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어린 시절 뻔질나게 드나들던 남산식물원을 2006년 10월 ‘남산 제 모습 살리기 사업’으로 철거한 후 서울시가 새롭게 식물원을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찾고 싶은 욕망도 일어서지 않는 것일까. 기회 닿을 때마다 전국 곳곳 수목원을 일부러 찾는 열정을 부리면서도 그사이 한 차례도 서울시내 식물원을 찾지 않았다. 부끄러운 일이다. 개원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데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몰린 탓인지 서울식물...
입력:2019-05-08 04:05:01
[길 위에서] ‘사나짱’을 응원하며
지난 1일 일본에선 나루히토 왕이 즉위하고 레이와(令和) 시대가 개막됐다. 새로운 연호가 의미하는 것처럼 한·일 관계에서도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희망한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찬란한 5월 날씨 같지 않다. 초계기 갈등과 과거사,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와중에 엉뚱한 곳에서 불꽃이 튀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 사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사나는 지난달 30일 SNS에 일왕 퇴위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올렸다. “헤이세이(平成) 출생으로 헤이세이가 끝난 것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지만, ...
입력:2019-05-08 00:05:01
[돋을새김-남도영] AI가 국회의원 대체한다면
‘로바마(ROBAMA)’라는 인공지능(AI) 프로젝트가 있다. ROBAMA는 로봇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이름의 합성어인데,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종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개발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AI 분야의 권위자인 벤 괴르첼 싱귤래리티넷 대표 겸 핸슨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주도하고 있다.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괴르첼 대표는 “바둑이나 체스 등 한 분야에서 뛰어난 AI를 넘어 인간과 동일한 능력을 보이는 AGI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
입력:2019-05-07 04:05:01
[뉴스룸에서-김준엽] 얼리 어댑터와 베타 테스터
5G 상용화 한 달이 지났다. 속도는 LTE보다 별로 빠르지도 않고, 딱히 도드라지는 5G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 속에서도 가입자는 26만명을 넘어섰다. LTE 때와 비교해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이는 이동통신사의 5G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가 아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려는 ‘얼리 어댑터’가 많다는 의미다. 얼리 어댑터는 남들보다 빨리 신제품을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을 일컫는다. 5G 서비스 초기 불만에 대해 이통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망 구축 속도와 서비스 품질이 정비례하기 때문에 시...
입력:2019-05-06 04:15:02
[김명호 칼럼] 한국당 전략은 틀렸다
낡은 투쟁 방식으로는 여권을 이길 수도, 확장성도 없어 현 정권 지지했다 돌아선 중도보수가 이런 야당에 다시 시선 주지 않는다. 이들 지지 없이는 보수 재건이 불가능 ‘지키려고 바꾼다’는 보수주의 신조, 한국당엔 왜 없는가 선거제 등 신속처리안건 지정과 좌파 독재에 항의하며 머리를 미는 의원들의 모습은 사뭇 엄숙했다. 삭발,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권력에 대한 저항의 표시이고, 약자가 더 이상 뭘 할 수 없을 때 한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비장함과 결기를 보여주려는 것이니, 지지자는 물론 방관·반대하는 이들도 그렇게 ...
입력:2019-05-06 04:10:01
[샛강에서-정진영] 목사님의 굿 샷
완연한 봄, 골퍼가 반기는 계절이다. ‘4·19부터 10·26까지’라는 대표적인 골프 유언(流言)이 있다. 4월 19일부터 10월 26일까지가 1년 중 골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기간이란 뜻이다.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빗대 골프 성수기를 거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 명구(名句)로 회자되고 있다. 2017년 한 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이 3600만명을 넘는 등 골프가 더 이상 호화사치의 주범격으로 비난받을 단계는 지났다. 비용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대중화됐다고 하기엔 무리나 골프를 친다는 것...
입력:2019-05-02 04:05:01
[너섬情談-황교익] “노가리 노가리 원츄”
서울 을지로 노가리 생맥줏집의 임대차 문제로 언론이 온통 노가리로 도배되고 있다. 원래 노가리의 언론이 노가리를 다루니 나도 덩달아 노가리를 까고 싶어졌다. 노가리를 까는 술자리에 노가리는 필수이다. 일단은, 노가리의 어원에 대해 노가리를 풀어야 한다. 명태가 워낙 알을 많이 낳아 ‘씨앗을 마구 흩어 뿌리는 일’을 뜻하는 노가리가 새끼 명태에 붙었다는 노가리 정도는 기본이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일을 두고 ‘노가리 깐다’고 하는 것도 ‘씨앗을 마구 흩어 뿌리는 일’과 비슷하여서 그런 말이 만들어졌다는 노가리가 으레 ...
입력:2019-05-01 04:10:01
[청사초롱-박상익] 反日보다 克日이다
일본의 새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일본 역사상 최초로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을 전거로 한 연호라고 한다. 기사가 뜨자 한 네티즌은 일본 가나(假名)를 조롱하면서 ‘고유 문자도 없어서 중국 것이나 모방하는 못난 것들’이라는 댓글을 올렸다.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과 일본 문자에 대한 경멸이 짙게 배어있다. 그러나 생각해볼 점이 있다. 한글은 세종 치세인 1446년에 공표되었고, 일본의 가나는 8, 9세기쯤 처음 등장했다. 한글은 일본의 가나보다는 600년 뒤에, 서양어 알파벳보다는 2200년 뒤에, 당대 최고 언어학자들이 ...
입력:2019-05-01 04:05:01
[신종수 칼럼] ‘솔로몬 재판 친모’의 심정으로…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장사꾼 행태 주한미군, 한국은 물론 미국 본토 안보 위해 매우 중요 최대한 반박하고 설득하되 동맹에 가치를 두고 협상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내년에 또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우리가 부유한 나라를 지켜주려고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쓰고 있다”며 “그런데 그 나라는 5억 달러(5800억원)를 쓴다”고 말했다. 또 “그래서 내가 전화해서 따졌다. 그 전화 한 통화에 (그 나라가) 5억 달러를 더 주기로 했다”면서 “내년에는 또 전화해서 ...
입력:2019-05-01 04:05:01
[박형준 칼럼] 로스트트랙이 될 패스트트랙
지금의 패스트트랙 사태는 국민이 시급하게 보지 않는데 정권이 제기한 의제란 점에서 2004년 4대 입법 논란과 흡사 4대 입법 논란이 당시 정권에 소득 대신 타격을 안겼듯이 패스트트랙도 궤도를 이탈할 운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 러시아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역사는 사람들을 벌하지 않는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는 사람들을 벌할 뿐이다. 2004년으로 필름을 돌려보자. 탄핵 역풍에 힘입은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노무현 정권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모든 힘을 집중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4대 악법이라 규정하고 치열하게 싸웠다. 2004년 정국은 이 정...
입력:2019-04-30 04:10:01
[돋을새김-한승주] ‘마약 대중화’에 대처하는 법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올해 초 개봉한 한국 영화 ‘극한직업’ 하면 떠오르는 대사다. 마약을 소재로 했지만 이 대사처럼 재기발랄한 코미디 영화에 무거움 따윈 없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통닭을 배달시켜 소금만 가져가고 정작 닭은 버린다. 소금으로 위장한 마약. 치킨을 주문하듯 마약이 일상에 퍼져 있다. 무려 1626만명(역대 한국 영화 최다 관객 수 2위)이 영화를 키득거리며 볼 때만 해도 몰랐다. 불과 두세 달 후 우리 앞에 펼쳐질 리얼한 마약의 세계를. 시작은 빅뱅의 멤버 승리였다. 승리가 공동...
입력:2019-04-30 04:05:01
[뉴스룸에서-김남중] 로봇, 일자리, 기본소득
로봇과 AI(인공지능)가 사람의 노동과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는 이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자동화로 향후 20년 사이 일자리의 14%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내용의 ‘노동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스타트업 ‘쿼츠’의 부편집장 새라 캐슬러가 쓴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라는 책에는 “토요타, 닛산, GM, 구글은 모두 2020년이면 자동화된 차량이 실제로 도로에서 운행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국에서는 180만명이 트럭 운전으로, 68만7000명이...
입력:2019-04-29 04:05:02
[가리사니-정현수] 문재인정부의 불안한 감세 기조
요즘 기획재정부가 내는 각종 보도자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예상보다 빠른 세계 경기 둔화’ ‘수출·투자 부진 지속’. 한국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생각보다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작년 예산보다 9.5%나 늘어난 올해 예산이 채 집행되기도 전에 서둘러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카드를 꺼낸 이유다. 공기청정기 보급에 마스크 보급까지, 쥐어짤 때까지 짠 흔적이 역력한 추경 사업명을 보고 있자면 나랏돈을 더 풀어서라도 경기가 주저앉는 상황은 막아보겠다는 정부의 절박함이 읽힌다. 그...
입력:2019-04-29 04:05:01
[데스크시각-권혜숙] 작사·작곡·노래하는 AI
비틀스는 1967년에 발표한 곡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롬 마이 프렌즈(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에서 친구들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음정을 틀리지 않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다고 했다. 50여년이 흐른 지금, 인공지능(AI)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아예 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가사를 고쳐 써야 할 시절이 왔다.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부르면서 힘을 얻잖아요. 그런데 음악을 만드는 건 너무 높은 벽이죠. AI를 통해서 사람들이 쉽게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어요.” AI 스타트업인 ‘포자랩스’를 ...
입력:2019-04-25 04:10:02
[샛강에서-김의구] 입시 지옥, 수련 지옥
30, 40년 전에는 고교에 입학하면 대학 진학을 위해 전력을 투구했다. 4시간 자면 시험에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 문구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잠을 이기지 못하면 부모들이 다그쳐 깨웠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2시간 넘게 보충수업이 있다. 여름방학에도 수업이 있었다. 냉방기는 물론 선풍기조차 없던 교실에 60명가량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책받침을 부치며 땀을 뻘뻘 흘렸다. 중학생 때부터 이런 과정을 시작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공부에 재능이나 흥미가 없다고 여기는 학생들은 물론 공부에 적응한 이들에게도 견디...
입력:2019-04-25 04:10:02
[여의도포럼-김대환] 상대방이 새삼 일깨워준 ‘당사자’
비핵화 북·미 간 일인듯 국제공조보다 대북지원 중시 비핵화 양보나 타협 없다는 당사자로서 역할 재정립해야 남북관계를 국제관계에 복종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지난 2월 말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no deal)’로 끝나자 현 정부는 더 이상 중재자를 자처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이전부터 미국은 ‘중재자’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며 ‘촉진자’ 수준의 용어를 양해하는 분위기였다. 이마저도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바로 다음 날 북한이 공분을 불러...
입력:2019-04-25 04:05:01
[청사초롱-최연하] 걷고 사랑하고 예술하라
요 며칠 사이 꽃들이 한꺼번에 피었다. 무조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봄은 온전히 무료이기에, 운동화를 신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라일락 봉우리에 볼을 대 향을 묻히고, 층층이 다채로운 초록을 마주하며 한껏 심호흡을 한다. 해 질 녘 어느 집 부엌에서 들려오는 도마질 소리에 맞춰 보폭을 조정하다 보면 딱새도 입맛을 다신다. 걸음이 주로 나를 데려가는 곳은 마을의 공간과 사물에 몰두해야 하는 지점, 풍경, 소리, 움직임, 사람들, 바람, 감촉 등의 특수한 실체다. 그것들은 아직 현상되지 않은 오래된 필름을 태운 빛줄기처럼 희미...
입력:2019-04-24 04:05:01
[김용백 칼럼] ILO 협약 비준은 국가신인도 문제다
정부도 협약 당사자인데 노사 대립이 첨예하다고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은 개혁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노동기본권 보장 못할 경우 ‘노동권 후진국’ 오명 쓸 수도 정부가 출범한 지 만 2년이 다됐다. 공정과 정의를 내세운 정부가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공약의 이행 정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주 발표한 문재인정부 2년간 국정 운영의 평가 결과는 실망스럽다. 세부 공약 1169개 중 공약 완전이행이 191개(16.3%), 부분이행 654개(55.9%), 후퇴이행 20개(1.7%) 등이었다. 10점 만점에 평균 5.1점을 받았다. 요란하게 한참...
입력:2019-04-24 04:05:01
[너섬情談-이승우] 개에 물린 기억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모든 동물을 무서워한다. 싫어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싫어하려면 대상에 대한 평가와 판단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런 걸 가질 수 없다. 싫어할 능력이 그녀에게는 없다. 두려움은 싫어함을 선택할 권리를 그녀에게서 빼앗는다. 그녀는 개나 고양이가 나타나면 얼어붙는다. 개나 고양이의 털이 스치기만 해도 기겁한다. 싫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이다. 누군가 집으로 초대를 하면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지부터 묻는다. 그런 집에는 가지 않지만, 불가피하게 가야 할 때는 개나 고양이를 보이지 않는 곳에 ...
입력:2019-04-24 04:05:01
[길 위에서] 잘못된 환상에서 깨어날 때
“독일이란 나라는 고난주간 성(聖)금요일에 만화영화 ‘알프스 소녀 하이디’도 법으로 방송 금지하는 곳이다.”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는 지난 18일 이 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을 전후로 클럽 영업이나 영화 상영이 제한된다는 독일 현지 뉴스와 함께 말이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독일 사회에 개신교 문화의 뿌리가 무척 깊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독일은 각 주마다 정해진 종교세를 거둬들인다. 부활절을 앞두고 마트와 거리 상점에선 부활절 토끼와 계란을 본뜬 초콜릿 등 관련 상품이 넘쳐...
입력:2019-04-24 00:05:01
[테크놀로지와 휴매너티] 알고리즘 탈출기:오류에서 혁신으로
혁신은 오류로부터 나온다. 성공한 혁신은 제국을 만들고, 거기에서 튀어나온 반항아들이 구글이나 아마존 등 또 다른 제국을 만들어간다. 패기와 열정이 없는 대한민국 젊은이들 가슴을 뛰게 만들어야 ‘4분33초’라는 유명한 작품이 있다. 백남준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준 바 있는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가 1952년 발표한 곡이다. 막이 오르면 정장을 한 연주자가 무대에 등장해 피아노 앞에 앉는다. 연주를 하는 대신 연주자는 피아노 뚜껑을 닫고 대신 스톱워치를 손에 든다. 정확하게 스톱워치로 각 악장의 길이를 재어가면서 침묵 속에 4분33초를...
입력:2019-04-23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