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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루틴은 나의 힘
초등학교 때 일이다. 개인위생을 중시하셨던 아버지가 어느 날 비누와 수납 바구니를 사 오셔서 가족들에게 나누어주신 적이 있다. 이제부터는 각자 자신의 것을 이용하라고 하셨다. 어느 날 화장실에 갔다가 별 생각 없이 아버지의 비누를 썼다. 사용 후 비누를 대강 올려놓았다. 그땐 몰랐지만 아버지에게는 비누를 놓는 자신만의 규칙이 있으셨다. 물기를 빨리 마르게 하기 위해 사용 후에는 비누를 세워놓으셨다. 이 사실을 모르고 대강 놓았던 나는 그날 야단을 맞았다. 사실 지금도 비누란 모름지기 어떻게 놓여 있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성격이다. 어린 시절 아버...
입력:2020-03-24 12:10:01
[한마당] ‘꽃구경 자제령’
춘분도 지나고 완연한 봄이다. 봄은 꽃의 계절이다. 시인 오세영은 ‘봄’에서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봄은/피곤에 지친 춘향이/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고 했다. 어디 목련뿐이랴. 광양의 매화, 구례의 산수유, 진해의 벚꽃…. 해마다 이쯤이면 봄의 전령들이 저마다 고운 자태를 다툰다. 꽃구경은 봄놀이의 백미다. 조선시대 문신 정극인은 상춘곡(賞春曲)에서 석양에 핀 도화행화(桃花杏花), 세우중(細雨中)의 녹양방초(綠楊芳草)를 보고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물아일체이니 흥이 다를소냐”며 ...
입력:2020-03-24 12:05:02
[청사초롱] 전문가 에세이의 인기
혼자 놀기 좋은 세상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전 세계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하다가도 바로 놀기도 한다. 일과 놀이의 경계도 분명하지 않다. 잘 노는 사람이어야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파죽지세로 인기를 끌어 짧은 기간에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유튜버를 보라! 그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놀이처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세상이 돼 가족, 사회, 세계로 이어지던 사회화 과정은 생략되기 시작했다. 이제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우주 공간에서 자신의 위치부터 찾아야만 한다. 자신이 누구인가라...
입력:2020-03-24 12:05:02
[한마당] 증시 셧다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이다. 글로벌 금융의 중심인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11번가에 위치해 있다. 1792년 설립돼 1817년 공식 출범한 이래 2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NYSE는 휴일과 주말을 제외하고 항시 문을 여는 곳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비상사태를 겪을 때는 잠시 심장이 멈춘 적도 있다. 최근 120년 동안 NYSE를 휴장하게 만든 첫 번째 사건은 전쟁이다. 1914년 7월 28일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대부분의 유럽 국가 증시가 폐쇄됐고 이 여파로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그러자 NYSE는 7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4개월여간 문을 걸어 ...
입력:2020-03-23 12:10:01
[살며 사랑하며] 이토록 다양한 일상
SNS를 하면서 감탄하는 것 중 하나는 세상에 이토록 다양한 일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종종 대리만족을 경험한다. 앉은 자리에서 해외여행을 하기도 하고 각 지역의 음식을 눈으로 맛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콘서트 사진을, 누군가는 전시회 사진을 찍어 올린다. 한 사람의 SNS에 올라오는 글은 한 가지 색이 아니다. 활기로 가득 찬 삶을 보여주던 사람이 어느 날 우울의 정점을 찍기도 하고 늘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던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이 경쟁하듯이 올라올 때도 있다. 누군가는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어 올리...
입력:2020-03-22 12:10:01
[한마당] 정의당의 추락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 무슨 일을 하려다가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손해만 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정의당의 형편이 딱 그렇다.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정의와 공정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당 편을 들었다. ‘정의당을 위한 법’이라는 말까지 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얻기 위해서였다. 지역구 의석 대비 정당득표율이 높은 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제 특성상 정의당은 교섭단체까지 가능하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비례 위성정당 출현으로 모든 게 틀어졌다. 미래통합당의 ...
입력:2020-03-22 12:05:02
[한마당] 코로나 대응 평가, 국내 해외 다른 이유
해외에서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로이터 가디언 등 공신력 있는 언론을 비롯해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한국의 대응을 모범 사례로 꼽으며 극찬한 내용을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를 들면 워싱턴포스트는 “하루에 두 번씩 보건 당국이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도록 한 문재인 대통령”이라든지, “한국 보건 당국의 투명성과 능숙도의 높은 수준은 다른 국가에 교훈을 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입력:2020-03-20 12:10:01
[한마당] 심리적 거리 줄이기
출퇴근 때 버스를 두 번 갈아탄다. 하루 3시간 가까이 버스 안에 갇혀있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요즘 가장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시간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 30~40명과 창문이 꽉 닫힌 밀집공간에 같이 있기 때문이다. 승객 중 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언제부턴가 옆좌석 사람과 가급적 접촉하지 않으려고 잔뜩 몸을 움츠리고 마스크를 꽉 눌러쓴 채 코로만 숨을 쉰다. 그나마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게 위안이다. 아직까지 버스나 지하철에서 집단감염됐다는 얘기가 없으니 다소 안도하면서도 늘 신경은 ...
입력:2020-03-19 12:10:02
[살며 사랑하며] 마음 운동
다리를 다친 후 재활치료를 받다 보니, 평소 잘못된 습관과 태도가 몸에 불균형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익숙한 자세로만 지내왔던 세월이 쌓이며 차곡차곡 병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인들은 구부정한 C자 자세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 복근과 허벅지뿐 아니라 등 근육까지 많이 망가져 있다고 한다. 그러니 목, 허리, 무릎, 발목과 같이 무게를 지탱하는 부위들에 통증과 이상이 자꾸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편하고 어색한, 평소에 하지 않던 움직임을 일부러라도 해서 몸의 균형을 맞춰야 한단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등과 옆구리의 근육을 생각하며 살아...
입력:2020-03-19 12:10:02
[한마당] 헬리콥터 머니
코로나19와의 전투에 나선 각국 정부가 ‘현금 지급’ 카드를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1조 달러(약 124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1인당 1000달러(124만원)씩 지급’을 포함시켰다. 호주, 싱가포르 등이 이미 시작한 현금 풀기에 미국도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와 여당도 다음 달 내놓을 긴급경제대책에 국민 1명씩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현금 급부’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현금 지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입력:2020-03-18 12:10:01
[한마당] 생필품 사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선진국이라 자부해 온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빵, 분유, 생수, 화장지, 상비약 등을 싹쓸이해 가는 바람에 대형 마트의 진열대가 텅 비었다. 생필품을 서로 먼저 차지하겠다고 다투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인다. 생필품이 가득 담긴 카트를 끌고 계산대로 향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읽힌다. 각국 정부가 ‘이웃을 위해 멈춰 달라’고 호소하지만 사재기 열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
입력:2020-03-17 12:10:01
[살며 사랑하며] 나눔의 확산
최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기사를 몇 편 읽었다. 어느 장애인이 파출소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연이었는데 그분이 쓴 편지에는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자신도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낸다. 너무 작아서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느 자치구에서는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어주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았는데 300명이 자원했다고 한다. 구청 대강당에 모여 함께 마스크를 만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매일 신문을 스크랩하셨다. 빼놓지 않고 모으던 기사는 미담에 관한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
입력:2020-03-17 12:10:01
[청사초롱] 짚신도 제짝이 있다?
‘짚신도 제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도 어울리는 제짝이 있다는 뜻으로, 괴팍한 성격이나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그에 딱 맞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고 그 사람과 결혼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속담은 결혼이 늦어지거나 결혼하고 싶으나 짝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덕담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과연 각 사람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일까. 특별히, 예부터 전해오는 말처럼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사람을 만나면 서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성...
입력:2020-03-17 12:10:02
[한마당] 코로나 식당
지방자치단체는 관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동선을 공개한다. 대략적인 집 주소와 최근 들른 곳, 만난 사람, 이동 수단 등이 공개 대상이다. 확진자가 머문 장소에 대해 우리는 결코 관대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남아 있지 않다는 설명에도 찜찜함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식당의 경우는 ‘코로나19’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치명상을 입는다. 대형 유통업체 등과 달리 동네 식당은 대안이 널려 있다. 메뉴를 바꾸면 되고, 굳이 그 메뉴를 원하더라도 다른 식당이 얼마든지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은 방역을 위한 1~2일 잠정 폐쇄에 그치...
입력:2020-03-16 15:05:02
[살며 사랑하며] 셀프빨래방
늦은 밤 셀프빨래방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대체로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빨래방에 간다.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나면 계절을 마무리 짓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때마침 세탁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평소보다 자주 빨래방에 가야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지만 손님이 두 명 있었다. 이십대 여성은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문제집을 풀었고 중년 남성은 건조기에 옷을 넣은 다음 한쪽에 놓인 안마의자에 앉아 안마를 받았다. 나는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그리고 건조기로 옮긴 세탁물이 건조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텔레비전을 봤다. 건조가 끝난 후 건조기에서 세탁물...
입력:2020-03-15 12:10:01
[한마당] 이탈리아의 ‘사회적 거리’
영화사에서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에는 인상적인 결혼식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돈 코를레오네(말런 브랜도)의 딸 결혼식에 모인 가족 친지 수십 명이 대저택 정원에서 흥겹게 춤을 춘다. 손과 허리를 잡고 볼 키스를 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친밀감 표현에 스스럼이 없다. 이들은 미국에서 건너온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족이다. 이 장면은 이탈리아인의 ‘사회적 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족과 이웃을 중시하는 이탈리아인의 공동체 문화는 잘 알려져 있다. 가까운 사이면 볼 키스는 예사이고, 떠들썩하...
입력:2020-03-15 12:10:01
[한마당] 전혀 새로운 경제위기
매일같이 아시아 유럽 북미로 시간대를 바꿔가며 전 세계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에는 ‘이번 경제 위기는 다르다’는 시장참여자들의 공포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 3일 ‘빅 컷(통상보다 큰 금리 인하)’이 이런 공포심에 불을 붙인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요동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글로벌 경제에 유례없고, 대응하기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자산시장 버블과 모럴 해저드에서 비롯된 2008년 글로벌 위기는 본질적으로 금융 문제...
입력:2020-03-13 12:10:01
[살며 사랑하며] 봄, 봄, 봄비
세상에. 봄비가 온다. 토닥토닥 빗소리에 번잡한 세상의 소음은 먼지와 함께 한 톤 낮아진다. 차분히 앉아 창밖을 보면 내 마음이 한 뼘 더 가까이 느껴진다.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지만, 지나치게 부대끼며 경쟁하던 현대사회에서는 심리적으로도 필요한 노력 같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인류 역사상 사회가 과열되고 인구가 폭증할 때마다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났다. 우리의 삶도, 마음도 그간 지나치게 과열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식사만 균형이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 간의 거리도, 삶의 모습도 균형이 필요하다. 하나 더, 사...
입력:2020-03-12 12:10:01
[한마당] 배신자
은 서른 닢에 예수를 로마에 팔아넘긴 가롯 유다는 배신의 아이콘이다. 자신을 아들처럼 아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암살한 마르쿠스 브루투스 또한 마찬가지다. 단테는 배신, 그중에서도 정치적 배신을 그 어떤 악행보다 죄악시했다.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을 형벌의 정도에 따라 아홉 단계로 나눴는데 지옥의 왕 루시퍼가 지키고,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는 9계(界)가 ‘배신지옥’이다. 단테는 여기서 영원히 차가운 얼음 속에 처박혀 신음하고 있는 유다와 브루투스를 본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전학련 의장 출신 김민석 전 의원은 전도양양한 정치...
입력:2020-03-12 12:10:01
[한마당] 콜센터
전화상담 시설인 콜센터는 1960년대 영국의 ‘버밍엄 프레스 앤드 메일’이라는 언론사가 독자 문의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처음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이 대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앞다퉈 도입했다. 1970년대부터 헤드셋이 보급되면서 작은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낀 젊은 여성들이 줄지어 앉아 통화하는 장면이 콜센터를 상징하는 모습이 됐다. 초창기 콜센터는 고객 전화를 받아 답변하는 역할이 컸지만 지금은 보험 판매처럼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을 파는 경우도 많다. 1990년대 들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콜센터를 ...
입력:2020-03-11 12:10:01
[살며 사랑하며] 적당한 운
얼마 전 대학원 졸업과 취업, 결혼을 연이어 하게 된 후배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들으면서 정말 운이 좋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배처럼 운이 아주 좋은 경우도 있었지만 정말 노력했는데 운이 따르지 않은 친구도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운보다는 실력이라 믿었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루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운이 삶에서 많이 작용한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공들여 노력한 일은 되지 않고, 기대하지 않은 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운만 바라는 건 안 되겠지만 일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운이 따르기를 희망하곤 했었다. ...
입력:2020-03-10 12:10:02
[한마당] 중도층 이탈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중도층 이탈을 우려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미래한국당을 위성정당이다, 가짜정당이라고 비난하던 민주당이 모양새가 비슷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선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즉 중도층 이탈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또 “비례에서 얻는 표보다도 지역에서, 수도권에서 잃는 표가 많을 것”이라며 “중도층 표심에서 승부가 결정 난다”고도 했다. 유권자의 30% 정도인 중도층은 이 당을 찍을 수도, 저 당...
입력:2020-03-10 12:05:01
[청사초롱] 이정제동
울진의 평해에 가면 해월헌(海月軒)이라는 유서 깊은 고택이 있다. 그 마을에 살던 황응청(黃應淸)이 임진왜란 때 영의정으로 있다가 탄핵을 받아 죄인의 신세로 귀양 온 이산해(李山海)에게 이런 말을 했다. “무더운 여름날 좁은 방 안에 있더라도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땀이 나지 않고,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땅에 있더라도 목을 움츠리고 발을 싸매고 있으면 살이 트지 않는다오. 만약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달리며 굳이 바람 부는 정자와 따뜻한 방을 찾아 들어가려고 한다면, 시원한 정자나 따뜻한 방은 얻기도 쉽지 않거니와 내 몸이 먼저 병이 들 ...
입력:2020-03-10 12:05:01
[한마당] 코호트 격리
코호트(Cohort)는 고대 로마 군대의 기본 편제인 라틴어 코호스(Cohors)에서 파생된 말이다. 통상 360~800명 규모로 구성된 군대 조직을 의미했다. 이후 코호트는 보건의학 분야에서 특정 질병 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의심되는 특정 인구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여기에 격리(Isolation)라는 단어가 합쳐지면서 ‘코호트 격리’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 발병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으로 묶어 전원 격리하는 매우 높은 단계의 방역 조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메르스가 확산될 당시 대전 을지대병원 등 전국 9개 병원이 ...
입력:2020-03-09 12:10:01
[살며 사랑하며] 임산부 배려석
지난달 말 이른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 의사가 모니터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아기집이에요.” 임신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했을 때도 임신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없었지만 아기집을 보고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아직 태동도 느껴지지 않았고 몸이 무겁지도 않았다. 한두 번 아랫배에서 콕콕, 하는 통증이 느껴지긴 했다. 병원에서 발급해준 임신확인서를 들고 보건소에 방문해 임산부 배지(badge)를 받아 들고서도 실감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남자가 앉아 있기도 했지만 ...
입력:2020-03-08 1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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