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기타

[세상만사-강준구] 신독의 시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국민들의 대언론 불신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전원 구조’ 오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후 벌어졌고 알려졌던 많은 일화들, 예를 들어 교통사고와 다를 바 없다는 한 언론사 간부의 발언이라든지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협조 반협박 등이 기폭제가 됐다. 박근혜정부 아래 일선 기자들이 알듯 말듯 느꼈던 기사 판단에 대한 어떤 압박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실체를 드러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여러 언론사 기자들과 오랜 기간 나눴던 얘기들이니 공감대가 없진 않을 것이다. 힘 있는 출입...
입력:2018-11-16 04:05:01
[여의춘추-라동철] 에너지 전환
에너지 분야 민간 전문가 70여명이 참여한 워킹그룹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방향 권고안’을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20년 앞까지 내다보고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행정계획이다. 산자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제3차 기본계획(2019∼2040년)을 수립하게 된다. 권고안의 주요 내용은 지난해 7.6%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25∼40%로 확대하고 2040년 최종 에너지소비를 지난해 수준으로 낮추자는 것이다. 현실...
입력:2018-11-16 04:05:01
[사설] 낯선 이의 자살 막아낸 네티즌… 아직 살 만한 세상
14일 0시30분쯤 자동차 동호인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짧은 글이 올라왔다. ‘너무 힘들어서’란 제목이 붙어 있었고 본문은 ‘죄송합니다’ 한마디가 전부였다. 사진을 한 장 첨부했는데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종종 사용되는 도구와 함께 유서로 보이는 종이가 찍혀 있었다. 심야에 글을 본 많은 이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112에 자살이 우려된다는 신고가 쇄도했다. 댓글도 수백건 이어졌다. “이러지 말고 얘기를 해보자”는 설득부터 “국밥이나 한 그릇 하자”는 제안까지 그의 행동을 멈추기 위한 문장이 계속됐다. 그를 찾...
입력:2018-11-15 04:05:02
[데스크시각-김재중] 불확실성의 공포
“차라리 잘못된 정책이라도 미리 결정되면 대비할 수 있지만 정부가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는 상황은 기업에게 최악입니다.” 사석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불확실성의 공포를 이렇게 말했다. 기업은 정부 정책이나 대내외 변수들을 고려해 최악의 경우부터 최선의 경우까지 여러 가지 경영 시나리오를 짠다. 그래서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빨리 결정될수록 기업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정책에서 엇박자를 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 경질함으로써 정책의 불확...
입력:2018-11-15 04:05:02
[경제시평-민세진] 혁신은 정부가 하는 게 아니다
199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즈의 논문 중에 ‘경제학에서의 등대’가 있다. 이제는 많은 나라에서 사진 찍는 명소로나 남아있는 바닷가의 그 등대 말이다. 등대가 왜 저명한 학자의 논문 제목에 등장했던 것일까. 등대가 갖는 독특한 특성에 그 이유가 있다. 경제학에서 등대는 공공재의 전형적인 사례로 취급된다. 공공재는 사람들이 함께 소비하게 되는 속성을 갖는 서비스를 말한다. 등대에 불이 켜지면 근처 바다에 있는 누구나 불빛을 볼 수 있고, 불빛을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서 불빛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함께 누릴 수 있다. 대부분 ...
입력:2018-11-14 04:05:01
[청사초롱-이창현] 열린 한강은 새로운 기회다
휴전선은 남북의 땅을 둘로 나누었고, 우리 마음을 적군과 아군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버렸다. 분단에 의한 단절과 불통은 남북 모두에 불신과 적대감을 조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물은 자유롭게 흘러 남북을 넘나들며 바다로 향했고, 그 속의 생명들도 물살을 거슬러 올라 다녔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했으니 이념을 뛰어넘는 최고의 상태가 흐르는 강물인 듯하다. 지난 5일 남북은 판문점선언에 따라 한강하구의 수로를 공동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통행이 막혔던 한강수로가 65년 만에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방되는 한강 수역...
입력:2018-11-14 04:00:01
[길 위에서] 헐벗은 발
길거리에서 누군가의 헐벗은 발을 본 적이 있던가. 한국에서 그랬던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내 앞에 보이는 아이의 작은 맨발은 뽀얀 흙먼지 아래 여기저기 긁힌 상처들과 어제 생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오늘 더해진 생채기 자국 투성이다. 월드비전의 구호개발 사역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캄보디아 씨엠립 인근 마을에서 지난 5일 만났던, 8세 소녀 앰의 발이다. 이 나라에선 국민 10명 중 7명이 하루 3달러가 안 되는 생활비로 먹고 산다. 불과 40여년 전 이념 때문에 300만명이 학살된 아픈 역사를 지닌 나라다. 앰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재...
입력:2018-11-14 00:05:01
[창-박지훈] 문학적 시간
  박지훈 문화부 기자 그 옛날 많은 여성들이 그랬듯 세상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글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궁이 앞에 앉아 타고 남은 재에다가 ‘가’를 쓰고 ‘나’를 쓰면서 한글을 깨쳤다. 하지만 그 시절 여자가 글을 배우는 걸 탐탁지 않게 여겼기에 할머니는 오랫동안 까막눈 행세를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시부모와 남편이 모두 세상을 떠난 1987년부터. 할머니는 도라지를 내다판 돈으로 공책을 사서 그날그날의 일을 적어 내려갔다. 지난 8월 출간된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할머니가 30년 ...
입력:2018-11-10 04:05:01
[사설] 목회자의 아름다운 은퇴
대형 교회 목회자가 정년 이전에 은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교회를 개척해 교세를 크게 확장시킨 목회자가 정년을 5년이나 앞두고 후배 목회자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변칙 세습이 한국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용퇴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 고양시 거룩한빛광성교회는 정성진 담임목사의 뜻에 따라 최근 목회자 청빙에 관한 투표를 통해 곽승현 목사를 2대 담임목사로 선정했다. 정 목사는 곽 목사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동시에 분립(分立)하는 거룩한빛운정교회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다 내년 1...
입력:2018-11-13 04:05:01
[돋을새김-권혜숙] 경계를 넘는다는 것
“휴대폰 배터리의 39%와 40%에는 경계선이 있다. 40%일 때는 여유가 있지만, 39%일 때는 걱정되기 시작한다.” “나는 내 또래의 남자사람 친구들과 경계선을 달고 산다.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언젠간 경계선이 사라져 남자사람 친구들과 놀고 싶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생각하는 ‘경계선’은 이랬다. 지난 3일 폐막을 일주일 앞두고 찾아간 ‘2018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43개국 165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300여점의 방대한 작품들 중 시선을 끈 것은 전시장의 한 ...
입력:2018-11-13 04:05:01
[기고-심연옥] 삶의 질 위한 유전자 정보
흔히 유전자 검사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친자 여부를 확인하거나 범인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식 등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를 활용한 질병 예방과 치료에 관한 연구 성과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2016년 DTC 유전자 검사(Direct To Consumer), 즉 병원을 통하지 않고 유전자 분석 업체에 소비자가 직접 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을 허용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 말하자면 건강, 피부미용, 모발 등 보건복지부가 정한 12가지 항목(체질량지수, 중성지방 농도, 콜레스테롤, ...
입력:2018-11-13 04:05:01
[여의도포럼-이진우] 북한은 국가다
북한의 국가성 인정하면 통일에 수반되는 문제를 간과·무시하는 통일지상주의 경계할 수 있다 통일 논의는 투명해야 하고 내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북한에 공들이는 만큼 비판세력과도 소통해야 북한은 국가다. 설령 비정상적이라고 해도 북한은 국제법상 엄연한 하나의 국가다. 유엔 헌장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할 능력과 의사가 있다고 판단되는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에 개방된다는 유엔 헌장 제2장 4조에 의하면 유엔 회원국은 모두 ‘국가’임에 틀림없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1991년 9월 17일 남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
입력:2018-11-13 04:05:01
[뉴스룸에서-김남중] 어떤 성장인가
서울 지하철 운용사인 서울교통공사는 대규모 공공기관 중 가장 선도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이다. 그런데 정규직 전환자 1285명 중 112명이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특혜채용’ ‘고용세습’ 논란에 휩싸여 있다. 언론 보도와 국회 국정감사를 거치며 증폭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은 이제 감사원 감사로 넘어갔다. 숱한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정규직 전환이나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확인된 건 아직 없다. 그렇지만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졌...
입력:2018-11-12 04:05:01
[논설실에서] 튀려다 고꾸라진다
대중은 익숙한 것에 둔감하고, 새롭고 이색적인 것에 민감하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되는 것처럼. 그러나 사람이 개를 무는 사례가 몇 차례 반복되면 대중은 금세 식상한다. 대중의 관심을 계속 잡으려면 더 자극적이고 이전과는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한다. 시나브로 SNS가 엽기의 경연장화되고 있다. 말은 더 거칠어지고, 셀카는 더 무모해졌다. 특히 셀카의 경우 남들보다 튀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보다 자극적인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것이 돈과 유명...
입력:2018-11-10 04:05:01
[역사 여행] 비리유치원 블랙리스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학부모들의 여론이 뜨겁다. 공개 이후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모든 유치원이 비리유치원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명단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신청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교육청들의 감사를 통해 적발된 유치원들의 명단을 작성·공개하는 것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케임브리지 영어 사전에 따르면 동사로서의 블랙리스팅은 기피하거나 믿을 수 없는 사람, 국가, 기타 대상...
입력:2018-11-10 04:05:01
[세상만사-강주화] 그는 왜 그렇게 분노했나
지난달 중순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많은 사람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피의자 김성수(29)씨의 살인 동기는 극히 미미한데 비해 살인 정황은 너무 처참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담배꽁초를 치워 달라’고 했는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도 치워져 있지 않아 화가 났다”고 했다. 이어 “게임비 1000원을 환불해 달라고 했는데 못 돌려받아 억울하고 분했다”고 했다. 김씨는 집에서 가져온 흉기로 피해자의 얼굴과 목 등을 3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즉각 ...
입력:2018-11-09 04:05:01
[여의춘추-배병우] 북한발 성장동력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정연설에서 “세계가 우리의 경제 성장에 찬탄을 보낸다”고 했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암울한 경제지표에 속으로는 걱정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믿는 구석은 있는 것 같다. 북한이다. 이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 “평화가 경제”라는 말에 집약돼 있다. 남북관계 개선이 남한의 밥, 돈이 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가 30년간 17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 부진이 심화되고 성장세가 뚜렷이 약화되는데도 지난 두 달간 평양 정상...
입력:2018-11-09 04:05:01
[내일을 열며-손영옥] “임기는 언제까지입니까”
지난 아시안게임 때 ‘베트남의 히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여준 성공 신화는 감격적이었다. 축구 약체로 평가받는 베트남에 2018 아시안게임 4강을 선물하면서 그는 국민 영웅이 됐다. 우리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네덜란드인 거스 히딩크를 수입한 지 17년 만에 한국인 감독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미술계 히딩크’로 불리며 외국인으론 처음 국립현대미술관 수장을 맡은 스페인 출신 바르토메우 마리 19대 관장이 12월 13일로 3년 임기를 끝낸다. 나는 그가 오기 전에 외국인 관장 임명 찬반을 묻고, 올해 초 그가 연임 의...
입력:2018-11-08 04:05:02
[시사풍향계-최병욱] 대체복무, 엄정해야 한다
헌재와 대법원의 연이은 결정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합법적으로 군에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회복무요원, 전문연구요원, 예술체육요원, 공중보건의사 등이 이에 속한다. 다만 이들 모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거나 모종의 식별 가능한 자격요건을 갖추었을 경우에 한한다. 이에 비추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현역복무 면제는 특별하다. 이공계 석박사 학위, 올림픽 메달, 의사와 같은 일정한 자격요건 없이도 자의적 양심에 따라 군 복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
입력:2018-11-08 04:05:02
[데스크시각-한장희] 정권은 바꿔도 부모는 못 바꾸니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지난달 제출한 한국사 수행평가 과제 제목이 ‘21세기 음서제’다. 뭔가 해서 봤더니 주제 설명 항목에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가 가족과 친척에게까지 특권을 세습한 고려시대 음서제도와 유사하다”고 적어 놨다. 노파심에 “아직 의혹이지 확인된 건 아냐”라고 말해줬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비리 의혹을 규탄하는 대자보들이 대학가에 나붙었다고 한다. “한 청년의 (구의역에서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형성된 사회적 공감대가 소수 귀족노조의 기득권 강화에 이용됐다.” &ldquo...
입력:2018-11-08 04:05:02
[청사초롱-손수호] ‘행복’과 ‘희망’을 남용하면…
올해 3월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현장에서 55층 외벽의 안전작업 발판(SWC·Safety Working Case)이 160m 아래 지상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구조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SWC를 지지하는 기계장치가 고장 난 것이다. 그때 구조물에 적힌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함께 만드는 행복’. 공사를 둘러싼 비리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동안 노동자는 위험 속에서 묵묵히 행복을 만들고 있었다. 올 상반기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사망한 이는 107명에 이른다. 이 중 31명은 높은 곳에 설치된 비계에서 사고를 당했다. 그렇게 행...
입력:2018-11-07 04:05:01
[김명호 칼럼] 권력이 합리성을 잃으면
고용세습은 부패의 전초 ‘목구멍’ 대응은 품격 문제… 여권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본다 권력 내 견제와 균형 기능이 소멸되면 합리성은 사라지고 오만이 남는다 촛불의 분노는 그래서 시작됐었다 최근 들어 정권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상치 않은 조짐들을 본다. 그런 조짐들은 진보 보수의 문제도 아니고, 정책의 문제도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고, 품격이나 대응 방식에 관한 문제다. 그래서 분노의 감정에 불을 지를지도 모를 문제다. 그런데 여권은 애써 축소하거나, 본질을 피해간다. 딱한 수준의 변명까지 한다. 상황 관리를 이다...
입력:2018-11-07 04:05:01
[돋을새김-고승욱] 규제개혁, 토론이 더 필요할까
규제란 인간의 욕망을 동력으로 성장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이성적으로 작동하도록 제어하는 장치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한다. 하지만 독점, 담합, 관료주의, 부패 같은 부작용과 결합하면 경제의 활력을 죽이는 주범이 된다.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규제개혁을 말할 때 많은 사람이 1978년 미국 민간항공위원회를 책임진 알프레드 칸을 앞세운다. 그는 정부가 정하던 요금을 항공사에 맡겼다. 허가 없이도 항공사를 세울 수 있게 했다. 그러자 몇몇 기업이 편안하게 돌렸던 시장이 경쟁으로 요동쳤다. 사우스웨스트항공 같...
입력:2018-11-06 04:05:02
[뉴스룸에서-권기석] 1면 자살보도 금한다고?
지난 9월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실. 국회의원 9명과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모여 법 개정안 여러 개를 논의했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그중 하나였다. 이 법안은 ‘자살 보도는 신문 1면이나 뉴스의 첫 순서 등이 아닌 쉽게 알 수 없는 위치나 순서에 배치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살 소식을 신문 1면에 쓸 수 없게 된다. 의원들은 이 법안을 두고 어떤 말을 쏟아냈을까. 그들의 언론관이 드러난 회의록 일부를 옮겨 본다. “언론에 보도지침이라든가 이런 부분...
입력:2018-11-05 04:05:01
[한반도포커스-봉영식] ‘말의 함정’에 빠진 운전자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스타 강의 교수이자 협상학의 대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협상의 열두 가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고 주문한다. 상대방이 과거에 했던 발언이나 고수했던 방식을 상기시키면서 전례가 있는 일인데도 이를 수용하기 거부하면 그 모순을 공격하라는 조언이다. ‘콰이어트: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저자로 유명한 수전 케인도 비슷한 조언을 한다.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
입력:2018-11-05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