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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섬情談-장은수] 사랑의 미학
이슬람 모스크들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다. 몇 해 전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코르도바 대성당에서 황금색 또는 회청색으로 칠해진 아라베스크 문양을 보는 순간 나는 그 극단적 아름다움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제단 뒤편에 금빛으로 빛나는, 더없이 세밀하고 정교한 문양들이 눈을 사로잡고 발을 붙잡았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황홀한 기분이 찾아와 한참을 얼어붙어 있었다. 슬쩍 보니 옆에 선 아내도 마찬가지로 넋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이 문양들이 극치에 이른 장인의 솜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
입력:2018-12-12 04:05:01
[길 위에서] 싱어롱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룹 퀸의 음악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어롱 관람 기회를. 영화 개봉 초반, ‘싱어롱(Sing along)’하러 갔다가 ‘싱어론(Sing alone)’하고 왔다며 민망해하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싱어롱을 통해 퀸 음악의 진수를 맛봤다며 ‘한 번 더 가겠다’고 ‘너도 꼭 가보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싱어롱 관람 경험이 퀸을 몰랐던 한국의 10대, 20대에게 퀸을 새롭게 만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들렸다. 유례없는 한국의 ...
입력:2018-12-12 00:05:01
[박형준 칼럼] 따라 하려면 제대로 따라 하라
북유럽이 복지를 잘해 성공한 게 아니다. 복지는 결과이고, 이것은 경제적 번영 없이 불가능했다 그들 국가를 닮고 싶다면 협치와 시장을 살리는 일에 나서야 ‘적대의 정치’ 펴면서는 북유럽 모델 따라갈 수 없어 현 집권세력의 로망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이다. 실제로 이들 나라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은 우선 잘 산다. 스위스 노르웨이 등이 국민소득 8만 달러 대이고, 덴마크 스웨덴 등 대부분이 6만 달러 전후의 고소득 국가다. 게다가 행복도 지수에서도 늘 최상위권이다. 세계행복도 조사에서 대한민국이 57위를 차지했으니 부러울 만하...
입력:2018-12-11 04:05:01
[돋을새김-남도영] ‘빚투’라는 여론 심판대
지난달 하순부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빚투’였다. 빚투는 성폭행 고발을 의미하는 ‘미투(#MeToo)’에서 빌려온 용어다. “나도 연예인 부모에게 돈을 떼였다” 정도로 의역되겠다. 래퍼 마이크로닷이 시작이었다. 지난달 19일 인터넷에서는 20여년 전 마이크로닷의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글이 확산됐다. 몇 년 전부터 나돌던 얘기였는데, 마이크로닷이 인기를 얻자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이크로닷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며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그러나 의...
입력:2018-12-11 04:05:01
[특별기고] 한국교회를 향한 두 가지 긴급 제언
한국교회는 내우외환을 통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00년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위기는 새로운 영적 전성기의 계기가 될 때가 많았다. 따라서 내우의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거룩한 변화의 길로 가고 외환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강력 대처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긴급한 두 가지 외환은 무엇인가. 지난 여름 학회 참석차 유럽에 갔다가 사모로 있는 옛 독일 친구를 만났다. 남편 목사는 루터교회의 유명 설교자이자 집필가였다. 토스카나의 오두막집 식탁에 김나지움(독일의 중등교육기관)을 다니는 친구의 막내아들을 동석시켜 ...
입력:2018-12-11 00:05:01
[뉴스룸에서-권기석] 저출산, 과연 재앙일까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은 수업이 지루했는지 석유 이야기를 하곤 했다. 너희가 어른이 되는 20~30년 뒤면 중동의 원유가 바닥이 나 기름 값이 엄청 비싸질 거라고 했다. 자원은 한정적인데 인간은 계속 쓰기만 하므로 고갈이 멀지 않았다는 거였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 에너지를 아껴 쓰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자원이 부족한 디스토피아에서 살아야 할 제자를 안타까워한 선생님은 중학교에도 또 있었다. 선생님들이 말한 20~30년 뒤가 바로 지금이다. 하지만 진도를 나가는 대신 해 주신 말씀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석유자원이 수십년 뒤 고갈...
입력:2018-12-10 04:05:01
[한반도포커스-홍관희] NLL이 위험하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적대행위 금지’라는 명목으로 남북 접경에서 정찰활동과 훈련을 못하도록 했는데, 이는 우리의 일방적 무장해제와 다를 것이 없다고 안보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서해평화수역’을 설정함으로써 국군의 북방한계선(NLL) 방어 역량이 결정적으로 취약해졌다. NLL 기준 북방 50㎞ 남방 85㎞에서 완충 수역이 만들어져 이 수역 해병대와 해군이 해상훈련 및 포사격을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 NLL 수역을 추가로 비행금지구역에 포함시킴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인 공중 대응마저 불가능하...
입력:2018-12-10 04:05:01
[논설실에서] 분단의 현장 DMZ
지난주 민간 여행사의 관광버스를 이용해 강원도 철원 지역을 둘러보고 왔다. 평화·생태·철새를 테마로 한 하루 일정의 겨울여행 프로그램이었다. 월동하러 북쪽 지방에서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두루미(학), 재두루미 등 겨울철새들이 추수가 끝난 논에 무리지어 노닐고, 창공을 줄지어 나는 장면을 본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 생태늪도 아름다웠다. 벌판으로 변한 옛 철원에 남아 있는 얼음창고, 농산물검사소 등 근대문화유적들에도 눈길이 갔다. 그러나 마음이 더 끌린 건 분단의 상처를 간직한 ...
입력:2018-12-08 04:10:01
[창-유성열] 불멸의 시대
  유성열 기자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 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까지 인간의 수명을 무한히 연장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나노·로봇·생명공학의 발전 덕분이다. 또 그는 2016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2029년쯤 불멸의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노 로봇이 체내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시작해 기대수명을 늘려준다는 예측이다. 커즈와일의 주장은 급진적이고 낙관적이어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에 대한 반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또 실제로 커즈와...
입력:2018-12-08 04:10:01
[함께 사는 법] 날로 먹는 자서전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적은 목록을 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고 한다. 옛날에 죄수 목에 올가미를 두르고 양동이(bucket) 위에 올라가게 한 후, 양동이를 걷어차서 교수형을 집행한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면, 살면서 ‘책 한 권 이상 출간하기’가 많다고 한다. 전문작가가 아닌 일반인이 글을 써서 책을 낸다면 대개 수필집이나 자서전일 것이다. 그런데 재주가 있든 없든 글을 쓴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힘든 일이다. 머리를 쥐어짜도 한 줄도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글 쓰면서 출산의 고통을 어렴...
입력:2018-12-08 04:05:01
[함께 사는 법] 피는 물보다 진한 법
직접 경험해보면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국인 출신에 대한 시각 역시 그렇다. ‘한국에서 사법시험에 못 붙으니까 미국 가서 쉽게 변호사를 딴 것이다.’ ‘미국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감당할 만한 금수저들의 자격증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편견이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실제로 만나본 미국 변호사들은 그런 편견과 전혀 달랐다. 모두 진지했고 열정적이었다. 인종차별과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장벽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
입력:2018-10-06 04:00:01
[함께 사는 법] 사람 사는 법은 다 똑같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많은 나라의 수도 변호사회와 교류하고 있다. 각국 법조계의 현황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법률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과 정보 교류가 이루어진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교류하는 외국 변호사회가 도쿄, 베이징에 한정되었으나 이제는 뉴욕, 바르셀로나, 밀라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각국의 경제 중심지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하노이에서 베트남법률가협회와의 정례 교류회의가 열렸다. 베트남법률가협회는 약 40000명의 판사,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당적조차 가질 수 ...
입력:2018-11-17 04:00:01
[헤윰노트-한승태] “이거는 AI도 못합니다”
눈치 채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들어 직업 관찰 다큐멘터리에 2~3년 전만 해도 낯설었을 장면 하나가 더해지고 있다. 작업을 하던 사람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시연해 보이면서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이거는 눈으로 위치를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설치해야 하는 거라 ○○도 못합니다.” 누가 빈칸에 들어갈지는 쉽게 짐작하셨으리라. 인공지능(AI)이다. 우리는 직업적 자부심을 ‘나는 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것’에서 찾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정은 예술계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지난 10월에...
입력:2018-12-07 04:05:01
[세상만사-이성규] 정의란 무엇인가
4년 전 얘기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근무 중이던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과장의 금품수수 비리를 적발했다. 두 과장은 대기업에서 수백만원대 상품권을 받고 접대 골프도 쳤다. 공정위 소속 과장은 심지어 청와대 앞에서 대기업 관계자와 점심을 먹으며 공연 티켓을 받다가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두 과장의 청와대 사무실 서랍에서는 상품권 뭉치가 나왔다. 청와대는 그러나 두 과장을 소속 부처에 돌려보내는 것으로 징계를 갈음했다. 공정위 소속 과장은 복귀 직후 사표를 냈고 명예퇴직금도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징계 하나 없이 오...
입력:2018-12-07 04:05:01
황교익이 황교익에게, “저는 IMF생이에요”
안녕하세요, 맛칼럼니스트씨. 저는 평범한 대학생이에요. 22세. 요즘 돌아가는 세상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너무 모르시는 것 같아서요. 제가 태어나던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지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났고, 그래서 국제통화기금(IMF)에 돈을 빌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돈을 빌렸으니 이를 갚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였다고 들었어요. 아빠가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어요. 직장생활 10년 만에 실업자가 되었지요. 엄마는 주부였어요. 갓 태어난 저를 포함해 달랑 세 식구이니 아껴서 버티면 곧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셨대요. 금 모으기 행사에 ...
입력:2018-12-05 04:05:01
[신종수 칼럼] 늑장 졸속 밀실 3종세트 예산심의
법정시한 준수 여부에 여론 관심 많지만 예산 분배를 왜곡하는 졸속심의가 더 큰 문제 밀실서 몇몇이 진행하는 ‘소소위’ 예산이 어떻게 삭감·증액됐는지 빠짐없이 공개해야 국회가 예산안 법정시한을 올해도 지키지 못했다.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시한을 지키겠다며 2014년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소용이 없다.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는 11월 30일까지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예산안을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한 2014년만 제외하고 올해까지 ...
입력:2018-12-05 04:05:01
[청사초롱-손수호] 한국교회를 위한 소소한 제언
연말이면 거리는 기독교 문화로 꽉 찬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가 나타나고 빨간 냄비 사이로 캐럴이 흐른다. 자연스러운 겨울풍경이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가 이뤄낸 공적이다. 이런 고양된 분위기에서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해 소소한 제언 몇 가지를 드리고 싶다. 미션 페이퍼에서 25년, 미션 스쿨에서 6년간 일하며 느낀 성찰의 결과물로 받아주면 좋겠다. 먼저 예배당 장의자에 관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터라 사람들이 무심하지만 이 의자가 상징하는 바 적지 않다. 은연중에 신자의 주체성과 개별성을 억누르는 도구로 활용된다. 예배당은 흔히 제단을 ...
입력:2018-12-05 04:05:01
[김명호 칼럼] 착한 정치는 실패한다
대통령은 정책·소통·실행력 함께 갖춰야 성공하는 자리 특히 실행 능력 없으면 임기 내내 ‘착한 캠페인’만 하다 끝난다 낡은 사고와 진영 논리 벗어나 자기 정치의 유혹을 떨치고 대통령의 실행력 높이는 데 몸을 던질 참모들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가 2015년 1월 미국인들에게 오바마를 나타내는 단 하나의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답변에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좋은(good)’과 ‘무능한(incompetent)’이었다. 집권 2기...
입력:2018-12-04 04:05:01
[돋을새김-한승주] K팝, 스피크 유어셀프
최근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나온 영상을 찾다가 ‘뮤직뱅크 인 베를린’을 보게 됐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KBS 음악방송 ‘뮤직뱅크’ 영상이다. K팝 가수들이 유럽에서 한국어로 된 노래를 하는데 외국 팬들이 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눈물을 흘린다. 엑소나 워너원같이 월드투어를 하는 그룹뿐 아니라 데뷔한 지 1년도 안된 신인그룹의 노래와 춤까지 따라 하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오직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시리아에서 유럽에 처음 왔다는 소녀들, 공항 입국장에 하염없이 진을 치다가 기다리던 스타가 자기 앞...
입력:2018-12-04 04:05:01
[가리사니-지호일] 탁현민, 홍카콜라 그리고 키치정치
“이미지 메이커에 의존하는 靑 질세라 유튜브로 달려가는 野… 싸구려 예술품 달콤한 독약에 한없이 가벼워지는 정치” 청와대 앞마당을 덮었던 첫눈은 녹아 사라진 지 오래지만, 탁현민 선임행정관은 여전히 청와대에 있다. 애초 탁 행정관의 거취와 첫눈이 무슨 상관있겠느냐만, 이 무관한 둘을 연결시킨 건 청와대였다. “첫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수사(修辭)는 정무적 판단의 문제를 감성의 영역으로 치환해 꼬리를 남겼다. 사표는 반려됐으나, 그 반작용으로 탁 행정관은 첫눈이라는 어정쩡한 시한의 임기에 ...
입력:2018-12-03 04:05:01
[한반도포커스-봉영식] 김정은의 연말 스트레스
2018년 마지막 달이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얇은 습자지 종이 달력을 매일 아침 한 장씩 뜯어내시면, 그걸 만화 그림 위에 대놓고 비치는 선 따라 그렸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어른들은 “너무 숨 가쁘게 살지 말고 달력 넘어가는 소리 좀 듣자”는 덕담을 서로 주고받았다. 종이 달력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날짜를 보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연말인지라 김장은 끝냈느냐, 송년회 날짜를 일찍 정하자는 소리가 주위에서 들린다.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을 기해 대한민국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 사용을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평양 ...
입력:2018-12-03 04:05:01
[뉴스룸에서-박재찬] 수면 경제 시대의 단상
‘졸리면 제발! 쉬었다 가세요.’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마주치는 문구에 종종 졸음쉼터로 핸들을 꺾는다. 예전보다 빈도가 잦다. 검색해보니 고속도로 졸음쉼터는 2011년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에 이미 200개 넘게 들어서 있고, 더 만들어진다고 한다.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다. 또래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 지인들도 비슷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안팎이다. OECD 회원국 평균(8시간)보다 2시간이나 부족하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올 상반기 성인 ...
입력:2018-12-03 04:05:01
[논설실에서] 책임 있는 개인주의가 좋다
2018년에는 새로운 소비 경향인 ‘나심비’가 뜰 것이라고 올해 초 관련 업계가 예상했다. 나심비는 ‘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를 합성한 신조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무조건 지갑을 여는 소비심리를 말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주로 싼값에 무게가 있긴 하지만) 가성비, 가성비에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진 가심비를 넘어 나심비는 나홀로만의 만족을 위해서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는 이들은 개인의 욕구가 크게 반영되거나, 당장 만족도를 뚜렷하게 느낄 ...
입력:2018-12-01 04:05:01
[역사 여행] 산재보상의 역사와 언론
반도체칩을 보드에 꽂는 일을 하던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뇌종양 등 판정을 받고 꽃다운 나이에 잇달아 세상을 떠난 일들이 지난 십수년간 벌어졌다.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것은 물론 “작업환경으로 생긴 병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힘들다”며 산재 보험금 지급이나 직업병 판정도 거절당하던 소식이 지면을 통해 전해지곤 했다. 그런데 비로소 삼성전자 측이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시인과 함께 조정기구의 중재판정을 이행키로 했단다. 유가족들로서는 지나간 시간이 무척이나 긴 고...
입력:2018-12-01 04:05:01
[태원준 칼럼] 국가부도의 기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사령탑에 발탁한 래리 커들러 국가경제위원장은 오판의 대명사로 통한다. 지난 3월 그가 임명되자 워싱턴포스트는 “생존하는 그 누구보다 경제 전망이 크게 틀렸던 인물”이라고 썼다. 결정적 사건은 평론가로 활동하던 2007년 12월에 있었다. 잡지에 칼럼을 쓰면서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비관론자들은 얼굴에 달걀을 맞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에 불황이 닥쳐올 일은 없다. 부시 붐(부시 정부의 경제 호황)은 건재하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온다”고 했다. 당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입력:2018-11-30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