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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조윤석] 크리스마스와 절반의 기적
눈이 안 와서 그런지, 거리에 캐럴이 사라져서 그런지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가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날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2000년 전 중동 변방의 가난한 청년 예수님이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듯이 오늘은 희망의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세계 200여개국 대표들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세부 이행 지침을 마련하는 데 간신히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이는 인류가 그렇게 살아야 잘 사는 줄 알고 낭떠러지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다가 맨 앞에서 달리던 인간들의 눈에 절벽 아래가 보이기 시작하니 어, 이러다 모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
입력:2018-12-26 04:05:01
[길 위에서] 보수적 교회가 새해에 해야 할 ‘선한 일’
18세기 말 영국에서는 어린이들까지 노동 현장에 내몰렸다. 아이들은 하루 12~18시간을 일했다.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가난한 가정은 아이들을 공장에 보냈다. 공장에서는 이들을 환영했다. 임금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굴뚝 청소를 많이 했다. 몸집이 작아 굴뚝을 드나들기가 쉬워 자본가들이 선호했다. 굴뚝 청소는 ‘구빈원’이라는 고아원 아이들이 많이 했는데, 못 먹었기 때문에 몸집도 작아 굴뚝 청소에 더 용이할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공장은 처우가 나빴다. 아이들이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밥을 줬다. 식사시간은 10분 남짓...
입력:2018-12-26 00:05:02
[돋을새김-고세욱] 황의조·오지환 선발의 희비
지난 22일 오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홍명보 자선축구경기’를 봤다.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팀과 K리그 올스타팀 간의 자선 경기다. 개그맨과 여자 프로선수들까지 뒤섞여 뛰며 재밌는 쇼처럼 진행됐다. 자선무대임에도 체육관은 관중들로 꽉 찼다. 특히 10, 20대 여성 팬들이 많아 축구의 대중적 인기를 실감케 했다. 경기 시작 전 소아암을 극복한 한 어린이가 매치볼을 전달했다. 홍명보장학재단이 16년째 자선축구대회 수익금으로 소아암 환우들을 지원해온 점을 떠올리게 한 뭉클한 순간이었다. 축구 인기가 어느덧 감동...
입력:2018-12-25 04:05:01
[박형준 칼럼] 병목 사회 증후군
2018년,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미하게 저물고 있다 ‘해도 안된다’는 자조 넘치고 기득권 벽 강고해져 병목 현상 방치하면 모든 분야 발전의 동력 꺼질 수 있어 정치적 리더십이 길에 나가 병목을 푸는 모범 보여야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이 창대한 해는 연말도 흥겹다. 아쉽게도 2018년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미하게 저물고 있다. 비핵화도 경제도 민생도 정치도 연초의 희망은 연말의 실망으로 돌아왔다. 500포인트가 빠진 증시와 반 토막 난 대통령 지지율이 이를 씁쓸히 상징한다. 당장 어려울수록 긴 호흡으로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자부심...
입력:2018-12-25 04:05:02
[뉴스룸에서-장지영] 한국 성평등 115위 vs 10위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8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이 149개국 가운데 115위에 랭크됐다. 관련 기사에는 예상대로 “납득할 수 없다”는 분노 어린 남성들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이와 관련해 빠짐없이 언급되는 것이 지난 9월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2018 인간 개발 보고서’ 중 성 불평등 지수에서 한국이 성평등 10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수년째 두 보고서가 발표될 때마다 한국에선 극단적인 순위 차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성 격차 지수와 성 불평등 지수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초점을 둔 통계가 ...
입력:2018-12-24 04:05:01
[역사 여행] 한국과 미국의 선거제 개혁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48.2% 득표율로 46.1%를 득표한 도널드 트럼프보다 무려 287만여표나 더 얻었지만 백악관 입성에 실패했다. 인구수가 각기 다른 각 주를 대표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306대 232로 밀린 것이다. 선거 후 ‘캐나다로의 이민 신청이 쇄도했다’는 등 미국 사회의 ‘멘붕’ 상태가 SNS를 통해 전해졌고, 그런 결과를 초래한 선거인단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도대체 287만표를 덜 얻은 인물이 어떻게 대의민주주의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나’ 하는 볼멘소리 말이다. ...
입력:2018-12-22 04:05:02
[논설실에서] 3색 문래동
슈퍼카 브랜드 영국 맥라렌의 600LT가 그 미려한 모습을 지난 13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영국에서 지난 7월 공개된 모델로 ‘트랙의 괴물’로 불린다. 그런데 슈퍼카 맥라렌 600LT의 미디어 론칭 행사가 열린 곳이 의외의 장소여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서울의 화려한 도심이 아닌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제분의 허름한 옛 공장 안이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지난달 6일 이 폐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고 선포식을 가졌다. 80년 넘게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공장건물의 역사와 가치에 주목, 허물지 않고 최대한 활용하는 재생 방식을 택했다. 내...
입력:2018-12-22 04:05:02
[세상만사-강준구] 투사와 조율가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공직사회와 총성 없는 전투를 벌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재수 기간 북핵과 경제정책, 권력기관 개혁방안 등을 완성한 상태였다. 북핵 문제는 필요하면 남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서라도 경협 주도의 비핵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 확고했다. 소득주도성장은 극심한 경제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경제적 약자의 지갑을 두텁게 해줘야 한다는 정책적 소신이 있었다. 국가정보원과 검·경 개혁 작업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속도를 냈다. 하지만 보수정권 9년 반은 긴 시간이다. 청와대는 공무원의 보수화를 여러 차례 하소연했다. 통일부가 ...
입력:2018-12-21 04:05:01
[여의춘추-손영옥] AI 시대, 차라리 로봇 국회의원 어떤가
인공지능이 예술을 창작하고 진품인지도 판단하는 시대 단순 반복이나 어제와 똑같이 일하는 직업은 살아남지 못해 특권 많고 호통·구태 반복하는사람보다 AI의원이 더 나을 듯 얼마 전 현대자동차가 미술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대차 아트살롱’에 참석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예술: 자연성과 인공성’이란 주제가 솔깃했다. 강사 이력도 구미가 당겼다.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가 작가로 참여해 화제가 됐던 2018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그 총감독을 맡은 유원준 더 미디엄 대표가 강연자였다. 예술의 미래를 논하는 강연 ...
입력:2018-12-21 04:05:01
[혜윰노트-강민정] 청년이 정착하는 ‘청정지역’
가을이 막 겨울로 바뀌어가는 계절에 강원도 영월 석항트레인스테이에 학생들과 함께 다녀왔다. 올해 8월 ㈜오요리아시아가 위탁경영을 맡아 재개장하게 된 석항트레인스테이는 복합문화공간을 겸비한 게스트하우스다. 폐광지역 마을살리기라는 지역혁신 의제에 사회적 기업의 혁신성을 결합한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석항트레인스테이와 같은 지역혁신 비즈니스가 많이 생겨나면 지역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들이 지역에 와서 취업하고 창업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모았다. ...
입력:2018-12-21 04:05:01
[청사초롱-원재훈] 베트남 무적
유년시절, 외갓집 삼촌은 월남에서 미군 통역장교로 근무하고 귀국했다. 월남에서 번 돈으로 서울 신림동에 있는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그분은 판사나 검사가 될 수 있었던 재능을 희생하고 장가도 가지 않고 월남에 다녀와 무너진 집안을 일으켰다고 했다. 전쟁 중이었던 월남에 다녀오면 한 재산 모은다는 이야기를 아주 어렸던 내가 기억을 하는 걸 보니, 베트남은 황금의 땅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그것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결과물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소년기에 베트콩은 미국이라는 ‘람보’의 총에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
입력:2018-12-19 04:05:02
[염성덕 칼럼] 文 대통령, 시행착오 줄여라
잘못된 경제정책 궤도 수정에 적극 나서야… 北 두둔하는 ‘갈라파고스 외교’ 밀어붙이면 국제무대에서 외톨이 되기 십상 탈원전에 대한 국내외 여건 크게 달라진 만큼 탈원전 폐기 여부를 국민에게 물어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선출된 임기제 대통령이라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적어도 국민의 배를 주리게 하려는 대통령은 없을 것이다. 민생이 피폐해지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고, 정권 재창출의 희망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입력:2018-12-19 04:05:02
[돋을새김-고승욱] 책임총리는 어디 있는가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그제 출국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요즘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최대한 나누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이 1년반 넘게 국정에 반영되면서 실세 총리의 면모를 한껏 보여주고 있다. 출국할 때 타고 간 공군 1호기에는 외교부·환경부 차관, 관세청장을 비롯한 각 부처 공식수행원 19명이 함께했다. 54개 기업과 경제단체 대표들도 동행했다. 총리가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임명 과정에서 실질적인 인사제청권을 행사한 직후여서 의미가 남달...
입력:2018-12-18 04:05:01
[김명호 칼럼] 문 대통령이 노 저을 때다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는 깨질 가능성이 많다. 의지 약한 거대 양당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딴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주의 기댄 독과점 정치 구조 타파는 가장 중요하고 선한 정치 행위… 대통령 강조한 선거제 개혁에 물이 들어온다 꿈쩍 않던 선거제도 개혁이 겨우 첫걸음을 뗐다. 굳이 ‘겨우 첫걸음’이라는 표현을 끌어다 쓴 건 자기를 내던진 단식도, 원내대표 간 합의도 국회의원 밥그릇을 건드리거나 기득권 축소에 영향을 미친다면 성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경험칙 때문이다. 게다가 합의문을 들여다보니 구멍이 숭숭 나 있다. 지...
입력:2018-12-18 04:05:01
[가리사니-이경원] 빚투
계좌는 열고 통장은 만드는데, 마이너스통장이란 뚫는 거구나. 서류만큼 꼼꼼한 표정의 은행원 앞에서 빚을 지면서 나는 철없게도 유전지대에 시추공을 꽂는 장면을 상상했다. 김이 나다 이윽고 원유가 콸콸 솟구치는 광경을 그리면, 소득증명원으로 인생을 채점 받는 순간에도 괜히 안도감이 드는 것이었다. 급한 불을 끄면 후배들에게 술도 사리라…. 뚫린 건 돌파구가 아니라 신용이었다. 검은 빛으로 떠오른 건 원유가 아닌 미래였다. 문자메시지로 차용증이 몇 번이나 날아온 뒤에야 가슴이 철렁했다. 잔액과 이자가 얼마, 고객님 주소나 연락처가 바뀌면 콜센...
입력:2018-12-17 04:05:01
[뉴스룸에서-김남중] 기초의원 선거제도 개편의 추억
국회가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을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비례대표를 늘려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야3당의 단식 농성과 여론의 압박으로 이뤄낸 결과다.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국회의원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 때문에 저항감을 가진 이들이 많다. 그러나 ‘국회를 이대로 둘 거냐’고 질문을 던진다면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국회개혁의 핵심이 바로 선거...
입력:2018-12-17 04:05:01
[한반도포커스-강준영] 잊지 말아야 할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정세는 2018년 한 해도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다. 미국과 북한의 극한 대치로 대북 군사행동이 거론될 만큼 최대의 격랑 속에 빠져 있던 작년 이맘때의 한반도를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한반도의 반전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내건 한국 정부와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를 밝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시작됐다. 세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과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 비핵화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일단 한반도에 드리웠던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
입력:2018-12-17 04:05:01
[제주에 산다] 제주도 거품 꺼지는 소리
골프 동호회에서 만나는 50대 초반 목수가 있다. 3년쯤 전 육지에서 부인, 후배 2명 등 4명이 일자리를 찾아 제주도에 왔다. 인테리어가 전공이다. 3개월쯤 전 그동안 잘 지내던 후배 1명이 이 목수와 헤어지고 다른 토박이 목수를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고 있다. 이주한 목수가 노는 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3주 전 이 목수가 동호회 회원들에게 목수 일거리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트럭을 사서 무밭을 따라다니며 상차(上車)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의논하더라는 말도 들었다. 우리 동네 혼자 사는 석공이 있다. 돌담을 쌓는 석공의 일당은 2...
입력:2018-12-15 04:05:01
[논설실에서] 북·미 사이에 낀 ‘핵 중재 외교’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핵 중재는 미국과 북한이라는 두 마리 말을 동시에 타는 것과 비슷하다.”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의 말이다. 성향과 목표가 다른 두 말을 같은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반전시켜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을 진행시킨 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이라는 평가가 담겨 있다. 이제 한국의 중재 하에 ‘삼자(三者)가 한번 잘 해보자’는 단계는 끝나고 비핵화 협상의 열쇠를 쥔 미국과 북한 간 밀당(밀고 당기기) 국면으로 넘어갔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입력:2018-12-15 04:05:01
[여의춘추-라동철] 유연하되 길은 잃지 말아야
소득주도성장 정책 과속으로 양극화 심화시키는 역설 초래 2기 경제팀, 부작용 완화 위해 정책 보완·수정 시사한 건 바람직 경제 불평등·양극화 해소하려는 기본 방향은 포기해선 안 돼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다. 국민의 소득을 늘려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기업의 혁신을 촉발해 경제 발전을 꾀하고, 공정한 시장거래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부작용은 부각되면서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가장 논란이 분분한 건 소...
입력:2018-12-14 04:05:01
[세상만사-강주화] 연말을 보내는 법
지난 주말 지인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송년회였다. 자택에서 하는 연말 모임이 드물기 때문에 반가웠다. 크래커 한 상자와 와인 한 병을 들고 그 집 현관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다 모여도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 지인과 함께 일을 하는 이들이었다.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누군가 지인에게 “어떻게 집으로 초대할 생각을 했냐. 번거롭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한 해 동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수고가 있지만 즐거운 일”이라며 웃었다. 그 모임에서 돌아온 뒤 송년(送年)의 의미를 생각했다. 송년...
입력:2018-12-14 04:05:01
[혜윰노트-홍인혜] 사계절을 사랑하세요?
어린 시절부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배워왔다. 그리고 그 뚜렷한 기후 변화는 이 땅의 장점이라고 들어왔다. 확실히 계절의 변화는 아름다운 구석이 있다. 겨우내 얼었던 나무들이 녹아내리며 가지 끝마다 영롱한 것이 맺히는 봄, 생명의 리듬으로 만물이 춤추는 여름, 숲이 미련 없이 아름다운 것들을 놓아버리는 가을, 모든 윤곽들이 하얀 어깨동무를 하는 겨울. 우리는 계절의 섬세한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약동하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계절이 단순화되기 시작했다. 분명 우리의 사철은 기승전결이 유려하게 이어지는 소설 ...
입력:2018-12-14 04:05:01
[내일을 열며-남호철] 관광산업 도약, 더 늦기 전에
이집트에서 2011년 초 ‘아랍의 봄’이 시작됐다. 독재정권과 어려운 경제에 저항하며 일어난 국민운동이다. ‘현대판 파라오’로 불렸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축출된 지 7년이 지났다. 당장 평화와 번영이 올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등장으로 테러가 부쩍 늘었다. IS 거점지역인 시나이반도는 물론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외국인 거점지역에서도 테러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도 이집트를 ‘관광위험국가’로 분류했을 정도다. 불안한 정세는 이집트의 주요...
입력:2018-12-13 04:05:01
[데스크시각-한장희] 정부 말 믿은 바보의 혼잣말
고3이던 1988년에 재학생들은 과외나 학원 수업을 받을 수 없었다. 형편이 어렵진 않았지만 부모님과 나에겐 정부가 금지하는 일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었다. 졸업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좀 산다는 친구들이 왜 그리 수업시간에 졸았는지를. 아버지가 공무원이던 친구가 제일 열심히 과외를 받았다는 말을 듣곤 부모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97년 1월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힘들었던 기자 1년차 시절 가끔 만났던 학교 후배들은 위로이자 낙이었다. 그때 후배 한 명이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외환위기가 우리나라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걱...
입력:2018-12-13 04:05:01
[청사초롱-이창현] 위험사회와 정치의 부재
미세한 것에 위험사회의 본질이 담겨 있기도 하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라는 개념을 통해 ‘근대화의 과정에서 발달한 과학기술이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그에 의해 파생되는 위험도 감수하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에는 위험사회의 본질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울 때 나온다. 19세기 산업혁명 과정에서 증기기관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인간사회의 혁명적 발전을 가져왔다. 기술혁명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
입력:2018-12-12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