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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권덕철] 오늘 괜찮으신가요?
2018 자살예방 백서에 따르면 연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3~5월이다. 전문가들은 봄에 자살률이 높아지는 게 세계적 현상이라고 한다. 봄엔 행복해질 것 같지만 일조량 변화 등으로 불면증, 우울증 등 되레 마음건강이 힘들어진다. 42분에 1명, 연간 1만2000명. 우리나라 자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숫자다. 동(洞) 하나가 사라질 정도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4.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1.9명의 2배 이상이다. 직장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 중에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자살예방법’은 자살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될 ...
입력:2019-03-05 04:10:01
[박형준 칼럼] 본질은 결국 북한체제 문제다
비핵화 시늉으로 경제 지원을 받고 협력과 개방도 체제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 국한한다는 것이 북한의 계산 진정한 비핵화와 체제 변화를 위한 통 큰 결단 내리도록 만들어야 ‘신한반도 구상’도 빛을 볼 수 있어 바둑 공부의 제왕은 복기다. 복기 없이는 바둑 고수가 될 수 없다. 중국의 천중이 쓴 ‘복기의 힘’에 따르면 복기는 회고, 반성, 탐구, 향상의 네 단계를 거친다. 회고는 목표와 과정을 돌아보는 것이다. 반성으로 원인을 찾고 탐구로 승패를 가른 규칙을 찾는다. 향상은 실력을 끌어올려 다음 승부에 임하는 것이다. 2차 북·...
입력:2019-03-05 04:05:01
[돋을새김-한승주] 웰컴 투 웸블리, BTS!
이들도 미래가 불안한 가난한 연습생이었다. 회사 근처 좁은 숙소에서 이층 침대 몇 개 붙이고 복작거리며 살았다. 누구 생일이라고 상 하나 놓고 둘러앉으면 꽉 찼던 방이었다. 멤버 형 수능 전날엔 동생들이 몰래 도시락을 싸서 엄마 대신 전해줬다. 하루 15시간씩 연습하던 3년 동안 과연 데뷔는 할 수 있는 건가 걱정도 했다. 데뷔 1년4개월 후 2000명 앞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다. 그랬던 이들이 오는 6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선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클라이맥스인 ‘라이브 에이드&rsq...
입력:2019-03-05 04:05:01
[경제시평-민세진] 무엇이 정의인가
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있다. 서로 알지 못하고 알게 될 기회 없이 한 학기 동안 공부하고 시험을 쳤다. 채점이 끝났지만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은 회의를 통해 각자 받을 점수를 정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는다. 조건은 회의에서 정한 점수들의 합계가 채점된 점수들의 합계와 같다는 것뿐이다. 물론 폭행이나 협박, 위력 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회의하기 위해 모이고 논의에 들어간다. 어렵지 않게 결론이 난다. 모두 똑같이 평균 점수만큼씩 받기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회의 다음날 ‘받을 권리가 있는 점수’라는 제목으로 채점 결과...
입력:2019-03-05 04:05:01
[가리사니-지호일] 누가 고향에 침을 뱉는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이후 ‘고향의 봄’ 노래를 듣노라면 불현듯 콧마루가 시큰해지고 따뜻한 그리움 같은 것이 일곤 한다. 고향이 주는 정한(情恨)이 있다. 그래서 남북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장에서도 고향의 봄을 부르며 고향을 공유한다. 태어나 자란 곳은 달라도 고향에서 얻는 위로는 다르지 않은 것이다. 고향에 대한 정서가 보편적이라면, 고향의 공간적 기초인 지역은 개별성을 띤다. 산과 내, 토양이 만들어낸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이 지역적 차이의 틈새로 정치·경제적 불평등이나 인사차별, 이념적 프레임 등 갈등 요소들...
입력:2019-03-04 04:05:01
[뉴스룸에서-박재찬] 네고의 세계
‘인생의 80%가 협상이다’라는 말이 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하루하루가 협상의 연속이다. 시장에서 물건 값을 흥정할 때도, 저녁 메뉴를 고르거나 자녀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일에도 협상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일상에서는 협상이라는 말 대신 ‘딜(deal)하다’ ‘네고하다’가 자주 쓰인다. 협상을 뜻하는 영어 단어 네고시에이션(negotiation)은 부정(not)을 뜻하는 접두사(neg)와 여가(leisure)를 의미하는 어근(otium)이 합쳐진 단어다. 협상은 쉬는 게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 일(또는 업무, 사업)을 하는 것이란 뜻이 담겨 있다. ...
입력:2019-03-04 04:05:01
[한반도포커스-진창수] 다자 보장 틀 마련해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은 큰 충격이다.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칠지언정 최소한 합의라도 하여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은 현실로 나타나지 못했다. 기대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업적에 목말라 스몰딜(낮은 비핵화 조치)을 받아들임으로써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도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예측불허의 협상가’ 모습을 각인시키면서 정상 간 톱다운 담판의 우려도 날려버렸다. 하노이 회담은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인식 차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최종 ...
입력:2019-03-04 04:05:01
[혜윰노트-한승태] 내 안의 다른 나
영화 ‘어벤져스’에서 내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대목은 영화 후반의 아주 사소한 장면이다. 녹색 태풍이 되어 주위를 초토화시켰던 헐크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 브루스 배너는 자신이 박살 낸 건물의 잔해 위에 서 있다. 그때 인기척을 듣고 누군가가 다가온다. 브루스 배너가 겁에 질린 남자에게 묻는다. “누구 다친 사람은 없나요?” 자신이 만든 폐허를 둘러보는 브루스의 얼굴엔 설명하기 힘든 죄책감과 참담함이 담겨 있다. 이 영화를 떠올릴 때면 언제나 이 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어째서일까. 가끔씩 ...
입력:2019-03-01 04:05:02
[샛강에서-정진영] 한국교회와 3·1절 100주년
올해 초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총회장 등 교계 인사들과 잇따라 1대 1 인터뷰를 했다. 새해를 맞아 이들의 신앙 고백을 들어보고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모색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인터뷰이들에게 공통 질문을 하나했다. 2019년은 기독교인이 중심이었던 3·1만세운동이 100년 되는 의미 있는 때니만큼 오늘의 교회가 당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물었다. 100년 전 신앙선배들의 3·1운동을 현재화하기 위한 고민을 듣고자 함이었다. 대답은 의외였다. 이들은 ‘다툼과 분열에서 벗어나 희생함으로써 교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
입력:2019-02-28 04:10:01
[여의도포럼-김대환] ‘촛불 청구서’ 불사르고 노동개혁으로
일자리 줄고 소득 불평등 확대 부른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확충을 통한 소득분배 개선 전략으로 수정해야 노동개혁 없이 ‘더불어 잘사는 경제’는 허상일 뿐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해 시장 활력 제고하는데 힘쓰길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약속한 현 정부 2년차를 미감하는 시점의 경제사회 상황은 자못 염려스럽다. 더불어 잘 사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정부 노력으로 단시간 내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짧다고만은 할 수 없는 현 정부 20개월 동안 사정이 호전되기는커...
입력:2019-02-28 04:05:01
[데스크시각-김재중] 5G는 혁신 플랫폼이다
지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가 열리고 있다. 주제가 ‘지능형 연결성(Intelligent Connectivity)’인 만큼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5G의 경연장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오는 3월부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5G는 최대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이동통신 기술로, 4G(LTE)에 비해 최대속도가 20배 빠르고 처리 용량은 100배나 많다. 5G의 특징은 초광대역 서비스, 초저지연 통신, 대량 연결로 요약된다. 초광대역 서비스는 UHD(초고화질) 기반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및 홀로그램 ...
입력:2019-02-28 04:05:01
[너섬情談-이승우]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 작가 에릭 파이는 1년 가까이 남의 집 벽장에 숨어서 산 여자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나가사키’). 일본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건에서 착상했다는 이 소설은 내성적인 성격의 독신남이 자기 집 한 구석에 숨어 산 낯선 사람을 오랫동안 알아채지 못했다고 전한다. 여자는 남자가 회사에 있는 낮 동안 집안을 돌아다니며 먹고 씻고 읽고 햇빛을 쏘이다가 저녁이 되면 벽장으로 돌아가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는데도 말이다. 소설은 남자와 여자의 사연을 균형 있게 서술하지만, 독자는 남의 집에 숨어 들어와 살 수밖에 없었던 여자보다 그렇게 오랫동안 ...
입력:2019-02-27 04:05:01
[청사초롱-최연하] 세상 모든 알바트로스에게
황현산 선생이 옮긴 보들레르의 시 ‘알바트로스’는 날아야 하지만 날개를 꺾인 채 지상에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인의 삶을 비유하고 있다. 이 시에서 뱃사람들이 붙잡은 알바트로스가 갑판 위에서 크고 흰 날개를 질질 끌면서 무력하게 놀림 당하고 있는 모습은 세속의 도시 한복판에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시인의 무능함과 오버랩된다. 알바트로스의 날개는 길이가 3~4m여서 높고 거침없는 이상의 상징으로, 보들레르의 시에서처럼 ‘폭풍 속을 드나들고 사수(射手)를 비웃는 구름 위의 왕자’로 불린다. 하지만 지상에서는 긴 날개를 감당하지 못해...
입력:2019-02-27 04:00:01
[테크놀로지와 휴매너티] 우리는 로봇과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로봇과의 감정소통은 불가능 더욱 슬픈 것은 사람들이 기계와의 ‘가짜교감’을 인간과의 직접적 소통보다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벌써 몇 해 전 이야기다. 2013년 ‘그녀(Her)’라는 제목의 영화가 컴퓨터의 OS(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사만타라는 이름을 가진 이 OS는 매력적인 여성의 목소리로 외로운 주인공 남성에게 말을 건다. 점점 끌려들어가는 남자는 자신을 놀랍도록 잘 이해할 뿐 아니라 곁에서 함께 기...
입력:2019-02-26 04:10:02
[경제시평-이상근] 통일한국, 교역허브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7일과 28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담의 대북제재 완화 수준에 따라 북한으로의 길이 열릴 것인지 아니면 현 상태의 유지가 지속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이미 지난해 4월 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비롯해 경제협력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지난해 말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 조사를 위해 북한 현지조사단이 파견됐으며 12월 26일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수식’이 있었다. 즉 이번 회담의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가 정치적 섬...
입력:2019-02-26 04:05:01
[김명호 칼럼] 적대적 공생관계 끝낼 때 됐다
한국당 극우화는 보수의 변화와 혁신에 최대 걸림돌… 북한은 자의든 타의든 꼼수든 변화의 길에 들어선 게 현실 대북 혐오로 생존하는 시대 끝났다. 위반하면 더 가혹한 제재 전제로 보수는 전략적 유연성을 갖고 북한을 다뤄 보라 이번 주, 우리에겐 커다란 두 가지 행사가 예정돼 있다.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와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한국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로 보수 진영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이는 내년 총선과 이후 대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내 정치가 변곡점을 지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입력:2019-02-26 04:05:01
[돋을새김-고세욱] 이치로의 절제가 주는 교훈
언론사 입사 시험 준비에 한창이던 1995년 11월 어느 날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TV를 켰다가 한·일 프로야구 슈퍼게임을 봤다. 가장 눈길을 끈 이가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돌풍을 일으킨 그를 TV로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른 몸에 타석에서 오른발을 흔들며 치는 타격폼(시계추 타법)이 이채로웠다. 24년이 지난 올 초, 지난해 잠시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떠났던 그가 다시 현역으로 뛴다는 보도를 접했다. 객기로 보기엔 준비도 철저하다. 이치로와 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했다. 그런...
입력:2019-02-26 04:05:01
[뉴스룸에서-천지우] 주적은 이제 일본뿐인가
우리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몹시 궁금해한다. 아니, 궁금해한다기보다는 칭찬과 인정을 간구한다. 뼈를 때리는 팩트나 쓴소리는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도움이 되는 것은 그런 말들이다. 우리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고,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로 나아갈 수 있다.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나빠진 요즘, 일본인이 한국 사회를 분석한 책을 읽었다. 오구라 기조 교토대 교수가 쓴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는 정말 탁월하다. 그가 “이 책으로 한국에 관한 인식은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생각한다”고 후기에 적었는데 허언이 아니다. 그는 한...
입력:2019-02-25 04:05:01
[가리사니-정현수] 내 집 마련 실패기
최근 집을 사려고 알아봤다. 지금 세 들어 사는 동네가 마음에 들었고, 애가 크면서 집이 좁기도 했다. 가용 자산에 감당할 만큼의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자금 상한을 정했다. 좀 낡아도 넓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금이 그리 넉넉지 않아 포기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걸어가긴 힘든 지하철이나, 가까이에 편의점 하나 없는 것 정도는 기꺼이 감수키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주말마다 임장을 다녔다. 그중에는 낡았지만 해가 잘 들고 넓어 마음에 드는 집이 몇 개 있었다. 괜히 넓은 집 샀다가 급할 때 팔기 어려울 거라는 주변의 걱정은 있었다. 교통과 상권 이용이 ...
입력:2019-02-25 04:05:01
[가리사니-이도경] 교육부 블랙리스트 취재기
“보수 정권 9년간 굶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으니 한 자리 달라.” 문재인정부 언저리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라는 소문은 대선 끝나고 석 달가량 지났을 무렵부터 들려왔다. 30년 기자생활을 뒤로하고 퇴직을 앞둔 ‘마당발’ 기자가 혀를 차며 먼저 귀띔했다. 여의도를 기웃거리는 전직 공무원에 이어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는 현직 관료도 같은 말을 했다. 알고 지내던 국회 비서관도 이런 소식을 전하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김상곤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직후부터 교육부를 ‘어공&rsquo...
입력:2019-01-07 04:05:01
[혜윰노트-마강래] ‘균형발전의 훼방꾼’ 된 예타는 억울하다
얼마 전 정부는 24조원이나 소요되는 23개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했다. 이를 접한 후, “니 돈이면 그렇게 쓰겠니”라는 ‘국가의 사기’(우석훈)에서 읽은 문구가 떠올랐다. 24조원은 정말로 큰돈이다. 국내 모든 가구가 100만원씩 갹출해도 24조원이 안 되니 말이다. 김대중정부 때 도입된 예타 조사는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쓰는 걸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대규모 사업(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이 3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예타 조사는 혈세 낭비를 막는 소중한 제도다....
입력:2019-02-22 04:05:02
[샛강에서-김의구] 아버지의 ‘야식 셔틀’
아마 40여 년 전 어느 늦봄이었던 것 같다. 동해안으로 당일치기 직장 야유회를 떠났던 아버지께서 늦은 귀갓길에 비닐봉지 하나를 들고 오셨다. 눈을 비비며 일어난 남매들 앞엔 난생 처음 보는 음식이 놓여 있었다. 짭조름한 바닷물에 잠긴 감색 물체를 입에 넣자 석유처럼 강한 바다냄새가 퍼졌다. 눈살을 찌푸리며 집어든 두 번째 시커먼 음식은 빠드득 씹히는 식감과 초장의 신맛 외에 별다른 맛은 없다고 할 만큼 밋밋했다. 내륙 음식에 익숙한 어린 입에 경북 강구에서 가져온 멍게와 해삼의 첫맛은 실망스러웠다. 오래 씹으면 단맛이 돌고 석유 향이 실상은 상큼함...
입력:2019-02-21 04:10:01
[청사초롱-원재훈] 맹신자들
정치인의 발언은 아무리 엉뚱한 내용이라도 분명히 어떤 의도, 즉 자신의 향후 행보와 이어지는 정치적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복잡하고 온갖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그들의 발언을 통해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가늠해 보는 것이 성숙한 인간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광주 5·18 망언으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할까. 어떤 정치적인 맥락이 있을까. 이런 저런 가정이 가능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만 저것은 맹신이 아닌가 싶다. 언론에서는 정치평론가들이 다양한 해석을 하는데, 나는 오래된 기...
입력:2019-02-20 04:05:01
[박형준 칼럼] 보수에 다시 던져진 질문 ‘너는 누구냐?’
3년의 터널을 빠져나오던 보수 5·18 설화로 다시 기로에 섰다 극우 프레임에 맞닥뜨린 채 정체성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 정답은 제헌 헌법에 명시된 자유주의·민주주의·공화주의 이를 굳건한 신조로 삼아 확장적 통합을 추구해야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감으로 보수로 다시 눈을 돌리던 사람들이 5·18 설화 건으로 화들짝 놀랐다. ‘어, 이게 뭐지? 전두환 정권을 정당화하는 보수였어?’ 보수가 다시 기로에 섰다. 지난 3년의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오나 싶었는데 큰 화두 하나가 떨어진다. ‘너는 누구냐?’ 바로 정체성...
입력:2019-02-19 04:05:01
[돋을새김-고승욱] 택시요금 더 낼 수 있다
잘 걷지 못하는 80대 후반 노모와 병원에 가려면 아내는 혼자 큰길로 걸어간다. 전철역 앞에서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온 뒤 시어머니를 태운다. 택시를 부르는 앱은 대부분 응답이 없다. 5000원 조금 넘는 요금을 받기 위해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택시를 찾기 힘들다. ‘따블’ ‘따따블’이라도 추가 요금을 낼 용의가 있지만 합법적인 방법을 모른다. 우리 부부는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꼭 필요할 때는 렌터카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년째 망설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식구가 있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언제...
입력:2019-02-19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