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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윤고은] 기록하는 자유
내가 머물렀던 암스테르담의 호텔에서는 ‘THINK IN INK’라는 문장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리듬감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잉크로 생각’하라는 메시지에 공감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집, 프린선흐라흐트 263번지에서 그 문장을 곱씹게 됐다. 이 집에는 책장으로 가려진 통로가 하나 있는데, 그 경계를 통과하면 오디오가이드의 안내도 멈춘다. 안네를 포함한 여덟 명의 사람들이 이 책장 뒤에서 2년간 숨어 지냈다. 나치즘이 점령한 시기, 그들은 유대인이었다. 결국엔 발각되어 모두 수용소로 보내졌고, 종전 이후 이 집에 돌...
입력:2017-10-10 17:40:01
[한마당-모규엽] 카탈루냐
스페인 축구의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가 지난 1일(한국시간) 홈인 캄프 누에서 열린 2017∼18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라스팔마스전에서 단 한 명의 관중도 없이 경기를 치렀다. FC바르셀로나가 무관중 경기를 벌인 것은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이날 독립 찬반투표를 했기 때문이었다. 카탈루냐 지방의 주도인 바르셀로나는 당연히 독립의 진원지. 구단은 투표와 경기 날짜가 겹치자 앞서 안전을 고려해 리그 사무국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관중 하나 없이 텅텅 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쳤다. 카탈루냐의 독립 열기는 곳곳...
입력:2017-10-08 17:20:01
[조용래 칼럼] 10월혁명 100주년이 한반도에 묻다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1892∼1982)는 평생을 러시아혁명사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여러 저서 중에서 특히 총 14권에 이르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역사’(1917∼29)는 그가 1950년부터 79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펴낸 대표적 역작이다. 그의 시각은 당대의 러시아혁명사 연구와 결이 좀 달랐다. 그는 러시아혁명을 19세기부터 이어진 자생적 봉기의 연장선에서 이해했다. 제정 러시아의 붕괴 이유도 레닌 등 혁명의 최전선에 섰던 이들의 리더십과 함께 차르(황제)의 실정과 개혁 부재에 대한 대중의 염증...
입력:2017-10-08 17:20:0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비둘기할머니
정오 무렵에 가끔씩 공원에서 비둘기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비둘기를 돌보는 할머니한테 유해조류에게 먹이를 주면 위법이라고 말린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가엾은 비둘기들을 위해 자주 공원을 찾는다. 큰 가방에 조며 싸라기 봉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배고픈 비둘기와 참새들에게 모이를 뿌려준다. 도심의 비둘기 무리에서는 발가락이 없거나 발목이 잘린 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모두 실이 감겨 발가락이 잘린 비둘기들이다.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비둘기들은 쓰레기장을 뒤적인다. 발가락에 실이 감기면 그 실을 벗기려고 발버둥치다가 다른 발가락마저 감기게 ...
입력:2017-10-08 17:05:01
[타향 삶 보듬기] 춘미에게 나타나신 예수님
민종기 목사 (충현선교교회 담임) 춘미의 등뼈가 으스러지고 신경이 끊어져 하반신 마비 됐으나 ‘회복 불가능하다’는 선언 무색하게 하는 하나님의 기적이 시작   지난달 탈북자의 대부로 불리는 천기원 목사와 춘미 자매가 교회를 방문했다. 춘미 자매의 기구한 삶과 그녀에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는 기적이었다. 간증을 들은 모든 성도들이 기적의 증거인 춘미 자매를 직접보고 축복했다. 춘미 자매의 어머니는 탈북한 후 인신매매의 대상이 됐다. 한 중국 가정의 신부로 팔려간 그녀는 딸 춘미를 낳았다. 어머니는 중국 생활을 하다가 ...
입력:2017-10-06 05:17:46
[이원영 기자의 진맥세상] 건강 해치는‘건강 맹신’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맹신(盲信). 국어사전에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덮어놓고 믿는 일'이라고 풀이한다. ‘맹'이라는 한자를 보면 눈 목(目)에 망할 망(亡)자가 합쳐졌다. 눈이 망했으니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볼 수 없거나 보지 않으려 하는 것,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이 맹신이다. 맹신에 사로잡히면 발전이 없다. 갇힌 사고방식에서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맹신의 아집에서 벗어나 사고의 성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정치든, 종교든 어떤 신념체계가 필요한 것에 맹신...
입력:2017-10-06 04:50:3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올바른 판단
길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어깨너머로 얼핏 보니 누군가 쓰러져 있는 것 같았다. 한 청년이 남자를 인도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옆 사람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도 잘 모른다고 했다. 청년의 옆얼굴이 낯이 익었다. 구경꾼을 헤치고 다가갔더니 바로 우리 이웃집 학생이었다. “아니 학생, 어떻게 된 일인가?” “안녕하세요. 이 아저씨가 차도에 쓰러져 있기에 인도로 옮겨주려고요. 날도 저물어가는데 여기서 잠들면 교통사고라도 당할 것 같아서요.” “그래, 잘 했어. 119구조대에 신고는 했고?” 옆에 있는 분이 신고를 했다...
입력:2017-10-01 16:10:02
[삶의 향기-전정희] 소녀 테아라
림 테아라는 눈이 새카맣게 빛나는 열한 살 캄보디아 소녀입니다. 가무잡잡한 피부, 오동통한 볼을 가졌어요.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질끈 매고 활짝 웃을 때면 주위가 다 환해집니다. 버드렁니가 귀여움을 더해주죠. 테아라는 프놈펜에서 자동차로 2∼3시간 떨어진 깜뽕스프라는 곳에 삽니다. 외할머니 집에서 엄마와 오빠 이렇게 삽니다. 캄보디아에선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남자가 책임지기 싫어 도망가는 경우가 흔하다고 하는데 테아라 집이 그 사례입니다. 지난 8월 말 프놈펜 헤브론선교병원에서 테아라를 다시 만났습니다. 테아라는 어린이 심장병 환자였습니...
입력:2017-09-29 16:50:01
[한마당-김준동] 종묘∼창경궁, 88년 만의 재회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한양으로 정한 뒤 제일 먼저 지은 건물은 종묘다. 개국공신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에서 “임금은 하늘의 명을 받아 나라를 열면 반드시 종묘를 세운 다음 조상을 받드는 법”이라고 했다. 그만큼 종묘를 중요시했다는 얘기다. 1394년 10월 공사가 시작돼 이듬해 완공됐다. 12월 착공된 경복궁보다 2개월 빠르다. 완공 시기는 9월 29일로 같다. 종묘는 1995년 우리나라 유산 중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가장 먼저 등록됐다. 제2의 궁궐로 지어졌으나 후기에는 정궁의 역할을 했던 창덕궁은 1404년 태종 때 지어졌다. 조선의 5대 ...
입력:2017-09-28 18:35:01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남자다움
새벽 비행기 안. 자리 운이 좋지 않다. 가운데 자리인 데다 양옆에는 커다란 덩치의 남자들이다. 둘 다 다리를 떠억 벌리고 앉아 있다. 아무리 옹송그려도 어딘가가 닿는다. 이 사람들은 왜 이런 자세로 앉는 거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안 그러는 남자들도 있으니 신체적 불가항력도 아닐 테고, 저걸 남자다움의 표상이라고 여기는 걸까. 그러면서 책을 펼친다. 게리 폴슨의 ‘피시본의 노래’. 게리 폴슨. 그는 엄청나게 남자다운 소재가 특기다. 야생에서 홀로 살아남기, 극한상황 헤쳐 나가기, 비정한 사회에서 싸워 버티기. 주인공도 거의 언제나 남성이다. 80...
입력:2017-09-28 17:35:01
[타향 삶 보듬기] 교회는 생명 공동체이다!
민경엽 목사 (나침반교회 담임) 교회는 피 묻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주장하고 또 주장해야 교회는 윤리공동체이기 이전에 생명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삶을 살고 싶다는 계획을 한 적이 있다. 그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고 살고 싶었다. 그래서 “배 부르도록 먹지 말라”라는 말부터 술은 마시되 취하도록 마시지 말라,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라, 서로에게 이익이 없는 일에는 돈을 쓰지 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화내지 말고 관용을 베풀라, 항상 몸과 의복과 주변을 청...
입력:2017-09-29 04:27:47
[이원영 기자의 진맥세상] 문재인, 북핵 존재감 보여라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잠시 주춤하던 한반도 전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젠 ‘핵전쟁' ‘서울 불바다'등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불안감이 엄습한다.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 등에 아랑곳 않고 북한의 핵 위협은 폭주의 길을 걷고, 이에 미국은 북한과 교역하는 모든 나라와 무역 관계를 중단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북한과 미국의 공포 경쟁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존재감은 초라할 정도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최고의 무력 증강' 목소리가 마치 모기소리처럼 들린다. ...
입력:2017-09-29 04:01:50
[한마당-라동철] 태릉선수촌
서울 노원구 공릉동 불암산 남쪽 기슭에 태릉선수촌이 있다. 31만969㎡의 부지에 13개 훈련시설과 숙소 3개 동, 부대시설 등을 갖춘 이곳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종합훈련장이다. 1966년 6월 문을 연 후 51년 동안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메달의 꿈을 키웠다. 개촌 후 우리나라가 딴 올림픽 금메달만 116개나 된다. 태릉선수촌은 스포츠 강국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협소해 제2의 선수촌이 지어졌다. 나중에 해군으로 이관됐지만 1984년 진해선수촌이 문을 열었고, 98년 6월에는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 고지대에 태백분촌(현 태백선수촌)...
입력:2017-09-27 19:00:01
[한마당-고승욱] 무티 메르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학창시절 별명은 카지(Kasi)였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결혼하기 전 성이 카스트너였기에 붙은 애칭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이니’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이후 그에게는 많은 별명이 따라다녔다. 2005년 최연소 여성 총리로 취임해 12년을 권력의 정점에 있었으니 이름 앞에 온갖 수식어가 붙는 게 당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엄마라는 뜻의 무티(Mutti)가 유명하지만 독일 언론은 프라우 나인(Frau Nein)을 많이 쓴다. 영어로 하면 미세스 노(Mrs. No), 우리말로는 ‘아니요 여사’다. 2000년대 말 유로존 위기 속에 유로 회원국에 ...
입력:2017-09-26 18:00:01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사물의 바디랭귀지
우리를 동요하게 만드는 것, 삶에 어떤 소요를 불러오는 것이 늘 거창한 존재들만은 아니다. 흔해서 도처에 널려 있는, 사소한 풍경이 가진 동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를테면 방금 내린 커피 한 잔에서 뜨거운 김이 솟는 걸 볼 때 새삼 설레곤 하는 것이다. 이건 마치 ‘사물의 바디랭귀지’ 같은 거라서, 시끄럽지 않지만 그래서 더 강렬하다. 사물과의 조우는 내가 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라 소외된 이방인이라는 걸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내가 어느 공간에 있든, 사물의 개체수가 나보다 많을 테니까. 사물의 정글 속에 나 홀로 던져졌다는 생각을 하면...
입력:2017-09-26 18:35:01
[한마당-정진영] 가객 김광석
달포 전 전화 한통을 받았다. 대구 중구청 관광개발과장이라고 밝힌 그는 “달라진 김광석길을 보러 꼭 한번 오시라”고 했다. 3년여 전 김광석길이 ‘한국의 대표 관광지 100곳’으로 소개된 것과 달리 볼품이 없다고 지적한 내 칼럼을 잘 봤다며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김광석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대구 대봉동 방천시장 옆에는 2010년 그의 이름을 딴 길이 만들어졌다. 3m 정도 너비에 350여m 길이의 골목에는 가수의 얼굴과 노래가사가 적힌 벽화, 통기타 조형물, 작은 공연장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를 제대로 떠올릴 ...
입력:2017-09-25 18:30:01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통일의 마중물’ 탈북민 섬기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더라도 시대와 장소에 따라 각자 사명이 다릅니다. 요셉은 70명의 자기 부족을 민족 국가로 세우는 일, 모세는 출애굽, 여호수아와 갈렙은 가나안 입성, 그리고 사도 바울은 이방인 선교가 사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분단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부르심은 무엇일까요. 통일과 북한선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가서 직접 복음을 전할 수 없는 현실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탈북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한국에는 3만여명의 탈북민이 있습니다. 입국 당시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했던 이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교회를 떠납니다. 한국교회...
입력:2017-09-25 00:05:0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할머니의 사탕
달리는 전철 안에서 예닐곱 살쯤 돼 보이는 아이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옆에 앉은 젊은 엄마가 조용히 하라고 제지했으나 아이는 막무가내였다. 손에는 로봇 장난감을 들고 노래를 하는데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옆자리의 아가씨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지 자리를 피했다. 또 앞에 서 있던 신사도 눈살을 찌푸릴 뿐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엄마도 아이를 어찌할 수 없는지 손가락을 입에 대고 그냥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할 뿐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이가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며 엄마한테 떼를 쓰기 시작했다. 뭐라고 떠들지만 엄...
입력:2017-09-24 18:00:01
[조용래 칼럼] 트렌드 대전환, 서쪽 해돋이를 찾아서(2)
서울을 상징할 만한 한 대형쇼핑몰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곳은 유동인구가 무척 많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임대료는 그리 높지 않았다. 월세가 매출액과 연동돼 있었는데 입점주들이 매출신고를 낮게 한 탓이다. 그런데 점포마다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가 도입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단말기를 통해서 매출이 정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입점주들의 불성실 매출신고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 이미 턱밑까지 파고든 데이터의 위력에 주목해보자는 얘기다. POS 단말기는 단지 해당 점포의 매출내역만을 알려줬지만 가령 모든 구매자의 구매성향이나 다른 쇼핑몰...
입력:2017-09-24 17:50:01
[한마당-김태현] 평화의 평창을 기대하며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제20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지난 21일 평양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엔 1위를 차지한 북한을 비롯해 69개국이 참가했다. 69개국 중 한국은 없었다. 북한 ITF 선수단은 지난 6월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옛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시범공연을 했다. 당시 양측은 한국 WTF 시범단이 이번 대회에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태권도는 남북을 잇는 유일한 교류의 끈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주를 찾아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이용선 ITF 총재 등을 만나 태권도를 매개로 ...
입력:2017-09-24 17:50:01
[삶의 향기-이동훈] 메시아가 진노한 이유
한반도 안팎이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어수선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데뷔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전쟁 임박설까지 엄습해 있다. 이런 틈을 비집고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등 기독교 이단세력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지난 18일 신천지 유관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만국회의를 열어 북핵 도발로 인한 전쟁 위험을 언급하며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법 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파주 임진각에 모인다고 가짜 홍보를 하기도 했다. 통일...
입력:2017-09-22 18:30:01
[한마당-김명호] 서쪽 해돋이를 찾아서
인간은 하루에 약 6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95%가 어제 했던 생각의 반복이다. 그런데 이것도 그제 했던 생각과 비슷하다. 신경과학에서 신경세포의 뉴런이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해본 결과라고 한다(임희택 ‘망각의 즐거움’). 사람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쓸데없고 비생산적인 생각을 하고 또 하는 것이다. 오후 늦게 자신이 오늘 했던 생각을 복기해보면 결과가 어떨까. 초점 없는 잡동사니는 아니었을까.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다면, 하릴없이 손가락 내키는 대로 서핑한 건 아닌가. 뇌의 용량은 한정돼 있는데 두서없...
입력:2017-09-21 18:00:01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전용차로 사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제주공항을 막 벗어나 시내로 가는 길이었다. 1차로가 버스전용차로임을 알리는 파란색이어서 나는 2차로로 가고 있었다. 내비게이션이 앞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라고 일렀고, 신호등은 직진 좌회전 녹색이었다. 제주보다 먼저 전용차로가 도입된 서울에서 오래 운전한 경험에 의하면 전용차로의 버스는 늘 직진을 하고, 좌회전을 하려면 2차로로 빠져서 일반 차들과 함께 간다. 직좌 동시진행이라면 일반차로용 신호다. 자동으로 그렇게 간주한 나는 핸들을 돌렸다. 얼핏, 왜 전용차로 신호등이 없지? 싶었다. 전용차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들어와 있어...
입력:2017-09-21 18:00:01
[이원영 기자의 진맥세상] 무릎 꿇은 장애학생 엄마들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6년 전 미국인 농아 20여 명을 대동하고 서울과 제주 4박5일 여행을 함께한 적이 있다. 농아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데프네이션(Deafnation)'에서 신청을 받아 한국 방문 희망자를 모집했던 것이다. 당시 동행 취재기자로서 이들과 일정을 같이 했던 나는 시종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인들이 과연 외국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일찌감치 깨졌다. 이들의 표정은 여느 정상인들의 단체여행 모습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상기되었고, 흥이 넘쳤다. 말을 대신한 ...
입력:2017-09-22 04:16:56
[데스크시각-손병호] 트럼프의 화수분, 북한
‘오버쟁이’ 미국 케이블 방송 CNN을 보고 있으면 하루에도 몇 차례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것 같다. 조그만 일도 대단한 일인 것처럼 보도하는 통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농담이나 과장된 표현도 선전포고처럼 들리게 한다. 걸핏하면 서울과 일본특파원을 생중계로 연결하거나, 입심 좋은 패널들을 출연시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런 식의 보도는 진보성향 CNN뿐 아니라 보수성향 폭스뉴스도 마찬가지다. 그런 호들갑에 가장 신이 난 건 트럼프다. 그에게 북한 핵과 미사일은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라, 일석십조를 거두기 좋은 재료다. 꼭 그를 ...
입력:2017-09-20 1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