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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인소득 세부 과세기준안 왜 문제인가
과세 당국은 지난달 종단별로 세부 과세기준안을 만들어 배포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생활비 사례비 목회비 등 30여 항목이 예시돼 있고, 항목별로 과세·비과세·과세제외 대상 여부를 열거하고 있다. 이를 두고 종교계 반발이 거세다.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항목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며 과세 수단을 통해 종교탄압으로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반면 과세당국은 “실제 지급이 없는 항목은 과세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염려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과세대상 소득을 법령화하는 ...
입력:2017-10-25 00:05:01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줄서기의 달인
나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매번 챙겨보지는 않는다. 페이스 조절 때문이다. 방송을 보고 나면, 결국 달인의 가게에 가서 줄을 서게 되니 말이다. 원고 마감을 하지 못한 채 달인의 베이글이나 크루아상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적이 꽤 있다. 편집자를 여기서 만나지는 않겠지, 마음 졸이면서. 아마도 몇 주 후엔 홍성의 어느 호떡집 앞에 가 있을 것이다. 방송일로부터 몇 주의 간격을 두고 가는 건 오래 기다리지 않기 위한 요령인데,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몇 달 후에 가도 인파 속에 묻히는 경우가 꽤 있다. 달인의 가...
입력:2017-10-24 18:05:01
[한마당-이명희] 존엄사
안락사(euthanasia)는 좋은 죽음(good death)을 뜻하는 그리스어 ‘eu thanatos’에서 유래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데도 고통 속에 삶을 연장해야 하는 것은 말기 환자들에게는 죽음보다 못한 일일 수 있다. 가족들에게도 희망고문이다. 지난 7월 영국에서는 희귀병에 걸린 한 살배기 찰리 가드를 두고 생명윤리 논쟁이 벌어졌다. 병원 의료진이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자 찰리 부모는 미국으로 옮겨 치료를 받겠다고 맞섰다. 3심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법원은 ‘존엄한 죽음이 찰리에게 최선의 이익’이라며 의료진 손을 들어줬다. 찰리의 생명을 ...
입력:2017-10-23 17:25:01
[조용래 칼럼] 제4차 아베내각 출범을 우려한다
“어린 강아지가 늑대 무리에 섞여 사는 동안 저렇게 돼버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회사원이었을 때 상사였던 사람이 회고한 아베 총리에 대한 평가다. 논픽션작가 아오키 오사무가 ‘일본회의의 정체’(2016)에서 그리 소개하고 있다. 아오키는 아베가 일본 정계의 순수 우파혈통으로 주목받으면서 단숨에 정계의 정점으로 뛰어올랐으며 그 과정에서 일본 우파인사들의 총집결체인 일본회의와 관계를 맺어왔다고 지적한다. 바로 그 아베 총리가 22일 실시된 중의원선거를 통해 4차 아베내각의 중심에 다시 설 것 같다. 회사원 시절 상사의 ...
입력:2017-10-22 18:10:01
[한마당-천지우] 기분이 좋아지는 역사
최근 중국 시진핑 정권은 8년으로 명문화돼 있던 항일전쟁 기간을 14년으로 늘렸다. 일본에 맞서 싸운 기점을 1937년 노구교(盧溝橋) 사건에서 1931년 만주사변으로 돌연 바꾼 것이다. 항일전쟁 기간을 6년 더 늘리면 그만큼 오래 피해를 입고 줄기차게 투쟁해 왔음이 강조된다. 과거사 문제로 일본을 공격할 빌미도 더 생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당시 중국은 내전 상태여서 단순한 중·일 갈등 구도가 아니었고 관계 개선을 모색한 시기도 있었다’며 ‘양국 관계를 14년 전쟁으로만 정의하면 전체상을 볼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
입력:2017-10-22 18:05:0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능이
시골 친지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 스티로폼 상자를 여는 순간 고향산천의 꽃향기와 물소리가 묻어나는 것 같았다. 내용물을 다칠세라 이끼를 깔고 덮은 정성이 겹겹이 배어 있었다. 능이 몇 송이에서 그토록 풍성한 가을을 느낄 수 있다니. 올해는 송이도 대풍이어서 값이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뒷산에서 능이도 함께 돋아났으리라. 보내준 분의 고마운 마음을 생각하면 혼자 먹을 수 없어 싱싱할 때 가까운 이웃과 나누었다. 현대인은 송이를 귀한 맛으로 생각하여 가장 값진 버섯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달랐다. ‘일능이 이표고 삼송이&rsquo...
입력:2017-10-22 17:45:01
[한마당-김명호] 메멘토 모리
전쟁에서 이기고 로마로 돌아오는 개선장군은 화려한 행진을 한다. 이때 장군 바로 뒤를 따르는 노예는 그가 듣게끔 계속 외친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로마 시대 개선식의 전통으로 ‘지금 인간으로서 최고 영예를 누리고 있지만 너 역시 언젠간 죽는다. 교만하지 말라’는 뜻이다. 숙적 안토니우스와의 악티움 해전에서 승리, 내전을 평정한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 황제)는 BC 29년 로마 시민들의 열광 속에 3일 동안 성대한 개선식을 갖는다. 그도 노예의 그 소리를 끊임없이 들었으리라. ‘옥타비아누...
입력:2017-10-20 17:25:02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용감한 엄마들 2
이 지면에 제주의 미혼모 공동체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가장 필요한 게 엄마들의 치아 치료라는 사실이 마음에 남았다.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 치과의사인 사촌동생에게 연락을 해봤다. 베트남으로 이민을 간 동생이 틈틈이 진료 봉사하는 이야기를 SNS에 두어 번 올린 적이 있던 터다. 동생은 아는 사람에게 말해보겠다, 의사들 커뮤니티에 올려보겠다, 하고는 제주치과의사협회에 연락해보라며 번호를 주었다. 그런 전화를 거는 일은 왜 그렇게 어려울까. 한참을 벼르고, 할 말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심호흡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핑계로 미룬다. 몇 번을 그러...
입력:2017-10-19 17:40:01
[한마당-고승욱] 페어바둑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바둑팬이 크게 늘었다. 그 중에는 잘 두지 못해도 열심히 보는 사람이 많다. 야구 중계방송을 선수들만 보지 않는 것처럼 몇 가지 규칙만 알면 프로기사의 정상급 대국을 즐기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숫자가 빽빽한 기보를 보며 수순을 따라가지 않아도 되는 TV중계 덕도 봤다. 지금은 전문적 해설을 곁들인 영상을 인터넷에서 언제라도 찾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눈길을 끄는 새로운 대국 방식이 꾸준히 개발된다. 과거에는 제한시간을 이리저리 바꾸는 게 유행이었다. 각각 1분만 주고 초읽기에 들어가는 초단기 대국도 그래서 나왔다. ...
입력:2017-10-17 18:35:01
[이원영 기자의 진맥세상] 북유럽을 동경하는 한국인들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부산)에 계신 아버지께 안부 전화를 올렸다. 어떠시냐고 인사치레를 하자 불쑥 나라 얘기를 꺼내신다. “아이구, 요새 나라가 말이 아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야.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고, 서민들은 먹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고, 전쟁이 나니 안나니 하고, 뭐가 편안한 구석이 없어.” 툭 하고 던진 아버지의 짧은 말씀이 지금 한국살이를 그대로 압축한 표현으로 들려 마음이 묵직했다. 물론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엄청난 인파가 해외여행을 즐기고 서울은 여전히 ...
입력:2017-10-20 04:29:25
[내일을 열며-김혜림] 성평등 ‘스튜핏’
86 아시안게임이 열리던 해 결혼을 했다. 당시 5년차 기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터라 모든 결혼 준비는 친정엄마 몫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친정엄마는 ‘모든 살림살이는 국산으로 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세우셨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가전제품 중 가장 덩치가 작은 다리미를 고를 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다리미는 ○○가 최고인데…”로 시작된 고민은 “국산 세탁기는 고장이 잘 난다는데…” “국산 TV는 컬러가 선명하지 않은데…”로 이어졌다. 30여년 전 일이 새삼 떠오른 것은 미국 가전 브랜드 &lsq...
입력:2017-10-18 17:50:02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동전 한 닢
마르탱파주의 소설 ‘완벽한 하루’에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사는데 수입의 대부분을 쓰는 독자가 나온다. 전 지구인이 읽게 하는 것이 그의 목표여서 매달 꾸준히 책을 사고 여기저기 몰래 뿌리는 행위를 계속한다. 나는 아직 그런 독자를 만나지 못했으므로, 어쩌면 내 책을 가장 많이 산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책을 낼 때마다 발송 목록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내게 책을 보내준 분께는 나도 보내야 하니 적어도 오십 권은 사게 된다. 출판사에서 책을 발송하기도 하지만, 간혹 내가 우체국서 부쳐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언젠가 한번은 책 오십...
입력:2017-10-17 17:35:01
[한마당-정진영]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일은 하는데 일이 아닌 것이 있다. 분명히 일인데 일로 보이지 않는 ‘감춰진 일자리’다. 노동력은 쓰이는데 유상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다. 칼 마르크스는 부불노동(unpaid labor)으로, 오스트리아의 석학 이반 일리치는 그림자 노동(shadow work)이라 일컬었다. ‘시장화 되지 않은 노동’인 셈이다. 경제적 효용을 강조하는 시장경제를 넘어 시장의 논리가 공동체 전 부문에 스며든 시장사회가 된 요즘에도 이런 종류의 노동은 일상적이다. 대표 격은 가사노동이다. 남성의 노동은 가치 있는 경제적 투입요소로 인정받는 반면 여성의 가정 ...
입력:2017-10-16 18:15:01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내가 먼저 달라질 때 세상을 변혁할 수 있습니다
사울은 ‘바울’로 개명하기 전에, 하나님의 간섭하심을 체험합니다.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려던 그는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즉각적인 회심을 합니다. 그리고 그의 탁월한 이중 언어(히브리어와 헬라어) 능력으로 로마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로 쓰임을 받습니다.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영으로 사로잡히니, 그리스도교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본래부터 ‘나부터’ 변화되어 시작되는 종교임을 사도 바울은 웅변으로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다(롬 8:9).” &lsq...
입력:2017-10-16 17:40:01
[돋을새김-한승주] ‘궁궐의 도시’ 서울에 사는 행복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며 45년 넘게 여기서 살았다. 고궁을 좋아해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을 종종 찾는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못 가본 곳이 있다. 바로 종묘다. 얼마 전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을 읽으며 나는 적잖게 당황했다. 서울이 고향인 저자가 자랑과 사랑으로 쓴 서울이야기. 그 첫 장이 종묘였기 때문이다. 책표지도 한 폭의 거대한 수묵 진경산수화 같은 종묘 정전의 사진. 눈이 내려 정전의 지붕을 하얗게 덮은 모습이 숨이 멎을 듯 아름다웠다. 종묘 정전은 언뜻 보면 단조롭다. 조선시대 임금이 머물던 ...
입력:2017-10-16 17:30:01
[특별기고] 복음의 생활화, 문화화
조석으로 삽상한 바람이 불고 하늘이 높은 것을 보니, 완연한 가을로 들어선 게 체감된다. 북핵 위기로 나라가 뒤숭숭하나 이 좋은 계절, 오랜 가뭄 끝에 내린 한줄기 단비와 같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있다. 그것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우리나라에서도 10월 18일부터 영화 ‘루터’가 상영된다는 것이다. 기독영화가 개봉될 때 기독교인들은 기대 반 실망 반이란 말이 맞는 것처럼 대부분 기독영화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기독영화에 대한 반응이 왜 그럴까.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관은 CGV(133개), 롯데시네마(112개), 메가박...
입력:2017-10-16 00:05:0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유명 메이커
소녀는 혼자 훌쩍이면서 등교하는 날이 많았다. 그날도 실내화만 신은 발을 종종거리면서 앞서고 뒤에 어머니가 운동화를 들고 따르고 있었다. 또 신발 때문에 집에서 야단을 맞은 것 같았다. 가세가 어려운 어머니로서는 10세 딸이 그저 멋을 부리는 줄만 알았다고 했다. 값싼 운동화를 신은 소녀를 두고 또래 아이들이 놀려서 학교 가는 것이 싫다는 말을 들었다. 생활이 어려운 홀어머니는 재래시장에서 값싼 옷이며 신발을 살 수밖에 없었으리라. 우리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본다. 그때는 ‘국산품 애용’이라는 말을 입에 담고 살았다. 외제를 쓰는 행위를 매국이...
입력:2017-10-15 18:00:02
[한마당-강주화] 인생의 저녁에
지난해 이맘때 미국 닉 카사베츠 감독의 영화 ‘노트북’이 상영됐다. 평생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다. 재개봉임에도 18만명 넘게 관람해 극장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영화는 석양에 물든 호숫가에서 시작된다. 한 요양원이 배경이다.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한 할머니에게 노트에 적힌 젊은 남녀의 연애 얘기를 들려준다. 단풍이 들어가는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책을 읽어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다정하다. 두 사람은 부부이지만 기억을 잃은 할머니는 그가 남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아내를 간병하기 위해 함께 입원한다. 자식들은 ...
입력:2017-10-15 17:30:01
[삶의 향기-이지현] 세계를 부둥켜안은 기도
“세상에는 소소한 일상의 일이 있는가 하면 세계사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행운의 시간이 있는가 하면 끝 모를 처절한 고통의 시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세상은 주님의 손안에 들어있습니다. 엄중한 시간 속에서도 우리가 기도하면서 그 세상을 하나님께 들어 올릴 때, 세상은 우리 손안에도 들어있습니다. 바로 그 기도로 이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는 것, 그보다 더 위대한 일이 있을까요.”(헬무트 틸리케 ‘세계를 부둥켜안은 기도’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기독교인들은 나치 정권의 공포정치,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입력:2017-10-13 18:05:01
[한마당-고승욱] 노들섬
서울에 있는 섬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그저 한강에 솟은 모래더미에 불과하지만 도도한 물줄기에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근대화 과정에서는 무자비한 기계를 상대하면서 아예 지도에서 없어지기도 했다. 중랑천과 만나는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사이에서 한강은 폭이 넓어진다. 그곳에 있던 섬이 저자도다. 중랑천을 타고 내려온 모래가 쌓여 생긴 섬이다. 갈대와 억새가 무성해 조선시대 왕족의 여름 정자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압구정동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모래를 모두 퍼갔다. 한강 수위가 낮아지는 봄철에는 ...
입력:2017-10-13 18:00:01
[세상만사-하윤해] 쇼윈도 관계도 힘들어진 韓美
한·미 관계가 불안하다. 특히 한·미 관계의 양 축인 안보와 통상이 한꺼번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핵 위기 해법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재협상 절차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와 통상의 ‘쌍끌이 갈등’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지금은 전쟁 걱정에, 경제 걱정까지 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 한·미 관계가 문재인정부 들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목소리가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쏟아진다. 문재인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한&...
입력:2017-10-12 18:50:01
[한마당-김명호] 넛지 이론과 댓글 공작
행동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음으로써 그의 ‘넛지(nudge) 이론’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강압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개입’이란 뜻으로 사용했는데, 2008년에 쓴 그의 책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었다. 넛지는 일종의 설득 전략이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설득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연구했다. 홍보와 PR, 정치선전 등에서 효과 극대화를 위한 설득 기술인 셈이다.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설득의 결과 또는 효과로 기존 태도의 변화, 기존 태도의 강화, 새로운 태도...
입력:2017-10-12 18:50:01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미로 체험
벼르던 미로공원에 가봤다. 혼자 갔다가 애먹었다는 체험기를 읽고서 연휴 일행 많을 때까지 미뤄뒀던 터였다. 날은 화창했고 가족 여행객들로 공원은 북적였다. 그 뒤만 졸래졸래 따라다니면 미로 빠져나오기는 일도 아닐 거라는 예상은, 하지만 살짝 빗나갔다. 그 많은 사람이 모두 헤맨 마의 구간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헤매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보는 일은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잔뜩 미간을 찌푸린 채 길 몰라? 허 참, 허 참!을 되뇌는 장인 앞에서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지도만 들여다보는 사위는 그중 딱한 경우였다. 허 참, 그냥 재미로 헤매도 될 일을 가지...
입력:2017-10-12 17:40:01
[이원영 기자의 진맥세상] 국가 등친‘가족사기단’재산 몰수해야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최순실 일가는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다. 때와 장소는 물론이고 물불도 가리지 않았다. 최순실이 있는 곳엔 항상 박근혜가 그림자로 존재한다. 대통령의 위엄도, 권위도 체면도 다 내팽개친 박근혜는 무엇 때문에 최순실과 한 몸을 자처했을까. 박근혜가 정권을 잡은 다음엔 청와대는 물론 정부조직도 이들의 사금고를 채우는 도구로 전락시켜 권력을 사유화했다.” 지난 27일 LA에서 강연회를 가진 민주당 안민석 의원(4선)의 저서 ‘끝나지 않은 전쟁-최순실 국정농단 천 일의 ...
입력:2017-10-13 04:16:25
[한마당-김영석] 북한판 소녀시대
2012년 7월 6일 평양 만수대 예술극장. 7명의 가수와 10명의 연주자가 등장했다. 가슴 부위가 훤히 파인 튜브톱 미니원피스에 킬힐을 신었다. 영화 ‘록키’의 주제가와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를 불렀다. 전자 악기의 경쾌한 음악에 선정적인 춤사위가 이어졌다. 모란봉악단의 첫 시범 공연이다. 북한판 ‘소녀시대’라고 불리는 모란봉악단은 김정은의 지시로 창단됐다. 은하수 관현악단 출신인 부인 이설주가 주도했다고 한다. 165㎝ 이상, 50㎏ 이하 기준에 못 미치면 탈락이다. 연애도 결혼도 금지돼 있다. 모란봉악단과 쌍벽을 이루는 또 하...
입력:2017-10-11 1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