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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손영옥] 발레리나, 나이를 묻지 마세요
‘처음 늙어보는 사람에게’라는 책이 연초 나왔다. 자신은 마치 두 번 늙기라도 한 것처럼 훈수 두는 책 제목이 생뚱맞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필자는 42세에 파킨슨병을 선고받은 미국 최고의 정치 칼럼니스트 마이클 킨슬리. 그가 20여 년 동안 남들보다 일찍 늙어가며 깨달은 것들을 쓴 책이다. 병이 아니라 직업 탓에 ‘일찍 늙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활시위같이 팽팽한 근육이 무기가 되는 운동선수들이 그렇다. 발레리나도 그런 직업군의 하나. 이들이 다른 직업이라면 생애 절정기인 마흔에 은퇴한다는 ...
입력:2017-09-20 17:30:01
[한마당-김영석] 로켓맨
“로켓맨은 어떻게 지내느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던진 질문이다. 로켓맨(rocket man)은 김정은을 지칭한 별명이다. 연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김정은을 비꼰 것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로켓맨’에 대해 “그곳으로부터 로켓이 날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켓맨 발언 배경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학창 시절 야구 선수였던 경력에서 해답을 찾는 이도 있다. 미 메이저리그에서 ‘로켓맨’이라는 별명으로 유명...
입력:2017-09-20 17:25:01
[한마당-이명희] 나데시코
나데시코는 패랭이꽃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예의 바르고 강인한 정신력을 갖춘 일본 여성을 비유할 때 쓰인다. 냇가 모래밭 등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패랭이꽃의 속성에 빗댄 것이다. 일본의 옛 이름 중 하나인 야마토(大和)를 앞에 붙여 ‘야마토 나데시코’라 칭하기도 한다. 일본의 고대 시가집인 만엽집에서부터 청초함, 순진함, 우아함의 상징으로 일본 여성의 미덕을 나타낼 때 자주 비유됐다. 사무라이 남성 위주 문화에서 전통적인 일본 여성상은 정숙하고 복종하는 모습이다. 기모노를 입고 종종걸음을 하는 일본 여성들 모습은 자유분방한 서양 여...
입력:2017-09-19 17:55:01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산책의 이유
그날 공항에서 나는 C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저기 C를 닮은 반쪽짜리 무언가가 있긴 했는데 설마 C는 아니겠지…. C였다. 겨우 며칠 사이에 C는 반쪽이 되어 있었다. 과로와 과음으로 목소리가 안 나올 지경이었고, 이쯤 되면 그녀가 여권을 챙겨온 게 신의 가호라고 봐야 했다. 우리의 여행은 공항에서 약을 사는 것으로 시작됐다. C는 나만 믿었고, 나는 여행 가이드북만 믿었다. 출간된 지 3년이 넘은 여행 가이드북이었지만 뭐 얼마나 바뀌었겠어, 하고. 목적지는 중국 상하이였다. 도시의 3년이란 긴 시간이었다. 우리가 어떤 목적지에 가기 위해 호텔 앞에...
입력:2017-09-19 17:45:01
[청사초롱-곽금주] 점점 잔인해지는 10대 폭력
얼마 전 일어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10대 여자 가해자들의 폭행 정도가 잔인했다. 가해자는 당시 피해자가 피범벅이 된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을 SNS에 올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농담하고 심지어 자랑까지 했다. 그 모습 어디에서도 반성의 기미를 찾을 수 없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전국 각 지역에서 학교폭력 사건들이 도미노처럼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 비행이나 폭력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늘 심각한 사회문제였다. 그 시기마다 어린 청소년들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극악무도할 수 있을까 ...
입력:2017-09-19 17:45:01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받은 사랑대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산골과 시골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대여섯 명의 또래 친구들과 십대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동네, 학교, 교회 친구로 거의 같은 경험을 공유했고, 모두 신학을 공부해서 목회자가 됐습니다. 우리에게 목회자의 꿈을 꾸게 하고 그 길로 가게 하신 전도사님의 섬김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우리는 토요일 저녁마다 교회 사택에 모여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전도사님은 그야말로 열정을 다해 요리문답을 가르치고 성경을 읽고 암송하고 문제를 내어 점검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학교 공부보다 성경 공부에 더욱 흥미를 붙였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전도사님은 모임...
입력:2017-09-18 00:05:0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가을의 맛, 양하
시장으로 가는 건널목 어귀에 벌여 놓은 채소 노점상. 그 남자는 언제나 오후에 나와 자리를 잡고 상추며 부추, 얼갈이배추 같은 것들을 팔았다. 어떤 때는 가지, 오이, 호박 따위 농산물을 무더기로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리기도 했다. 가끔씩 일터에서 돌아올 때 이곳을 지나게 되는데 특별한 것을 보면 걸음을 멈추었다. 봄철이면 두릅이나 노란 씀바귀 뿌리, 취나물 같은 산채를 팔 때도 있었는데 어머니가 좋아했던 것들이라 무슨 보물이라도 만난 듯 덥석 사곤 했다. 그럴 때는 집으로 가는 발걸음에도 휘파람소리가 나게 마련이었다. 어제 그 남자의 노점에서 눈길...
입력:2017-09-17 17:40:01
[삶의 향기-신창호] 크리스천 밥 딜런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밥 딜런 만큼 ‘이상한’ 취급을 받은 경우는 없었다. 시상식장에 얼굴을 비치기는커녕 수상소감마저 스웨덴 주재 미국 대사가 대독하게 한 본인 잘못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데 기인한다. 팝송 나부랭이나 쓰는 가수의 가사가 기라성 같은 시인과 소설가들의 작품을 다 제쳐버렸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책들이 서점가를 휩쓸던 연례행사도 올해는 벌어지지 않았다. 어디에서도 딜런의 가사는 제대로 음미되지 않았다. 기껏 다뤄진 것조차 철없던 20대 시절 작품들뿐이다. 딜런은 기이한 행태로 유명하다. 남...
입력:2017-09-15 18:05:02
[한마당-김준동] 냉동인간
냉동인간은 SF 영화나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냉동인간이 된 상태에서 꾸는 자각몽을 그린 톰 크루즈 주연의 ‘바닐라 스카이’(2001년)나 냉동인간으로 보관되던 흉악범들이 풀려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실버스타 스탤론 주연의 ‘데몰리션 맨’(1993년)이 대표적이다.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이런 꿈을 현실화하려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폐암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40대 여성이 최근 전신 냉동보존 수술을 해 화제다. 중국에서는 처음이다. 사망 직후 2분 내 체내에 ...
입력:2017-09-15 18:05:02
[창-유성열] 가족의 탄생
  유성열 기자 그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초 어느 추운 날이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던 나는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졌다. 놀란 내가 끊임없이 울부짖자 그 남자는 “괜찮아”라며 따뜻한 눈빛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그는 내 아빠가 되었다. 너무 울어 목이 아플 때쯤 어느 밝고 포근한 공간에 내려졌다. 본 적도 없는 곳이지만 편안했다. 왠지 듣기 좋은 음악이 흘러나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부러 나를 위해 아빠가 골랐다고 한다. 비린내 가득한 군침 도는 사료가 가득했고 신선한 물도 있었다. 그곳은 내 첫 집이 되었다. ...
입력:2017-09-15 18:00:01
[기고-김형진] 벨기에의 한국문화 축제
벨기에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과 그랑플라스 광장이다. 벨기에인은 높이 61㎝의 오줌싸개 동상에 자부심을 갖는다. 화재를 오줌으로 막은 소년, 적군 머리 위로 오줌을 쌌다는 아기 영주 등 전설도 많다. 그랑플라스는 가로 68m, 세로 110m의 직사각형 광장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광장 둘레로 15세기에 지어진 시청을 비롯해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줄지어 서 있다. 빅토르 위고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평한 곳이다. 그랑플라스와 오줌싸개 동상에서 9월 16∼17일에 한국문화 축제가 열린다. 브뤼셀의 &lsquo...
입력:2017-09-15 18:00:01
[한마당-김준동] 스포츠 스타와 미모의 아나운서
왝스(WAGs·Wives And Girlfriends)는 스포츠 스타들의 아내와 여자 친구를 뜻하는 신조어다. 옥스퍼드 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왝스는 보통 빼어난 미모와 화려한 패션을 자랑해 파파라치의 단골 표적이기도 하다. 해마다 가장 섹시한 왝스 랭킹도 발표된다. 그만큼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이다. 왝스라는 애칭을 처음 받은 커플은 데이비드 베컴-빅토리아 애덤스다. 1990년대 최고 스타였던 이들의 연애 소식은 영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베컴은 당시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빅토리아는 90년...
입력:2017-09-14 18:15:01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낭독의 즐거움
이번 학기에는 옛이야기에 대한 강의를 한다. 사회교육대학원이라 학생들은 나이가 좀 있는 사회인이 대부분이다. 종일 일한 뒤 저녁에 또 두어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니 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린 게 당연하다. 수업보다는 휴식과 간식에 더 마음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나는 가능하면 편안하고 재미있고 활기찬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배고프지 않은 시간은, 학생들이 순번제로 간식을 장만해오는 걸로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들은 재미있는 시간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읽어온 이야기를 설명하는 순서에 설명 대신 공동 낭독을 시작한 것이...
입력:2017-09-14 17:35:01
[타향 삶 보듬기]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박희민 목사 (새생명선교회 대표)   그리스도인들은 이땅에 속하여 살지만 하늘에 속한 천국시민이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할때 로마시민권자가 된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요 자랑거리였다. 하물며 천국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복된것인가? 그러나 천국시민답게 살아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 이다. 그럼 천국시민으로서의 크리스천의 삶이란 어떤것인가? 한마디로 말해서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잘 구별하는 삶이다. 사람은 누구나 편견이 있다. 자기와 다른사람들, 다른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볼때 수용하고 받아...
입력:2017-09-15 05:04:08
[이원영 기자의 눈높이 한방] 마른 장작의 화력(?)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한방에서는 정기가 '허하다'는 개념을 병의 원인으로 많이 진단을 하는데 '허하다'는 것은 주로 음.양.기.혈의 어느 하나가 부족한 상태가 될 때를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피가 부족하면 혈허 양이 부족하면 양허 이런 식으로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체의 건강은 우리 몸의 음양기혈이 어느 한쪽 으로 치우침이나 부족함이 없이 균형을 이룰 때 이뤄진다고 보는 것이 한방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들에서는 우리 몸의 정기의 원천이 되는 신(장)의 기 양이 부족할 경우에 대해서 살펴 보았...
입력:2017-09-15 04:21:14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문학상, L, 성공적
나는 이상○문학상 수상자다. 어디서 들어본 듯도 한 상이지만, 진짜 저 상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상문학상 말고 이상○문학상 말이다(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또 쑥스러우니 한 음절을 ○로 처리하겠다). 그건 내가 2010년에 첫 번째 소설집 ‘1인용 식탁’을 냈을 때 L이 준 상이다. 그 상에 대해 먼저 제안한 건 나였을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대상으로 상을 주면 어떻겠어, 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이 책 안에 담긴 아홉 편의 소설이 모두 후보작인데, 그 중에 L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이다. 나는 신이 나서 L에게 ...
입력:2017-09-12 17:30:01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대로 섬기겠습니다
제가 총무로 활동하고 있는 영등포산업선교회는 1958년 공장 전도를 위해 출범했습니다. 이후 도림교회와 양평동교회, 시흥교회 산업전도부 등과 손잡고 평신도연합회를 결성해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어 재생타이어 공장을 설립해 생산자 협동운동을 비롯해 신용협동조합과 구매조합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일들입니다. 노동자 인권을 개선하고 노동현장에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영등포산업선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됐던 ‘1970년대 노동자’를 섬긴 단체입니다. 한국 사회에 기독교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도 ...
입력:2017-09-11 00:05:01
[살며 사랑하며-오병훈] 억새꽃
현관으로 들어서자 실내가 환하게 밝아졌다는 느낌이다. 우산꽂이로 쓰는 작은 항아리가 오늘따라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는 것 같다. 가을인가. 억새의 계절이 왔어도 도심에서 일상에 쫓기다 보면 가을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기 일쑤다. 골목에 버린 억새꽃 한 다발을 아이가 지나치지 않고 갖고 와 꽂아둔 것이리라. 억새꽃 한 움큼이 어두운 실내를 온통 너른 초원으로 만들었다. 하얀 억새꽃이 나부끼는 창녕 화왕산으로 나를 데려간다. 억새 줄기는 연약한 듯 보이지만 절대로 꺾이는 법이 없다. 세찬 바람에 잠시 고개를 숙이는 듯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억새의 자존심. ...
입력:2017-09-10 18:05:01
[한마당-모규엽] 시리아
시리아는 현재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다. 2011년 3월 튀니지와 이집트의 ‘재스민 혁명’에 감명을 받은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평화시위를 벌였지만 정부군의 무차별적인 발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며 내전이 촉발됐다. 지금도 정부군과 반군, 이슬람 극단주의자뿐 아니라 미국, 러시아, 이라크, 요르단, 터키 등 수많은 국가들이 개입하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는 국가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됐고 삶의 터전을 잃은 국민들은 유랑생활을 하고 있다. 7년간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약 45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체 국민 2250만명 중 절반 ...
입력:2017-09-10 17:50:02
[조용래 칼럼] 트렌드 대전환, 서쪽 해돋이를 찾아서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참 드물다. 미국에서는 그가 1492년 불과 세 척의 범선을 이끌고 아메리카대륙에 도달한 날을 기념해 해마다 10월 12일을 ‘콜럼버스데이’로 지킨다. 지난 1992년에는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발견 500주년’이란 슬로건을 앞세우며 대대적으로 그의 공적을 기릴 정도였다. 반면 적잖은 역사가들은 콜럼버스 이전부터 아메리카대륙에 선주민이 살고 있었음을 들어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 운운하는 것부터 적절치 않다고 본다. 특히 그 선주민의 후예...
입력:2017-09-10 17:50:02
[삶의 향기-박재찬] 아르메니아에서 온 편지
‘긴급철수 명령이 떨어져 한국으로 철수하게 됐습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아르메니아 본토에 돌아가기를 희망합니다….’ P선교사가 7일 보낸 선교 보고서 ‘아르메니아에서 온 편지’엔 안타깝게도 그의 추방 소식이 담겨 있었다. 러시아 남쪽에 있는 아르메니아에서 궁핍한 처지에 놓인 주민들을 10년 동안 묵묵히 섬기던 그였다. 어쩌다 쫓겨나게 됐을까. 러시아를 비롯한 인근 국가들 사이에 개신교 선교에 대한 제재가 부쩍 심해진 탓이 크다. 최근 몇 년 사이 종교단체 등록 요건과 절차가 여간 까다로워진 게 아니다. 이전에는 신자 20...
입력:2017-09-08 18:15:01
[한마당-이명희] 아메리칸 드림
‘Welcome to the Hotel California/ Such a lovely place(캘리포니아 호텔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아름다운 곳이죠).’ 미국 유명 록밴드 이글스가 1976년 12월 발표한 ‘호텔 캘리포니아’의 가사 중 일부다. 50, 60대라면 학창시절 즐겨 흥얼거렸을 노래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건 내가 돌아가려고 입구를 향해 뛰고 있었어요’ 등의 가사가 얘기하듯 욕망을 추구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어두운 면을 그렸다. 우리나라에도 아메리칸 드림과 관련된 노래가 있다.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
입력:2017-09-08 18:15:01
[월드뷰-이승구] 루터의 종교개혁과 우리
  이승구 교수 해마다 10월이면 우리는 종교개혁을 생각합니다. 그런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는 더 그리 해야 할 것입니다. 2017년이 다 지나도 우리 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종교개혁을 기념한다는 것이 그야말로 큰 희극(comedy)이 되고 맙니다. 이런 희극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만들 책임이 우리의 존재에 실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 몇 가지를 지적해, 적어도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일이 지나가기 전에 이 문제들이 우리에게서 사라지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첫째, 우리는 루터...
입력:2017-09-08 18:10:01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갈치의 죽음
바다낚시를 나갔다. 봄에 나갔던 낚시에서는 손바닥만 한 돔 세 마리 겨우 잡은 채 멀미에 시달렸던 터라 이번에는 미리 멀미약을 먹었다. 열 명 남짓 낚시 체험 관광객을 실은 배가 뉘엿뉘엿 지는 해를 뒤로하고 십 분쯤 달려 바다 위에 자리를 잡았다. 드물게 날씨가 좋아 거뭇한 한라산의 거대한 실루엣이 선명한 선을 그리며 눈앞에 펼쳐졌다. 어두운 청보랏빛으로 짙어가는 하늘에 깔린 오묘한 주황 노을은 시나브로 움츠러들고 있었다. 명색은 한치 낚시였지만 세 시간 동안 한치는 아무도,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대신 올라온 것들은 풍성한 갈치와 더 풍성한 고등어, ...
입력:2017-09-07 17:45:01
[한마당-라동철] 세상에 하나뿐인 달력
일본 홋카이도 북쪽에는 러시아 섬인 사할린이 있다. 북위 50도 이남의 사할린 남부는 일본이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전리품으로 챙겼으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에 패하면서 1945년 9월 반환한 곳이다. 사할린 주민은 대부분 러시아인이지만 한인들도 상당수 살고 있다. 대다수는 일제강점기 말 강제 징용돼 사할린 남부 탄광이나 군수공장에서 혹사당하다가 해방을 맞이한 조선인과 후손들이다. 일제 패망 후 일본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조선인들은 일본의 방치와 우리 정부의 무관심 등이 겹쳐 송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다 1990년 한·러 수교...
입력:2017-09-07 17: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