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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신석구와 본회퍼
“혹시 신석구 목사라고 아세요? 그분의 삶을 다룬 칸타타가 있는데 ‘주를 위해’라고 들어보셨어요?” 올초 서울 수표교교회 한상욱 지휘자가 전화로 물었다. 신 목사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마지막으로 서명한 건 알았지만, 칸타타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그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 작품을 서울에서, 그리고 이탈리아 로마와 독일의 베를린에서 공연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곡가 김성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바리톤 솔로와 사가(내레이션), 합창과 체임버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만든 작품을 새롭게 편곡해 다...
입력:2019-03-27 00:05:01
[테크놀로지와 휴매너티] 가상현실로의 여행
가상공간의 확장과 현실공간과의 연결이 미래 추세 무엇을 확장하고 연결할지가 중요한데 여기에 크리에이터들의 창조성 요구돼 누구나 현실은 고달프다. 그런 현실을 잠시나마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내게 왔다. 프랑스 라발(Laval)에서 열리는 가상현실 전람회에 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전 세계 27개국에서 온 전문가 그룹에 속하게 돼 가상현실(VR)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각 나라 대표로 온 그들에 비하면 가상현실에 관한 전문성도, 선호도 떨어지는 필자이지만 프랑스 정부의 호의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문화 대국의 자부심에 비해...
입력:2019-03-26 04:10:01
[한마당-이흥우] 날지 않는 비둘기
전화나 무전기가 없던 시절, 가장 빠른 통신수단은 비둘기였다. 비둘기 발목에 전할 내용을 묶어 날려 보내면 수백 ㎞ 떨어진 곳도 신통하게 잘 찾아간다. 적토마라 한들 비둘기의 비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전서구(傳書鳩)의 역할은 사라졌지만 경주용 비둘기 수요는 꾸준하다. 얼마 전 중국의 한 경매에 ‘아만도’라는 이름의 전서구 한 마리가 무려 140만 달러(15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전서구 경주가 인기인 중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비둘기는 예로부터 인간과 친숙한 새다. 노아에게 올리브 잎사귀를 물어다 준 새도 비둘기였...
입력:2019-03-26 04:05:01
[돋을새김-고세욱] 이용규와 베테랑의 품격
독일 출신의 덕 노비츠키(41·댈러스 매버릭스)는 미국프로농구(NBA)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통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그는 최근 NBA 선수 중 6번째로 3만 득점을 돌파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슈퍼스타의 경우 겉멋과 고집에 사로잡힐 법하지만 그는 달랐다. 1998년 NBA 데뷔 후 지금까지 21년간 몸담아 온 팀을 최우선시했다. 수년간 자신의 연봉을 줄이면서 팀이 재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올 시즌 팀과 후배들을 위해 벤치행을 자처하기도 했다. ‘어떤 스타도 팀보다 위일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
입력:2019-03-26 04: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우리의 삶을 있게 한 것
유리에 얼룩이 보였습니다. 섀시를 열기 위해 손을 댔거나 아래를 보려고 이마를 짚었던 자국일 것입니다. 니트 소매를 당겨 쥐고는 얼룩을 닦았습니다. 얼핏얼핏 무지갯빛 같은 게 비쳤습니다. 입김을 불고 다시 서너 번 문질렀습니다. 새 떼가 가까운 곳에서 먼곳으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새 떼가 사라진 곳에서도 새 떼는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홍콩야자와 고무나무는 그새 또 새 싹을 밀어올렸습니다. 하도 투명하고 여려서 가만히 손끝을 갖다대면 잎 어딘가 꼭 감았던 눈을 뜨고 아기처럼 울음을 터트릴 것 같습니다. 녹보수에는 깍지벌레가 자주 끼는데, ...
입력:2019-03-25 04:05:02
[한마당-태원준] 부가티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의 창립자 에토레 부가티는 이런 말을 하고 다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만든다. 누가 사겠다고 하면, 글쎄… 팔 수도 있겠지.” 그는 엔지니어보다 예술가에 가까웠다. 할아버지는 건축가, 아버지는 디자이너, 동생은 조각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집안에서 1881년 태어났다. 예술학교에 다녔는데 아버지의 제안으로 모터사이클 회사에 취직했다. 이륜차, 삼륜차, 사륜차를 차례로 디자인하며 두각을 보인 뒤 1909년 프랑스에서 자기 이름을 딴 자동차회사를 차렸다. 명성을 얻은 건 자동차경주를 통해서였다. 1924년 선보인 부가...
입력:2019-03-25 04:05:02
[뉴스룸에서-김준엽] 디지털 편식의 민낯
유튜브 사용법을 알려달라던 친척 어르신은 이런 말을 했다. “유튜브에 정부 비판하는 영상만 있는 걸 보니 정부가 잘못하는 게 많은가 봐.” 사용자가 선호하는 영상을 파악해 유사한 걸 타임라인에 올려주는 유튜브의 콘텐츠 노출 방식을 몰라서 한 얘기다. TV 방송국이 방송을 내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계속 유튜브를 보면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면서 내가 믿고 싶은 걸 뒷받침해주는 건 얼마든지 찾을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내용일...
입력:2019-03-25 04:05:02
[가리사니-정현수] 경사노위 파행 복기해보면…
근래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만큼 괴롭고 고민 많은 이도 없을 것이다. 과장을 좀 섞자면 그는 최근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 오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누구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안이 극적으로 도출됐다. 하지만 형식적 절차쯤으로 여겨졌던 본위원회 의결이 비정규직·청년·여성 노동계 3인 대표의 불참으로 실패했다. 힘들게 만든 합의안은 별 힘을 받지 못했다. 문 위원장은 “감당하지 못할 충격”이라고 했고, 야당 의원들은 간판을 바꿔 달고 출범한 지 4개월 된 경사노위를 향해 ‘무용론·해체...
입력:2019-03-25 04:05:02
[김명호 칼럼] 김학의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공수처 있었으면 김학의 사건덮였을까, 검찰은 김은경 윗선 밝힐 수 있을까 두 사건은 검찰과 권력을 견제할 공수처 필요성 절감케 해… 212년 전 영국의 법안 통과가 결국 노예제 폐지 이끌었던 것처럼 제도화는 필수 꼭 212년 전 오늘(1807년 3월 25일), 영국 의회는 노예무역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다. 이는 프랑스 미국 등에도 영향을 줘 수십년 뒤 인류 역사상 가장 사악한 제도 중 하나인 노예제 폐지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서구의 노예해방사를 좇다보면 영국의 정치가이자 신앙운동가인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를 만난다. 보수 하원의원이었지...
입력:2019-03-25 04:05:02
[한마당-신종수] 개츠비와 만수르
‘위대한 개츠비 곡선’은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이 작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빈부 격차가 클수록 부모의 소득과 지위를 자녀가 세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론이다. 최근 작고한 세계적인 노동경제학자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가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버닝썬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빅뱅의 승리가 개츠비를 빗대 승츠비로 불린다. 성공한 사업가로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별명이다. 버닝썬에서 판매했던 1억원짜리 ‘만수르 세트’를 보면 빈부 ...
입력:2019-03-23 04:10:01
[태원준 칼럼] GM의 도시, 볼보의 도시
GM 도시 제인스빌이 겪은 제조업 붕괴의 고통은 7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았고 볼보 도시 고텐버그는 미래 일자리를 고민하며 일의 정의를 바꿔보려 한다 일자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대한 변화에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나 지난주 각 신문 출판면에 ‘제인스빌 이야기’란 책의 리뷰가 실렸다. 어떤 신문은 눈물겹다 했고 다른 신문은 두렵다고 했는데 두 신문 모두 남 일 같지 않다고 썼다. 책은 공장이 떠난 도시의 문제를 다뤘다. 미국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은 GM의 도시였다. 첫 쉐보레가 출고된 1923년부터 마지막 타호(SUV)가 생산라인을 빠져나간 2008년...
입력:2019-03-22 04:05:01
[한마당-라동철] 전태일기념관
서울 동대문종합시장과 평화시장을 잇는 청계천 버들다리 보도에 상반신 형태의 동상이 서 있다. 작업복 차림의 이 청년은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고(故) 전태일(1948~70) 열사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인근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시다(보조원), 재단사로 일하며 개발 시대 노동운동의 씨앗을 뿌렸다. 당시 일대에 밀집했던 봉제공장들에서는 10대 중·후반 여공들이 커피 한 잔값인 50~70원의 일당을 받고 하루 14시간씩 일했다.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먼지 투성이의 다락방에서 일하다 병에 걸리고 부당하게 쫓겨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전태일은 상대적으로 좋은 대...
입력:2019-03-22 04:10:01
[세상만사-조민영] 긍정적 나비효과
지난해 4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2013년)을 진상규명을 위한 본조사가 필요한 사건으로 선정했다. 당시 조사 대상이 된 사건 중 김 전 차관 사건이 가장 최근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찰 수사와 두 번의 검찰 수사를 거치고 무혐의가 된 사건이 5년 만에 다시 검찰의 과오를 바로잡는 과거사 조사 사건이 된 것을 바라보는 법조계 시각은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당시 서지현 검사의 미투(MeToo) 여파로 높아진 성범죄 은폐에 대한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비꼬는 이들도 있었다. 애초 조사 대...
입력:2019-03-22 04:10:01
[혜윰노트-마강래] 지방 살리는 베이비부머들의 귀향
“불운과 행운을 함께 가졌던 세대, 쓸쓸하고 찬란하다.” 장석주 시인은 ‘베이비부머를 위한 변명’이란 산문집에서 올해 나이 56∼64세인 베이비부머들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약 700만명)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는 군사독재와 민주화, 그리고 급격한 경제 성장을 경험한 세대다. 혹자는 소비력이 높은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침체된 경제를 살릴 것이란 장밋빛 미래를 얘기하기도 한다. 이들의 자산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지나친 낙관이다. 베이...
입력:2019-03-22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버티는 사람들
많은 작가가 어려서부터 독서광이었던 것과 달리 나는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평생 읽고 써야 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이후에도 내게 독서는 어렵고 재미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사고 이후 만성적인 신경병증성 통증에 시달리게 되면서 집중력은 완전히 무너졌고 난독 증상까지 나타났다. 읽을 수 없게 되자 쓰는 일마저 고통스러워졌다. 어떻게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도망치고만 싶었다. 포기를 합리화해줄 핑곗거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아무리 궁리해봐도 걸리는 게 없었다. 아무도 내게 읽고 쓰라고 강요한 적이 없었다. 애초부터 재능...
입력:2019-03-22 04:05:01
[한마당-배병우] 브루클린 브리지와 한강 인도교
서울 시계 내 한강에는 28개(잠수교와 반포대교 따로 계산)의 다리가 있다. 가장 서쪽에 신행주대교, 가장 동쪽엔 강동대교다. 지하철과 철도가 통과하는 철교는 잠실철교 한강철교 당산철교 마곡대교 등 4개다. 길이로는 마곡대교가 2930m로 가장 길다. 한강 다리의 역사는 119년 전인 1900년 시작됐다. 그해 7월 한강철교가 완공되면서다. 당시 한강 남쪽의 노량진역에서 끊겨 있던 경인선을 강북의 용산역과 연결시키기 위해 건설됐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두 번째 다리가 한강철교 바로 옆에 위치한 한강대교다. 1917년에 사람과 우마차가 다니도록 인도교(人道橋)로 ...
입력:2019-03-21 04:05:01
[너섬情談-이경훈] 아! 서울역
북한의 열차가 60여시간을 달려 베트남에 도착했다. 이 땅이 섬이 아니며 대륙과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한다. 시베리아를 건너서 유럽과 만나고 중국을 거치면 베트남과 인도에 기차로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 지 오래다. 며칠을 달려 유럽에 도착하는 열차를 상상하다 보니 다시 옛 서울역이 눈에 밟힌다. 지금은 뒷방으로 밀려난 노인처럼 초라하지만 한때는 최신의 새마을 열차가 출발하던 속도의 공간이며 여행을 떠올릴 때마다 부록처럼 따라오는 기억의 공간이었다. 이국적인 자태는 어떤 목적지도 흥분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지만 새로 지은 고속철도역은 입구...
입력:2019-03-20 04:10:02
[청사초롱-원재훈] 니체의 눈물
무거운 짐을 견디지 못한 노새 한 마리가 시장통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부가 채찍질하자, 그 모습을 본 니체가 달려가 노새의 목을 껴안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무엇인가 중얼거렸다고 한다. 마치 방언과 같아서 그 말의 뜻을 잘 알 수 없다는 것. 이 일화를 읽고 니체의 눈물을 영원회귀로 돌아가는 힘겨운 인생에 대한 눈물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러한 해석은 무식한 자의 꽤 감상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이 일화를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는 이렇게 해석한다. ‘니체는 말에게 다가가 데카르트를 용서해 달라고 빌었던 것이다. 그의 광기(즉 인류와의 결...
입력:2019-03-20 04:10:02
[한마당-전정희] “고양이를 쏘지 마세요”
광주 호남신학대학 캠퍼스 산자락에 허철선(찰스 베츠 헌틀리·1936~2017) 선교사의 사택이 지금도 남아 있다. 지역 선교단체가 그의 의료선교와 인권운동을 기리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허철선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과 호남신대 상담학 교수였다. 1980년 5월 27일 밤. 광주의 선교사지구가 공수부대에 고립됐다. 허철선, 언더우드 등 선교사 성인 가족은 언더우드 집에 모여 기도 모임을 했다. 그 시각 무장한 사복이 허철선 부부의 집을 수색했다. 광주에서 태어난 부부의 딸 제니퍼(당시 11세)가 집에 있었다. 계엄군은 허철선이 ...
입력:2019-03-20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어릴 적 아침에 일어나서 배달된 우유를 냉장고에 넣고 일간신문을 읽었다. 우리 집은 색깔이 다른 신문을 세 가지 구독했는데, 같은 사건에 대해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비교하면서 읽는 것이 커다란 재미였다. 책을 마음껏 사달라고 할 만한 형편이 아니어서 읽을 책이 없을 때 가장 괜찮은 읽을거리였다. 그때라고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는 못할 때가 많았다. 중간에 어려운 한자도 섞여 있었고 관심을 갖기 어려운 기사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신문을 더 많이 보는 시대에는 종이가 찢어질까 조심스레 넘기는 수고조차 하지 않고 기사를 ...
입력:2019-03-20 04:05:01
[돋을새김-고승욱] 지역감정의 2019 버전
며칠 전 카카오톡 친구에게 메시지 숨기기 기능을 설정했다. 뜬금없는 동영상을 수시로 보냈지만 그러려니 했던 선배였다. 페이스북에서도 몇 명의 게시물을 차단했다.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 모두 친절하고 상냥한 친구여서 차단한 사실을 알면 서운해 할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공유하자는 동영상에 일베가 만든 터무니없는 내용이 점점 늘어나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국가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릴 때까지만 해도 불쾌한 기분을 혼자 달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광주를 놓고 극우주의자들이 쏟아낸 거친 말을 억지로 옹호하는 게시물에 인내...
입력:2019-03-19 04:10:01
[한마당-김명호] 굿 이너프 딜
협상의 기술을 말할 때 ‘배트나(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란 개념이 있다. ‘협상이 결렬됐을 때 취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을 뜻한다.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수많은 대안 중에서 가장 좋은 대안을 말하는 것이다. 당연히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협상 당사자가 온갖 변수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짜내고 개발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상대의 배트나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분석·대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협상이 진행 중이더라도 조건과 환경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배트나를 제시했다 하...
입력:2019-03-19 04:10:01
[박형준 칼럼] 당신은 행복해지셨습니까?
국민소득 3만 달러 대한민국 행복 지수는 OECD 하위권 삶의 질 개선 앞세운 文정부 정책·정치의 방향 잘못 택했다 돈을 풀어 지원하면 행복이 따라올 것이란 순진한 정책과 협치·통합 대신 정쟁·분열을 부르는 정치가 행복을 막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정치의 존재이유로 선언했다. 그에게 행복은 의문의 여지없는 최고선이었다.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일 뿐 아니라 인간 존재의 총체적 목표이자 종착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란 행복 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한국의 2018년 1인당 GDP는 약 3만2000달러다. ...
입력:2019-03-19 04:05:01
[가리사니-이경원] 동자동의 봄
0.5~1평 쪽방에 사는 서울 동자동 주민 415명의 공동체 ‘사랑방마을 주민협동회’가 16일 용산구 성민교회에서 제9차 정기총회를 열고 유영기(64) 이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주민들 앞에 모자를 벗고 선 유 이사장은 자꾸 마이크 쥔 손을 떨궜다. “하여튼 주민 여러분의 심부름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청소부터 잘하겠습니다.” 봄기운 찾아온 교회당에 박수 소리가 울렸다. 유 이사장은 의장석에서 출자금 총액부터 회계 보고했다. 기초생활수급비, 폐지 주운 돈, 일용직 일당…. 각자가 조금씩 모은 돈이 8년간 쌓이니 2억7000만원이었다. &ldq...
입력:2019-03-18 04:05:01
[한마당-김용백] 바비와 포용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지난 11~13일 잇달아 진행됐다. 정책적 협력 분위기는 고사하고 다시 싸움박질로 정국이 경색됐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완성을 통한 포용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한 포용을 강조했다. 이 내용은 하루도 못 넘기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로 인해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종적도 없다. 사실 우리 사회 포용의 필요성은 광범위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치적이나 경제적만이 아닌 다양한 사회 구성원, 인종, 문화 등에까지 적용돼야 진정한 ...
입력:2019-03-18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