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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전석운] 하노이 회담도 긴 여정의 일부
첫 만남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8개월 만의 재회는 여전히 우리를 긴장시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만남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엔 베트남 하노이다. 하노이 선언이 8개월 전 싱가포르 선언보다 얼마나 진전된 내용을 담아낼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미 간 정상외교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고무적인 일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주는 메시지는 1차 회담 때보다 더 선명하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경제적 번영을 누리도록 미국이 돕겠다는 것이...
입력:2019-02-14 04:05:01
[여의도포럼-이재열] 시선을 끄는 힘
한국전자IT산업융합전시회에 초연결사회 구현할 제품들 선보였지만 전략 부족으로 기대만큼 눈길 못 끌어 국내 기업들, 세계 첨단 기술·역량 갖췄지만 정부의 ‘미래를 보는 상상력과 철학 빈곤’ 탓에 제대로 펼치지 못할까 걱정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 미래에 대한 꿈과 진보의 희망을 말하되 구체적인 기술로 보여줄 것. 이것이 박람회의 ‘가시성’이 담고 있는 철학이자 세계관이다. 각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미래기술의 발전 전망을 보여주는 전시장인 박람회에 한국이 처음 참여한 것은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였...
입력:2019-02-14 04:05:01
[데스크시각-신창호] 어느 새끼 몰티즈의 죽음
두 마리의 개를 키우는 친구에게서 며칠 전 ‘카톡’이 날아왔다. “차를 몰고 집에 가는데 버려진 댕댕이 네 마리가 슬프게 걷고 있더라. 마침 차에 사료가 있어서 좀 주려고 내렸지….” 그렇게 시작된 문자의 끝에는 네 마리 유기견 사진이 있었다.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와 믹스견 두 마리, 웰시코기처럼 보이는 한 마리였다. 버려진 지 얼마 안돼 보이는 골든리트리버는 생김새가 멀쩡했지만, 나머지는 꼴이 말이 아니었다. “저 골든리트리버 보이지? 목줄도 새것이야. 왼쪽 뒷다리를 심하게 저는데 주인이란 작자가 아프다고 내다버...
입력:2019-02-13 04: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언어는 변화한다
유행어를 쓰지 맙시다가 하나의 표어였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인기 있었던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영구 없다’ 또는 ‘잘돼야 될 텐데’ ‘안녕하시렵니까’ 이런 말이 욕설도 아니고 남을 비하하는 것도 아닌데 따라하는 것을 왜 쓰지 말자고 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불조심도 아니고, 물을 절약하자는 것도 아니고, 유행어를 쓰지 말자는 주장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물론 비속어도 있지만 모든 유행어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뇌가 먼저 명령하고 거기에 따라 몸이 움직이거나 감정이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
입력:2019-02-13 04:05:01
[청사초롱-윤철호] 정의는 짧고 처신은 길다
학내 집회도 허용되지 않던 대학시절 시위 대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다 최루탄이 터지고 어느 틈에 내 바로 앞에 전투경찰과 사복형사들을 마주하고는 도망가기 바빴던 기억이 몇 번 있다. 잡히면 강제휴학에 군대로 추방되던 시절이었으니 기겁을 하곤 했었는데 훗날 얘기하다 보면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젊은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일들이 많다. 누구나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느끼고 있고 자신도 느끼고 있는 사안들을 직면할 때가 있을 것이다. 사안의 내용이 뭔지 몰라서 듣고만 있다가 간신히 내용을 이해하고 나면 사람...
입력:2019-02-13 04:05:01
[한마당-신종수] 의인 윤한덕
설 연휴 근무 중 과로로 숨진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집에 들어와 15분간 식사를 한 뒤 4시간가량 잠을 자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부인은 남편 속옷을 병원에 갖다 주곤 했는데, 바쁜 남편은 속옷을 받으러 나올 시간도 없어 그냥 남편 차 안에 속옷을 넣어 두고 오곤 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돈을 벌기 위해 그랬어도 안타까울 텐데, 그는 응급환자들을 위해 이렇게 일했다. 돈 욕심이 없어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셋집에 살면서. 응급의료센터는 의사들이 잘 가지 않으려는 분야다. 그래서 인력이 부족하다. 외래 ...
입력:2019-02-13 04:05:01
[길 위에서] 사라져선 안 되는 이야기
소설가 김영하가 방송에 나와 추천하면서 절판됐던 책이 되살아났다. 김은성 작가의 네 권짜리 만화책 ‘내 어머니 이야기’(애니북스)다. 이 책은 2008년 새만화책에서 처음 출간되고 2014년 완결 후 이내 절판됐다. 하지만 지난해 방송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김영하가 “세상엔 사라져선 안 되는 책들이 있다”며 이 책을 언급한 뒤 생명을 되찾았다. 책은 40대 작가가 10년간 대화를 통해 되살려낸 80대 어머니 이복동녀씨의 삶을 오롯이 담고 있다. 그녀와 가족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함경도 북청에서 출...
입력:2019-02-13 00:05:01
[한마당-김용백] 호루라기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개인이나 집단에 뭔가 이상이 생기거나 잘못이 있는 경우 호루라기를 불어 주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호루라기는 경찰이나 경기장 심판에 의해 주로 사용됐다. 20세기부터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whistle blower)’이 내부고발자 또는 공익제보자란 의미로 확대되면서 상징적 의미도 더 많아졌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10일 청와대를 겨냥한 3차 폭로를 이어갔다. 김 전 수사관은 공익제보임을 주장하며 지난해 8월부터 청와대 특감반의 공직자 감찰과 민간인 사찰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입력:2019-02-12 04:10:01
[테크놀로지와 휴매너티] 뮤지엄 3.0, 소프트 파워 역할을 기대한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프랑스 대혁명 피의 역사와 함께 탄생한 근대적 뮤지엄 그 이후 지속적인 변모 거쳐 ‘벽이 없는 뮤지엄’에 이르러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하는 복지의 핫스팟이 되길… 뮤지엄을 연구하는 한 지인이 내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요새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셀피를 찍으러 온다고. 셀피에 최적화된 전시를 하는 미술관이 늘고 있으며 이는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작품이나 큐레이팅의 깊은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나 여기 왔소”에 열광하는 세대를 보며 디지털 ...
입력:2019-02-12 04:10:01
[김명호 칼럼] 마키아벨리스트가 돼야 한다
미국은 유연성을 가미해 대북 정책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비핵화는 불변 목표지만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 필요해졌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익이 뭔지 전략적 판단할 때 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하노이와 다낭의 줄다리기 속에서 북한 요구대로 하노이로 결정됐다. 당초 대화 상대였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급)을 5개월 넘게 만나지 못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이 급을 낮춰 짝 지워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만나러 평양까지 갔다. 외교적으로 기분 나쁠 수도 있는 걸 미국은 선선히 받아들였다. 미...
입력:2019-02-12 04:05:01
[돋을새김-남도영] ‘좋아요’가 불러온 비극
지난해 말 ‘여친 인증 사진’을 일베 게시판에 올린 남성 15명이 입건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였다. 이들은 내밀한 여성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며 ‘내 여자친구’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가짜 여자친구’ 사진을 올렸지만, 몇 명은 ‘진짜 여자친구’ 사진을 올렸다. 경찰은 “입건된 이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도 있었고 회사원도 있었다. 20, 30대가 대부분이었고 40대도 1명 있었다. 이들이 사진을 올린 이유는 일베 내 등급을 올리기 위해...
입력:2019-02-12 04:05:01
[시론-남성욱] 비핵화 회담 첫 단추 잘 꿰어야
설 연휴 인내심을 가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생중계를 외신을 통해 지켜봤다. 82분간 진행됐지만 한 문장 읽으면 각료들이나 공화당 의원들이 일어나 박수치는 장면이 연속되어 몹시 지루하고 소모적인 느낌이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 관련 발언이 언제 나오나 지켜보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짧게 이야기하고 베네수엘라 사태로 넘어갔다. 지난해 연설과 비교해 북한 문제에 관해 신중 모드였다.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경험에서 볼 때 세계 유일의 3대 세습 국가인 북한과의 협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절감한 것인지, 물...
입력:2019-02-12 04:05:01
[경제시평-민세진] 지나친 사랑은 당신을 해칩니다
‘당신은 파멸로 치닫고 있습니다. 경고 신호를 한 번도 읽지 않았기 때문이죠. 지나친 사랑은 당신을 해칩니다. 언제나.’ 작년 말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 퀸의 노래 가사다. 이 노래는 연인 간 사랑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맞겠지만, 얼마 전 화제 속에 막을 내린 드라마 ‘SKY캐슬’과도 잘 겹쳐진다. 자녀를 분신처럼 여기는 지나친 사랑이 가족을 얼마나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내모는지, 비록 만들어진 이야기여도 세태를 제대로 짚어냈기에 큰 호응을 받았다. 노래 가사처럼 주요 등장인물...
입력:2019-02-12 04: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나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
한때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은 적 있다. 여러 이유 중에는 좀 거창한 것도 있었는데, 대자본 프랜차이즈가 생선 한 마리, 파 한 단까지 독점한다는 것이 끔찍했다고 할까. 내가 먹고 입고 자고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몇몇 기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이익 역시 한 곳으로 흘러드는 것이 무서웠다. 생활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소비 패턴과 소비재도 다양해졌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미줄처럼 당겨놓은 돈의 흐름은 오히려 한 곳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 전체의 부는 늘어나는데 개인은 점점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것도 ...
입력:2019-02-11 04:10:01
[뉴스룸에서-김준엽]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가 많이 늘면서 망투자 비용 부담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때문에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려 망을 확장해야 하는데 정작 투자비용은 통신사만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망투자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이렇다. 우선 사용자들은 망관리의 책임은 통신사에 있다고 주장한다. 매달 인터넷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업체로부터 망사용료를 또 받으면 이중으로 비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데 넷플릭스든, 유튜브든 모든 서비스를 빠르고 쾌적하게 ...
입력:2019-02-11 04:05:01
[한마당-염성덕] 트럼프 vs 트럼프군
대개 아버지가 이름을 짓는다. 때로는 할아버지나 작명가의 도움을 받는다. 시대별로 선호하는 한국인의 이름은 다르다. 1940년대부터 2015년까지 남자 출생아의 이름은 지훈 동현 현우 성민 정훈, 여자 출생아는 영숙 정숙 정희 순자 영자 순으로 많았다. 40년대부터 6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남아 이름 1순위는 영수였다. 여아 1위는 각각 영자 영숙 미숙이었다. 유진(Eugene) 재인(Jane) 수지(Susie)는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영어 이름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성인이나 성경 인물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한다. 삼열(사무엘) 단열(다니엘) 가별(가브리엘) 다윗(다윗...
입력:2019-02-11 04:05:01
[가리사니-이도경] 국가교육위원회, 파국의 시나리오
2022년 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을 마치자 곧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토록 지시한다. 새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수능을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단순하다 여기는 대중의 요구를 수용했다. 득표 전략상 유리하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그래서 정시 비율을 현행 30%에서 50% 이상 의무화하는 내용을 핵심 교육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대입 개편의 열쇠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쥐고 있다. 이 기구는 지난 정부가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만들었다. 정권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교육 정책 때문...
입력:2019-02-11 04:05:01
[조용래 칼럼] 2차 북·미 정상회담 외엔 길이 없으니
‘비핵화는 타결 불가’란 선험적 전제에서 나온 전망이 합리적 의심을 가장한 채 세간 떠돌아 文정부, ‘외곬외교’에서 벗어나 급변 상황에 걸맞게 미·중·일 등과의 외교에 적극 임하라 기해년 설날 연휴 끝자락에 반가운 뉴스가 날아들었다. 6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좀 더 구체적이고 진일보된 비핵화 관련 성과가 절실하던 터에 들려온 소식이었다. 이어 9일 아침 트럼프 대통...
입력:2019-02-11 04:05:01
[한반도포커스-이남주] ‘하노이 타협’ 이뤄지려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하고, 6일부터 8일까지 평양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한 이후 10일 오전 한국을 떠났다. 미국 관료가 평양에서 55시간 체류하며 협상을 진행한 점이 이례적이다. 서로의 관심사를 매우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것이다. 회담에 대해 비건은 “생산적(productive)”이라고 평가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그렇게 밝혔다. 2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도 공식 발표되었으니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비건은 &l...
입력:2019-02-11 04:05:01
[한마당-신종수] 낚시꾼 스윙
미PGA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최호성(46)이 현지 언론과 갤러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낚시꾼 스윙’으로 불리는 독특한 스윙 때문이다. 하지만 독특한 스윙만 한다고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최호성은 자신만의 스윙으로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낚시꾼 스윙은 그에게 최적화된 것이다.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은 ‘국화빵 스윙’을 동경한다. 교과서적인 스윙폼을 따라하려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연성과 근력, 신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스윙폼도 다를 수밖에 없다. ...
입력:2019-02-09 04:05:01
[혜윰노트-홍인혜] 시대의 속도, 사람의 속도
얼마 전의 일이다. 한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왔는데 택시 승차장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평소 오가는 택시가 많은 곳이라 그렇게 오래 기다렸던 적이 없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택시가 오지 않았다. 병원 진입로에서 사고가 났나, 오늘따라 내원객이 많았던 걸까, 찬바람에 떨며 여러 가능성을 떠올렸다. 한참을 서 있었는데도 택시는 거의 오지 않았고 이 속도로 사람들이 빠진다면 얼마나 기다려야 차에 오를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내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었는데 다들 별 수 없이 추위와 싸우며 막연히 택시가 오기만...
입력:2019-02-08 04: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평범한 이들의 존엄한 생애사
병원생활을 할 때, 다양한 사람들의 생애사를 육성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작가라고? 그럼 내 얘기를 써봐. 책으로 쓰면 열두 권은 족히 나올 거야.” 내가 소설가라는 걸 알게 된 이들이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살아온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한두 시간 만에 끝나기도 했고 며칠에 걸쳐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보통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음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같은 병실을 쓰는 이들의 경험담이 뒤죽박죽 뒤섞여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사실 나는 나이 든 이들의 생애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
입력:2019-02-08 04:05:01
[세상만사-조민영] 사법의 힘과 엄벌주의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은 설 연휴 전후로 서초동의 최대 이슈였다. 불과 1주일 전 온 언론이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떠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은 순식간에 흐린 기억 속의 일이 돼 버렸을 정도다. 이틀 뒤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항소심 재판에서 사실상 전부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이 결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엔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서초동 ...
입력:2019-02-08 04:05:01
[한마당-이흥우] 광화문 세월호 천막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502명이 숨지고 1000명 가까운 사람이 다친 대참사였다. 부패한 기업의 부실시공과 이를 눈감은 행정기관의 짬짜미가 사고의 원인이었다. 단군 이래 최악의 참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리고 3년 뒤 서울 양재동 시민의숲에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졌다. 위령탑에 비슷한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새겼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1년 전, 성수대교 허리가 칼로 자른 듯 뚝 잘려나갔다. 이 사고로 출근길 시민과 등교하던 학생 등 32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 또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판박이였다. 성수대교 사고 희생자 ...
입력:2019-02-08 04:05:01
[한마당-배병우] 프랑스의 GAFA稅 도입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유럽이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글로벌 IT 공룡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매출은 자국에서 올리면서도 본사는 유럽에서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 등에 둬 사실상의 탈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피가로와 렉스프레스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와 맺은 합의에서 지난 10년간 체납한 세금을 5억 유로(6400억원)로 확정하고 이를 납부하기로 했다. 애플이 프랑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과세를 피했다는 프...
입력:2019-02-07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