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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사니-정현수] 내 집 마련 실패기
최근 집을 사려고 알아봤다. 지금 세 들어 사는 동네가 마음에 들었고, 애가 크면서 집이 좁기도 했다. 가용 자산에 감당할 만큼의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자금 상한을 정했다. 좀 낡아도 넓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금이 그리 넉넉지 않아 포기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걸어가긴 힘든 지하철이나, 가까이에 편의점 하나 없는 것 정도는 기꺼이 감수키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주말마다 임장을 다녔다. 그중에는 낡았지만 해가 잘 들고 넓어 마음에 드는 집이 몇 개 있었다. 괜히 넓은 집 샀다가 급할 때 팔기 어려울 거라는 주변의 걱정은 있었다. 교통과 상권 이용이 ...
입력:2019-02-25 04:05:01
[가리사니-이도경] 교육부 블랙리스트 취재기
“보수 정권 9년간 굶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으니 한 자리 달라.” 문재인정부 언저리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라는 소문은 대선 끝나고 석 달가량 지났을 무렵부터 들려왔다. 30년 기자생활을 뒤로하고 퇴직을 앞둔 ‘마당발’ 기자가 혀를 차며 먼저 귀띔했다. 여의도를 기웃거리는 전직 공무원에 이어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는 현직 관료도 같은 말을 했다. 알고 지내던 국회 비서관도 이런 소식을 전하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김상곤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직후부터 교육부를 ‘어공&rsquo...
입력:2019-01-07 04:05:01
[한마당-이흥우] ‘벌레’ 논객, ‘도적’ 국회의원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 시인 김지하가 1970년 발표한 담시 ‘오적’에서 부정부패를 일삼고 나라를 망치는 다섯 도적으로 규정한 직업군이다. 김지하는 “간뎅이 부어 남산만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다”고 오적을 힐난한다. 국회의원을 향해서는 “냄새 난다”며 “저리 비켜라”고 일갈한다. 다른 직업군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된 듯한 데 지금이나 당시나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엉뚱한 짓이나 해대는 국회의원은 지탄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오적은 을사오적을 연상시킨다. 이를 염두에 ...
입력:2019-02-23 04: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칼이 되는 말
누구나 간혹, 순간적으로 치솟는 화를 참지 못해 입에 담지 못할 모진 말을 뱉기도 한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 얘기를 하다가 본의 아니게 남의 험담이나 전하는 채신머리없는 사람이 되는 수도 있다. 말이 칼이 되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난다. 나쁜 의도가 없었더라도 일단 벌어진 일은 수습해야겠지만, 이런 종류의 실수는 대개 가까운 이들에게 저지르기 마련이어서 제대로 된 수습도 쉽지 않다. 흐지부지 넘어가 볼까 싶어 모른 척하려 해도 내내 꺼림칙하고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자책으로 밤을 ...
입력:2019-02-22 04:10:01
[한마당-염성덕] 메뚜기 재앙
우리 농촌 들녘에 메뚜기가 흔했던 때가 있었다. 맹독성 농약을 치지 않고 농작물을 키웠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논에 나가 메뚜기를 잡았다. 간식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에 볶거나 튀긴 메뚜기는 인기가 많았다. 주점에 메뚜기를 팔아 군것질을 할 수 있는 용돈도 벌었다. 메뚜기가 농부들에게는 골칫거리였지만 아이들에게는 유익한 곤충이었다. 지난해 말 곤충학자가 쓴 에세이에 관한 기사들이 언론에 실렸다. 메뚜기 박사인 마에노 울드 고타로의 저서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해나무)에 대한 서평이었다. 비정규직 곤충학자인 마에노는 메뚜기가 출몰...
입력:2019-02-22 04:05:02
[혜윰노트-마강래] ‘균형발전의 훼방꾼’ 된 예타는 억울하다
얼마 전 정부는 24조원이나 소요되는 23개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했다. 이를 접한 후, “니 돈이면 그렇게 쓰겠니”라는 ‘국가의 사기’(우석훈)에서 읽은 문구가 떠올랐다. 24조원은 정말로 큰돈이다. 국내 모든 가구가 100만원씩 갹출해도 24조원이 안 되니 말이다. 김대중정부 때 도입된 예타 조사는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쓰는 걸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대규모 사업(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이 3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예타 조사는 혈세 낭비를 막는 소중한 제도다....
입력:2019-02-22 04:05:02
[샛강에서-김의구] 아버지의 ‘야식 셔틀’
아마 40여 년 전 어느 늦봄이었던 것 같다. 동해안으로 당일치기 직장 야유회를 떠났던 아버지께서 늦은 귀갓길에 비닐봉지 하나를 들고 오셨다. 눈을 비비며 일어난 남매들 앞엔 난생 처음 보는 음식이 놓여 있었다. 짭조름한 바닷물에 잠긴 감색 물체를 입에 넣자 석유처럼 강한 바다냄새가 퍼졌다. 눈살을 찌푸리며 집어든 두 번째 시커먼 음식은 빠드득 씹히는 식감과 초장의 신맛 외에 별다른 맛은 없다고 할 만큼 밋밋했다. 내륙 음식에 익숙한 어린 입에 경북 강구에서 가져온 멍게와 해삼의 첫맛은 실망스러웠다. 오래 씹으면 단맛이 돌고 석유 향이 실상은 상큼함...
입력:2019-02-21 04:10:01
[한마당- 김용백] 혼인신고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해 동거 커플에게 법률혼 관계의 부부와 동일한 세제 및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했다. 대만도 2017년 동거혼을 법제화했다. 프랑스에선 가족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동성(同性) 결혼 합법화에 이어 최근 동성 부모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하나가 하원을 통과했다. 초·중·고교에서 학생 관련 각종 행정서류에 ‘아버지’ ‘어머니’ 표현 대신 ‘부모 1’ ‘부모 2’로 표시하게 하고 순서는 각 가정의 자율에 맡겼다. 양성(兩性)평등에서 ‘양’을 뗀 성평...
입력:2019-02-21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거기 자리 있어요
공중목욕탕에 갈 때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다들 자리를 맡는 것일까? 샤워기가 있는 좌석에는 어김없이 이미 바구니와 수건으로 자리가 맡아져 있다. 유명한 온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찜질방, 동네 낡은 대중탕 모두 마찬가지다. 남탕에 가본 적이 없으므로 남탕에서는 그렇게 자리 맡는 일이 전혀 없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측정해본 적은 없지만 분명 여탕 이용자의 짐이 더 많을 것이다. 깜빡 잊고 안 갖고 온 경우를 제외하면 비치된 비누를 그냥 쓰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단순히 목욕 짐이 많은 탓이라면 그 자리에 두더라도 다른 사람이 쓰고 ...
입력:2019-02-20 04:10:01
[한마당-전정희] 김구의 심리, 국민의 심리
“옥에 있는 동안 내 심리가 차차 변하는 것을 느꼈다. 지난 10여년간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무엇에나 저를 책망할지언정 남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남의 허물은 어디까지나 용서하는 부드러운 태도가 변하여 일본에 대한 것이면 무엇이나 미워하고 반항하고 파괴하려는 결심이 생긴 것이다.” 1910년 일제의 민족운동가 일망타진 음모에 소위 안악사건으로 체포된 백범 김구 선생이 쓴 글이다. ‘백범일지’에 전후 사정이 기록돼 있다. 일제는 독립자금을 모금하던 안중근 의사의 사촌 안명근을 체포했고 김구를 비롯한 황해도와 평안도 민족운동가들을 ...
입력:2019-02-20 04:05:01
[청사초롱-원재훈] 맹신자들
정치인의 발언은 아무리 엉뚱한 내용이라도 분명히 어떤 의도, 즉 자신의 향후 행보와 이어지는 정치적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복잡하고 온갖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그들의 발언을 통해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가늠해 보는 것이 성숙한 인간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광주 5·18 망언으로 세상이 어수선하다.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할까. 어떤 정치적인 맥락이 있을까. 이런 저런 가정이 가능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만 저것은 맹신이 아닌가 싶다. 언론에서는 정치평론가들이 다양한 해석을 하는데, 나는 오래된 기...
입력:2019-02-20 04:05:01
[한마당-배병우] 슬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이름 붙이는 능력은 유명하다. 이는 1주일간의 복잡다기한 사건 중에서 헤드라인 하나를 선정해 집중해야 하는 주간지의 특성과 관련이 있겠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상을 정확히 규정하고 이를 짧고 잊히지 않는 용어로 만드는 이코노미스트의 능력은 탁월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의 예는 지난 1월 24일자 표제어로 내세운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sation)이다. 세계화로 번역되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sation)의 시대가 끝나고 부상하는 새로운 세계경제 패턴을 가리키는 용어다. ‘느린(slow)’과 글로벌라이제이션의 ...
입력:2019-02-19 04:05:01
[박형준 칼럼] 보수에 다시 던져진 질문 ‘너는 누구냐?’
3년의 터널을 빠져나오던 보수 5·18 설화로 다시 기로에 섰다 극우 프레임에 맞닥뜨린 채 정체성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 정답은 제헌 헌법에 명시된 자유주의·민주주의·공화주의 이를 굳건한 신조로 삼아 확장적 통합을 추구해야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감으로 보수로 다시 눈을 돌리던 사람들이 5·18 설화 건으로 화들짝 놀랐다. ‘어, 이게 뭐지? 전두환 정권을 정당화하는 보수였어?’ 보수가 다시 기로에 섰다. 지난 3년의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오나 싶었는데 큰 화두 하나가 떨어진다. ‘너는 누구냐?’ 바로 정체성...
입력:2019-02-19 04:05:01
[돋을새김-고승욱] 택시요금 더 낼 수 있다
잘 걷지 못하는 80대 후반 노모와 병원에 가려면 아내는 혼자 큰길로 걸어간다. 전철역 앞에서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온 뒤 시어머니를 태운다. 택시를 부르는 앱은 대부분 응답이 없다. 5000원 조금 넘는 요금을 받기 위해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택시를 찾기 힘들다. ‘따블’ ‘따따블’이라도 추가 요금을 낼 용의가 있지만 합법적인 방법을 모른다. 우리 부부는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꼭 필요할 때는 렌터카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 년째 망설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식구가 있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언제...
입력:2019-02-19 04:05:01
[한마당-라동철] 보너스냐, 세금폭탄이냐
2월이면 월급쟁이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전년도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를 정산한 결과물인 ‘13월의 급여’가 나오기 때문이다.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 총액이 각종 소득·세액공제를 반영해 산출한 결정세액보다 많으면 더 낸 만큼 돌려받는다. ‘13월의 보너스’다. 하지만 결정세액보다 적으면 부족분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13월의 세금폭탄’으로 인해 ‘2월 보릿고개’를 겪게 됐다는 푸념이 나온다. 연말정산은 과세와 납세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불가피한 제도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미국 ...
입력:2019-02-18 04:10: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
글을 쓰려고 앉았다. 새해 다짐이 그새 느슨해진 탓도 있겠지만 원래 게으름에 대해서라면 나는 장인에 속한다. 그러나 더는 미룰 수 없는 일이 많았다. 그때, 늘 그 자리에 있던 맞은편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자리에 있는 책장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다른 곳으로 치워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침대 옆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이다.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침대의 방향을 바꾸었다. 역시 먼지는 숨바꼭질의 대마왕이다. 뒤늦게 술래를 부지런하게 만든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했다. 이제 책장만 옮기면 된다. 하지만 거기 잔뜩 ...
입력:2019-02-18 04:05:01
[가리사니-이경원] 메멘토 모리
운구차는 오래된 스타렉스, 좌석을 들어낸 공간에 나무관 둘이 나란히 누웠다. “저런 차도 운구를 하나….” 즐비한 검정 리무진 틈에서 서울시립승화원 입구로 들어서는 회색 승합차를 보곤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관이 운구 카트에 옮겨질 때 명패가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유족은 13호, 14호 대기실로 모시겠습니다.” 승화원 직원의 안내에도 발길을 옮기는 이가 없었다. 시민단체 ‘나눔과 나눔’의 자원봉사자가 조용히 관을 따라 걸었다. 서울시의 무연고 사망자 유모씨와 이모씨는 지난 11일 그렇게 화장됐다. 종로구 고시원...
입력:2019-02-18 04:05:01
[김진홍 칼럼] 검찰개혁 잘 될까
전 정부의 적폐 청산 위해 검찰에 큰 신세지고, 여권 인사들 줄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어 집권 3년차, 검찰 칼끝이 여권 향하면 개혁 요원해질 것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차영환 전 경제정책비서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현 정부 청와대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했던 이들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청와대에 맞서 폭로전을 계속하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 지금은 소강상태인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사태와 관련해 고...
입력:2019-02-18 04:05:01
[한마당-태원준] 노숙자담요
5·18 망언 사태를 촉발한 지만원씨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의 문헌연구와 2015년 이후 영상분석을 통해 5·18 광주에 북한군 600여명이 왔었음을 밝혀냈다”고 주장한다. 누가 왔는지도 알아냈다며 628명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대부분 현재 북한 고위직에 있거나 탈북자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문헌연구는 자신이 주도했고 남파 북한군을 찾는 영상분석은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았다는데 그 시작은 일베(일간베스트) 게시판이었다. 2015년 5월 3일 한 네티즌이 “5·18 사진 속 인물과 2010년 평양노동자회관 사진 속 인물의 얼굴...
입력:2019-02-16 04:05:01
[한마당-태원준] 오퍼튜니티 장례식
“My battery is low and it’s getting dark.(내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았어요. 점점 어두워지네요)” 14일 미국 SNS에서 이 문장이 회자됐다.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가 지난해 6월 지구에 보낸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한다. 골프카트만한 오퍼튜니티는 2004년 화성에 착륙했다. 목표는 90일간 화성 표면을 다니며 자료를 수집하는 거였지만 설계수명이 무색하게 15년이나 버텼다. 물의 흔적을 찾아냈고 21만장이 넘는 사진을 전송했다. 오퍼튜니티는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함께 화성에 갔다. 처음 몇 년간 나사(NASA) 사람들은 20달러씩 걸고 “...
입력:2019-02-15 04: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앞서 걷는 이의 품위
오래전, 한 개그맨이 SNS에 올린 게시물에 긴 댓글 행렬이 이어지는 걸 본 적이 있다. 유명 연예인의 게시물에 수많은 댓글이 붙는 거야 예삿일이지만, 연예인 본인과 아무 상관없는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건 흔치 않은 일이어서 흥미로웠다.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그 개그맨의 오랜 팬이라는 고등학생이 쓴 ‘나도 언젠가는 형처럼 포털사이트에서 인물 검색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는 짧은 댓글이 시초였다. 이후 달린 댓글 중에는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는 격려의 글도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는 훈계나 한창 공부해야 할 학생이 헛바람만 잔...
입력:2019-02-15 04:05:01
[세상만사-김현길] 두들겨 패서 얻은 메달
신치용 신임 국가대표 선수촌장의 사위 박철우 선수는 체육계 폭행 피해자로 언론 앞에 선 적이 있다. 그는 2009년 9월 18일 저녁 아버지와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붉게 상처 입은 자신의 얼굴과 배를 공개했다.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 중이던 그는 전날 이상렬 코치에게 맞은 후 선수촌을 이탈해 전치 3주의 진단서를 들고 폭행 사실을 알렸다. 박 선수의 기자회견 이후 당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들의 성지인 태릉선수촌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진노했다. 대한체육회는 극히 이례적으로 선...
입력:2019-02-15 04:05:01
[혜윰노트-강민정] 기본소득으로 선택의 자유를
지난 두 달 동안 스물네 살 앳된 청년 김용균의 죽음에 많은 사람이 가슴 아파했다. 오늘을 사는 보통의 청년이었기에 사람들의 충격과 분노가 더 컸다. 그는 전문대 졸업 후 군대를 다녀와 아르바이트와 구직활동을 하면서 수십 번의 좌절을 겪었다. 청년실업과 고용불안이 심각한 우리 사회가 그에게 허락한 일자리는 위험하고 어두운 곳이었다. 그를 위험한 작업장으로 들어가게 한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그 불안을 담보 삼아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비정규직이라는 제도였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찾고 싶다.’ 현실에서나 영화에서나 요즘 가장 많...
입력:2019-02-15 04:05:01
[한마당-전정희] 김복동 할머니의 유산 기부
일본의 사과를 끝내 듣지 못하고 지난달 28일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 일제 위안부 피해자로 1990년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후 죽는 날까지 인권운동가로 살았다. 그가 병상에서 사력을 다해 한 말은 “어머니가 보고 싶다”였다고 한다. 93세 할머니의 이 소망엔 일본군에 잡혀 집을 떠나는 소녀 김복동과 그의 어머니의 한 서린 장면이 상상된다. 그 어머니가 보고 싶었을 것이다. 김 할머니가 전 재산을 일본의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고 떠났다는 소식이 11일 전해졌다. 허름한 이 학교 학생들은 ‘존경하는 김복동 할머니’라는 ...
입력:2019-02-14 04:10:01
[데스크시각-권혜숙] 웃픈 치킨
①손질된 닭 1마리를 우유 200㎖에 30분간 재운다. ②튀김가루와 물을 1.5컵씩 섞는다. ③닭에 튀김옷이 골고루 묻도록 버무린다. ④냄비에 기름을 넣고 달군 후 닭을 넣는다. ⑤닭을 1차로 7분 정도 바삭하게 튀기고, 2차로 2분간 한 번 더 튀긴다. ⑥소스 재료(간장 300㎖ 설탕 260g 미원 5g 후추 10g 물엿 15㎖ 식용유 30㎖ 참기름 20㎖ 고춧가루 13g 다진양파 175g 간마늘 75g 콜라 125g)를 섞어 준비한 후 달궈진 팬에 약불로 3분 정도 조린다. ⑦튀긴 닭에 소스가 잘 배도록 버무린다. 이것은 칼럼인가 음식 기사인가. 난데없는 이 레시피는 1300만 관객을 넘긴 영...
입력:2019-02-14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