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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문화라] 통증에 민감하다는 것
낮에 아이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목과 귀가 아파서 힘들어 하니 조퇴를 시키려 한다고 말씀하셨다. 급한 마음에 병원에 가보니 편도염이었다. 편도의 염증 치료를 하고 돌아왔는데 아이는 밤새 목이 아프다며 고통을 계속 호소한다. 아이의 앓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힘들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 사람마다 제일 약한 부분이 먼저 아프다고 하는데 나와 아이들은 목이 취약한 편이다. 그래서 인후염과 편도염에 자주 걸린다. 나는 아들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쌍둥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제일 힘들 때는 아이들이 아픈 경우다. 한 아이가 아프고 ...
입력:2019-05-22 04:10:01
[한마당-김명호] 동갑내기 노무현과 부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김영진 전 의원은 1946년생 개띠 동갑들이다. 노무현은 김영진을 첫 농림부 장관으로 기용할 만큼 동갑내기를 챙겼다. 한 사람은 상고를, 한 사람은 농고를 나왔다. 2003년 5월, 노무현은 느닷없이 농림부 장관을 공식수행원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 농림부가 생긴 이래 대통령 방미 공식수행원이 된 건 처음이었다. 대통령의 각별한 배려였다. 독실한 개신교 장로로 국가조찬기도회장인 김영진은 당황했으나 양국우호관계 증진에 도울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도를 했다. “반미면 어떠냐”며 전시작전권 환수...
입력:2019-05-22 04:10:01
[너섬情談-이승우] 난쏘공 공원에 대한 생각
둔촌 주공아파트는 1980년에 완공되었다. 가구 수가 6000에 가까웠다.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이주가 이루어져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거주자들이 떠난 지 1년이 더 지난 2019년 5월 현재 단지 내 건물들은 아직 그대로 있다. 아마 곧 철거되고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될 것이다. 1년여 전까지 나는 그 아파트의 주민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15년을 살았다. 내가 이사 갔을 때 그곳에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작가인 조세희 선생을 비롯해서 몇 명의 소설가가 살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던 시인까지 포함...
입력:2019-05-22 04:10:01
[청사초롱-최연하] 먼지가 예술이 된 까닭은
현대미술이 개화한 데에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기성품)’로 지칭되는 사건을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1917년 뉴욕의 머트사에서 구입한 소변기를 뒤샹은 자신이 회원으로 있던 독립미술가협회의 전시회에 내놓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 잡지에 발표한다. 기존의 미술관은 종교적이고 제의적인 사물들이나 혹은 귀족들의 사치품이 전시되던 때였다. 뒤샹은 일상적 사물들 중에서도 고급예술 전통과는 단절된 소변기를 미술관에 놓음으로써 미술의 혁신을 불러왔다. 이어 뒤샹은 1920년에 그의 친구인 만 레이와 함께 ‘먼지 배양하기(Dust Bree...
입력:2019-05-22 04:05:01
[길 위에서]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을 때
넘어선 안 될 선이라는 게 있다. 요즘 정치권에선 하루가 멀다고 선을 넘는 모습이 보인다. 종북 좌파, 빨갱이에다 독재자라는 호칭조차 아무렇지 않게 시도 때도 없이 사용된다. 기독교 신앙인을 자처하는 야당 대표의 독한 말은 날이 갈수록 더 독해진다. 서울법대를 나와 판사로, 4선 국회의원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여성 정치인의 성적 의미가 담긴 비속어 발언은 도무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아연할 뿐이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어렵지만 ‘정치판 논리’를 대입해보면 그렇게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국회의원의 최대 관심사는 ...
입력:2019-05-22 00:10:01
[한마당-태원준] ‘여경 무용론’의 지질함
“대구 집창촌 자갈마당 업주들이 상납금을 받아갔던 비리 경찰 10명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남 클럽과의 유착 혐의로 경찰 8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대전지법이 지난주 실형을 선고한 현직 경찰은 성매매, 단속정보 유출, 마약사범 비호 등 8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렇게 최근 불거진 경찰 비리 사건의 등장인물은 100% 남성이었다. 남성 경찰 중 비리로 처벌된 이들의 비율은 여성 경찰의 그것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비리를 척결하려면 남성 경찰을 뽑지 말아야 한다.” 취객 대처 문제로 온라인에서 불거진 ‘여경 무용론’은 이런 ‘...
입력:2019-05-21 04:10:01
[돋을새김-고세욱] 리버풀이 매력적인 이유
지난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 리버풀 FC가 FC 바르셀로나를 4대 0으로 이겨 결승 진출을 확정했을 때 망연자실했다. 1차전에서 3대 0 승리를 거둔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의 팀이 대패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관중과 리버풀 선수들이 함께 목청껏 응원가 ‘You will never walk alone(YNWA·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니)’을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무릎을 쳤다. “그래, 이 팀은 리버풀이지.” 그리고 14년 전의 경기를 떠올렸다. 기자는 축구...
입력:2019-05-21 04:05:01
[가리사니-이도경] 기자 아빠의 불량한 상상
사랑스러운 아들을 위해 대입 스펙을 만들어 볼까. 기자로 활동 중이니 언론 관련 학과가 수월할 듯하다. 아이 꿈은 상관없다. 어차피 티라노사우르스→퇴마사→경찰→법원 사람들→작가→유튜버 등으로 장래 희망을 바꿔온 녀석이다. 머리가 조금 굵어질 때 “학문의 경계가 점점 무의미해지는 시대다. 대학 가면 간섭 않겠다”는 설득이 먹힐 것이다. 대학 간판의 효용성을 모르지 않는 아내도 거부 못할 것이다. 직업윤리를 내려놓는 뻔뻔함이 첫 준비물이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주제에 다른 애들은 부모가 업고 뛰는데 알량...
입력:2019-05-20 04:05:01
[뉴스룸에서-천지우] 강철비 내리는 벙커에서
회사에 걸려오는 독자 전화 중에는 ‘북한 김정은이 얘기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맨날 대문짝만하게 쓰냐’는 불만 제기가 있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혐오나 그 정권과의 대화에 매달리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전화다. 딱히 응대할 말도 없어서 잘 알겠다고 하고 끊지만, 나도 김정은 소식이 많은 지면을 장식하는 현실이 이들 독자와는 다른 이유에서 불만스럽다. 누적되는 피로가 사안에 대한 관심과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할 수 있겠다. 도발과 제재, 협상과 평화 무드, 그러다 교착에 이은 도발이 무한 루프처럼 반복되다보니 각 상황을 바라...
입력:2019-05-20 04:05: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직업으로서의 교사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교육학과에 면접을 보러 갔다. 당시 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몰랐지만 두세 군데의 대학에 원서를 넣은 상태였다. 교육학과에 지원한 이유는 어른들이 교사만큼 좋은 직업은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단순히 성적에 맞춰 선생님이 추천한 학과에 지원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살면서 가장 많이, 가까이에서 본 직업인은 선생님이었으므로 나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교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면접대기실에서 나는 앞뒤에 앉은 학생들과 짧은 대화를 ...
입력:2019-05-20 04:05:01
[한마당-이흥우] 탈북 사업가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2009년 2914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220여명에 지나지 않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100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입국 탈북자는 3만2705명(잠정·통일부 자료)에 이른다. 이들이 북한과 환경이 전혀 다른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란 녹록지 않다. 일하고 싶어도 상대적으로 일자리 기회가 적고, 취직을 하더라도 저임금을 감수해야 한다. 남북하나재단의 ‘2018년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민 임금은 남한 노...
입력:2019-05-20 04:05:01
[김명호 칼럼] 법률가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수사권 조정 문제제기 옳지만 김학의 사건에서 보듯 검찰의 ‘잘못된 통제’는 누가 통제하나 검경에 대한 견제와 균형 위해 보다 확실히 개선된 장치 필요 검찰은 오만한 집단 의사표시 말고 법률가다운 언행 보여야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했다. 발언 내용과 수위, 표정 그리고 양복 웃옷까지 벗어 흔든 행위를 보면 상당히 준비를 많이 했고 고심한 흔적이 드러난다. 그동안 검찰이 정치 중립을 의심받을만한 행동을 했고 수사권 조정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반성도 했다. 그리고 ...
입력:2019-05-20 04:05:01
[한마당-신종수] 아이들 스마트폰으로 중독시키는 사회
전철 안은 중학생들로 붐볐다. 스승의 날 수업 대신 한강공원으로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간다고 했다. 다들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뭔가를 보고 있다. 만화나 영상, 카톡, 게임 등이 대부분이다. 친구들끼리 대화를 하면서도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다. 타고 있던 칸에서 책이나 다른 것을 보는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 비율이 매년 증가해 전체의 16%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초등(4학년)·중등(1학년)·고등(1학년) 청소년 128만656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중 20만6102명(16.0%)이 인터...
입력:2019-05-18 04:10:01
[빛과 소금-송세영] 대북 쌀 지원, 이념보다 사랑
1994년 8월 대홍수가 결정타였다. 나무를 베어내고 개간한 산과 숲은 빗물을 머금지 못했다. 골짜기마다 급류가 쏟아져 내렸고 하천은 범람했다. 북한 땅의 75%가 수해를 입은 ‘100년 만의 대홍수’였다. 수확을 앞둔 작물들이 물에 잠겨 썩어나갔고 수해를 피했어도 쭉정이만 남았다. 평양에서 멀고 낙후된 지역부터 정기 배급이 중단됐다.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 굶주린 주민들은 산으로 올라가 나무껍질을 벗겨 먹기 시작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넜다. 탈북자들의 증언과 비정부기구(NGO)들의 조사에 따르면 그해 가...
입력:2019-05-18 04:05:01
[살며 사랑하며-최주혜] 시선의 자국
그림책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눈과 조각 같은 코, 우아한 손을 가진 루빈스타인이 등장한다. 이처럼 아름답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그녀의 매력을 모른다. 그녀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수염 난 여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 눈에는 덥수룩한 수염만 보일 뿐이다. 드디어 그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파블로프가 나타난다. 그는 코끼리 남자로 불릴 정도로 유난히 긴 코를 가진 남자다. 두 사람은 수염과 코 대신 서로의 마음을 바라보며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진 남녀가 다정하게 걷는 그림에는 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적나라하...
입력:2019-05-17 04:10:01
[한마당-염성덕] 해연 탐험
국방부를 출입하던 1990년대 장보고함을 탔다. 해군이 93년 6월 전력화한 장보고함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길이 56m, 너비 6.2m, 높이 5.5m인 한국 최초의 잠수함이었다. 민간인으로서는 이색 체험이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잠수함보다 작았지만 북한 잠수함보다는 성능이 훨씬 우수하다고 했다. 경남 창원 진해구 주변의 근해를 잠항하며 잠망경을 통해 바깥 세상을 관찰하던 일이 기억에 새롭다. 그때 장보고함 승조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깊이 잠수하면 잠수함에서 ‘기기긱’ 하는 소리가 납니다. 잠수함이 엄청난 수압과 싸우면...
입력:2019-05-17 04:10:01
[한마당-김용백] 내년도 최저임금
2020년 최저임금 심의·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 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동결’ ‘물가상승률 수준’ ‘한 자릿수’ 등으로 갈린다. 결정 주체인 노·사·정 각자가 나름의 셈이 있어 예단하긴 쉽지 않다. 올해 심의·결정 과정에서는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이 분명해졌다. 첫째, 결정 체계가 종전과 같아 새로운 체계에 따른 운영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없어졌다. 최저임금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정부는 지난 2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l...
입력:2019-05-16 04:10:02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십 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
내 휴대폰에는 오 년 전 5월에 저장해둔 알람이 있다. 이 알람은 앞으로 오 년 후에 울릴 예정이다. 알람을 맞추게 된 연유는 이러하다. 그해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클러스터 수업을 맡아서 진행하게 되었다. 클러스터 수업이란 인접해 있는 두 학교 간에 공동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기존에 없는 과목을 개설해 듣고 싶은 학생들이 신청해서 참여하는 소규모 수업이다. 나는 문예창작 과목을 맡게 되었는데 이 수업은 문학적 글쓰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직접 시와 소설을 써보고 서로 감상과 비평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일 년 동안 수업을 들으며 썼던 ...
입력:2019-05-15 04:10:01
[너섬情談-이경훈] 청계천에 물을 채우는 상상
청계천이 복원된 지 어느새 15년이 됐다. 우려했던 교통난도 그리 심각하지 않았고 도심에 물길 바람길을 열어 한결 시원해진 느낌이다. 실제로 한여름에 열섬현상이 완화되는 등 미세기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우중충한 고가도로 그림자에 갇혀 있던 주변도 활기찬 경관으로 바뀌었고 근사한 산책로가 생겼으며 지방의 여러 도시가 비슷한 하천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 중심의 하천 복개와 고가도로를 헐어내고 보행 중심으로 도시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2018년 청계천의 하루평균 방문객 수가 2006...
입력:2019-05-15 04:05:02
[청사초롱-원재훈] 마음을 여는 방법
최근 시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수강생들이 쓴 시를 발표하게 했다. 그중 한 사람이 자신의 시를 소리 내어 읽자, 옆 사람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이제 환갑을 넘은 그 사람이 굴곡진 인생의 이야기를 시로 풀었고, 역시 그 사연을 잘 아는 친구가 울먹거린 것이다. 시를 읽는 사람도 목이 메어 잘 읽지를 못했다. 그 시가 가지고 있는 사연 때문에 두 사람이 울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들이 살아온 사연을 잘 모르고, 발표한 시에서도 시적 서사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너무 은유적인 시적 표현은 시적 결점이 되기도 하니까, 솔직히 말하면 며칠이 지난 ...
입력:2019-05-15 04:05:02
[한마당-배병우] 文 정부에 없는 세 가지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말부터 ‘문재인정부에 없는 세 가지’라는 이야기가 회자됐다. 정부 핵심들의 생각과 이에 바탕을 둔 정책에 효율성(생산성), 미래, 글로벌(국제 감각) 세 가지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갈수록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얘기의 세부 사항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문 정부의 3무(無)’를 공개 석상에서 거론한 ‘주 저작권자’는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이다. 정권 출범 초기에 문 정부의 이러한 특성을 간파했다는 것은 대단한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효율성이 없다는 것은 뚜렷한 이념 편향...
입력:2019-05-14 04:05:02
[박형준 칼럼] 무마는 소통이 아니다
원로 대화·KBS대담은 실컷 듣고 결국 내 갈 길 가겠다는 것 대통령의 인식에서 위기의식을 찾을 수 없는 게 진짜 위기 난국 헤쳐나간 지도자의 소통에는 현실 직시·고통분담 요구· 정치적 반대 경청 있어… 리더 혼자 아닌 협력으로 위기 극복 옥스퍼드대의 아치 브라운 교수는 혁신적 리더의 유형으로 재정의형(redefining) 리더와 변혁적(transformative) 리더를 꼽는다. 재정의형 리더는 침체에 빠진 국가를 살리기 위해 국정을 다시 설계하는 유형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나 마거릿 대처, 로널드 레이건 등이 꼽힌다. 변혁적 리더...
입력:2019-05-14 04:05:02
[돋을새김-고승욱]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다
역시 소통은 쉽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출연한 지난 9일 KBS 대담 프로그램이 그랬다. 궁금한 사안이 많았는데 어떤 것은 대답을 들었고, 어떤 것은 듣지 못했다. 외교·안보와 관련된 몇몇 발언은 녹취록을 출력해 여러 차례 읽어본 뒤에야 무슨 의도였는지 겨우 감이 잡히기도 했다. 모든 국민이 저마다 이렇게 생각할 텐데 실제로 소통이 된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간담회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오해는 풀렸다.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을 완전히 청산해야 협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
입력:2019-05-14 04:05:02
[한마당-김명호] 미국의 새롭고 거친 억제력
중국이 1839년 아편전쟁 이후 힘의 열세를 처참하게 느낀 건 1995~96년 대만 미사일 위기 때다. 당시 미국은 핵항공모함 2척을 대만해협에 보냈다. 80대 이상의 함재기와 핵잠수함, 각종 전투함을 거느리는 핵항모전단의 화력은 웬만한 국가의 국방력과 맞먹는다. 중국 지도부와 해군은 치욕적이지만 꼬리를 내려야 했다. 이후 중국은 대양해군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2016년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을 돌파했다고 선언했고, 2030년까지 제2도련(요코스카∼괌∼인도네시아)까지 해·공군력이 가겠다는 게 목표다. 태평양 서쪽 반쪽에서 미국을 격퇴하...
입력:2019-05-13 04:10: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어른의 날
중학교 때 보습학원 친구들과 논술 공부 모임을 결성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 번갈아 가며 스스로 논제를 정한 다음 다 함께 토론하는 방식이었고, 학원 선생님이 가끔 모임에 참관해 조언을 했다. 한 여학생이 자기 아버지가 어린이의 날에 한 말이라면서 “어른의 날은 왜 없을까”라는 논제를 던졌다. 어떤 학생은 국가 예산이 부족해서라고 했고, 어떤 학생은 어른의 날을 빨간 날로 정하면 그날 하루 모든 업무가 마비돼서 사회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다분히 감상적인 의견을 말했던 것 같다. “우리 모두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
입력:2019-05-13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