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기고-최원기] 신남방정책의 추진 방향
그동안 급박하게 전개되었던 한반도 안보상황의 전환이 숨고르기에 접어드는 시점에 문재인 대통령이 곧 인도를 방문한다. 이로써 신남방정책은 아세안을 넘어서 인도와의 협력강화를 통해 본격적 이행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신남방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고 경제번영의 토대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경제·외교 다변화의 핵심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1월 동남아 순방에서 ‘사람, 상생공영, 평화((People, Prosperity, Peace)’을 신남방정책의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아세안 및 인도를 핵심 협력 파트너로 상정하고 세...
입력:2018-07-07 04:05:01
[여의춘추-김준동] 조현우의 월드컵 그리고 K리그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경기장을 수놓은 카드 섹션을 기억할 것이다. 관중석을 붉게 물들인 가운데 하얀 글씨로 새긴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다. 한국 축구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의 아이디어였다. 매 경기 의미를 담아 연출한 카드 섹션은 위력을 발휘했다. 대한민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4강 신화의 디딤돌을 놓았다. 터키와의 3, 4위전 슬로건은 ‘LOVE CU@K리그’였다. 한껏 끓어오른 축구 열기를 국내 프로축구 K리그로 이어가자는 취지였다. 이는 적중했다. 월드컵 직후 축구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7월 평균 관중...
입력:2018-07-06 04:10:01
[한마당-이흥우] 대한문
광장 조성 이후 광화문은 조선 법궁 경복궁의 정문으로서 위용이 한층 높아졌다. 그에 비하면 대한제국 황궁이었던 덕수궁의 정문 대한문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한문은 원래 덕수궁 동문이었으나 남문인 정문 인화문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정문의 지위를 이어받았다. 고종 치하 덕수궁 정문은 민중의 대황실 의견 표출창구였다. 독립협회와 황국중앙총상회가 1898년 10월 8일 덕수궁 정문(당시는 인화문) 앞에서 민중집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구한말 이후 3·1운동 즈음까지 대한문은 항일 민중운동의 중심지가 됐다. 3·1운동 참가자의 최종 목적지도 대한...
입력:2018-07-06 04:05:02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분노의 방향
외출이 어려운 탓에 대부분 생필품을 인터넷 쇼핑으로 산다. 얼마 전에도 필요한 물건이 몇 가지 있어 인터넷 쇼핑을 했다. 늘 하던 대로 최저가 검색을 하고 배송비를 고려해 가장 싼값에 구매가 가능한 각각의 업체에 물건을 주문했다. 물건들은 이튿날부터 속속 도착했다. 그런데 세안제만은 일주일이 넘도록 소식이 없었다. 쇼핑몰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송장 번호가 발부되어 곧 배송이 시작될 거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늦어도 금요일쯤엔 받아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물건은 주말을 넘기고 월요일까지도 도착하지 않았다. 사이트에 다시 들...
입력:2018-07-06 04:05:02
[한마당-배병우] 한·미 대법원의 엇갈리는 저울추
어느 국가든 대법원 판결이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다. 사회의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흔하다. 대법원이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최종적으로 심판하는 최고 사법기관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구성에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대법관 후보로 김선수 변호사,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 노정희 법원도서관장 등 3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성별 학력 연령 등에서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확충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보면 진보 색채가 짙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김 변호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
입력:2018-07-05 04:05:01
[한마당-신종수] 과로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과로는 사실 상습적이다. 꼼꼼한 스타일에 워커홀릭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면서 1년 동안 치아 10개를 뽑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청와대 참모 시절에 이 정도였으니 대통령이 된 후에는 사명감 때문에라도 더 일에 매달렸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어금니 2개를 더 뽑고 잇몸을 절개한 뒤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어금니 쪽에 솜을 문 채 사드 배치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탄핵 정국을 거쳐 대선을 치르자마자 인수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집무를 시작해 피로가 ...
입력:2018-07-04 04:05:01
[이흥우 칼럼] 文의 불운
총선이었다면 개헌선 육박하는 의석 얻어… 그러나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소수 여당의 현실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매개로 개혁입법연대 구성하는 게 6·13 민의에 부합 민심은 변하기 마련이다. 평상시 그 변화의 속도나 폭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역사적 전환기인 경우 가히 혁명적이라고 부를 만큼 민심의 변화 속도와 폭은 엄청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의 흐름이 그렇다. 주초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70%를 웃돈다. 재임 평균 지지율이 70%를 넘는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
입력:2018-07-04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모기와 멧돼지
등산로 바로 옆에 살다 보니 사슴벌레, 무당벌레, 다람쥐, 백로 등을 자주 만난다. 이런 반가운 존재들을 만나는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멧돼지를 마주치는 공포스러운 경험도 있었다. 내가 지능이 있어봤자 저놈과 일대일로 붙으면 지겠구나 싶어 조심스레 도망쳤다. 멧돼지는 그나마 멀리서 알아챌 수 있는데 끊임없이 찾아오는 모기는 잘 안 보여서 무섭다. 방충망을 달고 문틈을 막아도 커다란 산모기는 꼭 온다. 물론 산 옆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연간 2억명에게 말라리아를 감염시킬 뿐만 아니라 귀 옆에 와서 ‘왱∼왱∼’거리며 잠을 깨우고 통증보다 ...
입력:2018-07-04 04:05:01
[시론-신문선] 축구협회 인적 쇄신해야
축구 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출사표로 ‘유쾌한 반란’을 약속했다. “첫 경기 스웨덴을 꺾겠다. 그리고 16강에 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를 위해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시간의 비공개 훈련과 비공개 평가전(세네갈전)까지 하는 선택을 했다. 이러한 ‘트릭’은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보도권, 월드컵 마케팅 기회의 상실로 이어지는 상식 밖의 조치임에도 승리를 기원하는 국민의 기대감에 묵인됐다. 결과는 참담했다. 비밀 훈련이라는 세트피스와 포메이션, 전술, 스타팅 멤버 등은 본선에서 통하지 않았다. ...
입력:2018-07-03 04:05:02
[한마당-김영석] 세상에서 가장 슬픈 자책골
1994년 7월 2일 새벽.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의 한 나이트클럽 주차장. 12발의 총성이 울렸다. 괴한들의 구둣발 아래엔 27세 청년이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져 있었다. 괴한들은 한 발 한 발마다 ‘골’을 외쳤다. 청년의 이름은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살다리아가.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였다. 콜롬비아는 지역예선에서 무패 성적으로 94년 미국월드컵에 출전했다. 축구 황제 펠레는 콜롬비아의 우승을 예상했다. 조별예선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 패하며 상황은 꼬여갔다. 6월 22일 미국과의 예선 2차전 전반 35분. 에스코바르는 미국 선수가 크로...
입력:2018-07-03 04:05:02
[돋을새김-권혜숙] 비자발적 고독한 미식가
월간 ‘먹방뉴스’라는 게 있다면 이번 호 메인 기사는 단연 지난달 방송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한국 출장 편과 ‘나 혼자 산다’에서 선보인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의 곱창 3인분 혼밥(혼자서 밥 먹기)일 것이다. ‘고독한 미식가’는 TV도쿄에서 7년째 방송 중인 인기 드라마다. 중년의 주인공이 일을 하다가 식당을 찾아 혼밥을 하는 내용이 전부다. “배가 고프다”로 시작해 “잘 먹었습니다”로 끝나는 먹방이 핵심. 국내에도 팬이 적잖은데, 한국으로 출장 와서는 서울에서 돼지갈비를, 전주...
입력:2018-07-03 04:05:01
[한반도포커스-강준영] 공세적인 시진핑 외교 사상
시진핑 2기 지도부의 외교 전략과 지침이 ‘시진핑 외교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의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中央外事工作委員會)는 지난 6월 22∼23일 베이징에서 2기 지도부 출범 이후 첫 회의를 열고 향후 대외정책의 지도강령과 행동지침으로 반드시 고수해야 할 정책 방향인 ‘10개 견지(十個堅持)’를 천명했다. 기존 중국의 외교정책을 재해석한 이 시진핑 외교사상은 향후 국제질서는 물론 북핵 문제 해결에 곤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도 일정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입력:2018-07-02 04:10: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얼굴들, 마을들
도시에서, 시골 마을에서 종종 마주치게 되는 조형물과 외벽 그림들이 있다. 일종의 공공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수억원에 달하는 작품부터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작품들, 조악한 낙서 같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지역 문화와 취향에 따라 작품들을 다르게 받아들이지만, 공간의 흉물 같은 작품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고가의 조형물이 도시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공공미술에는 단지 눈의 즐거움이 아닌 공간에 대한 사회적·미학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 ‘바르다...
입력:2018-07-02 04:10:01
[조용래 칼럼] 개발연대식 밀어붙이기는 이제 그만
정년 60세법은 부작용과 보완점을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바람에 노사 간 시빗거리 떠안겨 文정부조차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노동 관철 등을 마치 고지만 점령하면 된다는 식으로 매달린다 압축성장, 전후 독립과 산업화·민주화 달성 등은 한국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다.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한국인들의 성품과 무관하지 않다. 이른바 1960·70년 개발연대의 유산인데 문제는 그 이면에 똬리를 튼 부(負)의 유산이다. 부의 유산은 민주화 원년인 87년 민주항쟁 이후 몇 번의 정권교체를 통해 꾸준히 문제 제기돼 왔다. ...
입력:2018-07-02 04:10:01
[뉴스룸에서-천지우] 페더러 순간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1962∼2008)는 2006년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 관전기를 쓰면서 ‘페더러 순간’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스위스 출신의 대회 우승자 로저 페더러의 놀라운 플레이에 입이 벌어지고 눈이 튀어나오는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페더러는 엄청나게 빠르고 강하게 공을 때리면서도 누구보다 정확하고 섬세하게 터치하는 희귀한 선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완벽에 가까운 테니스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종목에서는 농구의 마이클 조던(미국)이나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미국), 아이스하키의 웨인 그레츠...
입력:2018-07-02 04:10:01
[한마당-김준동] 손흥민의 눈물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은 눈물이 많다.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지는 게 싫었고 패하면 분하고, 팬들이나 동료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라고.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그에게 ‘울보’라는 애칭이 붙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열린 브라질월드컵에서다. 팀 내 막내이자 박주영의 공격 파트너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0대 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그는 그라운드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노랗게 머리를 염색한 22세 청년에게 세계 무대는 높았다. ...
입력:2018-06-30 04:05:01
[삶의 향기-노희경] 2패1승에 격려의 박수를
2018 러시아월드컵은 역대 월드컵에 비해 국민적 관심이나 기대가 덜했다. 승리와 환호, 일치와 단합의 상징인 서울광장, 광화문의 열기도 예년만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에 가려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작은 일들에도 네티즌의 비판과 비난이 일었다. 급기야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 수...
입력:2018-06-30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빨간 모자의 아이들
동생의 세 아이 중 늦둥이 막내를 제외한 두 아이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내게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온종일 재잘대며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는 두 아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우울할 새 없이 즐거웠다. 세 아이의 육아에 지친 올케도 그 틈에 한숨 돌릴 수 있으니 모두에게 두루 좋은 일이었다. 그렇게 매주 아이들과 만나왔는데 지난 두어 달간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웬만하면 아이들의 방문을 마다하지 않았겠지만, 여러 개의 마감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급한 일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난 지난주말, 오랜만에 방문한 아이들은 ...
입력:2018-06-29 04:10:02
[사설] 특정 종교 위한 병역거부의 길, 과연 타당한가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들을 위한 대체복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국회는 내년 말까지 병역법을 고쳐 군복무 대신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시간적 여유를 두면서 대체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병역 거부자를 처벌해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기존의 병역 거부 처벌 판결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지만 결국 신념이나 종교에 따른 병역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 논쟁은 가장 기본적인 용어부터 심각한 왜곡을 내포하고 있었다. 병역은 헌법이 국민의 4대 의무 중 ...
입력:2018-06-29 04:05:01
[내일을 열며-손영옥] ‘유쾌한 정숙씨’를 넘어
처음 그 이름을 각인한 건 2012년 8월이다. 대선을 앞둔 뜨거운 여름, 출판 담당 기자인 내 책상 위로 배달된 책 한 권 때문이다. ‘어쩌면, 퍼스트레이디’라는 부제가 붙은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라는 제목의 그 책은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아내였던 김정숙씨가 신영복 선생에서 가수 이은미까지 문화계 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대선 후보 부인의 ‘내조 정치’치고는 이색적이긴 했지만, 왠지 대선 캠프 참모들의 기획 냄새가 났다. 두 번째는 지난해 5월. 재수 끝에 퍼스트레이디가 돼 청와대 관저로 이...
입력:2018-06-28 04:05:02
[한마당-김영석] 탄돌이의 추억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열풍을 업고 얼결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 한 포털 사이트의 국어사전에 나오는 ‘탄돌이’에 대한 정의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은 299석 중 15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47석에서 무려 105석이나 늘렸다. 이 중 108명이 초선 의원이었다. 무리하게 탄핵으로 몰고 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주된 승인이었다. 분당 과정에서 구 민주계와 호남 중진들의 이탈로 공천 문턱이 낮아진 덕에 예전 같으면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기 쉽지 않았을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탄돌...
입력:2018-06-28 04: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정신건강의 비용
다음 달부터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 비용이 줄어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담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상담료는 시간별로 차이가 생기고,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치료가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여러 이유 중에 비용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기회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우울증은 치료받지 않았을 때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우울증 증상만 봐도 집중력 저하 때문에 ...
입력:2018-06-27 04:10:01
[청사초롱-이창현] 느린 열차가 만드는 평화
지난 23일 모처럼 느린 열차 여행을 경험했다. 2018 DMZ 뮤직페스티벌 주최 측이 참가자 150여명을 서울역에서 출발해 백마고지역에 도착하는 DMZ 평화열차에 탑승하게 했다. 열차는 용산을 거쳐 한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더니 청량리, 성북, 의정부, 동두천을 지나 종착역에 이르렀다. 느린 열차 안에서는 객차를 오가며 연주자들이 다양한 음악 공연을 했고 참가자들은 추억 속의 삶은 달걀에 음료수를 즐겼다. 신군부의 서슬이 퍼렇던 1983년 4월 나는 전방입소교육을 받으러 그곳에 갔었다. 그때는 분명 봄이었지만, 철원평야의 대전차방호벽 위에서 겨울 끝단의 새벽 추...
입력:2018-06-27 04:05:02
[한마당-전정희] 전쟁과 신앙
1950년 6월 말 조선신학교 학생 맹의순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서울 삼각산으로 숨었다. 스물다섯의 청년. 그는 평양 장대현교회 장로였다가 신앙의 자유를 위해 월남, 서울 남대문교회를 섬기고 있던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에 그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형은 학도병으로 끌려가 죽었다. 시집 간 누나는 갑작스럽게 죽었고, 누이를 결핵으로 잃었다. 해방 이듬해 어머니마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아버지 맹관호는 하나 남은 피붙이를 잃고 싶지 않았다. 전쟁 전까지 맹의순은 행복한 교회청년이었다. 서울역 앞에 교회와 신학교가 있어서 교회와 학교생활을 ...
입력:2018-06-27 04:05:02
[돋을새김-고승욱] 승리라는 이름의 굴레
요즘은 야근을 하면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한두 시간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그러다 우연히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를 봤다. 몇 달 전 지상파 방송사가 만든 예능 프로그램을 다른 방송사가 밤늦게 틀어준 것이다. 누군지 제대로 몰랐지만 재치 있는 말솜씨에 한참 웃었다. 다음날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고는 깜짝 놀랐다. “잘생기고 입심 좋은 선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쇼트트랙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최고였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딴 금메달만 20개가 넘었다.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
입력:2018-06-26 04: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