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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배병우] 서훈 원장의 폼페이오 ‘교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남북한의 종전선언 논의는 축복”(17일), 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서 평화협정체제 논의”(1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핵·경제개발 병진노선 종료”(20일). 남북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북·미 간 ‘빅딜’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그 대가로 미국에게서 체제 보장과 경제제재 해제를 확약받겠다는 게 빅딜의 기본 구조다. 최근 신호들을 볼 때 양측이 대가나 보상과 관련해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 ...
입력:2018-04-24 05:15:02
[돋을새김-권혜숙] 슬기로운 팬질 생활
한국계측기기연구센터 오광석 대표는 ‘가왕’ 조용필의 열성팬이다. “10대 소녀처럼 조용필을 좇았다”는 그는 2000년부터 외국 공연까지 조용필의 모든 공연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봤다고 한다. 존경하는 인물로도 조용필을 꼽는다. 공학자이자 경영인의 선택으론 다소 의외인데, 리허설에서도 사소한 것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를 보며 자기 분야의 1인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꿈대로 공고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며 주경야독, 박사 학위를 받고 창업해 베트남에도 지사를 둔 강소기업을 일궜다. 극진한 ‘팬심’ 덕분인지 조용필과 ...
입력:2018-04-24 05:05:03
[특별기고] 목사의 자격은 누가 정하는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예장합동 교단의 목사 자격이 없다는 최근 대법원 판결이 한국교회를 강타하고 있다. 이 판결은 오 목사 개인이나 사랑의교회 차원을 떠나서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지위와 명예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오 목사가 합동 교단의 목사 자격을 정당하게 취득했는지 여부를 떠나 어찌해서 법원이 목사의 자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헌법 제20조는 정교분리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국가기관인 대법원도 헌법 위에 있는 기관이 아닌 이상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국민의 재판받을 ...
입력:2018-04-23 00:05:01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안녕하세요
그림책만 내는 1인 출판사가 하나 있다. 이름에 공작소가 들어 있어 발행인은 공작소장으로 불린다. 나는 이렇게 일 많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편집에 밤새우기 일쑤고, 전국 서점과의 직거래 업무도 직접 한다. 그 와중에 필사적으로 퇴근해서 워킹맘인 아내와 함께 집안일에도 지극정성이다. 수준급 요리와 청소와 빨래는 물론이고 딸 바지 무릎을 예쁜 아플리케로 꾸미는 초인적인 살림솜씨!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면, SNS에 종종 맛깔나는 입담과 사진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수십 개씩 달리는 댓글에 일일이 감사를 표하며 답을 하는 일도 그는 빼놓지 않는다. 모...
입력:2018-04-20 05:10:02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촌스럽게 왜 이래
“게시판에 안내해드린 바와 같이 오늘은 우리 아파트 주차장 물청소를….” 안내방송이 시작됐는데 뭔가가 좀 낯설었다. 목소리가 달라졌다. 여자 목소리이긴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여자 기계의 소리였다. 어떤 시스템에 내용을 입력하면 저렇게 방송되는 모양인데, 아나운서처럼 속도도 일관되고 발음도 정확했지만 ‘화법’이 실종됐다. 단어들이 찰진 말이 되어 전달되는 게 아니라 회전초밥 레일 위의 접시들처럼 그저 흘러가고만 있었다. 나는 여전히 관리사무소에서 누군가가 전달사항을 읽는 방송에 익숙한 것이다. 음음, 하면서 목을...
입력:2018-04-18 05:10:02
[한마당-전정희] 중도, 멈칫거리는 사람들
‘해방 정국의 희생자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념이 다른 적대 세력에 의해 희생된 것이 아니라 우익은 우익의 손에 죽었고 좌익은 좌익의 손에 죽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이데올로기 집단 안에서도 중도 온건 노선을 배신이나 변절 또는 기회주의자로 보려는 극단적 도그마와 성숙되지 않은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치학자 신복룡 전 건국대 교수가 ‘해방 정국의 풍경’이라는 저서에서 밝힌 대목이다. 송진우 장덕수 등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을 이야기하면서다. 당시 정치세력은 우국적 고민보다 성급하고 충동적이었으며 광기...
입력:2018-04-18 05:05:02
[청사초롱-조윤석] 중국에 미세먼지 항의하라고?
‘중국에 미세먼지 문제를 항의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명을 넘었다. 그들에게 미세먼지 문제는 명백히 중국이 주원인이고 무엇보다 중국이 변해야만 우리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크고 중요한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중국은 매일 일정한 양의 미세먼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겪는 미세먼지가 심한 정도는 매일 다르다. 그렇다면 중국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는 말 아닌가. 우리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낮추고 화를 부르는 미세먼지의 진짜 원인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화석연료...
입력:2018-04-18 05:05:02
[한마당-이명희] 충성 맹세
외환위기 직후인 1990년대 말 IT 붐이 한창이던 시절 증권가에는 작전세력의 ‘충성 맹세’가 유행했다.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믿거나 말거나 식의 ‘지라시’가 떠돌지만 이메일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은 그 시절에는 종이 지라시가 유포됐다. 물밑 정보에 목말라하는 대기업과 사정기관, 증권사 직원 등이 비밀 모임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사시미 칼을 앞에 놓고 발설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는 낭설도 전해진다. 야쿠자는 가입할 때 고급스러운 기모노를 입고 넓은 술잔에 술을 따라 상대방과 나눠 마시는 의식을 치른다. 일본말로 술잔을 ...
입력:2018-04-17 05:10: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그날 바다 이후
2014년 4월 16일 이후, 우리들의 삶이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고, 말을 잃기도 했다. 입술이 벌어졌지만 새어나오는 것은 언어로 기록하기 힘든 소리들이었다. 소리들을 짓밟는 음모와 폭력의 말들이 사람들의 목을 조이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소리들은 조각나고 흩어지기도 했다. 때로는 어떤 단어와 말들은 사용하는데 주저하게 되었고, 우리가 믿어 왔던 언어를 의심하는 동시에 또 다른 언어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사이 스며들어 출렁이게 만드는 뜨거운 무언가가 우리를 움직이게 했다. 사람들이 있었...
입력:2018-04-16 05:05:03
[한마당-김태현] 체육계의 집단지성
“지금까지는 내가 모든 것을 결정했지만 이번 시즌엔 주장 완장의 주인부터 너희들이 정하길 바란다.” 독인 분데리가 호펜하임의 율리안 나겔스만(31) 감독은 이번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팀을 이끌 주장과 부주장의 선임은 물론 팀의 목표 설정까지 선수들에게 맡겼다. 유례 없는 실험이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좁히는 모험을 택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며 “그들 스스로 목표를 세웠다는 사실이 기쁘다. 앞으로 호펜하임의 행보는 선수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
입력:2018-04-16 05:05:03
[한마당-김준동] 오렌지가 봄 과일 왕좌를 딸기에 내준 까닭
전통적으로 3∼4월에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은 오렌지다. 인도가 원산지인 오렌지는 3가지로 분류된다. 스페인 지명을 딴 발렌시아(Valencia), 색깔이 검붉어 붙여진 블러드(Blood), 꼭지 아래쪽이 배꼽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명명된 네이블(Navel) 오렌지가 그것이다. 이 중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오렌지는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는 네이블이 대부분이다. 껍질이 얇고 씨가 없으며 당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원래 미국산 오렌지에는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기존 양허세율인 50%를 적용하고, 3∼8월에는 30%를 적용했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
입력:2018-04-14 05:05:03
[삶의 향기-김나래] 통일, 어쩌면 마음의 문제
1992년 발매된 그룹 ‘공일오비(O15B)’ 앨범에 ‘적(敵) 녹색인생’이란 곡이 수록돼 있다. 아카펠라 곡인데 가사에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상쾌한 아침엔 샴푸로 머리 감고/거울 앞에선 무스로 단장을 하고/하얀 연기를 품는 자가용 타고/친숙해진 소음 속에 나서지/우리가 내던진 많은 무관심과 이기심 속에/이제는 더 이상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잖아.’ 그해부터였던가. ‘내일은 늦으리’라는 환경보전을 위한 콘서트도 열렸다. 서태지와 아이들, 신해철의 넥스트, 이승환, 신승훈 등 요샛말로 ‘이거 실화...
입력:2018-04-14 05:05:03
[신종수 칼럼] 악마가 되지 말자
1942년 미국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 맨해튼’이 만들어진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의 엔리코 페르미를 비롯한 유럽의 물리학자들이 미국에 망명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밑에서 비밀리에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이로부터 3년 뒤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다. 엔리코 페르미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소폭탄까지 개발한 에드워드 텔러(1908∼2003)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또 발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너무 빨리 가고 있고 우리에게는 그렇게 ...
입력:2018-04-13 05:10:02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진짜 축제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유채꽃 축제가 열렸다. 거의 10㎞ 길 양옆으로 뻗어나가는 유채꽃, 그 뒤로 분홍 베일 드리우는 듯한 벚꽃. 작년에 본 그 황홀한 절경이 눈앞에 아른거려 올해도 개막날 나섰다. 난타에 무용에 안성 바우덕이 풍물단 공연까지, 흥겨운 구경거리도 많아 보였다. 그런데, 날씨가 궂다. 흐리고 찬바람 쌩 분다. 가는 길에 희끗한 게 날려 벚꽃잎이려니 했는데, 아니, 아니다. 눈이다! 심지어 차를 대고 행사장 쪽으로 걷는 도중에는, 이게 뭐냐, 우박이다! 사람들이 으아 비명을 지르며 주차장 쪽으로 우르르 뛰어 내려오는데, 강물을 거슬러 올라...
입력:2018-04-13 05:05:03
[한마당-배병우] 문재인정부의 확증편향
시민운동가 출신 김기식 전 의원의 금융감독원장 임명은 문재인정부의 인력풀이 얼마나 협소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도덕성 논란은 제쳐놓더라도 그가 금감원장 직을 수행할 만큼 금융에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대부분 회의적이다. 문정부 인력풀의 한계는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자기들과 성향과 이념이 같은 사람만 쓰겠다는 극심한 ‘사람 가리기’의 결과다. 박근혜정부처럼 악의적이고 조직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우리끼리만’ 하는 폐쇄성에서는 도긴개긴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남북 대화파들로만 ...
입력:2018-04-12 05:10:02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이력 보기
‘야생의 땅:듀랑고’는 공룡이 살던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자급자족하며 생존하는 게 일이다보니 물건이 귀하다. 가끔 ‘워프’를 통해 현대에서 온 물건들이 발견되기도 하는데(‘지폐’의 쓰임새는 모닥불 정도에 그친다)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가 아니다보니 하나하나 그 쓰임새와 이력에 대해 비로소 들여다보게 된다. 이 게임이 가진 흥미로운 기능 ‘이력 보기’도 그래서 납득이 간다. 어떤 사물에 대한 이력을 터치 한 번으로 소환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A님이 수리했습니다, A님이 포장했습니다, A님이 ...
입력:2018-04-11 05:10:01
[여의춘추-배병우] 한미연구소 소장 교체는 옳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초 이미 주미 대사관 등 회계 불투명성 등 문제 제기… ‘코드 인사’ 주장은 무리 정부, 연구기관 기부 후 예산·인사 등 간여 않는 미국 문화 간과하고 거친 대응으로 논란 키워 SAIS(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내 USKI(한미연구소). KEI(한미경제연구소). 대부분의 국민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생소한 영문 약자다. 외국 국민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외교 활동을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라고 한다. USKI와 KEI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공공외교 인프라다. 정...
입력:2018-04-11 05:05:03
[한마당-김용백] 신용카드 희비
신용카드는 신용사회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1949년 미국 시카고의 사업가 프랭크 맥나마라에 의해 탄생하며 신용사회의 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신세계백화점이 삼성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한 게 처음이다. 개인 신용도를 상징하니 여러 신용카드가 꽂힌 지갑이 한때는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박봉에다 유리지갑인 월급쟁이들은 부족한 생활자금을 융통하려고 고금리의 신용카드 대출에 기대곤 했다. 신용카드 몇 개로 번갈아 대출해 신용카드 빚 ‘돌려 막기’를 하다가 불행한 결과를 맞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각종 마일...
입력:2018-04-10 05:05:02
[조용래 칼럼] 생명은 이념보다 진하다
강압에 의한 기억의 타살과 권력의 공포 앞에서 택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의 자살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제주 4·3의 죽임이 우리의 아픈 역사임을 더불어 고백하고 함께 아파하며 위로하고 새겨야 할 터 “봐서는 안 돼. 입을 열어 말해서는 안 돼. 귀로 들어서는 안 돼. 외부에서 온 무서운 국가권력에 의한 기억의 타살. 권력에 대한 공포 탓에 섬사람 자신들에 의한 기억의 자살. 말살된 기억은 깊은 무의식 세계로 가라앉아 마침내는 잊히고 죽음에 가까운 침묵에 이른다.” 대하소설 ‘화산도’의 저자 김석범이 제주 4·3 사건 60...
입력:2018-04-09 05:10:02
[뉴스룸에서-맹경환] 시 황제와 제왕적 대통령들
중국을 이래저래 겪어 본 사람들은 중국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뉜다. 하지만 중국의 권력 구조만큼은 대부분 인정하고 극찬하는 사람까지 많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지방이나 사업 단위의 말단부터 시작해 수많은 검증을 거쳐 한 단계씩 올라온다. 지방에서 성공한 지도자들은 중앙으로 진출하고, 그중에 뽑힌 사람들이 중국을 이끌고 있다. 이런 소수 중의 소수가 바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다. 시기에 따라 11명, 9명, 7명의 상무위원들은 집단지도체제로 중국을 경영해 왔다. 권력 1위 국가주석의 독단을 막고 지혜를 모으는 중국식 민주집중제도였다. ...
입력:2018-04-09 05:10:02
[한마당-우성규] 돈과 머니
돈은 순우리말이다. 조선 시대에도 돈이라고 불렀다. 그때 나온 어린이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는 돈을 뜻하는 한자어를 ‘돈 전(錢)’이라고 표기했다. 쇠붙이(金)와 창(戈)의 결합이다. 돈은 돌고 돈다고 해서 돈으로 부른다는 게 다수설이다. 소수설은 고대 중국에서 썼던 칼 모양의 화폐인 도화(刀貨)가 세월이 흐르며 돈으로 와전되었다는 내용이다. 칼과 창이 연상되는 돈에는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실제 무기를 돈으로 사용하려던 시도도 있었다. 주인공은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 즉 세조다. 세조는 1464년 전폐(箭...
입력:2018-04-09 05:05:02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파란빛을 만드는 사람들
매주 칼럼을 쓰다 보니 일상과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좀 더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됐다.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을 관찰하고, 미처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지난 2일이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이라는 것도 신문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자폐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권 보호를 위해 2007년 유엔총회에서 지정된 이후 2010년부터 ‘파란빛을 밝혀요! Light It Up Blue!’라는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유명한 건물과 관광지는 물론 개인적 삶의 공간에 블루라이트를 켜거나 파란 옷과 파란 소품들로 이날을 ...
입력:2018-04-09 05:05:02
[한마당-김영석] 사투리 사용권
지난해 8월이다. 한 기관장이 국회 상임위 답변 도중 “잠깐만예” “그게 말이지예”라고 했다. 위원장은 “사투리를 쓰니 이상하다. 사투리부터 고쳐라”고 지적했다. 한 취업포털 조사결과 취업준비생의 58.6%가 사투리 교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회생활에 표준어가 도움이 된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TV와 영화에선 깡패나 잡부는 사투리를 쓰고, ‘실장님’은 표준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투리는 이상하고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품위 없는 말로 취급받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표준어...
입력:2018-04-07 05:05:02
[삶의 향기-이지현] 추락, 회복 그리고 은총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전을 잘 치르고 살면, 후반부 인생은 덤으로 주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후반부 인생의 더 먼 여정에 들어가려면 통과해야 할 과정이 있다. 넘어지고 추락하는 것이다. 중세의 기독교 영성가 레이디 줄리안은 “먼저 추락이 있다. 그 다음에 추락으로부터의 회복이 있다. 둘 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은총이다”라고 말했다. 전반부 인생에서 실패와 추락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후반부 인생에 온전히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패와 추락이 하나님의 은총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통제할 수도, 설명할 수도, 바꿀 수도, 심지어 이해...
입력:2018-04-07 05:05:03
[세상만사-하윤해] 한국당 초선 의원들에게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9년 12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5공 비리 및 광주특위 연석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으로 일곱 차례나 청문회가 중단됐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발포 명령과 관련해 “자위권 행사 문제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행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변명하자 야당 의원들은 폭발했다. 여섯 번째 정회가 선포돼 전 전 대통령이 청문회장을 빠져나간 뒤 당시 초선이었던 노무현 의원은 자신의 명패를 집어던졌다. 민정당 의원들이 문제 삼자 노 의원은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
입력:2018-04-06 0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