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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세상을 달리는 아이
첫 조카가 태어나던 날엔 그해 마지막 눈이 내렸다. 여린 입술을 달싹이는 아이의 발간 얼굴을 처음 본 순간, 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느꼈다. 아이는 봄날의 푸성귀처럼 무럭무럭 자라 작년 봄,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었다. 아이의 모든 처음이 그러했듯, 가족들은 아이의 학교생활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급식 먹고 나면 혼자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다닌대요.” 올케가 걱정스레 말했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올케의 말에 나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자꾸만 텅 빈 운동장에 혼자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연상됐다. 왕따니 학폭이니...
입력:2018-05-11 05:10:02
[한마당-신종수] 북·미 정상회담 매트릭스
협상은 일종의 게임이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미국은 북한에게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하기로 서로 합의한 뒤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최선이다(도표 1번). 하지만 문서상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일단 대북제재에서 벗어나 시간을 번 뒤 핵을 감추어 두거나 다시 개발하는 2번 상황을 미국은 최악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북한은 온갖 합의를 깨곤 했다.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북한은 3번을 가장 걱정한다. 리비아식으로 먼저 핵부터 포기하면 ...
입력:2018-05-11 05:05:04
[청사초롱-김다은] 우리 안의 확성기를 철거할 때
미워하는 감정이 있을 때, 그 감정이 입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결점을 부각하기 위해 부풀리고, 거짓말까지 부지불식간 내뱉게 된다. 적대감이 ‘확성(擴聲)’되는 것이다. 그동안 대북·대남 확성기도 정말이지 긴 세월 동안 서로 비난하면서 상대의 결점을 부각해 왔다. 판문점 선언 이후 양측 모두 확성기를 완전히 철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시설이 철거되고 난 이후, 고요해진 주변의 풍경을 상상해본다. 적대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비난의 소음이 무성했던 그곳은, 오월의 투명한 공기가 만지고 지나가...
입력:2018-05-09 05: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End Game’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날 실시간 뉴스는 놓치고 지하철에 앉아 뒤늦게 동영상으로 봤다. 영화 같은 장면에 그만 눈물이 났는데, 내 스마트폰을 위에서 같이 보셨는지 아직도 정치쇼에 속고 있느냐며 핀잔을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니 괜히 희망을 가지나 싶었다. 지금보다 남북관계가 소원했던 1980년대에도 통일 또는 교류에 대한 기대는 계속 있었다. 금세 통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을 갖다가 기대 접기를 반복했다. 물론 통일은 ‘어벤저스3’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1400만605분의 1처럼 희박한 미래일 수 있다. 그 장면의 “We’re in the end game now”...
입력:2018-05-09 05:05:05
[신종수 칼럼] 27년 만의 남북 탁구단일팀
여자단체전 우승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현장 취재의 추억 이번엔 선수단끼리 자발적으로 단일팀 구성해 이례적 대북제재 제외되는 스포츠·문화 교류부터 활성화해야 남북 여자탁구 단일팀이 최근 스웨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떠올랐다. 27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당시 상황이 지금도 생생하다. 남측의 현정화 홍차옥, 북측의 이분희 유순복 등이 주축이 된 여자팀은 9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과 단체전 결승에서 맞붙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중국은 정말 이기기 힘든...
입력:2018-05-09 05:05:05
[돋을새김-한승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2018년 4월 27일 판문각 문이 열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엄한 호위 속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던 순간, 그를 둘러싼 경호원들이 어느새 모두 사라지고 김 위원장만이 뚜벅뚜벅 남쪽으로 걸어오던 순간, 군사분계선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을 것이어서 감히 상상조차 안 된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 200m를 걸어왔다.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 분리선도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
입력:2018-05-08 05:10:02
[삶의 향기-신창호] 레드콤플렉스와 양키콤플렉스
‘레드콤플렉스(Red Complex)’란 말이 있다.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돼 진보적 사상 전체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극단적 반공주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선풍, 군사독재가 횡행했던 1987년 6월 이전까지의 한국 정치가 이에 해당된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빨갱이’ 가면을 씌웠다. 군사정권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용해 반대세력을 제압했다. 레드콤플렉스는 정치영역만이 아니라 서민들의 안방에서 벌어지던 일상사이기도 했다. ...
입력:2018-05-05 05:05:02
[한마당-배병우] ‘덩샤오핑 모델’의 명암
1978년 12월 열린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결정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일컫는다. 중국은 이후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개혁개방을 일관되게 실행해 왔다는 게 일반적 통념이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1980년대 내내 천윈 등 보수파와 개혁파 간 노선 투쟁이 치열했다. 보수파의 반격으로 덩이 후계자로 염두에 뒀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 등 개혁파 당 총서기 2명이 낙마하기도 했다. 특히 1989년 봄 천안문 사건 이후 1990∼1991년에는 개혁개방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를 정면 돌파한 게 1992년 1∼2월 덩의 남순강화(南巡講話)다. 덩은 선전과 주하이 등 ...
입력:2018-05-05 05:05:03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무례한 선의
일주일에 두 번, 인근 대학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러 다닌다. 병원에 갈 때마다 나는 재활의학과의 진료대기실 대신 재활치료실 옆 카페테리아에서 치료 순서를 기다리곤 한다. 침대에 실린 채 치료를 받으러 내려오는 초기 환자들이 많은 대학병원의 특성상 진료실과 치료실 주변은 늘 혼잡하기 때문이다. 그날도 접수를 마치고 카페테리아로 갔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휠체어의 브레이크를 잠그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아이고, 젊은 사람이 어쩌다 그랬대” 질문인지 탄식인지 모를 말을 건넨 이는 고운 인상의 노부인이었다. 한껏 찌푸린 그의 미간에서 ...
입력:2018-05-04 05:05:04
[한마당-라동철] 시간 공동체 복원
때를 뜻하는 시각은 같은 시점이라도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다. 우리나라가 낮 12시일 때 이웃인 중국은 오전 11시,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은 밤 12시다. 시각의 기준이 되는 표준시가 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 미국 등 동서로 길게 펼쳐진 일부 국가들은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한다. 그러나 생활상 필요나 정치·경제적 이유에서 단일한 표준시를 채택한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지나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설정된 표준시를 적용하고 있다. 동경 120도와 135도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경도 15도 단위로 표준시를 적용하는 국제적 관례를 따르고 있...
입력:2018-05-04 05:05:04
[내일을 열며-김혜림] 남과 북은 홍일점의 나라
지난 금요일(4월 27일)부터 주말 내내 TV 채널을 돌려가며 뉴스를 보고 또 봤다. 신문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웃고 또 웃었다. 이토록 벅찬 감동을 안겨준 뉴스가 또 있었을까. ‘위장 평화 쇼’라고 할 만큼 드라마틱한 장면, 장면들.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기억 속의 장면들을 되새김질해봤다. 어느 한 장면, 남북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사가 내레이션처럼 어우러졌다. “분명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남측 성원인지, 누가 북측 성원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판문점에서 처음 대면한 두 정상은 그들을 ...
입력:2018-05-03 05:05:02
[한마당-김영석] 백두산 관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오랜 꿈을 언급했다. 백두산과 개마고원 트레킹이다. 앞선 비공개 환담에서도 중국이 아닌 북측을 통해 백두산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준비를 잘해서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최근 한반도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듯하다. 개마고원을 거쳐 백두산에 오른 적이 있다. 17년 전이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했다. 삼지연 공항까지 505㎞ 거리를 한 시간 남짓 만에 도착했다. 허허벌판에 두 채의 초라한 건물과 낡은 콘크...
입력:2018-05-03 05: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워킹맘이 골목상권 지키려니
봄은 왔으나 장사는 잘 되지 않는다는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가 크다.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들어서고 프랜차이즈가 늘면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골목상권, 동네상점 살리기를 꼭 실천하겠다고 결심했다. 퇴근 후 한 정거장 먼저 내려 동네 슈퍼마켓에 들렀다. 매번 사는 것은 가격을 외우고 있으니 개당 가격이 더 비싸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주 먹지도 않는 아스파라거스, 마늘소금, 칵테일 새우가 없다고 괜히 아쉽다. 힘들게 장을 봐서 한 정거장 넘게 들고 가는 게 여간 무겁지 않다. 매일 신선한 제품을 조금씩 장 보면 가장...
입력:2018-05-02 05:05:03
[한마당-김명호] 충동과 결단 사이
충동적 성향의 두 사나이가 곧 만나 담판을 벌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이 충동적 기질을 갖고 있다는 건 그동안 해 온 말과 행동, 정책만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핵·미사일 도발을 해오던 김정은은 이젠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에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 선제타격까지 시사했던 트럼프는 “김정은이 장난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이 잘 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두 사람 180도 다른 말을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러면서 ...
입력:2018-05-01 05:10:02
[돋을새김-고세욱] 단일팀 시대와 병역 문제
“이병 손흥민!” “흥민아, 너보고 군대 가라 한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결성이 구체화되자 관련 기사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는 바로 손흥민이었다. 단일팀과 손흥민이 도대체 무슨 관계이기에 네티즌의 관심을 끈 걸까. 논리는 이렇다. 현재 한국축구 최고 스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그런데 손흥민의 유일한 고민이 병역 문제다. 손흥민은 2012 런던올림픽(당시 동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에서 대표팀으로 ...
입력:2018-05-01 05:05:04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평양냉면 주세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평양냉면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어렴풋하게 남대문 시장에 있는 식당에 가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두는 이 집이 최고야라고 했던 말을 들었던 것도 같은데 평양냉면에 대한 기억은 뚜렷하지 않다. 음식을 지독하게 거부했던 유년시절의 입맛을 떠올리면 아마 밍밍하고 심심한 맛에 한 젓가락도 채 먹지 않았을 것이다. 서른이 넘어서야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었고, 점점 그 맛에 빠져들어 평양냉면집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지금은 다양한 평양냉면집의 미묘하게 다른 맛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이고, 가장 선호하는 집을 물어보면 서슴없이 대답할 수도 있...
입력:2018-04-30 05:10:02
[삶의 향기-신상목] 기도는 이루어진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저녁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는 작은 기도회가 열렸다. 이름은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 기도회)’. 예배실에 모인 200여명의 신자들은 “(남북한) 두 정상을 붙드소서. 막혔던 빗장을 풀어주소서”하며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교파를 초월해 자발적으로 모인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이었다. 이날 기도회는 690번째 모임이었다. 2004년 3월 5일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기도회를 열었으니 벌써 14년이 지났다. 남북한의 하나 됨을 위한 연합 기도회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도회에...
입력:2018-04-28 05:10:02
[시론-방현석]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벗
문 대통령에게 평양냉면을 ‘멀리서’ 준비해 왔다고 말한 뒤 순발력 있게 바로잡은 김정은 우리 민족이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서로를 진정한 벗으로 대하는 일이 전제돼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러 가지 중요하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은 “멀리서 평양냉면을 준비해 왔다”고 한 자신의 말을 순발력 있게 바로잡으면서 옆에 앉은 친동생 김여정에게 한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였다. ‘멀리서 왔다’는 말은 벗에게 해서는 안 되는 ...
입력:2018-04-28 05:05:02
[특별기고] “모든 것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사무치면 꽃이 피리라”
모든 것이 국민 보시기에 좋았다. 청와대를 출발한 일행이 맨 처음 차를 멈춘 곳, 인근에서 환영 나온 시민들은 일일이 손을 잡아주는 대통령의 눈이 다소 충혈된 것을 보았으리라. 어찌 지난밤에 편히 잠들 수 있었겠는가. 판문점으로 가는 자유로의 한강변 습지와 풀숲에는 아마도 늦잠에서 깬 고라니 가족과 물새들이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행렬을 지켜보았으리라. 그립고 아름다움 그 이름 ‘평화’ 모습을 드러낸 북의 젊은 지도자는 우리 대통령에게 분계선을 넘어볼 것을 즉흥적으로 권유했다. 대통령은 잠시 ‘월북’했다 돌아왔다. 남...
입력:2018-04-27 22:35:01
[한마당-배병우] 한반도 신경제지도
광복 70주년 다음 날인 2015년 8월 16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라는 집권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 경제활동의 영역을 북한과 대륙으로 확장,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려야 한다”면서 “남북이 통일은 안 되더라도 먼저 경제공동체를 이룬다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로 단숨에 8000만 시장에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경제규모가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처음 등장한 이 구상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포함됐다. 지난해 7월 7일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된 ‘신한반도 평화비전&r...
입력:2018-04-27 05:05:0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여왕과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나를 아동문학으로 이끈 결정적 계기 중의 하나다. 문학이란 말을 가지고 노는 일,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풍자로 인간과 삶의 여러 국면을 다이내믹하게 파헤쳐 보여주는 일이라는 인식도 덕분에 갖게 됐다. 이 책에는 유명한 캐릭터들이 여럿 나오는데, 그중에 하트의 여왕이 있다. 매사에 화를 버럭버럭 내며 사형 선고를 내리는 카드 여왕. 요즘 어이없는 갑질로 유명해진 재벌 총수 집안의 여자들을 보니 그 여왕이 떠오른다. 걸핏하면 “저들의 목을 쳐라”를 외치는 하트 여왕은 급기야 앨리스를 향해서도 “저 애의 ...
입력:2018-04-27 05:05:04
[내일을 열며-이기수] “엄마 닮았네”
“땅콩항공 패밀리 뉴스를 보면 동요 ‘송아지’가 생각남. 그 얼룩무늬가 엄마 닮았다는…. 보고 배운 게 사람 개무시(하는 것이)니 그녀들은 지금의 이 논란이 왜 논란인지 싶을 거 같다는 생각이….” 한 지인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노랫말처럼 외모만이 아니라 얼룩무늬 갑질 유전자까지 빼박은 듯 보인다는 비난이다. 아무래도 신사도(紳士道) 정신이 없어 보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과 딸들 이야기다. 사전식 풀이에 따르면 신사...
입력:2018-04-26 05:05:03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샛길의 발견
어릴 때 동생은 달리기하듯 피아노를 연주했다. 특히 ‘고양이춤’을 최대한 빠르게 혹은 눈 감고 연주하는 걸 좋아했다. ‘스피드’가 기준이 되다보니 연주하는 모양새는 여간 경망스러운 게 아니었지만 그 덕에 웃음 유발 효과가 좀 있었다. 우리가 아이였을 때 그런 접근은 ‘장난’으로 여겨졌다. 정답은 바이엘과 체르니와 소나타로 올라가며 고루고루 여러 곡을 연습하는 쪽에 있는 것처럼 통했고, 나는 그대로 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악보 없이는 어떤 곡도 연주할 수가 없다. 악보가 있기만 하면 연주가 가능하다는 뜻도 아...
입력:2018-04-25 05:10:02
[한마당-김혜림] 판문점과 널문리
2002년 여성부(현 여성가족부) 출입기자단은 선진국의 가족친화 정책을 취재하기 위해 독일 출장을 갔었다. 당시 기자들은 독일 정부 관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을 쏟아냈다. 통일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처럼 동서로 갈렸다 통일을 이룬 독일이니 궁금한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관료들은 통일을 대비한 준비로 풍부한 예산 확보를 꼽았다. 오랜 단절에서 비롯된 이념과 문화 차이 극복방안 준비 등등 내심 이런 답을 기대했기에 살짝 입을 삐죽였다.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난 베를린 장벽.’ 현장에서 만난 베를린 장...
입력:2018-04-25 05:05:03
[김명호 칼럼] 그래서 장막 뒤가 더 중요하다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역사적 전환기에 접어들 수 있지만, 우리 내부에는 불편해 할 사람들도 있어 뜨거운 가슴과 신념보다는 차가운 머리와 책임으로 회담의 구체적 성과물을 내놓아야 역사가 평가할 것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심하고 손님을 끌어 모을 모양이다. 오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때 남쪽 기자들에게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지역에서의 취재를 허용했다. TV 생중계다. 국제무대에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게임 체인저로서, 통큰 젊은 지도자로서 화려하게 데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잘 골랐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 국...
입력:2018-04-25 0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