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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이창현] 폭염의 정치, 척서단과 옥탑방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다. 며칠 전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정조대왕의 척서단 이야기를 꺼내며 폭염 속에서 정치인의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척서단이란 한자 뜻 그대로 ‘더위를 씻어버리는 환약’을 말한다. 기록에 의하면 척서단은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건설할 때 뜨거운 삼복더위에 노역하는 백성들을 위해 하사한 환약이었다고 한다. 정조대왕은 스스로 한의학에 관심이 많았기에 척서단은 노역하는 백성들에게 의학적 효험이 있었을 것이고, 나아가 다른 백성들에게도 정치적 효험이 높은 처방이었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
입력:2018-07-25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새파란 광장
자살한 사람의 80%는 치료와 관계없이 정신건강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자살한 사람의 20%는 정신과서 치료받을 만한 문제가 없는데도 그런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몇 년 전 통계이므로 심리부검이 점점 활성화되면 자살 원인에 대한 새로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심리부검이란 자살 시도자가 아니라 실제 자살자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원인을 밝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직접 질문할 수 없으니 최고의 방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서울 지하철 선정릉역의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생길 때 방문을 했고 이후 유가족들에게 권해주기도 했지만 다...
입력:2018-07-25 04:05:01
[돋을새김-한승주] 크로아티아의 기적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 도착한 것은 7월 첫날이다. 우리에게는 TV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통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동유럽 국가로 알려진 곳이다. 일주일 남짓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동화 속 풍경 같은 자그레브도, 눈부신 바다와 주황색 지붕이 어우러진 두브로브니크도 아니다. 자그레브의 반 옐라치치 광장에 모인 사람들, 그들의 뜨거운 함성과 흥분된 얼굴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16강전. 현지시각 오후 8시 경기였지만 낮부터 빨간색과 흰색 체크무늬 크로아티아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
입력:2018-07-24 04:10:01
[한마당-김용백] 백년가게 필요조건
달포 전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육성 사업을 하나 내놨다. ‘백년기업’ 육성책이다. 지난달 19일 발표하고 소상인과 소기업을 대상으로 11월 말까지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30년 넘게 영업하는 도소매 점포나 음식점들 중에 성장잠재력을 확인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한다는 것이다. 1970∼80년대 격동의 시기부터 지금까지 특성을 지켜온 자영업자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백년가게는 지역 명소로는 물론 생태계 조성·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상인 희망자, 청년몰 입점 예정자 등 청년...
입력:2018-07-24 04:05:02
[기고-고대혁]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지칭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식을 외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창의력, 컴퓨팅 사고력, 반성적 성찰 등 고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역량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도 학교 교육에 대한 다양한 교육정책을 제시하면서 지난해부터 초등학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됐다. 2020년까지 초·중·고 모든 학년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새 교육과정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과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의 구현’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는 어떤 인재를 ...
입력:2018-07-24 04:05:02
[한마당-임성수] 계엄령
1987년 6월항쟁 이후엔 책에서나 봤을 법한 ‘계엄령’이 연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국군기무사령부가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를 앞둔 시점에 계엄령을 검토한 문건이 공개되면서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 진상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정권 차원에서 계엄령 검토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이 짙다. 헌법 제77조는 계엄령에 대해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
입력:2018-07-23 04:10:02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여름의 맛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날씨 이야기를 하고 여름 건강에 대한 안부를 주고받는다. 매년 겪는 여름이지만 이전보다 더 뜨겁고 후텁지근하게 느끼고, 몇 십 년 만에 최고 더위라는 말이 으레 들려온다.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나 별다른 도리가 없어 보인다. 자연에 순응하는 동물적 인간으로 돌아가 그늘과 인공 바람을 찾아가게 된다. 더위에 순응할 수밖에 없으니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고 잠시나마 여름의 맛을 느끼려고 한다. 어릴 때는 몰랐던 제철 음식을 먹는 기쁨이 나이 듦의 소확행(작지...
입력:2018-07-23 04:05:01
[뉴스룸에서-김남중] 자전거 헬멧 꼭 써야 하나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9월 28일부터 자전거를 탈 때 헬멧 착용이 의무화됐다. 저녁에 운동 삼아 자전거로 동네를 한 바퀴 돌거나 주말에 공원에서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탈 때, 퇴근길 공공자전거를 이용해 지하철역까지 이동할 때,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오갈 때 앞으로는 헬멧을 챙겨야 한다. 헬멧 착용 의무화가 시행되긴 하지만 처벌 규정은 따로 없다. 그래서 이 법 때문에 헬멧을 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헬멧을 안 쓰면 위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법이 시행되면 자전거 이용자 상당수가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고...
입력:2018-07-23 04:05:01
[한반도포커스-홍관희] 종전선언, 안보 파탄 부른다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다루려는 7·12 북·미판문점 회담을 ‘노쇼’로 파기한 후, 유엔사령부와의 장성급 회담을 역제안해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개최토록 한 것은 미국과 종전선언을 논의하기 위한 노림수였다. 장성급 회담이 역사적으로 정전협정과 관련된 군사 문제를 주로 논의해 왔다는 점에서 회담의 귀추가 주목됐으나 미국이 유해 송환에 의제를 국한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현재 북한에 있는 5300구의 유해 확인에만 수년이 걸린다니 유해 송환을 비핵화 지연 전술로 삼으려는 북한의 전략이 성공할 개연성이 높고, 이제 북핵 ...
입력:2018-07-23 04:05:01
[창-김철오] 이방인
  김철오 기자 노인은 한밤중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두컴컴한 제주도 남부의 해안길을 따라 걸어왔다. 좁은 어깨에 얼룩진 민소매 셔츠를 걸쳐 입고 메마른 발을 슬리퍼에 끼워 넣은 허름한 행색이 보인 건 스무 걸음쯤 앞으로 다가왔을 때였다. 열 걸음 더 다가오니 구릿빛 피부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외국인이었다. 등대처럼 밤길을 외롭게 밝히는 구멍가게. 그 앞마당 탁자는 느긋한 여행자들이 한바탕 떠들고 지나간 흔적으로 가득했다. 구겨진 캔과 먹다 남긴 주전부리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노인은 남은 과자를 한 움큼 집어 먹고선 캔을 하나씩 ...
입력:2018-07-21 04:05:01
[한마당-김영석] 플라스틱 인류세
오존층 구멍을 발견해 1995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환경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충적세(沖積世)가 아니라 인류세(人類世))에 살고 있다.” 가장 최근 빙하기가 끝난 1만1000여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지질시대인 충적세와 지금의 지구는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인류가 초래한 전 지구적 변화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노(老) 과학자의 경고로 여겼지만, 최근 과학계는 진지하게 인류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크뤼천은 인류의 무분별한 자...
입력:2018-07-21 04:05:01
[제주에 산다] 제주도에 태풍이 오면
이달 초 우리나라에 올해 첫 태풍이 올라왔다. ‘비의 신’이라는 이름의 ‘쁘라삐룬’. 제주도 사람들은 태풍 소식이 있으면 모두 예민해진다. 나 같은 이주민들은 더욱 그렇다. 쁘라삐룬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때가 6월 30일. 우리나라에 도착하려면 며칠 남았는데도 나는 벌써 가슴이 두근거리고 공연히 부산해졌다. 바닷가에 사는 나 같은 사람들은 할 일이 특히 많다. 태풍에 날아갈 물건은 모두 건물 안에 넣어야 한다. 카페의 파라솔, 의자, 테이블을 들여놓고 옥외 수도전의 물통과 청소도구, 쓰레기통, 화분도 창고에 넣어야 한다. ...
입력:2018-07-21 04:05:01
[여의춘추-배병우] 자동화 업체의 대박이 말하는 것
코스닥시장 상장 업체 중 케이씨에스가 있다. 무인민원발급기와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 무인정보단말기)가 주 사업이다. 내년 최저임금 시급이 8350원으로 결정된 뒤 처음 증시가 개장한 지난 15일 이 회사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사흘간 49%나 올랐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10.9%나 오르면서 인력을 대체하는 키오스크 판매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데 기대로만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패스트푸드 매장 두 곳 중 한 곳이 무인주문·계산대 설치 매장이다. 업계는 앞 다퉈 이를 늘리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요즘 외식·...
입력:2018-07-20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신의 뜻하신 바
혹시, 이걸 알게 하려고 그랬다는 건가. 샤워 도중 찾아온 통증으로 인해 변기 안전바를 붙잡고 늘어지며 이를 바득바득 갈다 말고 중얼거렸다. 오래전 타인들의 입을 통해서 들을 땐 더할 수 없이 폭력적이었던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온 순간, 뿌옇기만 하던 머릿속이 맑게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기독교 계열의 대학재단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가장 불쾌했던 기억은 주말마다 예배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병실을 방문하던 이들에 관한 것이다. 하루아침에 두 다리를 잃고 살이 찢기고 뼈가 갈리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내게, 그들은 매번 ‘하나...
입력:2018-07-20 04:10:01
[한마당-라동철] 덕유산 선글라스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3대 종주코스가 있다.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천왕봉∼대원사), 설악산 서북종주(남교리·장수대분소∼대청봉∼소공원·오색), 덕유산 육구종주(육십령∼향적봉∼구천동)다. 10여일 전 그중 하나인 육구종주를 1박2일 단독 산행으로 다녀왔다. 첫날은 종일 비가 내렸지만 둘째 날은 화창해 덕유산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원추리꽃이 만개한 덕유평전을 지나 오른 중봉에서 마주한 경관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였다. 서봉∼남덕유산∼삿갓봉∼무룡산∼백암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의 ...
입력:2018-07-19 04:05:02
[데스크시각-김찬희] 이누바(yhnova) 프로젝트
18일이면 충분했다. 95㎡(28.79평) 크기의 단층 주택 하나를 짓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예쁜 하얀색 벽을 세우는 데는 고작 54시간이 걸렸다. 방 4개에 욕실 하나를 갖춘 근사한 주택은 지난 3월 모습을 드러냈다. 이달에는 5인 가족이 여기로 이사를 해 둥지를 튼다. 부드럽게 휘어진 Y자 형태의 이 집에는 각종 센서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집 내부의 공기 질, 습도, 온도를 측정하고 제어하는 ‘스마트 홈’이다. 집 안의 센서와 모니터링 시스템은 3D(3차원) 프린팅 재료의 지속성을 점검하는 기능도 한다. 이 집은 3D 프린터로 만든 ...
입력:2018-07-19 04:05:02
[청사초롱-손수호] 축구공은 국경을 넘고…
월드컵을 보면서 새삼 느낀 것은 선수들의 실력만큼이나 다채로운 국적이었다. 유명 선수들이 유럽의 명문클럽에서 뛰다가 러시아에서는 조국의 국기를 달고 나왔다. 흥미롭고도 생소했다. 결승전은 국가의 의미를 더욱 되새기게 했다. 음바페, 포그바, 캉테…. 이름부터 아프리카 토속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프랑스 선수들이다. 전체 선수 23명 중 21명이 이민자 출신이고, 15명이 흑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음바페는 AS모나코, 포그바는 맨유에서 뛰었다. 축구공 앞에서 국가나 국적은 깃털처럼 가벼운 것이다. 세기의 스타 호날두의 정체성은 이베리아 반도를 넘...
입력:2018-07-18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날씨와 기분
더위에 지친다. 그런데 문제는 땡볕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다는 점이다. 차라리 태양 아래 열심히 몸을 움직여서 힘든 것이라면 납득이 되는데 에어컨 아래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사소한 것에 대해 더 예민해지고 걱정이 많아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다르지만, 나는 이럴 때 감정의 이유를 찾아보려고 애쓰는 편이었다. 하지만 감정의 이유를 찾는 방식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다고 답할 수는 없다. 과연 어제 있었던 안 좋은 일, 몇 주째 해결되지 않는 문제, 또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의 애착 관계에 ...
입력:2018-07-18 04:10:01
[신종수 칼럼] 선풍기도 사치라는 에너지 빈곤층
이 폭염에 선풍기조차 없는 가구 아직도 너무 많아 이들에게 무더위는 목숨을 위협하는 재난 취약계층 고통 줄일 수 있는 맞춤형 정책 시행해야 요즘처럼 더위가 심할 때마다 생각이 나고 자책이 되는 일이 있다. 어머니가 시골에서 올라와 몇 달 동안 우리 집에서 같이 생활한 적이 있다. 당시 어머니는 관절염 때문에 걸음을 걷지 못하는 데다 건강이 좋지 않았고 한사코 여행을 사양했다. 여름휴가 때 어머니는 집에 남고 아내, 아이들과 함께 며칠 동안 지방에 다녀왔었다.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됐다. 어머니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된 그 며칠 동안 전기료가 아깝...
입력:2018-07-18 04:10:01
[한마당-태원준] 임대료
전해들은 이야기는 수도권 중소도시의 한 고깃집에 관한 것이었다. 한우를 파는데 문전성시일 만큼 장사가 잘됐다고 한다. 점심에는 손님이 줄서서 기다렸고 저녁이면 예약손님이 테이블을 다 채웠다. 주변에 비슷한 고깃집이 여럿 있었지만 유독 그 집만 그랬다. 비결은 가격이었다. 같은 업종의 다른 식당보다 놀랄 만큼 싼값에 한우를 팔았다. 어느 날 이 집에 식품 당국 조사관이 방문했다. 경쟁업소에서 “가짜 한우를 파는 것 같다”고 신고한 터였다. 진짜 한우라면 도저히 그 가격에 팔 수 없다 해서 조사를 벌였는데 그 집 한우는 진짜였다. 그것도 아주 품질...
입력:2018-07-18 04:10:01
[한마당-배병우] 늪이 된 ‘최저임금 1만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이 두고두고 논란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올해보다 10.9% 올린 8350원으로 결정했다. 노동계는 ‘2020년까지 시급 1만원’ 공약을 사실상 파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후보가 2020년 혹은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최저임금 목표나 기준이 1만원이 된 이유가 뭔가.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결코 특별한 이유나 경제적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
입력:2018-07-17 04:10:01
[돋을새김-고세욱] ‘실패자’ 홍명보 일어서라
‘지장·용장·덕장의 공통분모’ ‘창의적 용병술에 재계도 관심’ 6년 전 한국 사회는 한 축구 감독에 열광했다. 그의 리더십을 분석하고 찬양하는 책이 속속 출간됐고 기업 등 각종 기관에서는 초빙 경쟁을 벌였다. 한 저서에서 그는 ‘국위 선양의 화신이자 태극전사의 아이콘이며 멘토 시대의 멘토’라고 묘사됐다. 주인공은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다. 선수로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뒤 감독으로도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동메달을 따낸 그의 인기는 신드롬을 방불케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
입력:2018-07-17 04:05: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서울국제실험영화제
어느 순간부터 영화제들이 여러 지역에 생기면서 하나의 연례행사 혹은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홍보를 위해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는 영화제도 있어, 영화라는 본질이 실종된 씁쓸한 영화 밖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많은 영화제 중에서 매년 빼놓지 않고 가거나 작품 리스트를 주목하는 영화제가 있는데 서울국제실험영화제(EXiS2018)가 그렇다. 얼마 전 개막돼 진행 중인 서울국제실험영화제는 그 이름처럼 1년에 한 번 다양한 나라의 실험 영화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역사적인 전위 영화나 실험적 영상들을 필름으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
입력:2018-07-16 04:10:01
[한마당-김준엽] 정경유착 vs 정경협력
요즘 재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이다. 만남의 배경, 파급효과 등을 말하다가 “앞으론 정부가 기업을 대하는 자세가 좀 달라지지 않겠나”라는 희망으로 수렴한다. 문 대통령이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를 주문한 만큼 앞으로는 개혁 대상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 파트너로 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불가피하게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면이 있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인 이유에서다. 한국 기업은 좁은 국내 시장 때문에 수출 없이는 성...
입력:2018-07-16 04:05:01
[한반도포커스-김재천] 비핵화와 최대 압박의 종언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재개된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방북 후 비핵화에 진전이 있었다고 했지만, 북한은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만 들고 왔다며 맹비난했다. 미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우라늄농축 생산을 늘리고 있고, 핵탄두 및 시설을 은폐하려는 정황도 엿보인다. 그렇다고 북한이 판 자체를 깰 생각은 없어 보인다. 외무성 비난 성명이 나올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미 관계의 진전’을 위해 곧 다시 만나자는 매우 깍듯한 친서를 보냈다. 미...
입력:2018-07-16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