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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모순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창, 모든 창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모순(矛盾)이다. 말과 행동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른다. 양립할 수 없는 두 명제를 동시에 인정하면 그건 모순이다. 그래서 주로 논박하고 비판, 지적할 때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모순된 관계를 형용함으로써 오히려 강조하는 모순어법도 있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유명한 노래 ‘침묵의 소리’라든가, ‘작은 거인’ ‘달콤한 슬픔’ ‘시원섭섭하다’ 같은 표현이다. 모순은 변화나 발전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변증법에서 정(正)·반(反)·합(合)의 3단계 ...
입력:2018-11-30 04:05:01
[한마당-태원준] 우주광산업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2012년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R)란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에서 광물을 캐려는 인간과 원주민의 갈등을 그렸는데 이 회사가 바로 그렇게 우주에서 광산업을 하겠다고 뛰어들었다. 지구와 가까운 궤도의 소행성은 1만6000개쯤 있다. 태양계가 형성된 뒤 남은 잔해로 만들어져 니켈 같은 중금속, 백금을 비롯한 귀금속, 이트뮴 등 희소금속이 풍부하다고 알려졌다. 2015년 지구에 근접했던 소행성 2011-UW158은 백금이 1억t가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름 500m의 이 소행성 하나를 ...
입력:2018-11-29 04:10:01
[데스크시각-손병호] 이해찬의 ‘취재원 갑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별일이 없는 한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관저 입구에서 기자들과 질문을 주고받는다. 과거엔 더 많이 시달렸지만, 기자들이 온종일 쫓아다니면 국정 수행에 방해가 되기에 하루 두 차례만 현안에 답하는 것으로 신사협정을 맺었다. 모두 길을 가다 멈춰 발언하는 형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내에서 헬기나 차량으로 이동할 때 길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아무리 급해도 1∼2개의 현안에 대해 코멘트한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길거리 답변은 물론,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아와 현안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
입력:2018-11-29 04:05:01
[한마당-신종수] 레임덕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반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레임덕 얘기가 나오고 있다. 레임덕 사례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국노총 집회 참석과 이재명 경기지사 문제 등이 거론된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 지사 문제로 권력 투쟁이 시작되는 것, 진보 중도개혁 세력들의 분화가 시작되는 것은 일종의 레임덕 현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내분이 일어난 것이거나 레임덕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확대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여야 원내...
입력:2018-11-28 04:05:01
[청사초롱-조윤석] 그럼, 지구는 누가 지키나
27일 새벽 마스 인사이트라는 우주선이 화성에 잘 도착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리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관계자는 앞으로 10년간 연습해서 2030년에는 화성에 인간을 보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다혼’이라는 접이식 자전거의 아버지로 유명한 나사 출신 데이비드 혼 박사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인류가 우주로 이동하는 것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것 중에 뭣이 더 중한디…”라고 했다. 혼 박사는 물리학자다. 그가 보유한 다수의 레이저 관련 특허는 미사일과 우주로켓에 사용될 만큼 ...
입력:2018-11-28 04:05:01
[김용백 칼럼] 정부는 공감사회 지표가 돼야
사회적 가치나 대화 등은 공감과 소통 없이는 어렵다 공감은 타인의 처지가 돼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갈등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위해 정부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공감 능력 높여야 문재인정부는 소통과 공감을 강조한다.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정부 운영을 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정하고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을 포함시켰다. 사회적 가치, 사회적 대화 등은 ‘공유’ ‘공존’ ‘공생’ 개념에서 출발한다.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지 않고서는 만들거나 유지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공감에 ...
입력:2018-11-28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아날로그의 낭만
첫눈 오는 토요일 진료를 보고 마지막으로 저장을 누르는데 그 순간 멈추었다. 전에도 컴퓨터가 다운되거나 인터넷이 끊긴 경험이 있었던 기계치로서, 컴퓨터가 안 될 때 가장 효과 있었던 선 다시 꽂기와 껐다 켜기를 했다. 유선전화와 휴대폰으로 관리소와 통신사에 모두 전화를 했으나 신호 대신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응답뿐이었다. 화재 때문이라는 원인을 알게 되었고, 휴대폰 통신사는 달라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야 마음이 놓였다. 그 시각 이후 온 분들은 차트와 처방전을 종이에 써서 진료했다. 손글씨를 쓰니 마치 편지 쓰는 것 같았고, 모니터에 ...
입력:2018-11-28 04:05:01
[경제시평-신동엽] SKY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올해도 우리나라는 노벨상을 못 받았다. 학술분야 노벨상은 나라별 지식경쟁력의 지표다. 1901년 노벨상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는 학술분야에서 유력 후보에 오른 적도 없으나, 인구수나 경제력이 우리보다 훨씬 못한 나라들도 많은 노벨상을 받았다. 인구 840만의 스위스가 20명, 500만의 노르웨이는 9명, 980만의 헝가리는 8명의 학자가 학술분야 노벨상을 받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도 8명의 노벨상 학자가 나온 것을 보면 우리 대학들에 문제가 있음이 틀림없다. 세계 최초나 최고만 살아남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학자들의 연구력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고 대학은 각국...
입력:2018-11-28 04:00:01
[길 위에서] 차우 선교사의 데자뷰
미국 선교사 존 앨런 차우(27)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의 북센티넬 섬에서 선교사역 도중 사망했다. 차우 선교사는 인도 벵갈만 오지의 센티넬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부족민들이 쏜 화살에 맞아 변을 당했다. 센티넬족은 5만∼6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부족들의 후손으로 400∼500명 정도가 원시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우 선교사는 섬에 들어가기 전 기도하면서 “두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가야만 합니다”라고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은 탐사선 인사이...
입력:2018-11-28 00:05:01
[한마당-이흥우] 첫눈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 올겨울 첫눈이 내렸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이레, 평년보다 사흘 늦은 눈이다. 첫눈 치고는 양이 제법 많아 1981년 이후 가장 많은 첫눈이라고 한다. 눈은 북한에도 내려 노동신문은 25일자 신문에 ‘평양에 첫눈이 왔다’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싣고 “설경이 펼쳐진 대동강변에 기쁨의 웃음이 넘쳐난다”고 평양의 ‘눈맞이’ 풍경을 전했다. 첫눈을 맞는 설렘은 남이나 북이나 다르지 않았다. 첫눈은 사랑의 눈이다. 눈을 기다리며 ‘첫눈 오는 날 ○○서 만나자’고 약속한 연인들이 숱했으리라. 첫눈은 ...
입력:2018-11-27 04:10:01
[박형준 칼럼] 대통령 지지율 독해, ‘이영자 현상’이 아닌 ‘전전전 현상’
대통령에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세 가지가 있다. 야당, 언론 그리고 대통령 지지율이다. 야당과 언론이야 민주주의의 숙명이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도 없는데 수시로 발표되는 지지율은 언제부턴가 대통령을 저울대에 올리는 의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정의 기상도는 대통령 지지율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1920년대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시작했다.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용어는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 직무수긍평가(presidential job approval rating)다. 그 둘은 뉘앙스가 다르다. 우리말에서 지지율은 정치적 지...
입력:2018-11-27 04:05:01
[돋을새김-고세욱] 쇼는 계속돼야 한다
1976년 10월 7일 영국 록그룹 퀸이 싱글 앨범으로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를 발매했을 때 유명 음악잡지 NME의 평가는 이랬다.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겨냥한 것 같은데 당장은 관중석에서 반짝 인기를 얻겠다. 헛짓거리에 머리를 잘 썼다.”(책 ‘퀸-보헤미안에서 천국으로’ 중에서) ‘반짝 인기’와 ‘헛짓거리’가 될 거라던 이 노래는 42년이 지난 지금 축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응원가가 됐다. 퀸의 노래는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특히 스포츠에서 존재감이 엄청...
입력:2018-11-27 04:05:01
[한마당-전정희] 이제야 훈장 받은 아버지
부산에 살고 있는 박의영 은퇴목사(전 경성대 교목)의 전화 목소리가 떨렸다. “이제야 아버지의 독립운동이 나라로부터 인정받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 박문희(1901∼1950)는 부산 동래 출신으로 1930년대 의열단장 김원봉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피검돼 징역을 사는 등 고난을 겪었다. 박문희의 여동생 박차정(1910∼1943)은 김원봉의 부인이다. 박차정은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부산엔 박차정 동상과 생가가 있다. 남동생 문호(1907∼1934) 역시 중국에서 망명 투쟁을 벌였다. 이들의 어머니 김맹련은 한글학자...
입력:2018-11-21 04:05:02
[한마당-김현길] AI 심판
2004년 9월 8일 US오픈 여자단식 8강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와 제니퍼 캐프리아티의 경기.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첫 번째 게임의 듀스 상황에서 윌리엄스가 백핸드로 친 공을 선심은 라인 안에 떨어졌다고 판정했으나 주심이 이를 뒤집었다. TV 화면은 이후에도 두 차례 이상 윌리엄스가 불리한 판정의 피해자였음을 확인시켰다.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노리던 윌리엄스는 결국 캐프리아티에게 1대 2로 역전패했다. 조직위는 경기 후 오심을 확인하고 그 주심을 경기에서 배제시켰지만 결과를 뒤집을 순 없었다. 오심은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졌...
입력:2018-11-26 04:05:02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하얀색이 하는 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들은 사전에 일정한 양의 공부를 필요로 한다. 어떤 공부는 그 일의 전사와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고 어떤 공부는 행위와 인식을 알맞게 숙련하는 것이다. 대개는 비중을 달리하며 이 두 가지를 함께해야 하는데, 시도 마찬가지여서 공부가 필요하다. 몸과 마음을 다 쓰는 이 공부는 끝이 없어서 아무리 오래 시를 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공부를 멈추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상투성’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삶 저편에는 늘 알 수 없는 것들이 남아 있어서, 시인은 언제나 모르는 채로 그 미지에 대해 말하는 중이...
입력:2018-11-26 04:05:02
[현장기자-구자창] 전직 대법관들의 추락
‘농단(壟斷)’을 희롱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뜻은 ‘깎아세운 듯 높은 언덕’이다. 위정자·법관들이 권력의 절벽 끝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도취돼 국민이 위임한 권한의 의미를 망각한 사태가 벌어질 때 주로 사용된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법농단’ 의혹 정점에 있는 전(前) 사법부 수뇌부들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취임 초기 신뢰받는 사법부를 거듭 강조했다. 2011년 9월 취임사에서 “투명하게 드러나는 재판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공정성을 확인할 때에 ...
입력:2018-11-26 04:05:02
[뉴스룸에서-천지우] 여기는 평양, 안심하고 내려라
옛날 신문기사는 기막힌 이야기의 화수분이다. 1976년 이스라엘의 엔테베 작전보다도 6년 전에, 엔테베 작전 저리 가라 할 만한 블록버스터급 하이재킹(공중납치) 사건이 일본과 한반도에서 벌어졌다. 요도호 사건이다. 이게 왜 아직까지 영화화가 안 됐는지 궁금하다. 총격전이나 폭파 장면이 없어서였을까. ‘대한국민 현대사’(고경태 지음, 2013)에 실린 1970년 4월 1일자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큰제목이 ‘피랍 JAL기 김포공항에 착륙’, 소제목은 ‘여기는 평양, 안심하고 내려라’로 돼 있다. 도쿄에서 후쿠오카로 가던 JAL기 요도호를 납치...
입력:2018-11-26 04:05:02
[김진홍 칼럼] 청년들이 단단히 뿔난 까닭
실업→빈곤→고립→우울증으로까지 내몰리는 청년들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환상도 깨져 정부가 그들의 눈물 닦아줄 수 있을까 희망이 크면 절망도 큰 법이다.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이 딱 그 심정일 듯하다. 그들은 문재인정부 출범에 공을 세웠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행복한 세상이 올 것으로 잔뜩 기대를 했던 세대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6개월 동안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형편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고통만 커지고, 공정한 경쟁의 룰마저 크게 훼손된 상태다. 어떻게 살아가야 ...
입력:2018-11-26 04:05:02
[한반도포커스-양기호] 한·일,이민국가로 가는가
한국과 일본에서 이민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약 500명의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입국한 지 한 달 만에 무려 71만명이 청와대 청원 홈피에 반대 서명을 했다. 난민법에 따라 75%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노동력 부족으로 내년 4월 외국인에게 새로운 자격을 부여하는 문제를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숙련 노동자의 장기 체류와 가족 동반이 인정되고 실질적인 이민정책이 될 수도 있다. 의료비나 연금제도, 지자체 수용력 등 문제가 많아 국회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작년 말 한국 내 외국인은 218만명으로 최근 5년...
입력:2018-11-26 04:05:02
[창-박민지] 고독한 죽음
  박민지 온라인뉴스부 기자 5년 전 서울 마포구 원룸텔에서 한 청년이 목숨을 끊었다. 홀로 지내며 네일아트 자격증을 따보려던 30대 취업준비생이었다. 청춘이 스러진 자리에 비통함은 없었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주검이 실려나갈 때 누구도 애도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세상에 존재했다는 흔적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이 고독사는 고독한 시간을 보냈다. 그의 마지막을 정돈한 유품관리사 김새별은 저서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 이렇게 적었다. “누구에게도 당신의 이웃이던 젊은이가 ...
입력:2018-11-24 04:10:01
[빛과 소금-송세영] 분노를 위한 분노
서울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이 10년 전쯤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심야시간 취객들의 단순 시비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치부되지 않았을까. 수사와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는 가려졌겠지만 지금처럼 전국적인 화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혹 언론에 포착됐다 해도 ‘남성혐오 여성혐오 발언이 폭행으로 번졌다’는 정도의 가십성 기사로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수역 사건에서도 드러났지만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 같을 수는 없다. 특정한 가치관에 반대할 수도 있다.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불편할 수도,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 자체가 싫을 수도 있다. ...
입력:2018-11-24 04:05:02
[제주에 산다] 제주도 연착륙
제주에 이주하고 처음 만난 동네 주민은 우리 집 앞 바닷가 갯바위 쓰레기를 청소하는 할아방들이었다. 7∼8명이 이른 아침 바닷물에 떠내려온 온갖 쓰레기를 청소한다. 해양수산부의 공공근로사업이다. 이들과 인사하고 음료수를 내기도 하고 잠시 집 구경도 시켜줬다. 그들도 바닷가에 집을 짓고 이주한 우리 사는 모습이 내심 궁금했다. 이들이 몇 달 전부터 나에게 5월 어버이날 마을 경로잔치에 오라고 초대했다. 돼지를 잡는다는 것이 이들이 설명하는 잔치 규모다. 경로잔치는 마을회관과 그 앞마당에서 열렸다. 청년들이 큰 불판에 돼지고기를 굽고 할망들이 ...
입력:2018-11-24 04:05:02
[한마당-배병우] 이스라엘 ‘9900 정보부대’
이스라엘은 ‘창업국가(Startup Nation)’로 불릴 정도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벤처기업의 경쟁력이 탁월한 나라다.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원천이 이스라엘군이다. 주변국과의 군사적 긴장 때문에 첩보와 군 보안을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의 IT문화가 싹텄다. 이스라엘 정보부대 중 널리 알려진 이름이 ‘8200부대(Unit 8200)’다. 신호정보(signal intelligence·SIGINT)를 모으고 암호 해독을 담당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정하지 않지만 2010년 스턱스넷이라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심어 이란 나탄즈 핵시설 원심분리기의 가동을 중단...
입력:2018-11-24 04:05:02
[논설실에서] 유치원 개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과연 제대로 될 것인가. 사립유치원 이슈가 굴러가는 모습을 보면 지난달 어느 기사에서 읽은 교육계 인사의 말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워낙 시끄러우니 정부와 국회가 움직이는 듯하죠.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그는 사립유치원의 힘을 말하고 있었다. 선거에서 표를 동원할 수 있는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은 한껏 끓다 이내 식는 여론을 이겨낼 거라고 봤다. “시간은 유치원 편”이라고 했다. 유치원 비리가 공개되고 한 달 반이 흘렀다. 그의 예상대로 여기저기서 ‘유치원의 힘’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lsq...
입력:2018-11-24 04:05:02
[한마당-염성덕] 인권상
인권상은 아주 특별한 상이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려는 체제와 세력에 항거하거나 인권 옹호를 위해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가 받는 상이기 때문이다. 인권 투쟁 과정에서 수감되거나 목숨까지 내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권상의 이름을 지을 때는 기관·단체·인물이나 역사적 사건과 장소의 명칭을 참고한다. 유엔 인권상은 1966년 유엔 총회 결의로 만들어졌다. 68년 첫 수상자들을 시작으로 5년마다 복수의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고 있다. 넬슨 만델라, 지미 카터,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등 저명한 인사나 ...
입력:2018-11-23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