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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강주화] 연말을 보내는 법
지난 주말 지인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송년회였다. 자택에서 하는 연말 모임이 드물기 때문에 반가웠다. 크래커 한 상자와 와인 한 병을 들고 그 집 현관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다 모여도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 지인과 함께 일을 하는 이들이었다.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누군가 지인에게 “어떻게 집으로 초대할 생각을 했냐. 번거롭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한 해 동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수고가 있지만 즐거운 일”이라며 웃었다. 그 모임에서 돌아온 뒤 송년(送年)의 의미를 생각했다. 송년...
입력:2018-12-14 04:05:01
[혜윰노트-홍인혜] 사계절을 사랑하세요?
어린 시절부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배워왔다. 그리고 그 뚜렷한 기후 변화는 이 땅의 장점이라고 들어왔다. 확실히 계절의 변화는 아름다운 구석이 있다. 겨우내 얼었던 나무들이 녹아내리며 가지 끝마다 영롱한 것이 맺히는 봄, 생명의 리듬으로 만물이 춤추는 여름, 숲이 미련 없이 아름다운 것들을 놓아버리는 가을, 모든 윤곽들이 하얀 어깨동무를 하는 겨울. 우리는 계절의 섬세한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약동하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계절이 단순화되기 시작했다. 분명 우리의 사철은 기승전결이 유려하게 이어지는 소설 ...
입력:2018-12-14 04:05:01
[내일을 열며-남호철] 관광산업 도약, 더 늦기 전에
이집트에서 2011년 초 ‘아랍의 봄’이 시작됐다. 독재정권과 어려운 경제에 저항하며 일어난 국민운동이다. ‘현대판 파라오’로 불렸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축출된 지 7년이 지났다. 당장 평화와 번영이 올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등장으로 테러가 부쩍 늘었다. IS 거점지역인 시나이반도는 물론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외국인 거점지역에서도 테러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도 이집트를 ‘관광위험국가’로 분류했을 정도다. 불안한 정세는 이집트의 주요...
입력:2018-12-13 04:05:01
[데스크시각-한장희] 정부 말 믿은 바보의 혼잣말
고3이던 1988년에 재학생들은 과외나 학원 수업을 받을 수 없었다. 형편이 어렵진 않았지만 부모님과 나에겐 정부가 금지하는 일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었다. 졸업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좀 산다는 친구들이 왜 그리 수업시간에 졸았는지를. 아버지가 공무원이던 친구가 제일 열심히 과외를 받았다는 말을 듣곤 부모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97년 1월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힘들었던 기자 1년차 시절 가끔 만났던 학교 후배들은 위로이자 낙이었다. 그때 후배 한 명이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외환위기가 우리나라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걱...
입력:2018-12-13 04:05:01
[한마당-김명호] 모멸감
이른바 적폐 수사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인 한 정치인이 있다. 몇 달 전 어느 날 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불려갔다. 그런데 복도에서 정부 고위직에 있을 때 직속 부하였던 공직자와 마주쳤다. 자신이 극구 부인하던 뇌물 혐의와 관련해 그 공직자를 참고인 조사하기 위해 검사가 부른 것이다. 수의에다 포승줄에 묶인 모습을 보고 그 공직자는 충격을 받았단다. 죄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때 포승줄에 묶인 당사자가 느꼈을 모멸감은 다른 사람이 쉽게 가늠할 수 없을 게다. 포승줄에 묶여 있는 상태에서 아랫사람과 마주친 그 장면. 검사가 의도한 ...
입력:2018-12-13 04:05:01
[한마당-신종수] 연동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투표의 득표율대로 의석수를 배분하는 제도다. 1인 2표제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어느 정당이 연방하원 의원 선거 정당 투표에서 30%를 득표했다면 총 의석수 598석 중 30%인 179석을 배분받는다. 지역구에서 150석을 얻었을 경우 비례대표는 29석을 배정받는다. 만일 지역구 의석을 179석보다 더 얻었을 경우 총 의석수 598석에 맞추지 않고 초과 의석을 인정한다. 598석을 기본으로 하지만 선거 때마다 정원이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총 의석수를 300명으로 동결할 경우 정당에 따라 비례대표를 한 석도 배정...
입력:2018-12-12 04:10:02
[청사초롱-이창현] 위험사회와 정치의 부재
미세한 것에 위험사회의 본질이 담겨 있기도 하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라는 개념을 통해 ‘근대화의 과정에서 발달한 과학기술이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그에 의해 파생되는 위험도 감수하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에는 위험사회의 본질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울 때 나온다. 19세기 산업혁명 과정에서 증기기관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인간사회의 혁명적 발전을 가져왔다. 기술혁명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
입력:2018-12-12 04:05:01
[너섬情談-장은수] 사랑의 미학
이슬람 모스크들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다. 몇 해 전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코르도바 대성당에서 황금색 또는 회청색으로 칠해진 아라베스크 문양을 보는 순간 나는 그 극단적 아름다움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제단 뒤편에 금빛으로 빛나는, 더없이 세밀하고 정교한 문양들이 눈을 사로잡고 발을 붙잡았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황홀한 기분이 찾아와 한참을 얼어붙어 있었다. 슬쩍 보니 옆에 선 아내도 마찬가지로 넋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이 문양들이 극치에 이른 장인의 솜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
입력:2018-12-12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취미가 몇 개입니까
취미를 물으면 어린 시절부터 늘 대답은 같았다. 독서와 글쓰기. 어느 시절에는 시만 읽다가 또 다른 시절에는 과학 소설이나 에세이에 빠졌다. 애들이 좀 자라서 전보다 시간이 나자 작년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한 것도 생활의 활력이 되었고 큰 도움을 받았다. 책을 사랑하다 보면 책도 마치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느끼나 보다. 몇 달 전부터 바쁜 일상에 책을 읽지 못하고 잠들게 되면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늘 하는 일인 진료나 집안일이 바쁠 때도 있고 그 안에서 열심히 하루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안 읽으면 뭔가 제대로 살지 않은 것만 같았다. 순수한 열정...
입력:2018-12-12 04:05:01
[길 위에서] 싱어롱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룹 퀸의 음악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어롱 관람 기회를. 영화 개봉 초반, ‘싱어롱(Sing along)’하러 갔다가 ‘싱어론(Sing alone)’하고 왔다며 민망해하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싱어롱을 통해 퀸 음악의 진수를 맛봤다며 ‘한 번 더 가겠다’고 ‘너도 꼭 가보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싱어롱 관람 경험이 퀸을 몰랐던 한국의 10대, 20대에게 퀸을 새롭게 만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들렸다. 유례없는 한국의 ...
입력:2018-12-12 00:05:01
[박형준 칼럼] 따라 하려면 제대로 따라 하라
북유럽이 복지를 잘해 성공한 게 아니다. 복지는 결과이고, 이것은 경제적 번영 없이 불가능했다 그들 국가를 닮고 싶다면 협치와 시장을 살리는 일에 나서야 ‘적대의 정치’ 펴면서는 북유럽 모델 따라갈 수 없어 현 집권세력의 로망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이다. 실제로 이들 나라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은 우선 잘 산다. 스위스 노르웨이 등이 국민소득 8만 달러 대이고, 덴마크 스웨덴 등 대부분이 6만 달러 전후의 고소득 국가다. 게다가 행복도 지수에서도 늘 최상위권이다. 세계행복도 조사에서 대한민국이 57위를 차지했으니 부러울 만하...
입력:2018-12-11 04:05:01
[한마당-염성덕] 에너지 빈곤층
고학생(苦學生)의 생활은 사계절 내내 어렵다. 공부를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절약해도 학비와 숙식비, 교통비와 용돈 등 돈 쓸 곳은 차고 넘친다. 데이트 비용 마련은 언감생심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아니라 주독야경(晝讀夜耕)에 내몰린다.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두세 곳을 전전한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고학생의 삶은 더욱 고달프다. 고학생에게 봄과 가을은 그나마 지내기 편한 계절이다. 혹서와 혹한과 싸워야 하는 여름과 겨울은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린다. 강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은 사계절 가운데 최대 난적이다. 1980년대 초반 고학...
입력:2018-12-11 04:10:01
[돋을새김-남도영] ‘빚투’라는 여론 심판대
지난달 하순부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빚투’였다. 빚투는 성폭행 고발을 의미하는 ‘미투(#MeToo)’에서 빌려온 용어다. “나도 연예인 부모에게 돈을 떼였다” 정도로 의역되겠다. 래퍼 마이크로닷이 시작이었다. 지난달 19일 인터넷에서는 20여년 전 마이크로닷의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글이 확산됐다. 몇 년 전부터 나돌던 얘기였는데, 마이크로닷이 인기를 얻자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이크로닷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며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그러나 의...
입력:2018-12-11 04:05:01
[특별기고] 한국교회를 향한 두 가지 긴급 제언
한국교회는 내우외환을 통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00년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위기는 새로운 영적 전성기의 계기가 될 때가 많았다. 따라서 내우의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거룩한 변화의 길로 가고 외환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강력 대처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긴급한 두 가지 외환은 무엇인가. 지난 여름 학회 참석차 유럽에 갔다가 사모로 있는 옛 독일 친구를 만났다. 남편 목사는 루터교회의 유명 설교자이자 집필가였다. 토스카나의 오두막집 식탁에 김나지움(독일의 중등교육기관)을 다니는 친구의 막내아들을 동석시켜 ...
입력:2018-12-11 00: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내가 누군지 알아?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가 정치 뉴스에 회자된 적이 있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로 시작하는 이 시를 한 정당이 인재 영입 슬로건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슬로건은 시 중반에 나오는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구절과 맞물려 정치의 계절에 유요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또한 저 시는 청년의 삶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에서도 인용되었는데, 시대의 상처와 마음의 위태로움을 다루는 드라마는 다음 구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중략)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
입력:2018-12-10 04:10:01
[뉴스룸에서-권기석] 저출산, 과연 재앙일까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은 수업이 지루했는지 석유 이야기를 하곤 했다. 너희가 어른이 되는 20~30년 뒤면 중동의 원유가 바닥이 나 기름 값이 엄청 비싸질 거라고 했다. 자원은 한정적인데 인간은 계속 쓰기만 하므로 고갈이 멀지 않았다는 거였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 에너지를 아껴 쓰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자원이 부족한 디스토피아에서 살아야 할 제자를 안타까워한 선생님은 중학교에도 또 있었다. 선생님들이 말한 20~30년 뒤가 바로 지금이다. 하지만 진도를 나가는 대신 해 주신 말씀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석유자원이 수십년 뒤 고갈...
입력:2018-12-10 04:05:01
[김진홍 칼럼] 서울은 평양이 아니다
김정은 서울 방문의 성공 여부는 김정은에게 달려 있어 분단 이후 70여년 동안 북한이 저지른 일들 반성하고 ‘깜짝 이벤트’보다 비핵화 의지 명확히 밝히는 게 중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위한 문재인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이달 중순이든 연말이든 연초든 상관없으니 ‘결단’만 하시라, 그러면 보수든 진보든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경호와 시찰 등으로 인한 불편이라면 우리나라 시민들이 감내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남북 정상의 합의사항인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
입력:2018-12-10 04:05:01
[한마당-태원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런 거였어?
1만5000달러=커피, 2만 달러=와인과 골프, 3만 달러=크루즈, 4만 달러=요트. 1인당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들의 기호가 이렇게 바뀐다고 한다. 한국인의 소득이 1만5082달러를 기록한 2004년 서울에 스타벅스 100호점이 문을 열었다. 2만1695달러였던 2007년에는 와인 수입액이 처음 1억 달러를 돌파했고, 2만 달러 시대가 10년 넘게 이어지며 골프는 대중 스포츠가 됐다. 요즘 여행사 광고에선 크루즈 상품을 어렵잖게 볼 수 있으니 3만 달러 시대도 마침내 오긴 한 듯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24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06년 2...
입력:2018-12-10 04:05:01
[한반도포커스-홍관희] NLL이 위험하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적대행위 금지’라는 명목으로 남북 접경에서 정찰활동과 훈련을 못하도록 했는데, 이는 우리의 일방적 무장해제와 다를 것이 없다고 안보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서해평화수역’을 설정함으로써 국군의 북방한계선(NLL) 방어 역량이 결정적으로 취약해졌다. NLL 기준 북방 50㎞ 남방 85㎞에서 완충 수역이 만들어져 이 수역 해병대와 해군이 해상훈련 및 포사격을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 NLL 수역을 추가로 비행금지구역에 포함시킴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인 공중 대응마저 불가능하...
입력:2018-12-10 04:05:01
[논설실에서] 분단의 현장 DMZ
지난주 민간 여행사의 관광버스를 이용해 강원도 철원 지역을 둘러보고 왔다. 평화·생태·철새를 테마로 한 하루 일정의 겨울여행 프로그램이었다. 월동하러 북쪽 지방에서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두루미(학), 재두루미 등 겨울철새들이 추수가 끝난 논에 무리지어 노닐고, 창공을 줄지어 나는 장면을 본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 생태늪도 아름다웠다. 벌판으로 변한 옛 철원에 남아 있는 얼음창고, 농산물검사소 등 근대문화유적들에도 눈길이 갔다. 그러나 마음이 더 끌린 건 분단의 상처를 간직한 ...
입력:2018-12-08 04:10:01
[창-유성열] 불멸의 시대
  유성열 기자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 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까지 인간의 수명을 무한히 연장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나노·로봇·생명공학의 발전 덕분이다. 또 그는 2016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2029년쯤 불멸의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노 로봇이 체내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시작해 기대수명을 늘려준다는 예측이다. 커즈와일의 주장은 급진적이고 낙관적이어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에 대한 반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또 실제로 커즈와...
입력:2018-12-08 04:10:01
[함께 사는 법] 날로 먹는 자서전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적은 목록을 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고 한다. 옛날에 죄수 목에 올가미를 두르고 양동이(bucket) 위에 올라가게 한 후, 양동이를 걷어차서 교수형을 집행한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면, 살면서 ‘책 한 권 이상 출간하기’가 많다고 한다. 전문작가가 아닌 일반인이 글을 써서 책을 낸다면 대개 수필집이나 자서전일 것이다. 그런데 재주가 있든 없든 글을 쓴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힘든 일이다. 머리를 쥐어짜도 한 줄도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글 쓰면서 출산의 고통을 어렴...
입력:2018-12-08 04:05:01
[한마당-염성덕] 인사 항명
노태우 대통령 때의 일이다. 경무관 승진 대상자 명단이 내무부에서 청와대로 올라갔다. 내무부에 파견 나간 경찰이 총경 A씨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A씨는 곳곳에서 축하인사를 받았고, 조촐한 축하연도 열었다. 그런데 청와대 지시로 A씨를 포함해 3명이 빠지고 새로운 3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조어 ‘백무관’과 ‘억무관’이 등장했다. 경찰 사이에 소문이 무성했다. 여권 최고 실세의 먼 친척인 총경은 백무관,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청탁을 하러 다닌 총경은 억무관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둘만 교체하기가 머쓱했는지 구색을 맞추기 ...
입력:2018-12-08 04:05:01
[함께 사는 법] 피는 물보다 진한 법
직접 경험해보면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국인 출신에 대한 시각 역시 그렇다. ‘한국에서 사법시험에 못 붙으니까 미국 가서 쉽게 변호사를 딴 것이다.’ ‘미국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감당할 만한 금수저들의 자격증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편견이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실제로 만나본 미국 변호사들은 그런 편견과 전혀 달랐다. 모두 진지했고 열정적이었다. 인종차별과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장벽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
입력:2018-10-06 04:00:01
[함께 사는 법] 사람 사는 법은 다 똑같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많은 나라의 수도 변호사회와 교류하고 있다. 각국 법조계의 현황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법률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과 정보 교류가 이루어진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교류하는 외국 변호사회가 도쿄, 베이징에 한정되었으나 이제는 뉴욕, 바르셀로나, 밀라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각국의 경제 중심지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하노이에서 베트남법률가협회와의 정례 교류회의가 열렸다. 베트남법률가협회는 약 40000명의 판사,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당적조차 가질 수 ...
입력:2018-11-17 04: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