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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용백] 청바지의 상징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달 말 회장직 사의를 발표했다. 스스로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다시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연단의 이 회장은 검은색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 차림이었고 ‘도전’ ‘용기’ ‘청년’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차림은 미국 애플사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상징이다. 잡스는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무대에 일관되게 이 옷차림을 유지했다. 유명한 자신을 평범하게 하는 반전 속에 신제품에 주목도를 높이고, IT기업의 혁신 이미지 등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려는 의도였다. 한국...
입력:2018-12-07 04:10:01
[헤윰노트-한승태] “이거는 AI도 못합니다”
눈치 채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들어 직업 관찰 다큐멘터리에 2~3년 전만 해도 낯설었을 장면 하나가 더해지고 있다. 작업을 하던 사람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시연해 보이면서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이거는 눈으로 위치를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설치해야 하는 거라 ○○도 못합니다.” 누가 빈칸에 들어갈지는 쉽게 짐작하셨으리라. 인공지능(AI)이다. 우리는 직업적 자부심을 ‘나는 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것’에서 찾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정은 예술계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지난 10월에...
입력:2018-12-07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쓸모없이 반짝이는
네다섯 평쯤 되는 단칸방에서 할머니와 엄마, 동생, 그리고 나까지 네 식구가 함께 살았다. 아빠는 열사의 나라에서 덤프트럭을 몰았다. 방이 좁아선지 크리스마스트리는 가져보지 못했다. 하지만 산타클로스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매해 받았다.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 선물은 칸 공책 한 묶음과 연필 한 다스였다. 그다음 해엔 기관차 모양의 연필깎이를 선물 받았다. 아침에 눈을 떠 머리맡에 놓인 선물을 발견할 때마다 실망스러웠다. 그 선물을 놓아둔 게 산타클로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나는 내가 간절히 원하는 마론 인형 대신 공책이나 연필...
입력:2018-12-07 04:05:01
[세상만사-이성규] 정의란 무엇인가
4년 전 얘기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근무 중이던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과장의 금품수수 비리를 적발했다. 두 과장은 대기업에서 수백만원대 상품권을 받고 접대 골프도 쳤다. 공정위 소속 과장은 심지어 청와대 앞에서 대기업 관계자와 점심을 먹으며 공연 티켓을 받다가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두 과장의 청와대 사무실 서랍에서는 상품권 뭉치가 나왔다. 청와대는 그러나 두 과장을 소속 부처에 돌려보내는 것으로 징계를 갈음했다. 공정위 소속 과장은 복귀 직후 사표를 냈고 명예퇴직금도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징계 하나 없이 오...
입력:2018-12-07 04:05:01
[한마당-배병우] 중국 잡는 데는 라이트하이저
“라이트하이저가 미·중 간 무역 협상을 이끈다는 발표에 중국이 놀라고 있다.(CNBC)” 지난 주말 미·중 정상회담 이후 봉합됐다고 생각했던 양국 무역분쟁에 다시 먹구름이 짙어졌다. 백악관이 소문난 대중(對中)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중국과의 ‘90일 무역협상’의 얼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중국이 놀랄 만도 하다. 라이트하우저는 지금까지 협상을 이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물론 또 다른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운 ‘중국 ...
입력:2018-12-06 04:10:01
황교익이 황교익에게, “저는 IMF생이에요”
안녕하세요, 맛칼럼니스트씨. 저는 평범한 대학생이에요. 22세. 요즘 돌아가는 세상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너무 모르시는 것 같아서요. 제가 태어나던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지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났고, 그래서 국제통화기금(IMF)에 돈을 빌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돈을 빌렸으니 이를 갚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였다고 들었어요. 아빠가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어요. 직장생활 10년 만에 실업자가 되었지요. 엄마는 주부였어요. 갓 태어난 저를 포함해 달랑 세 식구이니 아껴서 버티면 곧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셨대요. 금 모으기 행사에 ...
입력:2018-12-05 04: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부모의 행복이 출산장려
내년부터 250만원의 출산장려금이 지급된다. 일과 육아의 병행이 힘들다 해도 어머니 세대와 비교하자면 요즘 육아는 어쨌든 쉬워졌다. 무료 필수 예방접종, 영유아 검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지원금을 비롯해 다자녀에 대한 할인과 같이 예전에 없던 혜택이 생겼으니까. 그런 혜택을 늘린다고 여전히 아이를 더 많이 낳지는 않는다. 자녀가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또는 결혼을 하고도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동물만 기른다며 우울하고 잠이 안 온다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정신건강의학과에 많이 찾아온다. 막상 그분들의 자녀에 해당하는 30~40대인 본인이 결혼 못한다고 ...
입력:2018-12-05 04:10:01
[신종수 칼럼] 늑장 졸속 밀실 3종세트 예산심의
법정시한 준수 여부에 여론 관심 많지만 예산 분배를 왜곡하는 졸속심의가 더 큰 문제 밀실서 몇몇이 진행하는 ‘소소위’ 예산이 어떻게 삭감·증액됐는지 빠짐없이 공개해야 국회가 예산안 법정시한을 올해도 지키지 못했다.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시한을 지키겠다며 2014년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소용이 없다.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는 11월 30일까지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예산안을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한 2014년만 제외하고 올해까지 ...
입력:2018-12-05 04:05:01
[청사초롱-손수호] 한국교회를 위한 소소한 제언
연말이면 거리는 기독교 문화로 꽉 찬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가 나타나고 빨간 냄비 사이로 캐럴이 흐른다. 자연스러운 겨울풍경이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가 이뤄낸 공적이다. 이런 고양된 분위기에서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해 소소한 제언 몇 가지를 드리고 싶다. 미션 페이퍼에서 25년, 미션 스쿨에서 6년간 일하며 느낀 성찰의 결과물로 받아주면 좋겠다. 먼저 예배당 장의자에 관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터라 사람들이 무심하지만 이 의자가 상징하는 바 적지 않다. 은연중에 신자의 주체성과 개별성을 억누르는 도구로 활용된다. 예배당은 흔히 제단을 ...
입력:2018-12-05 04:05:01
[한마당-라동철] 황사눈
황사는 중국에서 날아와 대기를 떠돌다 가라앉는 미세한 모래 먼지다. 타클라마칸 사막, 고비사막, 내몽골 고원지대, 지린성 남부 커얼친사막 등이 발원지다. 그곳의 건조한 모래 먼지가 상승 기류를 타고 하늘로 치솟은 뒤 편서풍과 북서계절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든다. 황사는 시각적으로 불쾌할 뿐 아니라 인간이나 가축의 호흡기·심혈관 질환과 눈병 등을 유발한다. 섞여 있는 석회 등 알칼리성 성분이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식물과 바다의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등의 이점이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햇빛을 가려 농작...
입력:2018-12-04 04:05:01
[김명호 칼럼] 착한 정치는 실패한다
대통령은 정책·소통·실행력 함께 갖춰야 성공하는 자리 특히 실행 능력 없으면 임기 내내 ‘착한 캠페인’만 하다 끝난다 낡은 사고와 진영 논리 벗어나 자기 정치의 유혹을 떨치고 대통령의 실행력 높이는 데 몸을 던질 참모들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가 2015년 1월 미국인들에게 오바마를 나타내는 단 하나의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답변에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좋은(good)’과 ‘무능한(incompetent)’이었다. 집권 2기...
입력:2018-12-04 04:05:01
[돋을새김-한승주] K팝, 스피크 유어셀프
최근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나온 영상을 찾다가 ‘뮤직뱅크 인 베를린’을 보게 됐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KBS 음악방송 ‘뮤직뱅크’ 영상이다. K팝 가수들이 유럽에서 한국어로 된 노래를 하는데 외국 팬들이 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눈물을 흘린다. 엑소나 워너원같이 월드투어를 하는 그룹뿐 아니라 데뷔한 지 1년도 안된 신인그룹의 노래와 춤까지 따라 하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오직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시리아에서 유럽에 처음 왔다는 소녀들, 공항 입국장에 하염없이 진을 치다가 기다리던 스타가 자기 앞...
입력:2018-12-04 04:05:01
[한마당-배병우] 대통령 지지율 ‘데스 크로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48.8%를 기록,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45.8%로 긍정 평가와 3% 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리얼미터는 이달 초중순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대북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렵고 경제도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긍정과 부정 평가가 역전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단어로 자주 쓰이는 게 ‘데드 크로스(dead cross)’다. 원래 증권시장 용어로 단기주가 이동평균선이 장기주가 이동평균선을 아래로 급...
입력:2018-12-03 04:10: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꿈과 사랑이 가능한 시간
나는 종교가 없다. 호기심 많은 이들의 성장기가 대개 그렇듯 예배당이나 포교당 같은 곳에 다닌 적이 있지만 ‘믿음’을 묻는다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스로 당혹스러운 것은 그렇다고 무신론자라고도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이야기 같지만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자주 신을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좀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나에게 찾아온 알 수 없는 일들이 숨겨놓은 필연성을 따져보곤 하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일의 전후가 가진 인과성보다는 설명되지 않는 거대한 흐름 속에 던져져 있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 때로는 무의식을 ...
입력:2018-12-03 04:10:01
[가리사니-지호일] 탁현민, 홍카콜라 그리고 키치정치
“이미지 메이커에 의존하는 靑 질세라 유튜브로 달려가는 野… 싸구려 예술품 달콤한 독약에 한없이 가벼워지는 정치” 청와대 앞마당을 덮었던 첫눈은 녹아 사라진 지 오래지만, 탁현민 선임행정관은 여전히 청와대에 있다. 애초 탁 행정관의 거취와 첫눈이 무슨 상관있겠느냐만, 이 무관한 둘을 연결시킨 건 청와대였다. “첫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수사(修辭)는 정무적 판단의 문제를 감성의 영역으로 치환해 꼬리를 남겼다. 사표는 반려됐으나, 그 반작용으로 탁 행정관은 첫눈이라는 어정쩡한 시한의 임기에 ...
입력:2018-12-03 04:05:01
[한반도포커스-봉영식] 김정은의 연말 스트레스
2018년 마지막 달이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얇은 습자지 종이 달력을 매일 아침 한 장씩 뜯어내시면, 그걸 만화 그림 위에 대놓고 비치는 선 따라 그렸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어른들은 “너무 숨 가쁘게 살지 말고 달력 넘어가는 소리 좀 듣자”는 덕담을 서로 주고받았다. 종이 달력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날짜를 보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연말인지라 김장은 끝냈느냐, 송년회 날짜를 일찍 정하자는 소리가 주위에서 들린다.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을 기해 대한민국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 사용을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평양 ...
입력:2018-12-03 04:05:01
[뉴스룸에서-박재찬] 수면 경제 시대의 단상
‘졸리면 제발! 쉬었다 가세요.’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마주치는 문구에 종종 졸음쉼터로 핸들을 꺾는다. 예전보다 빈도가 잦다. 검색해보니 고속도로 졸음쉼터는 2011년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에 이미 200개 넘게 들어서 있고, 더 만들어진다고 한다.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다. 또래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 지인들도 비슷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안팎이다. OECD 회원국 평균(8시간)보다 2시간이나 부족하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올 상반기 성인 ...
입력:2018-12-03 04:05:01
[조용래 칼럼] 흔들리는 촛불 감싸온 국민일보 30년
10일 창간 30주년 국민일보 약한 자, 낮은 자 기준으로 ‘가치 비즈니스’ 앞세워 세상을 읽고 전했다 저널리즘과 기독교적 가치 그 온전한 융합을 꿈꾸며 다시 독자와 함께 세상을 품겠다고 다짐한다 다시 겨울이다. 혹 암울한 분위기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겨울은 시작을 뜻한다. 교회력에서는 대략 12월 첫 주부터 약 4주 동안 이어지는 대림절(待臨節)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새 생명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교회마다 대림절 첫 번째 촛불을 밝혔다. 매주 촛불이 하나씩 늘어 4개가 되면 크리스마스로 이어진다...
입력:2018-12-03 04:05:01
[한마당-김용백] 100원
봉지과자 ‘새우깡’의 가격이 지난주 100원 올랐다. ㈜농심은 “제조원가 상승, 물류비 및 판촉 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조정했다”고 인상 이유를 밝혔다. 2년4개월 만이란다. 그런데 2016년 7월 새우깡 값을 100원 올릴 때도 2년5개월 만에 인상한다면서 판에 박은 듯한 설명을 했었다. 정기적 가격 인상 전략인지, 가격 인상 요인의 압박이 실제로 한계에 이르러서인지 모호해진다. 가격 인상 이유라도 좀 더 달라지고 세련됐으면 100원의 의미가 더욱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한국 화...
입력:2018-12-01 04:05:01
[논설실에서] 책임 있는 개인주의가 좋다
2018년에는 새로운 소비 경향인 ‘나심비’가 뜰 것이라고 올해 초 관련 업계가 예상했다. 나심비는 ‘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를 합성한 신조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무조건 지갑을 여는 소비심리를 말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주로 싼값에 무게가 있긴 하지만) 가성비, 가성비에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진 가심비를 넘어 나심비는 나홀로만의 만족을 위해서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는 이들은 개인의 욕구가 크게 반영되거나, 당장 만족도를 뚜렷하게 느낄 ...
입력:2018-12-01 04:05:01
[역사 여행] 산재보상의 역사와 언론
반도체칩을 보드에 꽂는 일을 하던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뇌종양 등 판정을 받고 꽃다운 나이에 잇달아 세상을 떠난 일들이 지난 십수년간 벌어졌다.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것은 물론 “작업환경으로 생긴 병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힘들다”며 산재 보험금 지급이나 직업병 판정도 거절당하던 소식이 지면을 통해 전해지곤 했다. 그런데 비로소 삼성전자 측이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시인과 함께 조정기구의 중재판정을 이행키로 했단다. 유가족들로서는 지나간 시간이 무척이나 긴 고...
입력:2018-12-01 04:05:01
[빛과 소금-윤중식] 보헤미안 랩소디와 한국교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그 열기는 아직도 뜨겁다. 누적 관객 500만명도 넘어섰다. 역대 음악영화 흥행 2위 ‘미녀와 야수’(2017년 513만명)의 흥행 성적을 깼고 1위인 ‘레미제라블’(2012년 592만명)의 기록까지 깰지가 관심사다. 1970, 8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전설의 밴드 ‘퀸’이 비수기 극장가를 ‘떼창’으로 물들이고 있다. 하지만 당시 평단은 저속한 가사와 상업적 감성의 멜로디가 강한 퀸의 대중적 지향성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퀸의 리더인 프레...
입력:2018-12-01 04: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모두를 구하는 그물
누구나 갑자기 닥치는 사고나 재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가끔, 예기치 못한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보곤 한다. 현재 나는 아파트 5층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다. 재난 시엔 승강기 사용도 금지되어 있다. 베란다에 완강기가 설치돼 있지만, 혼자 있을 땐 그 역시 무용지물이다. 결국 자력으로는 대피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볕이 잘 들고, 휠체어 생활이 가능하며, 제대로 된 응급실을 갖춘 병원과 가까운 아파트 1층으로 이사해야 할까. 그런 집이 가난한 날 두 팔 ...
입력:2018-11-30 04:10:01
[태원준 칼럼] 국가부도의 기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사령탑에 발탁한 래리 커들러 국가경제위원장은 오판의 대명사로 통한다. 지난 3월 그가 임명되자 워싱턴포스트는 “생존하는 그 누구보다 경제 전망이 크게 틀렸던 인물”이라고 썼다. 결정적 사건은 평론가로 활동하던 2007년 12월에 있었다. 잡지에 칼럼을 쓰면서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비관론자들은 얼굴에 달걀을 맞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에 불황이 닥쳐올 일은 없다. 부시 붐(부시 정부의 경제 호황)은 건재하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온다”고 했다. 당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입력:2018-11-30 04:05:01
[세상만사-장지영] 화성인 침공과 화성 이주
1938년 10월 30일 일요일 저녁 미국 뉴저지주. 라디오를 듣던 일부 청취자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당시 CBS 라디오에서 방송되던 드라마 ‘우주 전쟁’에 나오는 화성인의 침공을 실제라고 착각한 것이다. 갑자기 뉴스 속보가 나온 뒤 “실제 상황”이라는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폭발음까지 들렸으니 청취자들이 두려움에 떨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화성인 침공 소동은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1898년 동명 소설을 영리하게 각색하고 연출한 젊은 연출가 오손 웰스에게 유명세를 안겨줬다. 이후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긴 오손 웰스는 오래지 않...
입력:2018-11-30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