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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김준동] 春來不似春
기다리던 봄이 왔다. 쌀쌀했던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따스하게 내리비친다. 구석구석 쌓인 눈도 녹고 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 어제였다. 바야흐로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다. 날이 풀리는 거리거리는 살아 움직이는 빛이 감돈다.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봄 정취는 여간 아름답지 않다. 봄을 맞는 것은 이렇게 늘 축복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봄이 봄답지 않아졌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할까. 봄 내음 가득한 개나리, 진달래의 향기보다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이 먼저 창문을 두드린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뿌연 잿빛...
입력:2019-03-07 04:05:02
[한마당-염성덕] 장사꾼 트럼프
소년 시절에 도널드 트럼프는 군사학교를 다녔다. 아버지가 아들을 엄격한 교육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군사학교를 선택했다. 미국 뉴욕의 부동산업자인 아버지를 보면서 트럼프는 재테크 수완을 하나둘씩 몸에 익혔을 것이다. ‘트럼프그룹’을 일구며 부동산 재벌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31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개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협상장에서도 장사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문서를 ...
입력:2019-03-07 04:05:02
[너섬情談-황교익] “빨갱이”는 욕이다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빨갱이’ 뜻풀이이다. ‘속되다’를 찾아보면 “고상하지 못하고 천하다”고 풀었다. 빨갱이라는 말의 탄생과 역사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중언부언하지 않겠다. 빨갱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자들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대한민국에 공산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헌법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당장에 “나는 공산주의자다”고 밝혀도 대한민국의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 반국가단체 고무찬양에 ...
입력:2019-03-06 04: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마약 생각
요즘 마약에 대한 생각이 많다. 버닝썬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마침 마약의 특징과 역사에 대해 소개한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를 재미있게 읽고 더 그렇다. 나는 매일 향정신성의약품과 함께 지내고 처방하고,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NIMS)에 접속한다. 지난해 엄격해진 NIMS에 적응하느라 명절에도 나와서 고생했는데,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고 작은 의원이나 약국에서 전산화를 위해 장비도 각자 구입하고, 매일 전산 보고하는 것은 꽤 벅찬 일이었다. 도대체 이걸 누가 빼돌린다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마약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우리 생활에 더 ...
입력:2019-03-06 04:10:01
[데스크시각-김찬희] 출산이 불편한 나라
마흔을 훌쩍 넘겼지만, 결혼 생각이 별로 없다. ‘때’를 놓친 데다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란다. 결혼 생각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결혼을 해도 애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1시간쯤 이어진 점심식사를 후배 A는 이렇게 마무리했다. “저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할 게 뻔한데, 어떻게 아이를 낳겠어요. 무책임합니다.” 우리 나이로 올해 쉰인 B는 부인과 단 둘이 산다. 둘 다 열심히 사느라 애당초 아이 생각을 접었다. 20대에는 직장에서 적응하느라 건너뛰었다. 30대엔 내 집 마련, 자산 축적으로 ...
입력:2019-03-06 04:10:01
[한마당-전정희] 비곗덩어리들
“우리가 죄를 범한다 해도 의도가 순수하다면 주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없습니다.”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보불전쟁(1870~1871)을 배경으로 한 기 드 모파상의 소설 ‘비곗덩어리’에서 신심 깊은 수녀가 프로이센군의 군홧발을 피하고자 마차로 탈출하면서 일행을 향해 한 말이다. ‘의도가 순수한 죄는 죄가 없다’는 메시지다. 늙고 박색인 수녀는 젊고 예쁜 수녀를 데리고 르아브르의 자국 부상 군인을 간호하기 위해 탈출하는 거라고 유독 강조한다. 탈출 마차 안에는 세 쌍의 부부와 코르뉘데라는 공화주의자, 손가락이 소시지와...
입력:2019-03-06 04:10:01
[청사초롱-박상익] 번역 현실에 분노해야
지난해 1월 청와대 국민소통광장에 ‘번역청을 설립하라’는 청원을 올렸다. 같은 시기에 ‘번역청을 설립하라’는 책도 출간했다. 꼭 번역청이 아니더라도 번역위원회 등을 설치해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번역 지원이 필요함을 호소하는 청원이었다. 현행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지원 사업 관행을 따른다면 관련 공무원은 실무자 2, 3명이면 충분하다. 번역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 번역서를 읽으면서였다. 어학과 전공 공부를 병행하기 위해 원서와 번역서를 대조해가면서 읽었다. 널리 이름이 알려진 교수, 학자들의...
입력:2019-03-06 04:05:01
[신종수 칼럼] 황교안 대표 신앙에 대한 공격을 보며
정통 기독교 신앙을 종교 편향으로 몰아붙이는 주장은 잘못… 독실한 신앙은 단점 아닌 장점 극우세력에 의존한 잘못된 정치 행보가 기독교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황교안 대표님, 자유한국당 대표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부터 해야 하지만 선뜻 축하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크리스천 중 한 사람으로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황 대표님의 신앙을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저는 황 대표께서 지난 2015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을 무렵 ‘황교안 신앙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
입력:2019-03-06 04:05:01
[기고-권덕철] 오늘 괜찮으신가요?
2018 자살예방 백서에 따르면 연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3~5월이다. 전문가들은 봄에 자살률이 높아지는 게 세계적 현상이라고 한다. 봄엔 행복해질 것 같지만 일조량 변화 등으로 불면증, 우울증 등 되레 마음건강이 힘들어진다. 42분에 1명, 연간 1만2000명. 우리나라 자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숫자다. 동(洞) 하나가 사라질 정도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4.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1.9명의 2배 이상이다. 직장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 중에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자살예방법’은 자살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될 ...
입력:2019-03-05 04:10:01
[한마당-김용백] 재떨이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합의문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양국 정상이 빈손이니 뚜렷하게 기억할 만한 게 없다. 굳이 찾자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흡연 장면 정도일까. 김 위원장은 열차를 타고 하노이로 가면서 지난달 26일 새벽 중국 난닝 역사(驛舍)에서 잠시 휴식했다. 이 때 담배 피우는 모습 등이 일본 매체의 카메라에 잡혔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먼 길 나선 김 위원장의 심정과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그가 흡연할 때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재떨이를 받쳐 든 모습은 매우 낯설어서 인상적이었다. 최고지도자의 생체정보 기...
입력:2019-03-05 04:10:01
[박형준 칼럼] 본질은 결국 북한체제 문제다
비핵화 시늉으로 경제 지원을 받고 협력과 개방도 체제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 국한한다는 것이 북한의 계산 진정한 비핵화와 체제 변화를 위한 통 큰 결단 내리도록 만들어야 ‘신한반도 구상’도 빛을 볼 수 있어 바둑 공부의 제왕은 복기다. 복기 없이는 바둑 고수가 될 수 없다. 중국의 천중이 쓴 ‘복기의 힘’에 따르면 복기는 회고, 반성, 탐구, 향상의 네 단계를 거친다. 회고는 목표와 과정을 돌아보는 것이다. 반성으로 원인을 찾고 탐구로 승패를 가른 규칙을 찾는다. 향상은 실력을 끌어올려 다음 승부에 임하는 것이다. 2차 북·...
입력:2019-03-05 04:05:01
[돋을새김-한승주] 웰컴 투 웸블리, BTS!
이들도 미래가 불안한 가난한 연습생이었다. 회사 근처 좁은 숙소에서 이층 침대 몇 개 붙이고 복작거리며 살았다. 누구 생일이라고 상 하나 놓고 둘러앉으면 꽉 찼던 방이었다. 멤버 형 수능 전날엔 동생들이 몰래 도시락을 싸서 엄마 대신 전해줬다. 하루 15시간씩 연습하던 3년 동안 과연 데뷔는 할 수 있는 건가 걱정도 했다. 데뷔 1년4개월 후 2000명 앞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다. 그랬던 이들이 오는 6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선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클라이맥스인 ‘라이브 에이드&rsq...
입력:2019-03-05 04:05:01
[경제시평-민세진] 무엇이 정의인가
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있다. 서로 알지 못하고 알게 될 기회 없이 한 학기 동안 공부하고 시험을 쳤다. 채점이 끝났지만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은 회의를 통해 각자 받을 점수를 정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는다. 조건은 회의에서 정한 점수들의 합계가 채점된 점수들의 합계와 같다는 것뿐이다. 물론 폭행이나 협박, 위력 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회의하기 위해 모이고 논의에 들어간다. 어렵지 않게 결론이 난다. 모두 똑같이 평균 점수만큼씩 받기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회의 다음날 ‘받을 권리가 있는 점수’라는 제목으로 채점 결과...
입력:2019-03-05 04:05:01
[가리사니-지호일] 누가 고향에 침을 뱉는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이후 ‘고향의 봄’ 노래를 듣노라면 불현듯 콧마루가 시큰해지고 따뜻한 그리움 같은 것이 일곤 한다. 고향이 주는 정한(情恨)이 있다. 그래서 남북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장에서도 고향의 봄을 부르며 고향을 공유한다. 태어나 자란 곳은 달라도 고향에서 얻는 위로는 다르지 않은 것이다. 고향에 대한 정서가 보편적이라면, 고향의 공간적 기초인 지역은 개별성을 띤다. 산과 내, 토양이 만들어낸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이 지역적 차이의 틈새로 정치·경제적 불평등이나 인사차별, 이념적 프레임 등 갈등 요소들...
입력:2019-03-04 04:05:01
[한마당-배병우] 주중·주일 대사의 자격
한국은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 무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외교가 특히 중요한 나라다. 그중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대국 외교는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외교의 근간이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국제 감각이 탁월한 사람으로 외교관들이 꼽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대국 외교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4대국 모두와 우호와 친선의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 단 한 나라와도 적대하면 그 나라가 우리나라를 잘 되게는 못할지라도 우리를 해코지할 힘은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이는 4대국에 파견되는...
입력:2019-03-04 04:10: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제 몫을 다하며 지나간다
이제 나에게도 십 대 자녀를 둔 친구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최근 한 친구의 고민은 자녀가 말도 잘 안 섞을 뿐더러 아예 제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도무지 가족모임에 끼지 않으려 하는 것도 거슬리는데, 일기장에 ‘죽음’이란 단어를 써놓았다며 걱정했다. 친구는 이른 사춘기를 맞이한 자녀의 버릇없음을 대놓고 나무라야겠다고 화를 내기도 하고, 혹여 자녀가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기도 하며, 새삼 처음인 부모 역할에 당황하고 있었다. 부모의 일이라면 내가 영원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니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여전히 부...
입력:2019-03-04 04:10:01
[뉴스룸에서-박재찬] 네고의 세계
‘인생의 80%가 협상이다’라는 말이 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하루하루가 협상의 연속이다. 시장에서 물건 값을 흥정할 때도, 저녁 메뉴를 고르거나 자녀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일에도 협상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일상에서는 협상이라는 말 대신 ‘딜(deal)하다’ ‘네고하다’가 자주 쓰인다. 협상을 뜻하는 영어 단어 네고시에이션(negotiation)은 부정(not)을 뜻하는 접두사(neg)와 여가(leisure)를 의미하는 어근(otium)이 합쳐진 단어다. 협상은 쉬는 게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 일(또는 업무, 사업)을 하는 것이란 뜻이 담겨 있다. ...
입력:2019-03-04 04:05:01
[김진홍 칼럼] 김정은, 핵보다 경제다
핵 포기하기 쉽지 않겠지만 대북 제재 지속되면 경제난 가중돼 체제불안 심화될 것 과감하고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로 제재 해제시켜 경제개발 도모하는 게 최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허무한 결과를 지켜보면서 ‘북핵 폐기는 과연 가능할까’라는 근본적 의문을 다시 갖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용할까. ‘아직은 아니다’일 것 같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정권은 수십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핵...
입력:2019-03-04 04:05:01
[한반도포커스-진창수] 다자 보장 틀 마련해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은 큰 충격이다.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칠지언정 최소한 합의라도 하여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은 현실로 나타나지 못했다. 기대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업적에 목말라 스몰딜(낮은 비핵화 조치)을 받아들임으로써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도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예측불허의 협상가’ 모습을 각인시키면서 정상 간 톱다운 담판의 우려도 날려버렸다. 하노이 회담은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인식 차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최종 ...
입력:2019-03-04 04:05:01
[한마당-배병우] 닉슨 독트린, 트럼프 독트린
1969년 1월 미국 제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취임했다. 닉슨의 급선무는 미군을 베트남전의 수렁에서 빼내는 것이었다. 이는 새로운 외교정책 기조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물이 닉슨이 같은 해 7월 25일 괌에서 발표한 괌 독트린이었다. 후에 닉슨 독트린으로 명명된 이 선언은 냉전 수행에 있어서 동맹국들의 부담을 늘리고 미국의 방위책임은 축소하는 내용이다.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인들의 힘으로’라는 구절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은 우방과 동맹국에 대해 조약상의 의무를 다하며 핵우산을 제공한다 △핵 공격 이외에는 당사국...
입력:2019-03-02 04:05:02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그날, 그곳, 그 사람들
고교 시절 내 관심사는 오로지 ‘나’였다. 그때 나는 내 존재의 보잘것없는 일면들을 들춰보며 매일 좌절했다. 그리고 누추하고 나약한 내면을 숨기려고 일부러 가시를 세운 채 사소한 반항을 일삼았다. 생전 안 그러던 애가 어깃장을 부리기 시작하자 부모님은 당황했다. 얌전한 모범생들의 순종에 익숙해 있던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자꾸만 학교 밖을 서성였다. 머릿속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 내 머리가 펑 터지거나 활활 타버릴 것만 같아 불안할 지경이었다. 나는 그렇게, 단 한순간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었다. ...
입력:2019-03-01 04:10:01
[한마당-라동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유관순(1902~20) 열사는 3·1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1919년 열일곱의 나이로 천안 아우내장터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후 체포됐고 이듬해 9월 고문 후유증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1운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9%가 유 열사를 꼽았다. 다음으로 14.0%가 대한독립만세(운동), 9.5%가 독립·해방·광복이라고 답했으니 단연 1위다. 정부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유 열사에게 건국훈장...
입력:2019-03-01 04:05:02
[혜윰노트-한승태] 내 안의 다른 나
영화 ‘어벤져스’에서 내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대목은 영화 후반의 아주 사소한 장면이다. 녹색 태풍이 되어 주위를 초토화시켰던 헐크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 브루스 배너는 자신이 박살 낸 건물의 잔해 위에 서 있다. 그때 인기척을 듣고 누군가가 다가온다. 브루스 배너가 겁에 질린 남자에게 묻는다. “누구 다친 사람은 없나요?” 자신이 만든 폐허를 둘러보는 브루스의 얼굴엔 설명하기 힘든 죄책감과 참담함이 담겨 있다. 이 영화를 떠올릴 때면 언제나 이 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어째서일까. 가끔씩 ...
입력:2019-03-01 04:05:02
[샛강에서-정진영] 한국교회와 3·1절 100주년
올해 초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총회장 등 교계 인사들과 잇따라 1대 1 인터뷰를 했다. 새해를 맞아 이들의 신앙 고백을 들어보고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모색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인터뷰이들에게 공통 질문을 하나했다. 2019년은 기독교인이 중심이었던 3·1만세운동이 100년 되는 의미 있는 때니만큼 오늘의 교회가 당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물었다. 100년 전 신앙선배들의 3·1운동을 현재화하기 위한 고민을 듣고자 함이었다. 대답은 의외였다. 이들은 ‘다툼과 분열에서 벗어나 희생함으로써 교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
입력:2019-02-28 04:10:01
[한마당-김명호] 분노가 에너지
졸업식 축사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의 연설을 꼽겠다.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절대 포기하지 마라.” 2차 세계대전 중 국가 위기의 순간에서 나라를 이끌고 갈 젊은이들을 앞에 앉혀 놓고 행한 이 짧은 축사는 다른 어떤 연설보다 강렬하고 도전적이다. 처칠은 어떤 자리에선 이런 말도 했다. “만일 네가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면, 그대로 계속 가라.” 무슨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내라는 뜻이리라. 자유진영의 선두에 서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웅의 말답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도 ...
입력:2019-02-28 04:10:01
[여의도포럼-김대환] ‘촛불 청구서’ 불사르고 노동개혁으로
일자리 줄고 소득 불평등 확대 부른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확충을 통한 소득분배 개선 전략으로 수정해야 노동개혁 없이 ‘더불어 잘사는 경제’는 허상일 뿐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해 시장 활력 제고하는데 힘쓰길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약속한 현 정부 2년차를 미감하는 시점의 경제사회 상황은 자못 염려스럽다. 더불어 잘 사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정부 노력으로 단시간 내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짧다고만은 할 수 없는 현 정부 20개월 동안 사정이 호전되기는커...
입력:2019-02-28 04:05:01
[데스크시각-김재중] 5G는 혁신 플랫폼이다
지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가 열리고 있다. 주제가 ‘지능형 연결성(Intelligent Connectivity)’인 만큼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5G의 경연장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오는 3월부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5G는 최대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이동통신 기술로, 4G(LTE)에 비해 최대속도가 20배 빠르고 처리 용량은 100배나 많다. 5G의 특징은 초광대역 서비스, 초저지연 통신, 대량 연결로 요약된다. 초광대역 서비스는 UHD(초고화질) 기반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및 홀로그램 ...
입력:2019-02-28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