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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감!자?
오래전 들은 유머입니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감자’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감’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감자라는 별명을 가진 감이 병원에 입원하게 됐지요. 거듭되는 친구들의 놀림에 화병이 걸렸던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미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의사가 문병을 온 친구들에게 신신당부했습니다. 환자를 흥분시키면 터져 죽으니까 조심하라고 말이지요. 친구들이 병실로 들어서자 감은 잠을 자는 척하며 친구들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못했다고, 다시는 놀리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겠다고 친...
입력:2021-11-10 03:10:02
[겨자씨] 가치 사슬
가치 사슬(value chain)은 기업에서 운영 효율을 위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위해 생산 과정을 엮는 것을 말합니다. 세계화 물결 속에서 전 세계가 촘촘한 가치 사슬로 묶여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 사슬 중 작은 연결 고리에 문제가 생기자 전체가 멈추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전 세계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일본이 정치 문제로 수출을 규제하자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큰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자 한국의 화물 자동차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희토류와 식량 등을 무기로 만들...
입력:2021-11-09 03:10:02
[겨자씨] 내려놓아야 할 무거운 짐들
가방이 낡고 작아서 좀 큰 가방을 샀습니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다가 디자인도 크기도 가격 또한 마음에 들어서 오래간만에 쇼핑했습니다. 배송된 가방을 받고 보니 생각보다 넓고 깊어서 꽤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신나게 성경책과 노트, 틈틈이 읽는 책 한 권과 필통, 안경, 태블릿PC와 충전기, 간식거리 등 잡다한 것들을 넣으며 가방을 꽉 채워서 다녔습니다. 마치 모든 공구를 넣고 다니는 공구상자 같았습니다. 얼마 지나자 가방을 들고 메고 다니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 참고서 노트 도시락 등을 넣고 다녔던 무거운 가방...
입력:2021-11-08 03:10:01
[겨자씨] before after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건강을 위해 오늘도 러닝머신 위에서 걷고 달리고 쉬기를 반복합니다. 마냥 걷고 뛰다 보면 땀을 통해 몸의 불순물이 빠져나갈 것이고, 지방은 줄어들고 몸의 균형이 조금씩 회복될 것입니다. 땀이 나고 다리가 아프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또 오늘과 달라질 것을 믿기 때문에 매일 운동하려고 합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고 부름을 받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다 연약하고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을 따라 걷고, 달리고 뛰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
입력:2021-11-05 17:25:01
[겨자씨] 포틀럭(Potluck) 파티
미국 유학 시절, 주말 저녁에 유학생끼리 모여 함께 식사할 때 포틀럭 파티를 많이 했습니다. 각 가정에서 요리 하나씩 가져와 나눠 먹는 것이니 준비하는 데 부담은 적지만 다양한 음식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자신 있는 요리들을 해서 오는 것이니 맛도 좋았습니다. 장소를 제공하는 가정에서는 밥과 김치, 과일 정도만 준비하면 되니 집마다 돌아가면서 모이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서로 칭찬해주고 요리법도 공유하니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포틀럭 파티를 할 때마다 신기했던 것은 푸짐하게 먹고도 늘 음식이 남았던 것입...
입력:2021-11-05 03:05:04
[겨자씨] 예배의 역설
예배는 힘을 빼야 힘을 얻는다는 역설이 있습니다. 내 힘을 빼야 하나님의 힘을 얻습니다. 예배는 내 생각과 욕망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부인하며 내가 가진 힘을 빼는 행위입니다. 그 힘이 빠진 하얀 영혼의 공간에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이 임합니다. 힘을 안 빼면 내 수준으로 살고 힘을 빼고 하나님의 힘을 얻으면 하나님의 수준으로 삽니다. 운동의 고수들을 보면 몸에 힘을 빼고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게 그리도 유연할 수가 없습니다. 사막의 웅덩이에 차가 빠졌을 때도 타이어에 바람을 조금 빼야 웅덩이를 벗어납니다. 힘을 안 뺀 사람은 자아가 강하고 순종을 ...
입력:2021-11-04 03:05:04
[겨자씨] 도깨비바늘
‘가을에 밭에 가면 가난한 친정에 가는 것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디 밭뿐일까요. 가을 들판도 가을 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온갖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계절, 밤과 도토리가 반가운 건 다람쥐만은 아닐 테니까요. 가을 들판이나 산을 쏘다니다 보면 흔하게 경험하는 일이 있습니다. 옷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도깨비바늘’을 보게 됩니다.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도깨비처럼 달라붙었다 해서 도깨비바늘이라고 부르게 됐다지요. 이름은 왠지 으스스하지만, 도깨비바늘은 국화과 식물입니다. 삼지창처럼 뾰족하게 갈라진 씨앗 ...
입력:2021-11-03 03:05:03
[겨자씨] 철새
한강 주변에 살다 보니 새들을 자주 봅니다. 강 주위와 천변 논, 작은 개울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본격적인 이동을 앞두고 충분한 영양을 축적하는 것이겠지요. 철새가 날아가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화살촉 모양으로 기류를 뚫고 날아갑니다. 앞장선 새가 힘차게 날갯짓을 할 때 좌우의 새들은 그 기류를 느끼며 함께 납니다. 앞장선 새가 힘들면 서로 교대를 해준다고 합니다. 날면서 서로 힘을 내라고 소리 내서 격려하기도 합니다. 새들을 보며 어떤 면에선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때를 압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이동 ...
입력:2021-11-02 03:10:02
[겨자씨]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
나이가 들면서 생기게 된 병 때문에 먹는 약이 있는데, 몇 달 전 새로 생긴 증상 때문에 약을 하나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그 약을 먹은 후부터 속이 메스껍고 입맛도 없어지고 종일 기분도 그리 좋지 않은 상태로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얼마 전 약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약 때문인 듯하니 약을 줄여주면 어떠냐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은 단호하게 “입맛이 없어지면 음식을 조금 먹고 좋은 것이 아니냐”며 “지금 예전보다 상태가 매우 좋으니 약을 줄여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늘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으면 속도 메슥거리고 ...
입력:2021-11-01 03:10:02
[겨자씨] 저울
“20○○년 ○월 ○일 오후 ○시○분 축하합니다. 공주님 순산하셨습니다.” 아이를 낳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말입니다. 엄마의 자궁을 벗어나 아이는 사랑으로 자라납니다.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납니다. 해마다 무게가 늘어나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삶의 무게’입니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해도 삶의 무게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저울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힘들고 지쳐 낙망한 채로 세상을 떠나는 이도 많습니다. 우리네 삶으로 찾아와 인생...
입력:2021-10-29 17:50:01
[겨자씨] 석양이 좋아지는 이유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입니다. 드라마 속 다섯 명의 의사가 나란히 서서 석양을 바라보며 이런 대사를 합니다. “난 어릴 때는 해 뜨는 것이 좋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석양이 더 좋아지더라.” 저도 어릴 때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본 적이 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캄캄한 새벽 바다가 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하다가 해가 고개를 내밀었고, 어느 순간 둥근 해가 바다 위로 불쑥 솟아오르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나이가 들수록 저녁노을이 물들어가는 것이 참 좋아졌습니다. 그 대사를 들으며 일출보...
입력:2021-10-29 03:10:02
[겨자씨] 꽃길
무덤들이 있는 야산을 지나 초등학교에 가야 했던 소년은 늘 무서웠습니다. 어느 날부터 소년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길가에 피어 있는 꽃도 보이고 산들바람도 느끼고 길은 꽃길이 되었습니다. “꽃길만 걸으세요!” 축복하며 인사합니다. 꽃길은 꽃이 있는 길입니다. 울퉁불퉁한 길이어도, 진창길이나 오솔길이어도 꽃이 있으면 꽃길입니다. 가시밭길이라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이라도, 심지어는 무덤이 있는 길이라도 주님이 함께하시면 주님의 길입니다.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가느냐는 더욱...
입력:2021-10-28 03:10:01
[겨자씨] 묵상과 묵살
코로나 시대는 신앙에서도 큰 위기로 다가옵니다. 교회를 찾아 예배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아지거나 길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교회와 믿음의 큰 숙제가 됐습니다. 처음 하는 숙제여서 도움 받을 만한 참고서가 따로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매일 아침 교우들에게 성서일과 본문을 문자로 보냅니다. 성서일과 본문 중 한 구절을 묵상한 뒤, 교우들과 문자로 소통하지요. 성서일과를 보내고 나면 교우들의 반응이 이어집니다. “아멘”이라고 짧게 답하는 이들도 있고, 같이 묵상하며 자신이 느낀 점...
입력:2021-10-27 03:10:01
[겨자씨] 김밥천국
길을 가다가 바닥에 떨어진 김밥 한 개를 봤습니다. 지나쳐 가려다가 자세히 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김밥 한 개를 놓고 개미떼가 몰려와서 조금씩 뜯은 다음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개미집의 전체 구성원이 연합해서 바닥에 떨어진 김밥을 분해하고 옮겨 저장하는 일에 동원된 것 같았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김밥천국’이라는 제목을 붙여 봤습니다. 길바닥에 떨어진 하잘것없는 김밥 한 개가 개미에겐 하늘에서 내린 축복이었던 것입니다. 그것 하나를 잘 저장하면 한 겨우내 천국처럼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미들을 관찰하다가 문득 ...
입력:2021-10-26 03:10:02
[겨자씨]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네팔 선교사로 사역할 때 일입니다. 매일 아침 집에 우유를 배달해 주는 아이가 있었는데, 당시 네팔에선 가공우유보다는 소(혹은 물소)에서 직접 짠 우유를 많이 먹었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짠 우유를 아침마다 가져다주던 그 아이가 어느 날 물었습니다. “아 유 크리스천?” 네팔어도 아니고 난데없이 영어로 기독교인이냐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당황한 저는 얼떨결에 “노”해 버렸습니다. 네팔은 선교 제한 국가라 다른 신분으로 활동했기에 저도 모르게 믿음을 부인 아닌 부인해 버린 것입니다. 그 일로 매우 부끄럽고 괴로운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
입력:2021-10-25 03:10:01
[겨자씨] 밥 차려주는 남자
무뚝뚝하다고 생각했던 큰아들이 3주째 음식을 가져와 정성스레 대접합니다. 근래 제 마음의 풍경을 표현하자면 로뎀나무 아래 엘리야 같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걸어가는 한 마리 양 같고, 빈 그물을 멍하니 쳐다보는 베드로 같았습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대접하려는 아들의 마음에 사랑으로 배부르고 행복해졌습니다. 2000년 전 부활하신 예수님은 갈릴리 바다에서 빈 그물을 거두던 제자들을 위해 정성스레 생선을 굽고 아침밥을 차려주셨습니다. 초라해 보이는 식탁, 그러나 그 속에는 길 잃은 인생을 향한 새로운 소명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입력:2021-10-22 16:20:02
[겨자씨] 빨리 빨리
해외여행을 가면 한국 여행객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나 가게에서 들리는 한국말이 있습니다. ‘빨리 빨리’입니다. 빨리 빨리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을 대표하는 말이 됐습니다. 늘 바쁘게 사는 사람들, 늘 빨리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한국인입니다. 여행을 왔는데 평소보다 더 바쁘게 움직입니다. 시간이 아까워 새벽부터 일어나 한 곳이라도 더 보고 가야 잘 다녀온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유학을 가서 처음 느낀 점은 느리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사람들과 비교하면 행동도 느리고 일 처리도 늦었습니다. 하지만 좀 지내다 보니 게을러서 느리기보다는 ...
입력:2021-10-22 03:10:02
[겨자씨] 오징어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줄다리기, 징검다리 건너기, 오징어 놀이…. 자칫 ‘아재’ 내지는 ‘꼰대’의 ‘왕년에’ 타령에서나 뒹굴 수 있는 것들이 창조적인 예술가의 손에 닿으니 ‘오징어 게임’이라는 세계적인 대박 드라마가 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풍금, 타자기, 성냥, 연필 깎는 칼, 소풍 가서 먹던 바나나 반쪽, 차 옆구리를 탕탕 치며 ‘오라이’ 하고 뛰어오르던 안내양이 있던 시내버스, 책가방 속 김칫국물 자국…. 그 어떤 것도 대가(大家)의 품에 안기면 ...
입력:2021-10-21 03:10:02
[겨자씨] 포렌식
시절이 하 수상하기 때문일까요. 자주 듣게 되는 낯선 말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포렌식(forensic)’입니다. 포렌식이란 법의학 용어로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과학적 수사 방법을 이르는 말입니다. 범죄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에 사용되는 과학적인 기술, 방법, 수단 등의 뜻을 포함합니다. 잘못한 흔적을 감추기 위해 컴퓨터나 휴대전화의 자료를 모두 지워도 저장 공간으로부터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출해 문자 메시지나 사진, 영상, 통화내용 등을 복원해 냅니다. 아무리 지능적으로 범죄를 감춰도 마침내 찾아낸다는 점에서 놀라운 기술이라 여겨집니다....
입력:2021-10-20 03:05:04
[겨자씨] 진일보
이전 상태로 돌이킨다는 뜻에서 ‘원상 복구’란 말이 있습니다. 집이나 상가를 임차했다가 돌려주거나 물건을 빌려 쓴 후 손상 부위를 고쳐 반납하는 것입니다. 신체가 상처를 입었을 때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최선으로 여깁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은 일상 회복의 뜻에서 원상 복구를 소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값비싼 경험을 치른 후 ‘진일보’해야 합니다. 집단적인 질병이 지난 후 내성과 면역력이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뼈가 부러졌다가 다시 붙을 때는 더 단단해진다고 합니다. 무리한 근력운동은 미세한 근육 파열...
입력:2021-10-19 03:10:01
[겨자씨] 지금 여기서
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님을 기억하며 오래전 조 목사님께 들었던 대조동 천막교회 시절의 간증이 생각이 나서 소개합니다. 그당시 교회를 개척했던 동네에는 어려운 사람이 참 많았다고 합니다. 집마다 다니며 전도를 하셨는데, 어느 날 한 아주머니에게 “예수님 믿으세요. 예수 믿고 천당에 갑시다” 하고 전도하니 예수를 꼭 믿어야 천당에 가느냐고 묻더랍니다. 그래서 예수 믿고 죄 사함 받아야 천당에 갈 수 있지 안 그러면 지옥에 간다고 하니 그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하길, “지금 내가 사는 것이 지옥인데 나중에 지옥 가는 것은 무섭지 ...
입력:2021-10-18 03:05:04
[겨자씨] 소통
몇 년 전 우리나라 가수들이 평양을 방문해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한 가수는 아버지가 함경도 출신이라고 소개하면서 함경도 사투리가 들어간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바이 밥 잡쉈소. 아바이 밥 잡쉈소’라는 가사가 나올 때였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노래를 감상하던 관객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노래로 서로 공감하고 소통했던 것이지요. 성경은 세상을 가리켜 혼돈하고 흑암이 가득하다고 표현합니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서 흩어져가는 바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
입력:2021-10-15 17:25:01
[겨자씨] 스터디 그룹에서 얻은 교훈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할 때 함께 수업을 듣던 한국 학생들끼리 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매주 과제가 나오면 각자 먼저 풀어보고 모였습니다. 모이면 과제의 첫 문제부터 풀 줄 아는 학생이 앞에 나가 문제를 풀었고, 그렇게 모든 문제를 하나씩 풀면서 아는 학생이 모르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줘 쉽고 빠르게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한 수업에서는 같은 지도교수의 미국 학생이 저와 같이 스터디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이미 한국 학생들과 함께 과제를 다 해결한 후였기 때문에 만날 때마다 거의 가르쳐주면서 한 학기 동안 함께했습니다. 완전 ...
입력:2021-10-15 03:10:02
[겨자씨] 하늘에 별 달기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것은 하늘에 별 달기입니다. 이미 달린 별을 보고 멋있네 못났네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는 쉽습니다. 달린 별에 선을 그어 별자리를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망망한 하늘에 별을 달아 놓는 것은 몇 백 배 어렵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을 비판하는 일, 그리고 세워진 어떤 일을 비판하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고, 무너진 곳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비판하는 사람은 많고 세우는 사람이 없다면, 열매는 없고 이파리만 무성한 나무가 됩니다. 바울 사도는 숱한 고...
입력:2021-10-14 03:10:01
[겨자씨] 한 땀 한 땀
한 교우가 초대하지 않았다면 그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버스를 한 번만 타면 되는 가까운 곳에 멋진 곳이 있었습니다. 옛 풍문여고 자리에 세워진 서울공예박물관은 이어령 교수가 말했듯이 ‘때 묻은 보석들’이었습니다.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둘러본 곳은 ‘자수, 꽃이 피다’와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두 곳이었습니다. 한평생 땀과 정성으로 모은, 어쩌면 자신의 분신과 같을 5000여점의 작품을 기증한 허동화 선생이 있어 가능한 공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넉넉한 품이 얼마나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입력:2021-10-13 0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