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미션라이프  >  겨자씨

[겨자씨] 창의성
사람들은 자율, 평등을 선호합니다. 제한, 제약이라는 말은 듣자마자 꺼립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여러 종류의 한계와 구분이 있어 운신의 폭을 제한합니다. 전염병의 재확산은 다시 큰 제약이 되어 삶의 자유를 억누릅니다. 좋은 건축가는 이런 제한적인 조건과 어려운 환경을 반색합니다.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보다 어려운 과제가 있는 현장에 흥미가 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시도로는 불가능하기에 새로운 시도로 창의적 해법을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특색 있는 공간과 인테리어를 내놓습니다. 그렇다 보니 남다른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 탄생합니다. 지금은 우리...
입력:2021-07-13 03:10:02
[겨자씨] 고립(isolation)
교회 청년들과 함께 강원도로 수련회를 갔을 때 일입니다. 우리가 머문 숙소는 설악산이 보이고 푸른 숲과 시내가 어우러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성경 본문을 주고 숙소 주변으로 흩어졌습니다. 각자 묵상하며 개인 경건의 시간을 가진 뒤 다시 모여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한 지체가 너무 소음이 많아 말씀 묵상을 잘할 수 없었다고 하는 겁니다. 새소리, 물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무엇이 널 방해했냐고 물으니 주변은 조용한데, 자신의 내부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음이 유난히 많아서 말씀 묵상에 집중할 수 없었다...
입력:2021-07-12 03:10:01
[겨자씨] 믿음의 온도를 유지하세요
날씨가 꽤 무덥습니다. 마스크까지 끼고 살아야 하니 얼마나 답답합니까. 더울수록 사람들은 시원한 커피나 달콤한 팥빙수같이 더위를 밀어낼 음식을 많이 먹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덥다고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배탈이 나거나 장염에 걸릴 위험이 더욱 크다고 합니다. 아무리 덥다고 해도 차가운 음식은 적당히 먹고 오히려 몸을 보하는 보양식을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다니엘은 포로로 바벨론에 끌려 왔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자굴에 던져지는데도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지위는 더욱 굳건해져 갔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매일 습관...
입력:2021-07-09 17:20:01
[겨자씨] 약속의 힘
둘째 딸은 어릴 때 원하는 것이 있으면 꼭 받아냈습니다. 그럴 때 자주 사용한 것이 약속입니다. 어떤 때는 애교를 부리며 약속을 받아냈고, 바쁘고 정신없을 땐 ‘나중에 꼭 해 달라’면서 일단 약속부터 받아놓았습니다. 한번은 자전거를 사달라고 해서 ‘아직은 어리니 좀 크면 꼭 사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그때부터 사달라고 사정하지 않고 아주 당당하게 자전거를 요구했습니다. 약속했으니 지키라는 것입니다.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듯 너무나 떳떳한 딸의 모습을 보며 약속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하...
입력:2021-07-09 03:10:02
[겨자씨] 창문과 거울, 시계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책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을 보면 카지노에 없는 세 가지가 나옵니다. 그것은 창문 거울 시계입니다. 카지노 측으로서는 당연한 조치일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 신선한 바람이 들어오면, 거울 보면서 도박에 미친 자기 모습을 보면,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계를 보면 “아! 약속 시간이지”라면서 카지노를 나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악한 마귀는 이처럼 우리가 세상에 파묻혀 주님의 비전을 잊어가도록 유혹합니다. 이때 성경은 창문과 거울, ...
입력:2021-07-08 03:10:01
[겨자씨] 비설거지
후텁지근한 날씨에 설교 준비하느라 책상에 앉아 있을 때 갑자기 창밖이 요란해졌습니다. 무슨 일일까 싶어 밖을 내다보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잠깐 사이에 빗줄기가 시야를 다 가렸고, 천둥과 번개가 하늘에서 야단입니다. 우산을 챙기지 않은 채 길을 나섰던 이들이 서둘러 뛰기 시작하고 옆 공사장에서는 공사 현장을 덮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열어뒀던 창문으로도 비가 들이쳐 서둘러 닫습니다. 비가 오거나 혹은 오려 할 때 비를 맞혀서는 안 될 물건을 거두어들이거나 덮는 일을 ‘비설거지’라 합니다. 부엌에서의 설거지는 식사 후 이뤄지지만, 비설거...
입력:2021-07-07 03:10:01
[겨자씨] 성미의 추억
요즘 거의 사라졌지만 한국교회는 성미라는 은혜로운 전통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식사를 준비할 때 쌀의 일부를 덜어냈습니다. 그리고 주일 교회 입구에 있는 성미함에 부었습니다. 성미는 교역자에게 제공되거나 구제와 교회 공동 식사 등에 긴요하게 쓰였습니다. 십시일반이란 말이 있습니다. 과거엔 다들 먹고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덜어냄으로 살림의 길을 만들어 냈습니다. 덜어냈는데 오히려 번창했고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덜어냄을 실천했을 때 보탬의 기적을 확인했습니다. 과한 것이 꼭 문제를 일으킵니다. 음식을 조금만 덜어...
입력:2021-07-06 03:05:03
[겨자씨]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
최근 들어 사람들로부터 아프다거나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소식을 많이 듣게 됩니다. 세상은 분명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는데 살기 좋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겐 어려움이 많은 듯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많은 핍박과 어려움 속에서 지냈지만 그들의 마음과 삶은 건강하고 넉넉했던 것 같습니다. 성경에 보면 그들의 삶은 가난한 사람이 없고 아픈 사람이 없었던 공동체같이 보입니다.(행 2:43~47) 그들은 날마다 성전에 모이고 떡을 떼고 소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하나님을 찬미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며 이들에게 믿음...
입력:2021-07-05 03:05:04
[겨자씨] 보조 바퀴
손녀가 기도원에서 자전거를 탄 적이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쉽게 넘어져서 보조 바퀴를 달아줬는데, 이제는 제법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것 같아 보조 바퀴를 빼줬습니다. 중심도 잘 잡고 더 즐겁게 타는 것을 보았습니다. 솔로몬이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린아이 같고, 출입할 줄도 모르고, 세상의 바람에 쉽게 넘어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힘이요, 산성이요, 의지와 도움이 되어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음 안에서 장성했다면, 어린 시절 의존적인 습관이라는 보조 바퀴를 빼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골리앗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
입력:2021-07-02 16:45:01
[겨자씨] 논문 증발 사건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의 일입니다. 컴퓨터를 끄지 않은 채 매일 10시간 이상 논문을 썼는데 논문 작성 일주일이 되던 날 갑자기 컴퓨터가 먹통이 됐습니다. 잠깐 쉴 때도 항상 파일을 저장했던 터라 다시 이어 쓰면 되겠지 싶어 컴퓨터를 껐다 켰습니다. 논문 파일을 열어본 순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간 쓴 내용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는데 이때 하나님이 깨닫게 해 주신 게 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어느덧 내 열심으로만 쓰고 있다는 것이었습...
입력:2021-07-02 03:10:02
[겨자씨] 지우개
과학 저술가인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지난 2000여년간 있었던 위대한 발명품에 대해 “인간의 실수를 수정하는 모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고무 지우개, 컴퓨터의 백스페이스(Backspace) 키, 수정용 화이트처럼 말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만약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없었다면 과학은 물론 정부나 문화, 도덕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우개가 없었으면 우리는 쓰레기 더미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우개 역할은 단순히 지우는 것이 아니라 연필에 더 기회를 줘 다시 쓰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
입력:2021-07-01 03:05:04
[겨자씨] 명함 한 장과 하나님
두어 평 되는 흙벽돌 방에서 첫 목회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서울 용두동교회가 설립 80주년을 맞아 단강마을에 예배당을 짓기로 했으니 참으로 고맙고 귀한 일이었습니다. 기공예배를 드리던 날, 단강을 찾은 손님 중에는 고위 공직자였던 장로님도 있었습니다. 예배 후 식사 시간, 장로님은 지역 기관장들이 식사하는 곳을 찾아가 공손하게 인사했습니다. 그러면서 명함을 전했는데 그분의 직함을 확인하고는 흠칫 놀라는 표정을 봤습니다. 풋내기 전도사였던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며 괜히 으쓱해졌습니다. 그날 밤 일기를 쓰며 낮에 있었던 일을 돌아봤습...
입력:2021-06-30 03:10:02
[겨자씨] 반환점
동네 산책로 끝자락에 누군가 고깔 모양의 표지판을 설치해 놨습니다. 적당한 지점에서 돌아가던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그 고깔을 기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반환점이 된 것이지요.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이제 반환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후반전을 시작할 때입니다. 소설로 하면 지금껏 펼친 복선이 연결될 때입니다. 낚시꾼은 그간 뿌려놓은 떡밥으로 물고기를 낚을 순간입니다. 게을리 살았던 이들은 반환점을 인정하기 싫어합니다. 외면하려 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분들은 반환점이 보이면 소망이 생깁니다. 눈물로 뿌린 것들을 거둘 때가 오기 ...
입력:2021-06-29 03:10:01
[겨자씨] 기뻐하고 감사하자
빅터 프랭클이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체험기를 담은 책 ‘죽음의 수용소’에는 그가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세 가지 중요 가치가 나옵니다. 바로 ‘창조적 가치’ ‘경험적 가치’ ‘태도적 가치’입니다. 창조적 가치를 가진 사람은 늘 무언가를 만들거나 찾고, 경험적 가치를 가진 사람은 항상 배우려 하고 자신의 경험을 남에게 나누며 삽니다. 태도적 가치를 가진 사람은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일을 해결해 나갑니다. 이런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 수용소 생활을 끝까지 견뎠는데, 저는 이 세 가지...
입력:2021-06-28 03:10:01
[겨자씨] 예수님의 레시피
유튜브나 방송을 보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음식 레시피에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음식을 창조해내는 것을 봅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알게 된 짜파구리도 그런 새로운 레시피 중 하나였습니다. 성경에 보면, 사람들은 인생 속에서 불가능한 상황이나 문제를 만났을 때 정형화된 공식으로 그 문제를 풀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나 인간의 경험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애굽 군대에 포위당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바다를 갈라 길을 내시고, 여호수아가 전쟁 중일 때는 해와 달을 멈추게도 하셨으며, 빈 들에서 배부...
입력:2021-06-25 17:45:01
[겨자씨] 성막에는 바닥재가 없다
성막 내부는 순금과 화려한 천으로 장식했습니다. 등잔대와 관련 기구에 들어간 금만 해도 한 달란트(34㎏)였다고 하니 성막에 사용된 금의 양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언약궤와 분향단, 떡상을 조각목으로 만들어 순금으로 감쌌고, 성막의 벽도 조각목에 금으로 감싼 널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성막의 내부도 사방이 순금이었습니다. 천장과 문 역할을 한 휘장은 베실과 청색, 자색, 홍색 실로 수놓은 귀한 천으로 만들었습니다. 성막 안으로 들어갈 때면 그 위엄과 화려함에 압도당했을 것입니다. 위엄있는 왕이 거하는 왕궁에 들어가는 것 같았을 겁니다. 이는 요한계시...
입력:2021-06-25 03:05:03
[겨자씨] 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는 ‘강뉴(Kagnew)’로 불리는 황제의 근위병 6000여명을 한국에 파병했습니다. 강뉴 부대는 120여명 전사자와 530여명 부상자를 냈으나 포로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죽기를 다해 싸웠습니다. 이 부대의 어떤 병사들은 자신의 월급으로 부대 안에 ‘보화원’이라는 보육원을 차려서 전쟁고아들을 돌봤습니다. 그러나 귀국한 참전 군인들은 심한 고초를 겪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공산 혁명이 일어났는데 이들은 역적으로 몰리며 코리안 빌리지로 쫓겨난 것입니다. 6·25 당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우리...
입력:2021-06-24 03:05:02
[겨자씨] 고마운 버릇
버릇은 하루아침에 들지 않습니다. 한번 들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오랜 경험의 축적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습관(習慣)’이란 말 중 ‘습(習)’자는 ‘익히다’ ‘배우다’라는 뜻입니다. ‘習’은 ‘깃 우(羽)’와 ‘흰 백(白)’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習’자의 갑골문을 보면 ‘白’자가 아닌 ‘日’자로 돼 있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새가 하늘을 나는 법을 익히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l...
입력:2021-06-23 03:05:03
[겨자씨] 지금
세상에 가장 중요한 금이 세 가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황금이고 다음으로는 소금입니다. 그리고 다음이 ‘지금’입니다. 지금 흘러가는 시간만큼 소중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산책하기에 참 좋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놓치기 아까운 날씨입니다. 길가에 핀 들꽃을 보면 꽃집에 온 것처럼 다양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공원에서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의 표정은 살아 있는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땀 흘려 일하고 잠시 쉬는 시간의 여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 주변을 잘 관찰하면 ‘지금’ 주어지는 축복이 가득합니다....
입력:2021-06-22 03:10:01
[겨자씨] 주님이여, 내 손을
제게는 아들 한 명과 딸 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아이마다 제각기 다른 기질과 성격, 그리고 그들이 내는 열매들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들은 독립심이 강하고 뭐든지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합니다. 딸들은 부모를 의지하고 사소한 일도 상의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우리 가족이 살던 네팔의 마을은 가파르고 비가 오면 길이 대단히 미끄러웠습니다. 언젠가 언덕 아래에 있던 교회에 가기 위해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내려갈 때면, 아들은 항상 자기가 제 손을 잡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다 보면 제 손을 ...
입력:2021-06-21 03:10:01
[겨자씨] stay strong
지난 13일 2022 카타르월드컵 지역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후반 20분 손흥민 선수가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후 그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두 손으로 2와 3 숫자를 만들고는 “Hey Chris! stay strong I love you”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동료였던 에릭센 선수가 경기중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져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이 있었는데, 손 선수의 세리머니를 보면서 진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인생의 위기를 만날 때, 특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갈 때, 연약한 인간이 해줄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저 어깨를 두드...
입력:2021-06-18 16:35:01
[겨자씨] 기도하지 않는 게 실패다
유학 시절 박사과정을 한 학교에서는 한국 기독 학생들이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모여 기도회를 했습니다. 기도 제목을 서로 나누며 유학생 전도, 국가와 세계를 위해 함께 기도했습니다. 끝나고는 점심을 먹으며 교제하는 것도 참 즐거웠습니다. 제 연구는 실험 위주여서 한 주간 실험하고 교수에게 결과를 보고해야 했는데, 종종 기도회를 가지 않고 실험하면 더 많은 결과를 얻을 것 같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은 기도회를 안 가고 연구에 욕심을 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실험한 건 여지없이 다 실패했습니다. 이 경험을 하면서 아주 귀한 걸 깨달았습니다. ...
입력:2021-06-18 03:10:01
[겨자씨] 껍질이 없으면 알맹이도 없습니다
수박 한 덩이가 1만5000원이라고 한다면 껍질은 1000원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합니다. 알맹이가 주연이라면 껍질은 엑스트라 대우도 못 받습니다. 칭찬은 알맹이가 다 받고 껍질은 늘 찬밥 신세입니다. 그런데 사실 껍질이 없으면 알맹이도 없습니다. 껍질은 온갖 비바람과 벌레로부터 수박의 속을 지켜줬습니다. 알맹이에 단맛이 들도록 햇볕을 듬뿍 전해줬습니다. 칼을 제일 먼저 받는 것도 껍질입니다. 우리 죄를 용서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몸도 마음도 사랑도 모두 내어주고 빈 껍질처럼 달리셨습니다. 유충은 껍데기 속에서 보호받고 나비가 돼 ...
입력:2021-06-17 03:10:01
[겨자씨] 웃음이 가능한 교회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부터 나옵니다. 독일에서 목회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큰 상처를 입고 거반 주저앉은 교회, 다 떠나고 얼마 남지 않은 교우들, 교회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선배들에게서 들었던 ‘이런 게 피눈물이구나’라는 말을 생각하며 꽤 눈물을 흘렸습니다. 9월에 첫발을 내디뎠고 이듬해 새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친구 목사가 달력을 만들어 보내겠다며 교회 표어를 물었습니다. 생각 끝에 정한 첫 표어가 ‘웃음이 가능한 교회’였습니다. 당시 상황으로서는 절박한 꿈이었습니다. 마침내 달력이 도착했는...
입력:2021-06-16 03:10:01
[겨자씨] 시간 부자
코로나 사태에 즈음해서 ‘벼락 거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폭등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의 자산 가치가 떨어졌다는 자조 섞인 표현입니다. 그를 만회하려고 조급하게 가상 자산에 투자했다가 진짜 거지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시각을 달리하면 지금의 현실은 우리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로 ‘시간 부자’입니다. 원치 않는 모임을 가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가는 회식으로부터도 자유롭게 됐습니다. 관계나 체면 때문에 시간을 내서 멀리 가지 않아도 용납되는 면죄부를 받았지요. 이처럼 많은 사...
입력:2021-06-15 0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