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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흙수저도 금을 뜨면 금수저
디모데후서 2장에 나오는 금그릇 은그릇 나무그릇 질그릇 이야기를 묵상하다가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금그릇이라도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고, 나무그릇이라도 보석을 담으면 보석함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입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느냐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좌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토기장이 비유처럼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요즘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수저로 흙을 뜨면 흙 뜨는 수저이고, 흙...
입력:2021-12-10 03:10:01
[겨자씨] 칭찬이 참 좋고 격려는 더 좋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습니다. ‘칭찬은 돼지도 나무에 기어오르게 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구름은 바람이 불어 움직이지만, 사람은 칭찬으로 날개와 동력(動力)을 얻습니다. 그런데 격려는 더 중요합니다. 칭찬은 잘했을 때 박수를 보내는 것이라면, 격려는 실패하고 넘어졌을 때 일으켜 주는 것입니다. 칭찬은 잘한 ‘행위’에 초점이, 격려는 ‘사람 자체’에 초점이 있습니다. 칭찬은 ‘더 잘해야지’ 하는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격려는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있다는 안정을 줍니다. 죄성 많은 우리 인간은 ...
입력:2021-12-09 03:10:01
[겨자씨] 호는 걸음
‘호다’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뜻밖에도 저는 그 말을 성경을 읽다 만났습니다. ‘군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의 옷을 취하여 네 깃에 나눠 각각 한 깃씩 얻고 속옷도 취하니 이 속옷은 호지 아니하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라’(요 19:23)는 말씀이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호다’는 ‘헝겊을 겹치어 바늘땀을 성기게 꿰매다’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성경을 통해 우리말 하나를 배우는 즐거움이라니요. 44년 전 신학을 공부한 친구들과 함께 DMZ를 따라 걸었습니다.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해 파주 임...
입력:2021-12-08 03:05:04
[겨자씨] 내게 있는 것
한라산 등반을 간 적 있습니다. 태풍이 지났지만 비바람이 심했습니다. 거센 바람에 우비가 찢길 정도였습니다. 등반하면서 준비물을 잘 갖춘 등산객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바람막이 옷에 붙어있는 모자로 머리와 얼굴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방수 싸개로 배낭이 젖지 않도록 했습니다. 등산이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비를 피하며 쉬다가 벗어 놓은 겉옷을 봤습니다. 목 부분이 두툼해 살펴보니 똑딱이 단추 뒤에 모자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구매 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기능이 숨어 있었던 것...
입력:2021-12-07 03:10:01
[겨자씨] 순종을 기다리는 하나님
살다 보면 함께하는 사람들로부터 동의와 순종을 요구받거나, 또는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전 누군가에게 순종한다는 것이 마음에 어려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누군가에게 순종을 요구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나의 뜻을 내려놓고 순종하는 것도 힘들지만, 상대방의 순종을 기다리는 것이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 뜻에 순종하기까지 결코 우리를 강제로 윽박지르거나 우리 마음을 무시한 채 일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기꺼이 순종할 때까지 시간을 ...
입력:2021-12-06 03:05:04
[겨자씨] 실패가 주는 지혜
1928년 여름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배양접시에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창문을 닫지 않고 배양접시도 치우지 않은 채 휴가를 떠났습니다. 얼마 뒤 실험실로 돌아온 그는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은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치워버렸을 텐데, 그는 곰팡이 주변에 있던 포도상구균이 녹아있는 모습에 집중했습니다. 푸른곰팡이가 포도상구균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페니실린을 개발하게 됐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실패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가르치십니다. 실패 속에서 욥은 귀로만 ...
입력:2021-12-03 17:10:01
[겨자씨] 아버지의 기도
신학생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경제적인 문제였는데, 두 딸이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큰딸이 학교 준비물로 서예 도구를 가져가야 하는데 사줄 돈이 없었습니다. 친구에게 빌려 쓰라고 하면서 학교로 보내니 딸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 “부르심에 순종해서 목회자의 길을 가지만 딸에게는 너무 미안합니다. 학교 준비물도 못 사서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라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셨습니다. 풍족하진 않아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딸들도 우리 집이 가난하다...
입력:2021-12-03 03:05:02
[겨자씨] 나의 다이아몬드
농부인 알리 하페드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농장을 팔고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섰지만, 허탕을 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얼마 후 그 농장을 구입했던 사람이 농장 뒤뜰에서 ‘다이아몬드 밭’을 발견했습니다. 그 밭이 바로 최고의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알려진 골콘다 광산입니다. 미국 템플대 초대 총장이었던 러셀 콘웰은 ‘다이아몬드 밭’이라는 주제로 이 이야기를 6000회 이상 강의했습니다. ‘내게 주신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안 보이는 네잎클로버 행운을 찾느라 발...
입력:2021-12-02 03:10:02
[겨자씨] 칠성사이다와 북두칠성
지금도 아내와 즐겁게 나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내의 유년 시절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아내에게는 초등학교 시절 시험에서 보기 좋게 틀린 문제가 있었습니다. 별 일곱 개를 그려 놓고 그것의 이름을 쓰라는 문제였지요. 그 시험 문제를 대하는 순간 아내 마음이 짜릿했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정답에 자신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답을 아는 친구들이 많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막 사이다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어느 날 퇴근하는 아버지가 빵과 사이다를 사다 주신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 입안에서 터지는 수...
입력:2021-12-01 03:10:01
[겨자씨] 낙엽의 의미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가을의 끝을 알립니다. 과거 군대에서 가을은 낙엽 치우는 계절이었습니다. 사단 본부에 근무했는데, 아침 점호가 끝난 후 건물 주변 낙엽을 치우는 게 일과였습니다. 비라도 오면 바닥에 딱 붙은 낙엽은 몇 번씩 쓸어내야 겨우 움직이곤 했습니다. 피곤한 아침에 주어진 중노동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낙엽을 쓸지 말고 그대로 놓아두라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알아보니, 어제 사단장님이 본부를 지나다가 낙엽을 보고 ‘마로니에 공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즉각 참모진을 통해 ‘낙엽을 그대로 쌓아...
입력:2021-11-30 03:05:03
[겨자씨] 사랑하는 자여
지인 중에 음악에 조예가 깊고 찬양을 아주 은혜롭게 잘하시는 강 목사님이 계십니다. 이분이 요한삼서 2절 말씀으로 찬양을 만들었는데 “사랑하는 자여 너의 영혼이 잘됨같이 범사가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는 가사는 물론, 곡조도 너무나 좋고 은혜롭습니다. 언젠가 강 목사님 교회에 갔더니 강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매일 이 찬양을 직접 불러서 ‘모닝콜’로 보내주는 것이었습니다. 아침마다 이런 축복을 받고 하루를 시작하면 참 좋겠다 싶어서 그 후로 저는 매일 새벽예배를 마무리하면서 이 찬양을 부르며 성도들을 축복합니다. 그 ...
입력:2021-11-29 03:10:01
[겨자씨] 뻥이요!
요즘엔 찾아보기 어렵지만 30여년 전에는 종종 작은 트럭 뒤에 검은 쇠가마를 싣고 동네를 찾아오던 소위 뻥튀기 장수가 있었습니다. 온 동네 아이들은 뻥튀기 장수만 오면 방긋방긋 웃으며 달려 나왔고, 어머니들은 쌀과 옥수수 보리 같은 곡식을 들고 갔습니다. 가마 속에 쌀을 넣고 뜨거운 불에 빙글빙글 돌리다가 쇠막대기를 꼽고는 힘차게 소리칩니다. “뻥이요~!” “뻥!”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양의 뻥튀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비닐봉지 한가득 뻥튀기를 담아 집으로 돌아오는 어머니와 아이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회초리로 때려서라...
입력:2021-11-26 17:15:02
[겨자씨] 연약함도 감사 제목
가야 시대 토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옛날 방식으로 전통가마에서 토기를 구워 만드는 장인 모습이 나왔는데 한 가지 실험을 해 보였습니다. 가마 온도를 1000도 이하, 1000도 이상, 1200도 이상, 세 가지로 구분해 토기를 구웠습니다. 그랬더니 똑같은 흙으로 만들었는데 완전 다른 토기가 됐습니다. 색깔부터 달랐고 두드리면 소리도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구운 토기일수록 더 약해서 서로 부딪히면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그러면 높은 온도에서 구울수록 좋은 토기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토기들에 음식을 담아서 ...
입력:2021-11-26 03:10:01
[겨자씨] 진인사대천명은 틀리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경구가 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게으르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에서는 옳습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 보면 옳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묻지도 않고 자신이 일을 다 벌여 놓고, 하나님께 이 일이 잘되게 해달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마치 하나님을 알라딘의 램프에 나오는 거인 종처럼 여기는 행위입니다. 진인사(盡人事) 하기 전에,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물으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을 하는 도중에도 하나님께 늘 ...
입력:2021-11-25 03:10:01
[겨자씨] 덤이어도 좋을 말씀
설교를 시작하기 전 이따금 고백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도하는 이가 교우들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기도를 드린 날이나 찬양대가 은혜로운 찬양을 드린 날이면 그렇습니다. 나누려는 말씀이 예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은혜 중 덤이어도 좋겠다고 고백하곤 합니다. 때로는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 하나가 같은 본문을 열 번 설교하는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습니다. 샤갈의 ‘희생 장소로 가는 아브라함과 이삭’도 그런 그림 중 하나입니다. 모리아산으로 가는 두 사람이 그림에 담겨 있습니다. 제물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이삭...
입력:2021-11-24 03:05:04
[겨자씨] 하드캐리
젊은이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드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용어인데 팀을 승리로 이끄는 데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공헌한 플레이어에게 사용하는 말입니다. 비단 게임뿐이겠습니까. 세상 어디든지 과제는 산적해 있습니다. 누군가 책임감 있는 사람이 나타나야 비로소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군과 우국지사가 이런 일을 감당했습니다. 한국전쟁 때는 미국과 연합군의 수고를 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 시대에는 많은 의료진과 공직자가 이 일을 감당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누군가의 헌신 위에 지탱되고 있습니다. 영적...
입력:2021-11-23 09:15:02
[겨자씨] 응답의 거리
해가 저물어 집에 돌아갈 때면 아름답게 흩뿌려진 밤하늘을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별자리는 큰곰자리에 국자 모양처럼 있는 북두칠성입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입니다. 같은 별자리를 이루고 있어 서로 가깝게 보이지만 별들의 실제 거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떤 별은 101광년, 또 다른 별은 81광년, 다른 별은 79광년같이 말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가능하면 빨리 하나님이 응답해주길 기대합니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 하나님의 응답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아브라함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아들을 주신다는 응답을 받았을 때, 그 ...
입력:2021-11-19 17:20:01
[겨자씨] 돌인가 금인가
보석의 원석을 단면으로 잘라서 만든 장식품이 있습니다. 겉은 완전히 돌같이 생겼는데 속은 보석입니다. 겉모습만 봐서는 모릅니다. 전문가가 아니면 아무리 봐도 그냥 돌덩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금 원광석에도 불순물이 들어있습니다. 순금을 얻기 위해서는 제련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는 말씀은 제련의 과정을 비유로 든 것입니다.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고난이 불순물을 제거해 줘 순금 같은 믿음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고, ...
입력:2021-11-19 03:10:02
[겨자씨] 하나님의 도움
나관중의 ‘삼국지’를 보면 제갈공명이 사마의의 군대를 몰아넣고 화공(火攻)으로 전멸시키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순간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일을 그르치게 되지요. 그때 제갈공명은 하늘을 바라보며 유명한 탄식을 합니다. “사람이 일을 꾸미지만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하늘의 뜻이구나.”(謀事在人 成事在天) 인간 최고의 지략을 상징하는 제갈공명도 ‘하늘의 도움’ 없이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입니다. 우리 자녀들은 최선을 다해 공부해 왔습니다. 그러나 노력만...
입력:2021-11-18 03:05:05
[겨자씨] 빠뜨릴 수 없는 것
나이를 먹는 증거겠지요. 뭔가를 빠뜨리는 일이 늘어납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나섰다가 어디 두었는지도 모른 채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가 그쳤기 때문이라고 둘러대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궁색합니다. 우산 하나의 값보다는 그런 일이 늘어난다는 사실에 마음이 서글퍼집니다. 어디에 놓았는지 몰라 안경을 찾을 때도 있고, 휴대전화를 식당이나 화장실에 두고 와 그것을 찾느라 진땀을 흘릴 때도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길을 나섰다가 사람들의 눈총을 받고서야 뒤늦게 알아차릴 때도 있고요. 지난주 시골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올 때였지요. ...
입력:2021-11-17 03:10:03
[겨자씨] 대체 불가능
엔에프티(NFT·Non Fungible Token)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대체 불가능 자산’을 뜻합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소유권 주장이 곤란한 디지털 자산에 지문처럼 그 권리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디지털 생태계는 복제, 변경 등이 너무 쉽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공을 넘어 어디든 동일하게 복제되고 유포되는 장점에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반작용으로 불법이 판치며 저작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러던 차에 등기하듯 원본 증명을 하고, 희소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것입니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에 열광...
입력:2021-11-16 03:10:01
[겨자씨] 당신의 선택을 응원합니다
수능 고사가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아르바이트에만 열심을 쏟는 조카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동생의 푸념을 들었습니다. 시험을 봐야 하는 당사자보다 부모님들의 마음이 더 간절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녀들의 마음과 생각은 부모와는 꽤 다르고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들은 대학 공부를 해야만 성공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하지만, 우리 자녀들은 반드시 대학을 가야 한다는 생각은 그리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스물일곱 살인 제 아들도 군대에 다녀온 뒤 복학하지 않고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사업을 한다며 지난 몇 ...
입력:2021-11-15 03:10:02
[겨자씨] 다시 불타오르게
나뭇잎들이 하나씩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법 쌀쌀한 날씨가 되고 보니 오래전 추억이 떠오릅니다. 지금과 달리 1980년대만 해도 가정에서 연탄으로 난방을 했습니다. 새 연탄을 넣었는 데도 방바닥이 차가울 때가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연탄불이 꺼져버린 것입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사두었던 번개탄을 꺼냅니다. 불을 붙이고는 다시 연탄을 집어넣습니다.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연탄구멍 사이사이로 붉고 파란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꺼진 연탄은 다시 살릴 수 있어도, 열정이 꺼져버려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하는 불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입력:2021-11-12 22:05:01
[겨자씨] 십자가는 천국 스피커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져서 연말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연말이면 길거리에 캐럴이 흘러나왔습니다. 동네 레코드 가게 스피커에서 나오는 최신가요나 팝송, 그리고 캐럴을 들으며 유행하는 노래나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거리에서 음악 듣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어느 날 십자가가 스피커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이 끊임없이 하시는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 아들을 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기까지 너를 사랑한다. 그렇게 너를 구원했다. 그러니 그 어떤 상황에서도 너를 건져낼 것이고 항...
입력:2021-11-12 03:10:02
[겨자씨] 그림자와 그늘
“작은 그늘은 그림자라 부른다. 강아지 그림자. 전봇대 그림자. 사람이 들어가 해를 피할 수 있는 크기가 되면 그땐 그늘이라 부른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사람사전’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햇빛이 비치면 그림자와 그늘이 생깁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은혜의 빛을 받아도 자신의 그림자만으로 사는 사람이 있고, 그늘까지 돼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요셉은 이웃에게 열매와 그늘까지 주었습니다. 모든 나무는 나무만한 크기의 그늘이 있습니다. 나무만 나무가 아니고 그늘까지가 나무입니다. 나밖에 모르는 사람은 그림자만 있는 사람입니다. 배워...
입력:2021-11-11 0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