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은 어릴 때 원하는 것이 있으면 꼭 받아냈습니다. 그럴 때 자주 사용한 것이 약속입니다. 어떤 때는 애교를 부리며 약속을 받아냈고, 바쁘고 정신없을 땐 ‘나중에 꼭 해 달라’면서 일단 약속부터 받아놓았습니다.

한번은 자전거를 사달라고 해서 ‘아직은 어리니 좀 크면 꼭 사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그때부터 사달라고 사정하지 않고 아주 당당하게 자전거를 요구했습니다. 약속했으니 지키라는 것입니다.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듯 너무나 떳떳한 딸의 모습을 보며 약속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받아내야 할 우리에게 오히려 먼저 약속을 합니다. 하나님보다 더 크신 이가 없기에 자기를 가리켜 맹세까지 하면서 약속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당당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약속한 것을 기억해 달라고, 그 말씀대로 꼭 이뤄달라고 기도할 수 있는 건 주께서 십자가로 보장해준 약속의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내게 소망을 가지게 하셨나이다.”(시 119:49)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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