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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아베의 ‘강한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꿈은 ‘강한 일본’이다. 전후세대 첫 총리로서, 최연소 총리로서, 그가 2006년 제90대 총리에 취임했을 때도 물론이고 2012년 두 번째 권력을 잡았을 때도 그의 슬로건이었다. 그 이전이나 지금이나 아베는 강한 일본이란 직접 표현을 쓰거나 이를 연상케 하는 언행을 보여 왔다. 대북 강경책, 역사 왜곡, 도덕 교과서 부활,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그의 ‘강한 일본 행보’는 주변국의 우려에도 아랑곳없다. 아베와 우익 세력에게 헌법 개정은 강한 일본을 위한 핵심 축이다.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해 집단...
입력:2019-07-25 04:10: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세 가지 소원
얼마 전 영화 ‘알라딘’을 보았다. 램프의 요정 지니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누군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설정은 낭만적이며 희망적이다. 만약 지니가 나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면 어떤 소원을 이야기할까 생각해보았다. 얼마 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라는 소원을 종이에 적은 후에 몇 년을 보관해둔 뒤 종이를 꺼내어 보니 그때 적은 소원 대부분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소원을 종이에 써서 오랫동안 보관해두는 방식은 아니었고, 주변 사람에게 ...
입력:2019-07-24 04:10:02
[한마당-이흥우] 일본의 막무가내 고래잡이
지구에서 가장 큰 생명체, 고래. 최인호는 “신화처럼 숨 쉰다”고 고래를 노래했다. 그의 소설 ‘고래사냥’ 속 고래는 암울한 시대에 방황하는 청년들의 삶의 희망을 상징하는 신화다. 청년들은 고단한 몸을 삼등 완행열차에 싣고 동해로 동해로 떠난다. 고래 잡으러…. 동해는 고래의 바다다. 국보 285호 울산 반구대암각화에 7000년 전 신석기인의 고래잡이 모습이 새겨져 있고, 국내 포경산업의 중심지가 울산 장생포였던 게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더 이상 고래잡이 모습을 볼 수 없다. 우리나라는 국제포경위원회(IWC) ...
입력:2019-07-24 04:10:02
[신종수 칼럼] 트럼프를 움직여라
문 대통령과 아베, 타협 어려운 상황… 미국 중재 필요 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미온적 입장 GSOMIA 지렛대로 사용하되 거래 달인 트럼프 상대하려면 실제 파기도 옵션에 포함해야 싸움을 앞두고 취할 수 있는 입장은 두 가지다. 당사자간 협상이나 누군가의 중재로 싸움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고, 이게 안 되면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한국과 일본은 당사자끼리 타협하기 어려운 매우 고약한 상황에 놓여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성향부터가 그렇다. 문 대통령의 경우 남을 먼저 공격하거나 시비를 거는 성격은 아니지만 부당하다...
입력:2019-07-24 04:05:01
[한마당-염성덕] 인종차별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만민평등을 가장 알기 쉽게 표현한 속담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권리와 의무가 똑같다는 뜻이다. 만민평등과 대척점에 있는 단어를 꼽으라면 인종차별을 들 수 있다. 특정 인종에게 불이익을 주는 인종차별은 악의 근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반드시 척결해야 할 개념이다. 인종차별을 넘어 인간 말살까지 서슴지 않는 인종청소는 중대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근현대사에서 인종차별이나 인종청소의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아돌프 히틀러의...
입력:2019-07-23 04:10:01
[돋을새김-이영미] 일본회의와 무서운 일본
그러고 보면 일본군 위안부를 인종주의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적은 없었다. 적어도 한국 내에서 그런 시도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전쟁터의 성노예 제도와 인종차별주의라니. 어색한 조합 아닌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의 위안부 다큐 ‘주전장(主戰場)’은 그래서 놀랍다. 영화는 완전히 새로운 지점, 현대 일본의 인종주의라는 낯선 좌표 위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바라본다. 지금 왜 그렇게 해석하는가. 데자키 감독은 이것이 진짜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는 위안부를 바라보는 일본 극우와 양심적 지식인, 피해자 한국의 입장을 주장, 반박...
입력:2019-07-23 04:05:01
[한반도포커스-진창수] 참의원 선거 ‘아베 성적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예상대로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헌법 개정 추진이 가능한 3분의 2 의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참의원 선거는 정권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어서 국민적 열기가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선거는 없었다. 선거 기간 중임에도 선거운동을 볼 수 없는 ‘조용한 선거’였다. 아베 정권 유지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은 야당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고, 야당의 ‘아베 비판’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해서 일본 ...
입력:2019-07-22 04:05:01
[뉴스룸에서-김준엽] 일본이 준 국산화 기회
기업의 DNA는 이윤 추구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만들어내는 게 기업의 지향점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여기저기서 소재 국산화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왜 그동안 소재 국산화에 소홀했느냐고 질책을 하기도 한다. 기업으로선 경제적 논리에 따른 결정을 한 것뿐이다. 소재의 품질이 좋고, 납기일을 정확하게 맞추는 일본 기업이 우선순위에 있었다. 안정적인 공급이 확보된 상황에서 새로운 업체를 찾을 이유가 적었다. 그런데 이제 ‘게임의 법칙’이 달라졌다. 일본이 불문율을 스스로 깨버린 탓이다.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은 글로벌 협...
입력:2019-07-22 04:05: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여름의 맛, 묵사발
‘여름의 맛’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많지만 찌는 듯이 더운 날에는 묵사발이 떠오른다. 수년 전, 나는 단기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낸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장기적으로 할 일을 구하고 있었는데 적당한 일을 찾기 힘들어 단기알바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있었다. 하루는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에서 당일알바 구인 공고를 보고 연락을 해서 그들이 알려준 장소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스무 명 남짓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담당자로 보이는 남자는 정보가 잘못 전달되어 열다섯 명 모집인데 스무 명을 모집했다면서 미안하지만 다섯 명은 교통비를 포함한 위...
입력:2019-07-22 04:05:01
[가리사니-정현수] 한국에서 일본인으로 산다는 것
메구미(가명·33)는 한국에 사는 일본인이다. 그를 한국으로 이끈 건 한국인들이 보인 친절 때문이었다. 한국을 여행할 때마다 비행기에서, 길에서 만난 이들은 홀로 여행하는 그에게 어딜 가보면 좋을지, 숙소는 어디가 마땅할지 미처 묻기도 전에 자세히 알려줬다고 한다. 마치 원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가족처럼. 일본에선 경험하기 힘든 이런 분위기에 매료돼 그는 한국을 아예 삶의 터전으로 삼게 됐다. 물론 한류 문화도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특히 빅뱅의 태양을 좋아했다. 마음이 맞는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도 했다. 2013년부터 쭉 한국에 살았으니 햇수로...
입력:2019-07-22 04:05:01
[김진홍 칼럼] “문 대통령은 야당福이 있다”
‘박근혜 석방설’ 나돌면서 친박으로 회귀하는 한국당 총선 승리 위한 선택이겠지만 민심 더 멀어지게 하는 자충수 황 대표, ‘대통령보다 한국당이 더 답답하다’는 지적 듣고 있나 어수선하고 뒤숭숭하다. 패권전쟁 중인 미·중,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 구멍 뚫린 안보, 최저임금 후폭풍, 자율형사립고 파동 등 굵직한 사안들이 겹친 탓이다. 현안들마다 진영 논리에 얽매인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 사이 나라 경제와 서민 살림살이는 쪼그라들고 있다. 이 와중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스멀스멀 퍼지는 얘기가 하나 ...
입력:2019-07-22 04:05:01
[편의점 풍경화] 지나가게 하소서
빵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빵돌이’인 데다 동네 여러 분식집 김밥 맛을 눈감고 구별하는 ‘김밥성애자’이고 늘 과자와 음료를 끼고 사는 내가 편의점 점주가 되어 있는 오늘의 풍경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선물한 격, 운명의 실수다. 물론 카페 사장이 온종일 커피만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고 옷 가게 주인이라고 사시사철 좋은 옷만 입고 다니는 것도 아니지만 편의점은 사정이 좀 다르다. 선택의 폭이 넓―거든. 종종 들르는 손님이야 편의점 물건이 다 그 물건 아니냐 생각하시겠지만 편의점은 스스로 끊임없이 변한다. 매월 100가...
입력:2019-07-20 04:10:02
[빛과 소금-노희경] 할머니와 마음 나누기
지난 4월부터 고등학생 딸과 함께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어르신 말벗 봉사’를 하고 있다. 매월 한 차례 이영희 할머니 댁을 방문해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다. 할머니는 3층짜리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혼자 살고 있다. 이른바 독거어르신이다. 가정을 방문해 할머니의 정서를 지지해주는 게 봉사활동의 주목적이다. 1953년생인 할머니는 훨씬 연로해 보인다. 눈이 잘 보이지 않고, 허리디스크로 몸을 움직이는 게 불편하다. 뇌졸중으로 말하는 게 어눌해 처음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할머니는 사람들 만나는 것을 ...
입력:2019-07-20 04:05:01
[한마당-라동철] 갭투자가 아니라 갭투기다
부동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차이가 작은 집을 전세를 안고 여러 채 사들인 뒤 집값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는 투자 방식을 갭(gap)투자라고 부른다. 갭투자가 고수익 부동산 재테크 수단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3~4년 전 지방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유행처럼 번졌다. 너도나도 앞다퉈 이 대열에 뛰어들었고 수십채는 흔하고 수백채를 사들인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갭투자는 집값이 오르고 전세가격이 유지돼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집값이 하락거나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낭패다. 집을 팔면 손실이 확정되고 계속 보유하자니 ‘깡통 전세&rsquo...
입력:2019-07-20 04:05:01
[논설실에서-신종수] 이 참에 강소기업 육성을
일본의 경제보복은 분명 우리 경제에 위기다. 하지만 얼마든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도 그랬다. 외환위기 이후 과도한 차입 경영,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금융기관 건전성이 높아졌다. 계열사 간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 개선,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비롯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분리, 순환출자와 부당 내부거래 억제, 변칙 상속 차단 등이 추진됐다. 이 결과 은행권 전체 수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부실채권 비율도 낮아졌다. 노동 부문에서도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위해 정리해고 제도를 도입하고 파견근로...
입력:2019-07-20 04:05:01
[혜윰노트-김윤관] 목수가 국회의원에게 배운 대화법
가구를 만드는 목수가 직업이다 보니 사람을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 대개의 시간을 공방에서 한두 명의 동료 목수와 보낸다. 전시나 납품이 닥치면 서너 달을 거의 그 한두 명의 동료 얼굴만 보고 산다. 동료들이야 세상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하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가끔 몸에서 나무냄새가 안 나는 세상 사람들과 말을 섞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공방 마당에 택배차량만 들어와도 얼굴이 환해지는 걸 보면 동료 목수들의 마음도 나와 별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세상에 나가 사람들과 말을 섞으면 당황스러울 ...
입력:2019-07-19 04:10:01
[살며 사랑하며-최주혜] 마음의 나이
염색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정수리가 희끗희끗하다. 하나 둘 돋아나던 흰머리가 이제는 정기적인 염색을 피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최근에는 두피가 따가워지는 부작용이 생겨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염색을 중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영향이 크다. 작년 이맘때 대학 졸업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동창을 우연히 만났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동안 줄곧 하얗게 서리 내린 그의 머리카락이 신경쓰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동창의 머리가 어른거렸다. 나보다 나이도 적은데 머리가 희니 늙수그레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
입력:2019-07-19 04:10:01
[한마당-라동철] 훈민정음 상주본
훈민정음은 한글의 옛 이름으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란 뜻이다. 1443년(세종 25년) 완성돼 1446년에 반포됐다. 창제 당시에는 자음 17자, 모음 11자 등 총 28자였으나 일부 글자가 폐기돼 현재는 24자(자음 14자, 모음 10자)만 쓰이고 있다. 한글은 우리말을 소리나는 대로 정확하게 적을 수 있고 쉽게 익힐 수 있어 세계에 자랑할만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목적과 시기, 사용법, 글자의 원리, 제작자 등이 알려진 문자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한글의 비밀은 일제 말기 경북 안동에서 한 권의 책이 발견되면...
입력:2019-07-19 04:05:02
[샛강에서-전석운] 한·미·일 정상외교로 풀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무역 제재를 사전에 알았을 개연성이 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을 방문하고 한국을 떠난 직후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 경제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보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직전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로부터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듣고 ‘전면...
입력:2019-07-18 04:05:01
[한마당-김의구] 정두언의 ‘젊은 그대’
2004년 7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17대 총선이 실시된 지 석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대의원들의 현장투표가 진행되는 막간에 깜짝 이벤트가 진행됐다. 당원 행사에 여흥을 돋우기 위해 으레 초대되는 인기가수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록밴드가 등단했다. 보컬을 정두언 의원이 맡았고, 기타는 후일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의원이 잡았다. 키보드는 여성가족부 장관이 될 김희정 의원, 드럼은 정문헌 의원이었다. 색소폰을 분 심재철 ...
입력:2019-07-18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