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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니트족
“여동생이 27살인데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를 전혀 안 하고 집에만 있어요. 맨날 집에서 TV와 휴대전화만 보면서 지내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동생이 ‘니트족’이라는 한 네티즌이 온라인 상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이들은 학생도 아닌데 무직이면서 취업훈련도 받지 않는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포자기 상태로 더 이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15~34세 청년들이다. 젊어서 이미 좌절을 겪은 이들은 대개 우울감과 박탈감 상실...
입력:2020-06-27 04:10:01
[한마당] 비대칭 전력
어제가 6·25전쟁 70주년 기념일이었다. 북한은 이날을 국가 명절 ‘전승절’로 기리고 있으나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쟁범죄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군은 기습 남침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이후 파죽지세로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다. 당시 단 한 대의 전차도 갖고 있지 못했던 국군은 소련제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임진왜란 초기 전황도 6·25 때와 비슷했다. 조선군은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에게 패전을 거듭해, 난 발발 18일 만에 한양도성을 빼앗기는 굴욕을 당했다. 6·25와 임진왜란 ...
입력:2020-06-26 04:10:01
[청사초롱] 여름 단상
‘나는 여름이 좋다/ 옷 벗어 마음껏 살 드러내는,/ 거리에 소음이 번지는 것이 좋고,/ 제멋대로 자라나는 사물들,/ 깊어진 강물이 우렁우렁 소리 내어 흐르는 것과/ 한밤중 계곡의 무명천에/ 신이 엎지른 별빛들 쏟아져 내려/ 화폭처럼 수놓은 문장들/ 보기 좋아라 천둥 번개 치는 날/ 하늘과 땅이 만나 한통속이 되고/ 몸도 마음도 솔직해져/ 얼마간의 관음이 허용되는 여름엔/ 절제를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를 마구 들키고 싶고/ 내 안쪽 고이 숨겨온 비밀 몰래 누설하고 싶어라’(졸시 ‘나는 여름이 좋다’ 전문) 본격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입력:2020-06-24 04:05:02
[살며 사랑하며] 질투라는 감정
대학원 시절 동기 중에 목소리가 아주 예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맑고 예쁜 목소리로 발표문을 읽으면 항상 주목과 칭찬을 받았다. 목소리가 더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오던 나는 그 친구가 발표문을 읽으면 질투가 났다. 발표문을 읽을 때 억지로 기침을 한 적도 있었다. 유치한 행동을 하는 자신이 무척이나 형편없어 보였지만 질투의 감정을 억누르지는 못했다. 질투심에 빠져 허우적대는 자신을 보며 한없이 괴로워졌고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질투의 대상은 계속 바뀌었다. 가족에 대한 질투부터 시작해 친구에 대한 질투,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을 수월하게 이룬 ...
입력:2020-06-24 04:05:02
[칼럼] 선교 최종 목적은 예배
나무도 몸살을 앓는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새로운 땅에 적응하기까지 큰 진통을 겪는다. 태평양을 배로 건너보았는가. 비행기도 힘든데, 배로 이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몸살과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에 제물포에 첫발을 디딘 언더우드 선교사다. 그의 기도는 이렇게 시작된다. “오,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앉히셨습니다.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
입력:2020-06-23 00:10:01
[살며 사랑하며] 샛강의 흰뺨검둥오리
서울 여의도 샛강은 물이 잔잔해서 물고기들의 좋은 산란처이다. 더구나 주변에 버드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그늘이 져 고기들이 찾아들기 좋은 곳. 여기서 먹이를 찾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같은 물새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작가 J씨가 처음 보내온 사진에는 어미 흰뺨검둥오리가 새끼 여덟 마리를 이끌고 나란히 길을 건너고 있었다. 수많은 자전거들이 오가는 포장도로였다. 그 위험한 길을 오리 가족이 나란히 걷고 있다니. 사진에는 역광을 받아 반짝이는 새끼들의 깃털과 눈동자까지 선명하게 포착돼 있었다. 비록 사진이긴 해도 서울에서 이런 감동적인 ...
입력:2020-06-22 0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