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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바람을 맞으며
저녁에 비가 온다더니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이 습한 피부에 달라붙고 눈을 찌른다. 평소라면 대충 묶고 나섰을 텐데 습기와 더위 때문인지, 심란한 일로 꼬인 심사 탓인지 도무지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았다. 끈질기게 달라붙는 머리카락을 떼며 생각해보니, 머리를 손질할 때가 한참 지나기도 했다. 다음 장소로의 이동 시간을 계산하며 잠깐 망설이다 미용실로 방향을 돌렸다. 언제나 쑥대머리 상태로 나타나곤 했던 내가 익숙해서인지, 원장은 불쑥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쯔쯔쯔’라는 표현으로 머리 상태 진단과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는 잘못된 머리손질법에 ...
입력:2020-06-19 04:05:30
[청사초롱] ‘노빈손 세대’와 수평적 리더십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박경수·박상준 글, 이우일 그림, 뜨인돌)는 배낭여행을 하다가 비행기 사고로 홀로 무인도에 떨어진 노빈손이 바닷물을 증류해 식수를 만들고, 물렌즈를 이용해 불을 피우면서 생존하는 모습을 그린 책이다. 게임 형식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읽어 나가다 보면 과학 지식은 팁으로 제공된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99년에 출간돼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남극이나 아마존 등으로 무대를 바꾸며 ‘신나는 노빈손 어드벤처’ 시리즈가 계속 출간돼 10년 이상 인기를 이어갔다. ...
입력:2020-06-17 04:05:40
[칼럼] 무엇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쓰는가
비목(碑木)은 비장하게 흐른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가슴 먹먹한 노래이다. 이름 모를 깊은 계곡에 비목 하나 남기고 떠난 그들은 누구인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군인들이다. 6월은 그래서 마음이 저민다. 현충일과 6·25전쟁, 연평해전 등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계곡에 묻고 바다에 던진 젊은 군인들을 기억하게 한다. 모든 아름다운 열매에는 보이...
입력:2020-06-16 0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