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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코로나發 퍼펙트 스톰
위력이 크지 않은 폭풍이 다른 자연현상들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 재난으로 발전하는 현상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고 한다. 1991년 10월 미국 북동부 대서양에 형성된 온대성 저기압이 남쪽에서 올라온 2등급 허리케인을 만나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몸집을 불린 뒤 동부 해안을 강타해 엄청난 피해를 입힌 데서 유래됐다. 최대 풍속이 시속 120㎞에 파도 높이가 12m나 되는 이 거대한 허리케인에 참치잡이 배 앤드리아 게일 호의 선원 6명을 포함해 1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1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의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인 ...
입력:2020-03-03 04:05:01
[돋을새김] 과한 게 덜한 것보다 낫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어디서나 통하는 역사의 교훈이다. 뭐든 과하면 못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란 뜻이다. 한 개인의 언행도, 집단의 행동도, 국가의 통치행위도 지나치면 화를 자초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요즘, 이를 거꾸로 말하는 이가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전염병에는 ‘지연’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훨씬 더 좋은 방책”이란 말을 해왔다. 누가 봐도 좀 과하다 싶은 ...
입력:2020-03-03 04:05:01
[살며 사랑하며] 물류창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저런 일정이 취소되었고 도서관도 휴관해 집에 며칠간 갇혀 있는 신세가 되었다.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남편도 귀가시간이 늦어졌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물류업체는 일시적인 활황을 누리는 모양이었다. 늦어도 새벽 2시에는 귀가하던 남편이 새벽 3시가 되도록 집에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10분 뒤 남편으로부터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핸드폰 액정화면 속 남편의 얼굴 뒤로 높게 쌓아올린 상자들이 보였다. 남편이 말했다. “아직 안 끝났어. 물량 폭주야.” 남편...
입력:2020-03-02 04:10:01
[한마당] 의료 한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완치자도 더디게나마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첫 번째 확진자, 중국인 여성(35)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20여일이 흘렀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이 여성은 인천시의료원에서 18일간 격리 치료를 받은 끝에 무사히 가족 품에 안겼다. 이 여성은 퇴원하면서 우리 의료진에게 “당신들의 선진화된 의료기술과 전문적인 태도가 없었더라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남겼다. 중국이었다면 이 여성이 이 같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
입력:2020-03-02 04:10:01
[한반도포커스] 코로나19의 국제정치 역학
우한발 코로나19 사태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같다고 말한다. 검은 백조는 기존 상식으로는 예측되지 못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국제관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며 대응 또한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만 해도 지구가 하나가 된 세계화로 나타난 병리현상으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파워로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리스크를 발생시킨 것이다. 중국과 상호의존이 심화된 국제관계로 인해 각국은 중국발 위기에 고심할 수...
입력:2020-03-02 04:05:02
[한마당]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와 격전을 치르고 있는 대구 영남대병원은 지난 26일부터 본관과 철골주차장 사이에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검사 때처럼 자기 차를 몰고 컨테이너 박스로 된 임시진료소 앞에 도착하면 방호 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나와 문진과 체온 측정을 한 뒤 필요하면 검체를 채취한다. 이용자는 차창을 열고 의료진 지시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 세종시도 같은 날 조치원읍 세종보건소에 이런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고양시가 같은 때 ‘안심카(Car) 선별진료소’라는 드라이브 ...
입력:2020-02-29 04:10:01
[살며 사랑하며] 진흙 속의 연꽃
“제가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상처를 겪은 분들의 질문에 치료자들은 답한다. 돌아갈 수 없다고. 잔인한 말 같지만 많은 피해자분들은 이 대답에 안심한다. 오히려 “곧 괜찮아질 거야.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라는 위로의 말이 더 잔인하게 들린다고 한다. 도저히 돌아갈 수 없을 것 같건만 모두들 괜찮다고, 곧 돌아갈 거라고 하니 나만 문제인가 싶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치료자들은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외상후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라는 정신과학 용어가 있다. 원래 외상 후 ‘후유 장애, 스트...
입력:2020-02-28 04:05:02
[한마당] 기생충 흑백판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를 품에 안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흑백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봉 감독은 지난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직후 기생충 흑백판을 완성했다. 최근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흑백판을 처음 공개한 후 “우리 세대는 고전영화를 흑백이라 생각했다. 내 영화를 흑백으로 만들면 고전영화가 될 것이라는 덧없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흑백판 포스터와 예고편은 한층 강렬해졌다. “흑과 백, 넘지 못할 선은 없다”는 카피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전원 백수인 기택 가족의 답답...
입력:2020-02-28 04:05:02
[한마당] 신천지 폐렴 vs 문재인 폐렴
코로나19 확산 원인을 놓고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천지 잘못이냐, 정부 잘못이냐의 대결이다. 다시 말해 신천지 폐렴 vs 문재인 폐렴 구도다. 정부 탓을 주장하는 측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점을 첫 번째로 꼽는다.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과 논란이 많다.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들이 우리 국민 몇 명을 감염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 다만 중국인 때문에 코로나가 전파됐다고 하더라도 신천지같은 집단이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창궐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6일 현재 대구의 코로나 확진환자 중에...
입력:2020-02-27 04:10:01
[살며 사랑하며] 독서가 준 선물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처음에는 스스로도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크게 실감하지 못했다. 책을 안 읽어도 지식도 풍부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차라리 이렇게 책을 읽을 시간에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도 많았다. 나만이 정체되어가고 있다는 두려움도 커져만 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변화는 먼저 내면에서 시작되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조금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억울해했다. 내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
입력:2020-02-26 04:10:01
[한마당] 신성일 그리고 태구민
‘영원한 청춘스타’로 기억되는 신성일은 신상옥 감독이 지어준 예명이다. 그는 생전에 ‘신성일’이란 예명을 쓰게 된 사연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자신을 발탁한 신 감독이 “너는 뉴 스타”라서 붙여준 이름이란다. ‘뉴 스타’를 한자로 풀어쓰면 신성(新星)인데 우리나라에 신(新)이라는 성이 없으니 신(申) 감독 성을 따고, 뉴 스타 중에서도 최고라는 뜻에서 이름을 성일(星一)로 지었다고 한다. 그는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1981년 제11대 총선 서울 용산·마포 선거구에 출마했다. 당대 최고 스타의 출마는 세간...
입력:2020-02-26 04:10:01
[청사초롱] ‘구름빵’ 부가가치 4400억?
안재선 작가의 그림책 ‘삼거리 양복점’(웅진주니어)은 올해 3월 30일부터 열리는 2020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의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상)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한다. 라가치상은 1966년 시작돼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출간된 최고의 아동 도서에 수여되는 ‘아동서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권위 있는 상이다. 라가치상 심사위원회는 ‘삼거리 양복점’이 “아이들에게 친근한 강아지 캐릭터가 100년 동안 운영한 작은 양복점을 통해 붐비는 도시와 사람들, 옷 만드는 도구와 절차를 갈색과 회색으로 절묘하게...
입력:2020-02-26 04:10:01
[길 위에서] 내가 아닌 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안감이 팽배했던 지난 7일 일본인 10여명이 부산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카마사하루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 관계자인 이들은 이튿날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한 뒤 영도구 땅끝교회 일본어예배부를 찾았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피폭 조선인들을 위해 헌신적 삶을 살다 간 인권운동가 오카 마사하루(1918~94) 목사를 기억하는 세미나를 열기 위해서였다. 오카 목사는 18년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기독교를 접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생계를 위해 해군 전신병 시험을 보고 직업 군인으로 첫...
입력:2020-02-26 00:10:01
[한마당] 코로나 대응과 현장 의견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정상황실은 국가의 위기 관리를 책임지는 곳이다. 위기 중에서도 ‘국민안전’이 최우선 관리 과제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이후 청와대는 국민안전에 전력을 쏟았다. 전 정부 때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어느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던 문 대통령이었기에 국민안전 문제는 현 정부의 지상과제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만큼은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는 부정적인 보고를 갖고 오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하는 동안 3년간의 대응 노하우가 꽤 쌓여 비로소 ‘나라다운 ...
입력:2020-02-25 04:10:01
[돋을새김] 우리 곁의 코로나19, 판데믹
전염병 예방전문가이자 미국 뉴욕시 보건병원공사 이사인 사이라 마다드 박사에 따르면 스페인독감, 메르스, 신종플루와 같은 특수한 바이러스 전염병의 특징은 4가지 정도다. 치사율이 높고, 치료제가 없으며, 대중적 패닉을 유발하고, 전염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코로나19를 적용하면 치사율이 낮은 것을 제외한 3가지 특징이 모두 나타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이 신종플루보다 높고 메르스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시작됐던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163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1만9000여명이 숨졌는데 치사율이 1% ...
입력:2020-02-25 0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