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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헤매다 만난 공터 같은… 일상 속 8가지 주말 풍경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시바사키 토모카(45)의 소설집. ‘곧, 주말’에는 고요한 주말의 풍경을 담은 단편 8편이 수록돼 있다. ‘하르툼에 나는 없다’ 속 ‘나’는 오사카에서 도쿄로 1년 전 이사 와 일층 집에 살고 있다. ‘나’는 아이폰에 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등록하고 그곳의 기온을 습관적으로 확인한다. 백일홍 꽃잎이 바람에 날려 길에 쌓여 있던 주말, 친구를 따라 이 친구의 친구 결혼식 파티에 참석한다. 처음 만나는 하객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일 때문에 50개국을 돌아다녔다는 아...
입력:2018-05-18 05:10:01
[책속의 컷] 노마가 세상과 작별하는 법
한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할머니의 이름은 노마. 그는 2016년 9월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특이한 건 그가 암 선고를 받은 뒤 보인 모습이다. 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할머니는 투병 대신 여행을 하면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할머니의 나이는 아흔 살이었다. 그는 아들 팀, 며느리 라미와 함께 캠핑카에 몸을 싣고 미국 일주에 나섰다. 할머니 뒤에 서서 두 팔을 들고 있는 사람이 아들 팀이고, 해맑게 웃고 있는 푸들의 이름은 링고라고 한다. 책에는 2015년 8월부터 1년간 노마 할머니가 아들 부부와 미국 ...
입력:2018-05-18 05:10:01
[책과 길] 자본의 포로가 된 ‘기업 인문학’
97페이지에 등장하는 챕터 ‘좌파 지식인의 타협과 투항’부터 살펴보자. 저자는 진보 진영의 거목인 신영복(1941∼2016)을 도마에 올린다. 신영복은 2008년 자신이 재직하던 성공회대에 ‘CEO를 위한 인문학 과정’을 개설했다. 진중권 유홍준 같은 진보 지식인이 대거 강단에 섰고, 삼성전자 고문이던 이학수 등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강좌를 들었다. 저자는 신영복이 개설한 이 커리큘럼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그런데 왜 이게 문제라는 걸까. 자본가가 인문학을 공부하고, 인간(직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면 좋은 일 아닌가. 진보 진영...
입력:2018-05-18 05:10:01
[책과 길] ‘뉴요커’의 깐깐한 교열자 ‘콤마퀸’ 이야기
‘뉴요커’ 원고를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오케이어’ 메리 노리스. 노리스는 ‘뉴욕은 교열 중’에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곁들여 좋은 글쓰기와 섬세한 독서를 위해 숙달해야 할 기술을 톺아본다. 마음산책 제공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연재하고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제시했던 맬컴 글래드웰이 전속작가로 일했던 잡지. ‘호밀밭의 파수꾼’의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미국의 목가’의 필립 로스, ‘축복받은 집’의 줌파 라히리 등 ...
입력:2018-05-18 05:10:01
[지구촌 베스트셀러] 하메드 압델 사마드 ‘통합’
현재 독일에는 40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다. 독일에서 무슬림과의 사회통합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독일은 2015년 시리아 난민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을 선언하면서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였다. 이후 독일에서는 크고 작은 난민 관련 범죄가 속출해 여론이 크게 악화됐고, 반(反)이민 정서에 편승한 극우 정치세력이 부상했다. 이로 인해 사회통합 문제가 또다시 큰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독일어권에서 가장 유명한 이슬람 지식인 중 한 명인 하메드 압델 사마드는 신작 ‘통합(Integration)’에서 독일화를 거부하는 이슬람 문화를 비난하면서도, 많은 ...
입력:2018-05-18 05:05:04
[책과 길] 핸들 잡고 하루 18시간… 노동, 문장이 되다
시내버스 운전기사 허혁(53)씨가 출판사 수오서재에 투고한 건 지난 2월이었다. 원고엔 격일로 하루 18시간씩 운전대를 잡으며 느낀 회한과 고충의 스토리가 실려 있었다. 이 책의 편집자인 황은희씨는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고를 읽는데 계속 울컥하더군요. 머리를 굴려서 쓴 글이 아니었어요. 책을 내자고 곧바로 연락을 드렸죠.” 허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책을 출간한 소감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쑥스러워하는 기색이, 기뻐하는 감정이 묻어났다. “책을 낸 뒤 기자들한테서 연락이 많이 오는데, 이게 언론...
입력:2018-05-18 05:05:04
[200자 읽기] 모국어 잃은 작가의 고충 담아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로 유명한 헝가리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1935∼2011)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정치적인 사건에 연루된 남편 탓에 고국을 떠나 모국어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야 했던 아픔, 프랑스어를 배워 프랑스어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느낀 고충이 자세하게 실려 있다. 백수린 옮김, 128쪽, 1만1000원.  
입력:2018-05-17 19:50:01
[200자 읽기] 뒤늦게 한글 배운 할머니 100명의 詩
뒤늦게 한글을 배운 할머니 100명의 시 100편을 김용택 시인이 모았다. ‘어릴 적 나의 꿈은/남의집살이 안 하고/배불리 밥 먹는 것이였네//젊을 때 나의 꿈은/새벽부터 일어나 밭일하며/자식새끼 배불리 밥 먹이고/학교 내 힘으로 보내는 것이였다.’ 수록작 ‘나의 꿈’ 일부다. 어머니들의 한 (恨)과 기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 모음이다. 264쪽, 1만3500원.  
입력:2018-05-17 19:50:01
[200자 읽기] 영감님의 영광의 시절은 언제였죠?
“영감님의 영광의 시절은 언제였죠? 국가대표 때였나요? 나는 지금입니다.” 만화 ‘슬램덩크’를 본 사람이라면 저 문장을 모를 리 없다. 슬램덩크 마니아라면 재밌게 읽을 만한 에세이다. 청춘과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묻는 글들이 담겨 있다. 철학자인 민이언씨가 글을 썼고, 일러스트레이터인 여는씨가 그림을 그렸다. 340쪽, 1만3800원.  
입력:2018-05-17 19:50:01
[200자 읽기] 그녀는 알코올 중독서 어떻게 벗어났나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던 여성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의 변화를 느끼면서 새롭게 거듭나는 이야기다. 계절의 변화와 고향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낸 문장력이 돋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화려한 데뷔작이다. 명쾌한 자기 발견과 빛나는 글이 가득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홍한별 옮김, 408쪽, 1만6000원.  
입력:2018-05-17 19:50:01
[200자 읽기] 예술가의 마음을 훔친 고양이
‘가장 우아한 반려동물, 인간의 화폭을 점령하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고양이의 생태를 들려주면서 고양이를 소재로 한 수많은 예술작품까지 소개한다. ‘털 없는 원숭이’를 쓴 영국의 유명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썼다. 시대에 따라 달라진 고양이의 위상과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예술가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다. 이한음 옮김, 288쪽, 2만3000원.  
입력:2018-05-17 19:5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