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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이탈리아의 ‘사회적 거리’
영화사에서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에는 인상적인 결혼식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돈 코를레오네(말런 브랜도)의 딸 결혼식에 모인 가족 친지 수십 명이 대저택 정원에서 흥겹게 춤을 춘다. 손과 허리를 잡고 볼 키스를 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친밀감 표현에 스스럼이 없다. 이들은 미국에서 건너온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족이다. 이 장면은 이탈리아인의 ‘사회적 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족과 이웃을 중시하는 이탈리아인의 공동체 문화는 잘 알려져 있다. 가까운 사이면 볼 키스는 예사이고, 떠들썩하...
입력:2020-03-16 04:10:01
[한반도포커스] 한·일 관계가 위태롭다
모든 것은 징후가 있는 법이다. 다가올 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일 관계의 크고 작은 갈등은 또 한번 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책을 이유로 한국인 입국자를 2주간 자비부담 격리하고, 기존의 90일간 사증면제를 중단하고, 입국 가능한 공항을 나리타·간사이국제공항 두 군데로 한정했다. 지난 9일 하루 동안 매일 2만명이던 방일 한국인은 단 5명으로 줄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주장하지만, 불합리하고 과도한 조치에 청와대는 크게 실망했고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비자...
입력:2020-03-16 04:05:02
[한마당] 전혀 새로운 경제위기
매일같이 아시아 유럽 북미로 시간대를 바꿔가며 전 세계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에는 ‘이번 경제 위기는 다르다’는 시장참여자들의 공포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 3일 ‘빅 컷(통상보다 큰 금리 인하)’이 이런 공포심에 불을 붙인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요동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글로벌 경제에 유례없고, 대응하기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자산시장 버블과 모럴 해저드에서 비롯된 2008년 글로벌 위기는 본질적으로 금융 문제...
입력:2020-03-14 04:10:01
[최현주의 알뜻 말뜻] 저는 사모님이 아닙니다
한때 ‘미시(Missy)’라는 용어가 미디어를 통해 시중에 널리 쓰였다. 일부러 ‘미스(Miss)’와 ‘미즈(Mrs)’를 혼동하라고 만든 신조어. 영어로는 아가씨라는 뜻이지만 미국 본토에서 원래의 뜻이 그러든 말든 우리는 아가씨 같은 주부라는 뜻으로 살짝 비틀어 썼다. 결혼하고도 아줌마가 아니라 아가씨라고 불리기를 갈망하는 여성들에게 ‘미시’라는 말은 사탕처럼 달았다. 나를 아가씨로 착각해주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상품 값을 지불할 의향이 있고말고. 90년대 대한민국의 백화점에는 미시들이 넘쳐났다. 백화점에...
입력:2020-03-14 04:05:01
[살며 사랑하며] 봄, 봄, 봄비
세상에. 봄비가 온다. 토닥토닥 빗소리에 번잡한 세상의 소음은 먼지와 함께 한 톤 낮아진다. 차분히 앉아 창밖을 보면 내 마음이 한 뼘 더 가까이 느껴진다.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지만, 지나치게 부대끼며 경쟁하던 현대사회에서는 심리적으로도 필요한 노력 같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인류 역사상 사회가 과열되고 인구가 폭증할 때마다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났다. 우리의 삶도, 마음도 그간 지나치게 과열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식사만 균형이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 간의 거리도, 삶의 모습도 균형이 필요하다. 하나 더, 사...
입력:2020-03-13 04:10:01
[혜윰노트] 표정 비우게 하는 마스크
춘천에는 한국전쟁도 몰랐을 정도로 오지에 있는 문배마을이 있다. 지금은 구곡폭포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쉽게 드나들지만 당시에는 여의치 않았다. 그때를 회상하며 어떤 이는 지형 탓에 소식이 닿지 않아 전쟁도 몰랐으니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사정은 좀 다르다. 정보에 어두우면 불편함이나 부끄러움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보의 가치가 때론 돈보다 큰 사회다. 최근 그에 따른 격차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 아침에도 줄은 길었다. 사람 수를 세던 담당자는 다섯 사람 앞에서 끊어질 거라고 했다. 그래도 ...
입력:2020-03-13 04:10:01
[한마당] 배신자
은 서른 닢에 예수를 로마에 팔아넘긴 가롯 유다는 배신의 아이콘이다. 자신을 아들처럼 아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암살한 마르쿠스 브루투스 또한 마찬가지다. 단테는 배신, 그중에서도 정치적 배신을 그 어떤 악행보다 죄악시했다.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을 형벌의 정도에 따라 아홉 단계로 나눴는데 지옥의 왕 루시퍼가 지키고,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는 9계(界)가 ‘배신지옥’이다. 단테는 여기서 영원히 차가운 얼음 속에 처박혀 신음하고 있는 유다와 브루투스를 본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전학련 의장 출신 김민석 전 의원은 전도양양한 정치...
입력:2020-03-13 04:10:01
[칼럼] 신과 인간의 만남… 예배의 역설
예배는 역설로 가득 차 있다. 신과 인간의 만남, 이보다 더 역설적인 사건이 어디 있는가. 예배에 가득 차 있는 역설은 다음과 같다. 예배는 높임과 낮춤이 필요하다. 위대하신 하나님을 끝없이 높이는 것이 예배이고 동시에 질그릇 같은 인간을 한없이 낮추는 것이 예배다. 그래서 예배는 높임과 낮춤의 역설이다. 예배는 강함과 약함이 조우한다. 예배는 내 약함 가운데 깃든 하나님의 강함을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예배는 강함과 약함의 역설이다. 예배는 은혜와 의무의 조화다. 예배 가운데는 한량없는 하나님의 은혜가 쏟아 부어지지만, 사람들이 준비해야 하고 ...
입력:2020-03-13 00:10:01
[한마당] 콜센터
전화상담 시설인 콜센터는 1960년대 영국의 ‘버밍엄 프레스 앤드 메일’이라는 언론사가 독자 문의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처음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이 대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앞다퉈 도입했다. 1970년대부터 헤드셋이 보급되면서 작은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낀 젊은 여성들이 줄지어 앉아 통화하는 장면이 콜센터를 상징하는 모습이 됐다. 초창기 콜센터는 고객 전화를 받아 답변하는 역할이 컸지만 지금은 보험 판매처럼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을 파는 경우도 많다. 1990년대 들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콜센터를 ...
입력:2020-03-12 04:10:01
[살며 사랑하며] 적당한 운
얼마 전 대학원 졸업과 취업, 결혼을 연이어 하게 된 후배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들으면서 정말 운이 좋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배처럼 운이 아주 좋은 경우도 있었지만 정말 노력했는데 운이 따르지 않은 친구도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운보다는 실력이라 믿었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루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운이 삶에서 많이 작용한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공들여 노력한 일은 되지 않고, 기대하지 않은 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운만 바라는 건 안 되겠지만 일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운이 따르기를 희망하곤 했었다. ...
입력:2020-03-11 04:10:02
[한마당] 중도층 이탈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중도층 이탈을 우려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미래한국당을 위성정당이다, 가짜정당이라고 비난하던 민주당이 모양새가 비슷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선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즉 중도층 이탈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또 “비례에서 얻는 표보다도 지역에서, 수도권에서 잃는 표가 많을 것”이라며 “중도층 표심에서 승부가 결정 난다”고도 했다. 유권자의 30% 정도인 중도층은 이 당을 찍을 수도, 저 당...
입력:2020-03-11 04:05:01
[청사초롱] 이정제동
울진의 평해에 가면 해월헌(海月軒)이라는 유서 깊은 고택이 있다. 그 마을에 살던 황응청(黃應淸)이 임진왜란 때 영의정으로 있다가 탄핵을 받아 죄인의 신세로 귀양 온 이산해(李山海)에게 이런 말을 했다. “무더운 여름날 좁은 방 안에 있더라도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땀이 나지 않고,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땅에 있더라도 목을 움츠리고 발을 싸매고 있으면 살이 트지 않는다오. 만약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달리며 굳이 바람 부는 정자와 따뜻한 방을 찾아 들어가려고 한다면, 시원한 정자나 따뜻한 방은 얻기도 쉽지 않거니와 내 몸이 먼저 병이 들 ...
입력:2020-03-11 04:05:01
[너섬情談] “기적은 어디에나 있다”
교회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있다. 군데군데 밝혀진 등을 벗 삼아 수백 계단을 내려가고, 군데군데 물이 흐르는 좁은 통로를 구불구불 거친다. 맑고 투명한 표면이 검은빛을 반사하는 지하 호수를 지나자 아름다운 예배당이 눈에 들어온다. 지상에서부터 100m, 킹가 교회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낸다. 교회 자리는 본래 소금광산이었다. 폴란드 비엘리치카에 있다. 소금을 캐려고 들어왔던 광부들은 통로 여기저기에 신앙의 흔적을 새겼다. 투박하나마 소금을 깎아 신의 형상을 마련하고, 마음속 소망을 빌었다. 길이 54m, 너비 평균 17m, 높이 최대 12m인 이 거대한 ...
입력:2020-03-11 04:05:01
[이흥우 칼럼] 코로나 민심의 승자가 되려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최대 이슈로 떠오른 코로나19 과학의 영역 코로나 문제에 정치적 잣대·감정 이입하면 해결의 실마리 더 꼬여 1,469,023. 지난 5일 마감한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와대 청원에 참여한 사람 수다. 지난해 183만1900명이 참여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다음으로 많다. 청원의 주된 이유는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로 요약된다. 부연하면 ①국내에서 마스크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절상태가 지속돼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
입력:2020-03-11 04:05:01
[길 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하고 싶은 일
이 시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말하는 건 성급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갈망하지 않는가. 황성주 사랑의병원 원장도 얼마 전 국민일보 기고문에서 ‘한국인에게 코로나19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다행히 신규 확진자 수도 줄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코로나19 이후 ‘버킷 리스트’ 5가지를 뽑아봤다. 우선 마스크를 잔뜩 구입하겠다. 다음 코로나 대비용이다. 언제 닥칠지는 모른다. 사스는 2002년, 메르스는 2015년 발생했다. 마스크 자체에 유통기한이 있어 무작정 쌓아...
입력:2020-03-11 00:10:01
[돋을새김] 마스크 대란 속 정부 민낯
9일 오전 9시20분 회사 지하 약국에 갔다. 출생연도 덕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구매하게 됐지만 이미 줄은 30m가량 이어졌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투덜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기자는 44번으로 불렸다. 약사는 마스크 내주랴, 고객 주민등록번호 컴퓨터에 입력하랴 눈코 뜰 새 없었다. 오전 10시쯤 겨우 마스크 2장을 샀다. 득템했다고 기뻐해야 하나. 마스크 대란에서 보여준 청와대와 경제 당국의 실기·말 바꾸기·오락가락 행보를 보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1월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
입력:2020-03-10 04:05:02
[한마당] 코호트 격리
코호트(Cohort)는 고대 로마 군대의 기본 편제인 라틴어 코호스(Cohors)에서 파생된 말이다. 통상 360~800명 규모로 구성된 군대 조직을 의미했다. 이후 코호트는 보건의학 분야에서 특정 질병 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의심되는 특정 인구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여기에 격리(Isolation)라는 단어가 합쳐지면서 ‘코호트 격리’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 발병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으로 묶어 전원 격리하는 매우 높은 단계의 방역 조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메르스가 확산될 당시 대전 을지대병원 등 전국 9개 병원이 ...
입력:2020-03-10 04:10:01
[살며 사랑하며] 임산부 배려석
지난달 말 이른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 의사가 모니터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아기집이에요.” 임신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했을 때도 임신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없었지만 아기집을 보고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아직 태동도 느껴지지 않았고 몸이 무겁지도 않았다. 한두 번 아랫배에서 콕콕, 하는 통증이 느껴지긴 했다. 병원에서 발급해준 임신확인서를 들고 보건소에 방문해 임산부 배지(badge)를 받아 들고서도 실감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남자가 앉아 있기도 했지만 ...
입력:2020-03-09 04:10:01
[한마당] 대한민국 여권
외국을 여행하는 국민에게 국가가 발행하는 신분증. 자국의 영토를 떠나 세계인으로서 존재하게 하고, 해외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 여권이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여권은 가치가 매우 높다. 한국 여권만 있으면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를 자유롭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컨설팅 그룹 헨리앤드파트너스는 분기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여행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헨리 여권지수’ 순위를 발표한다. 사전 비자 없이 방문 가능한 외국 국가 수, 국가 신뢰도 등을 고려한다. 올해 초 발표된 여권지수에서 한국은 전 세계 199개국 중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3위를 ...
입력:2020-03-09 04:05:02
[한반도포커스] 코로나 외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전염병의 세계적 만연상태인 팬데믹(pandemic)은 아니라는 국제보건기구(WHO)의 설명이 무색하게 이미 93개국에서 약 1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세계 각국의 ‘한국 공포증(Korea phobia)’이 확산일로라는 점이다. 외교란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 다양한 교섭을 통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무활동을 가리킨다. 외교무대에서 거의 모든 국가가 자국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 상대방에 대...
입력:2020-03-09 04:05:01
[한마당] 무관중 경기
대중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승부 불가측성에 있다. 공은 둥글어 강팀이 늘 이기고, 약팀이라고 매번 지지 않는다. 독일 4부 리그 소속 자르브뤼켄이 4일 열린 독일 FA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분데스리가(1부 리그) 소속 뒤셀도르프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관중은 기꺼이 비싼 관람료를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는다. 관중의 응원과 환호가 있기에 선수들은 더 열심히 뛴다. 관중 없는 스포츠는 상상하기 힘들다. 특히 프로스포츠나 국가대표 경기의 경우 입장 및 중계료 수입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북한은 거액의 중계권료...
입력:2020-03-07 04:10:02
[살며 사랑하며] 마음과 머리의 빨래 널기
연하늘 청파랑 오묘한 자연의 색으로 하늘이 따듯이 빛나고, 잿빛에 불과하던 개나리 꽃망울들이 눈이 부시게 점점이 피어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마음속 어딘가는 서늘한 땅 속 한기가 그대로인 듯 겨울이 끝나간다는 것이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나이든 부모님을, 또는 어린 아이들을, 누군가는 생계의 위협을, 또 다른 누군가는 한 끼 식사의 지원에 걱정이 끊이질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스트레스로 더 포악해진 학대 가족의 눈을 피해 살아남아야 하는 어떤 아이들은, 살아서 학교에 갈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영화 &ls...
입력:2020-03-06 04:10:01
[한마당] 옥중서신
초기 기독교 지도자인 사도 바울은 기원후 58년 죽음을 각오하고 예루살렘 공회로 가서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다. 이후 로마로 압송돼 수감 생활을 할 때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 4편의 편지를 썼다. 이를 바울의 4대 옥중서신이라 한다. 교회론, 기쁨과 감사, 기독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가 담겼다. 이게 옥중서신의 유래다. 세계적 사상가들은 정치적 이유로 투옥됐을 때 많은 서신을 남겼다. 훗날 책으로도 엮였다.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옥중서신-저항과 복종’ ...
입력:2020-03-06 04:05:01
[칼럼] 그 많던 예배자는 어디로 갔을까
사라졌다. 예배의 자리를 채우던 예배자들이 사라졌다. 여전히 예배당은 있지만, 그 많던 예배자는 어디로 간 것일까.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상상 못 한 일들을 곳곳에서 보고 있다. 전염병이 창궐한 이때 예배자의 자리는 어디인가. 세상 나라가 머물러 있으라고 하는 곳인가, 스스로 물러가 숨죽이고 숨어 있는 곳인가. 그 쓰라린 결정을 이해 못 할 자 아무도 없다. 하지만 텅 빈 예배당에서 예배자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모른 척할 수는 더더욱 없다. 하나님은 그 어떤 상항 속에서도 주저 없이 우리를 찾아...
입력:2020-03-06 00:10:01
[한마당] 소비쿠폰 추경
11조7000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코로나19 추경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비 진작을 위한 쿠폰(교환권) 지급이다. 저소득층과 아동수당 대상자, 노인 일자리 사업 대상자에게 지역사랑상품권을 쿠폰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규모가 무려 2조300억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비쿠폰을 이번 추경의 ‘킬러 아이템’이라고 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상품권이다. 전통시장, 주유소, 식당, 서점 등 주로 골목상권이 가맹점이다. 정부는 저소득층 생계를 안정시키...
입력:2020-03-05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