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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가슴을 열고 하나로
영락교회 예배당은 조금 이상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찬양 대원이 설교자 뒤에 앉습니다. 좌우에도 성도들이 앉고, 2층에서 보이도록 하려고 강단을 높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강단이 하늘에 높이 매달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영락교회 강단에 서면 경험이 많은 목사님도 경직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한 경직한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럴 때마다 영락교회를 세우신 한경직 목사님이 떠올라 웃습니다. 경직, 굳어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 교계 모임에서 색다른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로지(Open Space Tech...
입력:2022-11-30 03:10:01
[시온의 소리] 잊지 않아야 잊을 수 있다
이태원 참사가 난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진부하고 지루한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 당국자들은 책임을 면하기 위해 변명하고, 정권은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까 방어하고, 어떤 이들은 대중적 분노를 정치적 반전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유족들의 슬픔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보상금으로 정리되려 한다. 8년 전 사건으로부터 배운 것이 하나도 없다. 한 달이나 지났으니 그만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말도 솔솔 나오기 시작한다. 월드컵도 있고 경제도 어려운데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과거는 잊어버리고 미래를 ...
입력:2022-11-29 03:05:01
[한마당] 월드컵과 경제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S&P는 올해 카타르의 경제성장률을 4.8%로 예측했다. 전년도 성장률(1.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주변국들과의 외교 정상화 등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월드컵 개최에 따른 특수가 성장률 전망치를 밀어올린 가장 큰 이유다. 카타르는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가장 작은 나라지만 산유부국답게 가장 많은 돈을 월드컵 준비에 쏟아부었다. 경기도 크기만한 면적에 인구 300만명이 안되는 소국이지만 경기장과 호텔, 고속도로, 지하철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2200억 달러(약 291조원)를 썼다. 이는 브라질이 2014년 대회를 위...
입력:2022-11-26 04:15:01
[빛과 소금] 한달살이, 그리고 공감
필리어스 포그는 영국 런던 저택에서 혼자 살며 면도용 물 온도를 못 맞췄다는 이유로 고용한 사람을 해고하는 괴팍한 사람이다. 그런 포그가 클럽 회원들과 대화하다 뜻밖의 내기를 했다. 80일 이내, 1920시간, 11만5200분 안에 세계 일주를 한다는 내기다. 잡지에 연재되다 엄청난 인기를 끌며 1873년 책으로 출간된 쥘 베른의 ‘경이의 여행’ 시리즈 중 하나인 ‘80일간의 세계 일주’ 얘기다. 포그는 이 책 주인공이다. 어릴 적 필독서로 읽을 때만 해도 주인공의 예사롭지 않은 성격, 장 파스파르투라는 하인과의 조화, 일주하며 발생하는 해프...
입력:2022-11-26 04:05:01
[시온의 소리] 답게 산다는 것
사무실에 있는데 택배 아저씨가 들어오신다. 택배 아저씨: “목사님 택배 왔습니다.” 나: “저 주세요.” 택배 아저씨가 날 힐끗 보신다. 그러고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택배 아저씨: “담임목사님 택뱁니다.” 나: “제가 담임목사인데요?” 날 위아래로 스캔하신다. 그러고선 하시는 말씀. “아…네~.” 목사 같지 않은가 보다. 아니 정확하게는 담임목사 같지 않은가 보다. 차림새가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니 그럴 수 있지. 한두 번 그러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
입력:2022-11-24 03:10:02
[송상철 목사의 ‘복음 백신’] 왜 오늘도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는가
그리스의 선박왕이요 억만장자였던 애리스토틀 오나시스는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돈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사람도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단다. 그는 자가용 제트 비행기와 호화 저택들, 그리고 10개의 섬과 수많은 선박을 소유했다. 대리석으로 만든 욕실이 갖춰진 세계 최고의 유람선도 갖고 있었다. 그는 오페라의 역사를 뒤바꾼 불멸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에 반해 그녀와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하다가 마리아 칼라스가 자기 남편까지 버리고 자신에게 오도록 돈으로 유혹했다. 그러나 얼마 후 권태감을 느끼...
입력:2022-11-23 03:15:01
[이명희의 인사이트] 민주주의 위협하는 4류 정치
며칠 전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정치적 갈등’ 수준이 민주주의 체제를 택하고 있는 주요 19개국 가운데 1위라는 뉴스 때문이었다. 경제적 지표나 사회·문화 통계의 긍정적 항목이 아닌 부정적 평가에서 1등이라니 부끄럽다.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가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는 19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 2~6월 조사해 비교·분석한 결과다. 국가별로 18세 이상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서로 다른 정당 지지자들 간에 갈등이 있느냐’는 물음에 ‘강하다(strong)’ 또는 &lsq...
입력:2022-11-22 04:05:01
[시온의 소리] 조조도 제갈량도 없다
삼국지 초반부 유비가 서주성에서 조조에게 대패해 유비의 삼 형제는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모르는 지경에 이른다. 이때 관우는 조조에게 생포될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조조의 장수인 장료는 죽기까지 싸우려는 관우를 설득하여 조조에게 투항하게 만든다. 관우는 유비의 두 부인의 안전 때문에 잠시 조조에게 투항했으나 유비의 생사를 확인하는 즉시 조조를 떠나 유비에게로 갈 것을 천명한다. 조조는 관우에게 적토마를 선물하고 금은보화와 산해진미를 주며 작위를 하사하면서까지 마음을 얻으려고 하지만 관우의 마음은 변함없이 유비만을 생각한다. 반년의 시간이 ...
입력:2022-11-22 03:05:01
[한마당] 축구와 정치
축구는 지구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축구 경기는 올림픽에도 포함되는 종목이지만 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단일 축구 대회는 올림픽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최근 월드컵(2018 러시아)의 시청자는 35억7200만명이었다. 이는 2020 도쿄올림픽 시청자(30억50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월드컵 기간에는 전쟁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3년째 내전 중이던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2005년 10월 딱 1주일간 총성이 멎었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약하던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 디디에 드록바(44)가 생중계되는 TV 카메라 앞...
입력:2022-11-21 04:15:01
[빛과 소금] 만추에 만난 사람들
초등학교 1학년 때쯤인 것 같다. 우리집에 들른 교회 집사님이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집사님이 타고 온 자전거를 갖고 놀다가 양쪽 바퀴 바람을 다 빼고 말았다. 아버지는 노발대발 꾸중을 하시는데, 집사님은 크게 한번 웃으시고는 자전거를 손수 끌고 나갔다. 그때 그분 집이 가까운 곳은 아니었기에 많이 미안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달 초, 그 집사님이 사는 전남 진도에 다녀왔다. 자전거 사건 이후 집사님의 삶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던 일을 관두고 신학에 입문해 목사님이 됐다. 그는 지도 한 장 들고 아내와 어린 삼남매를 데리고 진도 땅을 밟았다. ...
입력:2022-11-19 04:10:01
[바이블시론] ‘이태원역 1번 출구’의 애도
다시 참사다.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잠긴 사회적 참사다. 그래서 사고냐 참사냐의 논쟁은 단순한 말꼬리 잡기가 아니다. 예기치 못한 불행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사고’라는 말로는 이 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음을 직감한 대중 정서를 무시한 결과다. 관료들의 불순한 의도는 아닐지 몰라도, 언어가 전혀 다른 현실을 만든다는 걸 경험으로 체득한 대중을 채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158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참사 앞에서 진정한 사회적 애도의 길을 묻는다. 사회적 참사를 겪으며 우리는 어떤 애도의 언어와 형식을 취해야 할까? 어떤 것이 유족과 함...
입력:2022-11-18 04:10:01
[시온의 소리] 감사 찬양의 향기
어느새 11월이 되었다. 교회력으로는 11월이 한 해의 끝이고 보니, 지금은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는 때다. 예기치 못했던 사건과 사고들로 인한 슬픔과 절망, 참담한 분노도 차분히 마무리해야 하고, 한 해 동안 지내온 화려한 순간들에 대한 기억도 마땅한 정리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에나 돌아보면 아쉽고 부족한 시간이 있었겠지만, 또한 어느 누구의 시간도 안타까움만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예기치 못한 은혜와 감사의 시간이 삶의 곳곳에는 들어있다. 우리의 능력 밖에서 일어난 무수히 많은 일은, ‘은혜’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
입력:2022-11-17 03:10:01
[송상철 목사의 ‘복음 백신’] 지속 가능한 일을 계속하게 하소서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는 질문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일인가. 나는 기도한다. 지속 가능한 일에 집중해 계속하게 하소서! 앞으로 지구가 존속하려면 탄소배출량을 줄여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막아야 한다. 그래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화석연료인 석탄과 휘발유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태양광 설비, 수소전지, 전기 배터리 등이 지속 가능하 게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휘발유 자동차는 사라지고 전기 자동차 시대가 온다고 한다. 영국의 윌리엄 문은 수재였다. 그러나 ...
입력:2022-11-16 03:10:01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다양함 속에서 하나 됨을 이루는 교회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싶지 않은 성도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약성경 에베소서 4장에서 바울은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이야기한다. 에베소 성도를 향해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라(걸으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행하다’ ‘걷다’는 말은 라이프 스타일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그리스도 밖에 있을 때 성도들은 ‘죄와 허물’ 가운데서 걸어왔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걸어가도록 부르셨다. 그렇기에 바울은 성도 삶의 기준을 그 ‘부르심’에 두기...
입력:2022-11-16 03:10:01
[한마당] #오운완
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MZ세대의 트렌드로 ‘갓생살기(신을 뜻하는 god과 인생의 합성어)’가 꼽힌다. 불확실한 먼 미래보다 하루하루를 알차고 뜻있게 살자는 의미에서 붙여졌는데, 하루의 목표를 정해 일정한 루틴을 지킨다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기력과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현상이다.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 열풍이 대표적으로 하루 운동 목표를 달성했음을 알리는 인증사진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리는 것이다. 11일 현재 인스타그램엔 ‘#오운완’ 게시물이 345만개 이상 붙어 있을 정도로 인기...
입력:2022-11-12 04:15:01
[한마당] 네옴시티
상상해 보자. 끝도 없이 펼쳐진 아득한 사막과 협곡, 산악지대를 지나 바다(홍해)에 이르는 광활한 자연. 그곳에 높이 500m의 수직 직선 도시가 서 있다. 폭 200m, 길이 170㎞다. 서울 롯데월드타워(555m)만한 높이의 빌딩이 서울부터 강릉까지 일직선으로 서 있는 셈이다. 이 안에 사람이 산다. 고속철도와 지하철이 있고,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사무실 학교 병원 공원 문화시설 등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교통수단 등 모든 신기술이 집약된 친환경 도시다. 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rsquo...
입력:2022-11-11 04:15:01
[바이블시론] 4·16과 10·29, 조가와 애가를
10월의 마지막 즈음에 무수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일이 벌어진 지도 벌써 2주가 되면서 참사 자체에 대한 기억과 함께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먼저 동양사상에 의하면,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은 이제 사자(死者) 단계를 넘어 망자(亡者) 단계에 들어섰다. 즉 그들은 이미 역사가 돼가고 있다. 또한 참사에 대한 명칭 변경이 제기됐다. 국가애도기간 종료 시점에 특정 지역에 대한 낙인 효과를 막기 위해 ‘이태원 참사’가 아닌 중성적 의미의 ‘10·29 참사’로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와 이...
입력:2022-11-11 04:05:01
[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작은 교회가 살아야 큰 교회도 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교회 중 1만개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그렇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본다. 반면에 통계청에서는 등록 기독교 단체 수가 1754곳 늘었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국세청은 목회자의 세금 신고가 줄었다고 해서 그것을 문을 닫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만약에 통계청의 보고가 맞는다면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정말 칭찬하고 격려하고 감사해야 한다. 비록 그들이 월세를 못 내서 예배 장소를 가정으로 옮겼다 하더라도 교회 문을 닫지 않고 끝까지 지킬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그러나 통계청 보고...
입력:2022-11-10 03:10:01
[송상철 목사의 ‘복음 백신’] 하나님은 끝없는 사랑으로 그 자녀들을 지켜주신다!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던 니키라는 엄마가 있었다. 그녀는 어느 날 집이 통째로 흔들릴 정도로 강한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즉시 아이들을 깨워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파편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트리스로 덮었다. 자신도 안전하게 피해야 했지만 강한 태풍에 매트리스가 날아갈 것이 걱정돼 피난하지 않고 아이들 위에 덮은 매트리스 위로 올라가 몸을 고정했다. 모빌 홈이었던 니키의 집은 90m나 밀려날 정도로 태풍은 강했다. 다음 날 구조대가 출동했다. 어머니 니키는 숨을 거둔 뒤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과 희...
입력:2022-11-09 03:15:01
[유기성 목사의 예수 동행] 제4차 로잔대회와 한국교회
2024년 9월 제4차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세계 복음주의권의 교회 지도자와 선교운동의 지도자들이 한국에 옵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제1차 대회가 열렸고, 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2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3차 대회가 각각 열렸습니다. 저는 제4차 로잔대회가 그동안 한국교회의 영적 회복을 위해 드렸던 기도의 응답이라고 여겨집니다. 로잔대회 참가자들이 한국에 올 때, 침체되고 기울어져 가는 한국교회를 보여 줄 수 없기에 한국로잔위원회는 한국교회에 로잔운동을 소개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월 태국에서 열린 &ls...
입력:2022-11-09 03:10:01
[한마당] 유엔의 위안부 해법 권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중대 장애물 가운데 하나다.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돼 있지만 위안부 문제도 언제든지 양국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화약고다. 중일전쟁과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전선으로 끌려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 노릇을 해야 했던 위안부는 인권 유린의 참혹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존재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위안부 문제는 1991년 8월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으로 공론화됐고 줄을 잇는 피해자들의 증언과 관련 연구 진행으로 뒤늦게 실상이 밝혀졌다. 일본 정부와 군(軍)이 위안부 ...
입력:2022-11-08 04:15:01
[시온의 소리] 애도 퍼포먼스, 면죄부는 없다
“새벽녘 팔순 어머니가 흐느끼신다/ 새벽기도 중에 나직이 흐느끼신다/ 나는 한평생을 기도로 살아왔느니라/ 낯선 서울 땅에 올라와 노점상으로 쫓기고/ 여자 몸으로 공사판을 뛰어다니면서도/ 남보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음에/ 늘 감사하며 기도했느니라/ 내 나이 팔십이 넘으니 오늘에야/ 내 숨은 죄가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내 처지를 아는 단속반들이 나를 많이 봐주고/ 공사판 십장들이 몸 약한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파출부 일자리도 나는 끊이지 않았느니라/ 나는 어리석게도 그것에 감사만 하면서/ 긴 세월을 다 보내고 말았구나/ 다른 사람들이 단속반에 끌...
입력:2022-11-08 03:05:01
[한마당] 커피믹스
구한말인 1882년 발생한 임오군란의 기폭제는 밀린 군인 월급 대신 지급된 쌀에 가득 섞인 모래였다. 미국 남북전쟁 때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북부군의 보급품인 로스팅 커피에 모래를 섞는 군납 비리가 터졌다. 군 당국은 할 수 없이 생커피콩을 보급했으나 전쟁통에 병사들은 커피를 직접 로스팅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후 커피와 연유를 섞어 졸인 제품이 개발돼 뜨거운 물만 부어 마시면 됐다. 커피믹스의 원조다. 그러나 맛이 별로 없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차 대전 당시 보급이 쉬운 분유가 탄생하면서 전쟁에 지친 미군을 위로하는 참호 속 기호식...
입력:2022-11-07 04:15:01
[바이블시론] 자연에 물드는 삶으로
코로나가 풀린 탓도 있겠지만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자연에 취해 사람들은 홀린 듯 산과 들로 나온다. 아름다운 가을은 풍성한 결실과 함께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냐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곧 하얀 눈 세상과 꽁꽁 언 얼음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차지만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자연의 쉼을 보게 된다. 절기가 입춘과 우수를 지나면 땅이 가슴을 열고 생명의 씨앗을 받아들이고, 꽃들은 만발하며 나비와 벌들이 모여 춤을 추는 새로운 세상이 된다. 그것을 받아 여름은 작렬하는 태양의 온갖 기운을 쏟아붓는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
입력:2022-11-04 04:10:01
[시온의 소리] 신앙의 언어가 공허해질 때
토요일 저녁, 주보는 이미 인쇄됐다. 성경 본문은 정해졌고 거기에 맞춰 설교문도 작성했다. 찬양대는 예배 때 부를 곡을 연습했다. 505년 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에서 일으킨 개혁을 기념하려다 보니 모두가 준비에 더 공을 들였다. 약 3년 만에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진입한 만큼 세상을 향해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새롭게 보여줄 때였다. 예기치 못하게 밤 10시쯤 이태원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축제를 즐기러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가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우르르 넘어졌다. 150여명이 목숨을 잃고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다쳤다. 사상자 수가 전...
입력:2022-11-03 0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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