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기자의 눈높이 한방] 간기 뭉치면 위장 장애 불러

LA중앙일보 논설실장 (한의학 박사)
 
위장병이 있으면 위장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원인이 위장 이외에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나를 잘 살펴서 원인을 없애주는 '근치'를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응용하고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은 간에 문제가 있어서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한방에서는 ‘간기범위' 또는 ‘간기승비'라고 부릅니다. 풀어보면 간의 기운이 위장을 침범했다 간의 기운이 비를 억눌렀다고 말할 수 있는데 모두 간의 문제가 비위에 영향을 미쳐 각종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간은 기와 피를 부드럽게 풀어서 퍼뜨리는 기능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각종 스트레스나 음주 그리고 간질환 등으로 간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간의 기가 뭉치게 되고(간기울결) 간기가 뭉치면 옆으로 위장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위는 음식을 소화시켜 아래로 내려보내는 기운이 작용하는 곳인데 간기가 위에 부담을 주면서 위의 기운도 뭉쳐 각종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속이 더부룩하고 입맛이 없고 트림과 신물이 올라오고하는 증상은 위의 기운이 아래로 잘 내려가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간의 뭉친 기운은 비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비는 영양분을 온몸으로 골고루 보내주는 기능을 하는데 그런 기능이 잘 되지 않으면 배가 더부룩해지고 배가 아프고 내장에서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설사 등이 나타납니다. 이같은 증상은 모두 비가 영양분을 골고루 운반해주는 기능이 제한을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비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것만 치료한다면 치료 당시에만 호전을 보이다가 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습니다. 진단을 잘해 소화장애가 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나면 간을 다스리는 약재를 쓰게 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한방에서는 간의 뭉침을 풀어 주는 오수유 위장을 진정시키는 황련 비를 건강하게 하는 백출 기를 잘 돌게해주는 진피 등을 써서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이상과 같은 증세를 보이면서 간의 원인이 의심된다면 일상생활에서도 간의 기운을 풀어주도록 운동과 휴식 그리고 소화가 잘 되는 영양식 섭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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