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 삶 보듬기] “들판의 꽃들처럼 활짝 피어나라”

두 주전 전교인 산상기도회를 다녀왔다. 기도원 가는 길은 눈이 시리도록 봄의 정취가 가득했다. 충만한 봄기운으로 샛노란 들판을 보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몇 년 간의 가뭄을 끝내고 지난 연말부터 내린 복된 소낙비들을 맞아 야생화들이 만개한 모습은 거듭 탄성을 지르게 했다. 새 봄의 신선함에 꽃향기까지 더해져 야외 피크닉을 다녀왔다고 해도 손색이 없는 기분 좋은 날이 었다. 전에도 종종 산상기도회를 다녀왔지만 사정상 근 일 년 만에 찾게 되는 기도원이어서 그랬는지 많은 교인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교인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우리 교인들이 이렇게 은혜를 사모했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불덩어리들이 되어 찬양하며 시작부터 은혜가 충만했다.

기도원에 가서하는 설교는 짧아야 하지만 강력해야 했다. 작심하고 회개라는 무거운 주제로 설교를 했다. 회개란 무엇인가? 만일 회개하지 않으면? 자백과 회개는 어떻게 다른가? 이런 주제의 말미에 무엇을 회개할 것인지를 십계명으로 회개하는 방법을 전했다. 십계명으로 회개한다는 것은 1-3계명은 하나님 사랑에 관한 것이니까 하나님보다 더 사랑한 것 들을 버리는 것이다. 하나님보다 물질, 세상쾌락, 혹은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한 것을 회개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직 진정으로 회개한 것이 아니다. 4계명은 주일 성수를 의미한다. 또한 5계명으로는 부모님을 포함 하여 모든 내게 대한 권위자를 제대로 공경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는 것이다. 6계명으로는 다른 이들을 미워한 죄, 7계명으로는 음란한 죄, 8계명으로는 내 것이 아닌 것을 탈취한 죄, 9계명으로는 입만 열면 거짓말한 죄, 10계명으로는 내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더 갖겠다고 욕심낸 죄를 회개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많이 회개했고, 많이 부르짖었다. 그리고 찬양하고 또 찬양했다. 봄 하늘 총총 별이 빛나는 밤에 모든 교우들이 하늘의 기쁨에 만취해 돌아올 수 있었다. 그 날 밤 대낮의 화려한 봄꽃들을 볼 수 없었지만 우리 각자의 얼굴들이 봄꽃처럼 만개하여 은혜로 충만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기쁨을 한 광주리씩 들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이런 충만함의 깊은 뿌리가 무엇일까?’ 돌아오면서, 또 지난 며칠 동안 묵상하면서 “회개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은혜가 있구나”하는 사실에 새삼 기뻤다. 신앙생활에서 회개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회개야말로 우리 인생의 변곡점을 이룰 큰 전환점이다. 회개란 지금까지의 나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의 총체적 변화를 전제한다. 회개란 세상으로 나아가던 방향을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것이며, 지금까지의 나와는 판이하게 다른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전혀 딴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한다.

탕자가 자신의 죄악과 비참함을 깨닫고 탈탈 털고 두 손 들고 아버지께 항복 선언을 했듯이 전적으로 하나님께 투항하는 것이다. 교회는 회개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하건만 실제로 일상에서 진지 하게 회개하기란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금 조국은 가장 위험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양극화 현상이 도를 넘 었고, 대통령은 탄핵당해 감옥에 들어가 있는 현실이다. 열강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세상의 소금과 빛임을 자처하는 교회는 맛을 잃고 빛도 잃어 온 세상이 맹탕이 되었고 깜깜절벽이다. 동서남북 어디를 바라봐도 막혀 있는 현실에서 나아갈 길은 위로 향하는 길뿐이다. 하나님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이 제멋대로 살다가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현실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께 회개하면 사사를 보내 구원해 주셨다. 회개하라. 그러면 산다! 오랜 가뭄을 끝내고 산과 들에 핀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야생화들처럼 우리 모두가 다시금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민경엽 목사 (나침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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