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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라이프] 지구촌 입맛 사로잡았다… K-치킨 ‘날개’

게티이미지


미국 오클라호마주 BBQ 1호점 매장. 제너시스BBQ 제공


교촌치킨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 교촌에프앤비 제공


굽네 말레이시아 5호 매장 ‘시타몰점’ 매장. 지앤푸드 제공


제라드 폴리스 미국 콜로라도주지사는 지난 8월에 BBQ 덴버 다운타운점을 찾았다. 콜로라도주에 추가 출점을 부탁하려는 목적의 방문이었다. 폴리스 주지사는 “뉴저지에 있는 본사를 콜로라도로 이주하고 덴버 국제공항에도 BBQ 매장을 추가로 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BBQ는 미국 20개주에서 1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BBQ 매장을 열겠다는 대기자가 5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한국식 치킨(K-치킨)이 동남아시아 중동은 물론 치킨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해외 진출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왜 한국식 치킨에 열광하는 걸까. 무엇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걸까.

16일 BBQ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지 15년 만인 지난해에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미국 매출(POS 기준)은 7300만 달러로 전년(3300만 달러)보다 배 이상 뛰었다. 특히 미국 내 제1 상권에 발을 디디면서 비(非)아시아계 가맹점주가 늘고 있다. 교촌치킨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 중이다.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에서 매장 70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은 한 달 만에 매출 46만 디르함(약 1억5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어느덧 치킨은 김치, 비빔밥을 제치고 대표 한국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의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식 경험자들이 가장 자주 먹은 한식은 ‘한국식 치킨’이었다. 2020년에 1위를 차지했던 김치는 2위로 밀렸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미국인에게 치킨은 한국인에게 국밥처럼 위안을 주는 ‘컴포트 푸드’다. 그러다 보니 치킨에 대한 인식이 깊숙이 박혀있어 기존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한국인은 이런 치킨에 다양한 소스를 입히고, 치즈를 뿌리고, 브라이닝(염지), 마리네이션(재우기) 등의 숙성 과정을 더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프라이드 치킨을 머스타드 등에 찍어 먹는 외국에서 한국식 양념치킨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교촌치킨의 ‘허니시리즈’는 지난해에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에서 인기 메뉴 1위에 올랐다. 아카시아 꿀을 활용한 치킨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동남아시아는 한국의 매운맛에 빠졌다. 굽네의 고추장 베이스 치킨인 ‘볼케이노’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BBQ는 허니갈릭치킨, 소이갈릭치킨 등의 양념 소스를 한국에서 공수할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

치킨과 함께 다양한 한국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인기몰이를 하는 비결 중 하나다. BBQ의 미국 매장에서 김치볶음밥과 떡볶이는 매출 효자다. 굽네는 아예 ‘K-푸드 레스토랑’에 초점을 맞춰 해외 매장을 꾸렸다. 치킨과 함께 잡채, 떡볶이, 계란말이 같은 한식을 내놓는다. 굽네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는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한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한식당’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 서비스’도 해외 소비자에게는 매력 포인트다. BBQ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 없이 배달·포장 서비스만 제공하는 ‘BSK(BBQ Smart Kitchen) 매장’을 해외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만 100여개의 BSK형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교촌도 해외사업 주력 모델을 대형 쇼핑몰에 플래그샵 형태로 입점하는 캐주얼다이닝형에서 배달·포장형으로 돌렸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배달 노하우를 살리고 있다. 그동안 미국 배달시장이 피자 위주였지만, 이제는 치킨도 집에서 배달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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