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거슬러 오르는 사람들



어릴 적에 경험한 일입니다.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는데 갑자기 마당으로 무언가 툭 떨어졌습니다. 꿈틀거리는 미꾸라지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 미꾸라지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닙니다. 시냇물에 있던 미꾸라지가 도랑을 거슬러 오르고, 소나기 때문에 파인 물길을 거슬러 올라와서, 추녀 끝에 떨어지는 물살을 치고 오르다가 마당으로 튕겨 나간 것입니다. 거센 물결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생명의 신비입니다. 죽은 물고기는 물에 떠내려가지만, 살아 있는 물고기는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오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세상의 거센 도전에 맞서 거슬러 오르는 것입니다. 아널드 J 토인비는 언제나 도전에 응전해 나간 소수의 창조적인 사람들에 의해서 역사가 진보한다고 보았습니다. 환란과 박해에 맞서 이겨낸 믿음의 선조들에 잇대어 오늘의 교회가 있습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서 멸망할 사람들이 아니라, 믿음을 가져 생명을 얻을 사람들입니다.”(히 10:39, 새번역) 고난의 싸움을 견디며 물러서지 않았던 믿음의 선조들의 증언입니다. 그러고 보니 물고기는 그리스도인의 상징이었네요.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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