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단 총회 개회예배에서 선교사님 부부가 듀엣으로 찬양을 불렀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자아낼 수 없는 아름다운 화음이 5월 어느 날 밤에 은혜롭게 펼쳐진 것입니다. 선교사님 부부는 서로의 소리를 넘어 서로의 마음까지 헤아려 듣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듀엣 중에는 분명히 자기 절제의 미학과 함께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고도의 예술이 전개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그들의 높은 고음이 이어질 때 오히려 더 깊은 평화를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듀엣은 그들의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 가정에서도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할 때마다 자기주장만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상대방의 말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부부는 듀엣으로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 정도면 크게 인정해 주겠지 하는 남편에게 또 뭔가를 지적하는 아내와 잔뜩 칭찬을 기대하는 아내에게 여지없이 면박을 주는 남편은, 같이는 있지만 듀엣은 아닙니다. 가정마다 남편을 인정하고 아내를 칭찬하는 듀엣의 연주가 5월뿐 아니라 사는 날 동안 계속되고 더 깊어지길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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