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



전도사 시절, 아이들이 많은 집사님 댁에 심방을 간 적이 있습니다. 심방 대원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더운 여름날 아이들을 돌보는 집사님을 보면서 “고생이 많으시죠”라고 말씀드렸더니, 집사님이 “전도사님,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겨울보다 여름이 좋아요”라고 답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가난한 성도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전도사였던 저도 당시엔 가난한 상태였습니다. 아이의 분유가 떨어지는 날도 있고, 추운 겨울에 기름이 떨어져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아이를 품고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습니다. 전 그때마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주님은 연약한 전도사의 기도를 들어 주셨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 역시 가진 것이 없는 사람, 겨울보다 여름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은 가난이라는 불편함을 이기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바로 기도로 말입니다. 최근 신도시에 예배당 부지를 사들이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기도였습니다. 기도는 추운 겨울을 봄으로 만드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지성호 목사(서울이태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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