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놀랄 만큼 민감한 부분도 있고, 이상할 만큼 둔감한 부분도 있습니다. 잠자는 동안 쥐가 발뒤꿈치의 군살을 파먹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둔감함이 있는가 하면 감히 기계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의 민감함이 있습니다.

민감한 부분 중 빠뜨릴 수 없는 곳이 혀입니다. 혀는 여러 가지 미묘한 맛을 구별할 뿐 아니라 입안에 들어온 아주 작은 이물질까지도 감지해 냅니다. 혀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짧은 머리카락조차 촉감으로 찾아내니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토록 민감한 혀를 가지고 더없이 둔감한 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함부로 말을 하는 경우입니다. 미세한 이물질까지도 감지해 내는 혀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말을 쏟아 놓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그 혀로 기도하고 찬송도 하고 전도도 하고요. 혀가 민감한 기능이 있다면 당연히 하는 말도 민감해야 합니다. 머리카락 거르듯 마음 하나까지를 걸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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