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미분류  >  미분류

[크리스천 뮤직 100대 명반] 복음 담은 음악 풍성하게 만들어 소통할 방법 찾아야

올 초 크리스천뮤직(CCM) 100대 명반에 선정된 CCM 가수 하덕규 백석대 교수(왼쪽 두 번째부터), 송정미 숭실대 교수, 고형원 부흥한국 대표가 최근 서울 도림교회 소예배실에서 선정 소감, CCM 발전 방안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맨 왼쪽은 사회를 맡은 윤영훈 성결대 교수. 신석현 인턴기자




국민일보와 빅퍼즐문화연구소(대표 윤영훈 성결대 교수)가 올 초 크리스천뮤직(CCM) 100대 명반을 발표했다. 이어 최근 100대 명반에 선정된 CCM 가수 하덕규·송정미·고형원을 초청해 서울 도림교회에서 좌담회를 갖고 선정 소감과 CCM 발전을 위한 방향 등을 들어봤다. 선정위원장 윤영훈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100대 명반 선정 소감은.

하덕규 교수=기쁘다. 다만 순위가 매겨져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활동하고 있는 훌륭한 음악인들이 더 많이 부각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100대 음반 선정 자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한 세대 동안 CCM의 역사와 역할, 영향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송정미 교수=전체를 다 아울렀다고 보긴 어렵지만 기독교 음악사를 기록한 첫 발걸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작품성이 중요한 기준이라 했지만 대중의 사랑, 영향력도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 선정되지 못한 앨범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찬양사역자를 격려하고 한국교회 내 CCM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조명하려 한 것은 너무 감사하다.

고형원 대표=얼마 전 그동안 도움 주셨던 이들의 이름을 적어봤다. 나중에 보니까 빠진 분들이 너무 많더라. 이번 선정 작업이 CCM 가수들을 격려하고 CCM이란 믿음의 유산을 다시 일으키자는 기획이어서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여기에 선정되지 못한 후배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크다.

-크게 공감한다. 이번 선정 작업의 모토가 ‘기록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다. CCM이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지는 데 대한 안타까움으로 기획됐다. 다만 선정 방식에선 부족한 면이 있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만큼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하 교수의 음반 ‘숲’은 한국 가요사에서도 명반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 앨범에서 담아내려 했던 이야기는.

하 교수=숲은 대중 음반 제작사인 동아기획에서 만들었다. 당시 대중음악 앨범으로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시대를 비판하고자 했다. 한 달간 작정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은 ‘간음한 여자를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치라’는 성경 내용을 통해 앨범의 방향이 틀렸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30분 만에 쓴 곡이 ‘가시나무’다. 몇 곡을 더 쓰면서 비판적인 노래들은 다 빠졌다. 시대를 향해 쓴소리를 던지며 멋지게 퇴장하고 싶었다.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소리소문없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복음을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성찰이 들어 있었다.

-송 교수는 1집을 낼 때 대학생이었다. 그런데도 앨범의 컨셉과 카리스마가 전례 없었다.

송 교수=본래 가수를 꿈꾸진 않았다. 어린이전도협회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수련회에서 음악 선교사가 되겠다고 서원했다. 그래서 성악과에 들어갔다. 나는 시대에 필요한 노래를 하고 싶었다. 또 밴드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음악을 하겠다고 욕심을 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하셨다. 대학 3학년 때 그동안 준비했던 노래들을 다 뒤집어엎고 ‘콜링 콘서트’를 전제로 앨범을 만들었다. 실제 콘서트도 했다. 두 번째 앨범을 내려고 일반 기획사에 갔다. 퇴짜를 맞았다. 곡이 너무 심각하다고 했다. 그래서 기획사와 나는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시편’ ‘찬송하라’ 등 하나의 주제를 하나의 앨범에 싣기 시작했다.

-고 대표는 건축학도였다.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고 대표=교회에 예수전도단 간사들이 있었다. 음악적으로 영적으로 선교적으로 예수전도단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당시 악보 그리는 일을 맡았고 찬양도 인도했다. 부흥 음반은 나이 서른다섯 살 때 나왔다. 그때 내가 가야 할 길이 예배 사역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CCM이 201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 교수=환경이 단순하지 않다. 음원시대다. 크리스천 마켓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CCM의 방향을 생각해 보자면 팝과 분리하지 말고 대중음악에 들어가야 한다. 그 안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담은 노래를 불러야 한다. 교회 예배 음악을 만들고 풍성하게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진리를 우리의 언어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도 해야 한다. 우리가 복음에, 선교에 더 순수하고 진지하게 접근했다면 지금과 같은 침체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먼저 반성한다. 더 선교적으로 더 순수하게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송 교수=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그나마 나는 한 해 동안 사역하며 모은 재정으로 1년에 한 번 콘서트를 한다. 하지만 우리 후배들은 그런 장도, 여유도 없다. 이것이 가슴 아프다. 제3세계에서 선교사들이 쫓겨나오지만 케이팝은 어딜 가나 환영받는다. 이런 상황을 잘 인식해 효과적인 선교 방법을 한국교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CCM 다음세대들을 잘 훈련해 각 나라에 파송해야 한다. 이렇게 헌신할 수 있도록 교회, 교단, 학교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훗날을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다.

하 교수=크리스천 뮤지션으로 우리는 이미 아름답다. 힘들지만 헌신하자. 예수를 사랑하면서 예술가로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예술가의 진짜 소명은 작품을 통해 수많은 사람이 주께 돌아오고 은혜받고 감동하고 삶이 변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작품들이 우리 안에서 많이 나올 때 우리를 돕는 손길도 많아질 것이라 믿는다.

고 대표=요즘은 찬양사역자 모임에 못 가겠다. 후배들에게 아무것도 못 해주는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러면서 우리의 소명이 무엇이냐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CCM을 통해 교회를 섬겨왔고 이제는 교회 밖을 섬겨야 한다. 나는 북녘땅을 품고 기도하고 있다. 새로 헌신하는 뮤지션들이 많은데 이들이 북한을 포함해 다른 많은 나라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의 CCM, 음악(크리스천 컨템포러리 뮤직)에서 더 나아가 선교(컨템포러리 크리스천 미니스트리)인 것이다.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린다.

고 대표= 북한 주민들이 기아로 죽어가는 영상을 보고 한반도에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 뜻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 만든 음반이 부흥이다.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하며 ‘하나의 코리아’라는 컨셉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있다. 20년째 매주 북한을 위한 기도회도 하고 있다. 바라기는 우리 CCM 가수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 받은 달란트를 통해 섬기고 영향력을 미쳤으면 좋겠다.

송 교수= 요즘은 문화 자체가 너무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CCM이 음악(크리스천 컨템포러리 뮤직)에서 더 나아가 운동(크리스천 컬쳐 무브먼트)이 돼야 한다. 변치 않는 복음을, 변하는 세상에 전하기 위해 우리 모두 연합해야 한다.

하 교수=음악은 동시대성이 있다. 시대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잘못하면 세상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반대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관건은 영성이다. 우리는 본질을 붙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 문화로 전락할 수 있다. 문화를 만들기 위한 문화가 아니라 삶의 산물로서 영적인 문화, 부흥의 산물로서 기독교 문화가 우리 안에 일어나길 간절히 소망한다. 복음이 무엇인지 깊이 묵상하며 생명을 걸고 삶 전체를 드려 노래해야 한다. 내가 먼저 더 선명한 복음, 구체적이고 더 원색적인 복음을 노래하겠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