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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가 만드는 푸른 하늘



제24회 ‘환경의 날’ 기념식이 지난해 6월 창원에서 열렸다. 당시 부산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림 한 점을 전했다. 미세먼지 가득한 잿빛 하늘을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푸른 하늘로 바꾸자는 내용의 그림이었다. 그림을 건네받은 대통령은 푸른 하늘을 반드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의 하늘을 보면 약속이 잘 이행되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해엔 잿빛 하늘이 일상인 날이 많았다.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 발생에 따라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발령되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부쩍 늘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93일이다. 지난 3년(2017~19년) 같은 기간 평균 63일과 비교하면 무려 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도 19㎍/㎥로 지난 3년(25㎍/㎥)보다 24%나 개선됐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의 푸른 하늘은 정부 정책의 효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활동 감소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다. 상황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한반도에서 바람의 세기가 약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바람 세기가 줄면 미세먼지의 대기 확산이 어려워져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쉽다. 방심하다가는 푸른 하늘이 언제든 잿빛 하늘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푸른 하늘을 지키기 위해선 정책이 멈춰선 안 된다. 정부는 지난겨울 시작했던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보완해 올겨울에도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판 그린 뉴딜의 핵심 과제인 친환경 미래 차의 보급도 더욱 속도를 낼 참이다. 중국 등 동북아 호흡 공동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과 체결한 상호협력계획 ‘청천(晴天)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 한·중 간 정책·정보·기술교류 확대는 중국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감축 노력에 추임새를 더할 것이다.

푸른 하늘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에 더해 국민 동참이 필수다. 모든 행동이 대기오염 문제와 연결된다는 인식은 곧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미세먼지 피해자이자 해결사’라는 마음으로 실천할 때 하늘은 비로소 푸르름을 되찾게 된다. 실천에는 우리가 사소하게 여기는 일상 행동 모두가 포함된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공회전·급정거 줄이기, 다회용 컵이나 장바구니 사용으로 일회용품 줄이기, 적정 실내온도 유지하기 등은 모두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작지만 소중한 실천 행동이다.

9월 7일은 제1회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이었다. 유엔에서 정한 공식주제는 ‘모두를 위한 맑은 공기(Clean Air for All)’다. 정부는 여기에 행사 주제로 ‘우리가 만드는 푸른 하늘’을 더했다. 푸른 하늘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는 게 ‘푸른 하늘의 날’이 갖는 소중한 뜻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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