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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교회’ 안전성과 공동체에 초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혼란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다방면으로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안전성을 강조하며 영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결속된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장로회신학대는 교수들과 일반 교회 및 기관 사역자들이 현장 상황을 조사해 긴급 진단한 내용 등을 담은 2권짜리 도서 ‘재난과 교회’(사진)를 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임성빈 장신대 총장이 신학적 분석을 다룬 1권의 서문 ‘재난과 사회변동, 교회의 역할’을 썼다.

임 총장은 로마 가톨릭의 몰락을 부른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을 분석했다. 당시 지진은 ‘방탕한 파리’나 ‘탐욕스러운 런던’이 아니라 가톨릭 대성당과 종교재판소, 사제들로 붐빈 리스본에서 일어나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이로 인해 가톨릭을 중심으로 한 중세 복고 움직임에 철퇴가 내려졌다.

임 총장은 “코로나19로 오늘날 한국사회와 교회의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전통 종교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악을 조장하는 이단, 공적 책무를 방기한 기독교, 전통적 운영 방식을 탈피하지 못하는 교회, 생태계 교란을 불러온 탐욕적 사회, 물질주의에 함몰된 자본주의 등 수면 아래 감춰진 문제가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임 총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의 지향점으로 “안전성이 주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회 구성원들부터 안전이 보장되는 예배와 교육시설을 요구할 것이며, 사회 역시 교회가 공공시설로서 보건·의료·환경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안전한 교회가 되려면 인적·물적 자원이 필요하므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이 힘을 모으는 게 시대적 과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용원 서울 은혜와선물교회 목사는 목회적·교육적 성찰이 담긴 2권의 맨 앞글 ‘홀로 있는 날과 함께 있는 날’을 썼다. 송 목사는 위기의 시기 처음을 떠올려 보자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전염병이 퍼진 장안 길거리 한복판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구한말 한양 도성에 전염병이 창궐하자 초기 선교사들과 기독교인들이 병원을 설치하고 수많은 감염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고치다 순직하기에 이르자 그 지극한 헌신에 교회가 주목받게 됐다”고 했다.

송 목사는 “코로나19 이전 한국교회는 소비주의 개인주의 기복주의 번영신앙에 물들어 꽃길만 걷고 싶어 하던 교회였는지 모른다”면서 “코로나19 이후엔 약함 착함 주변성을 선택해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방학을 마치고 다시 등교하는 날 한국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만나는 영적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에는 이주노동자 군부대 다음세대 등 다양한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의 현장 진단이 담겼다. 장신대의 이번 저술 작업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 오는 7월 개최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심포지엄의 기초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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