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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모방이 아닌 창조적 신앙생활



얼마 전 한 음악커뮤니티에서 최근에 발표된 한 가수의 신곡 때문에 뜨거운 논쟁이 있었다. 갑론을박 속 쟁점은 이 신곡이 과거에 나온 곡과 “너무 똑같다”는 주장과 “조금 비슷할 뿐이다”는 주장으로 나누어진 것이다.

신곡이 나올 때마다 이러한 표절시비는 자주 일어나는데, 일반적으로 작곡가들은 새로운 곡을 만들 때에 레퍼런스라고 하여 모델이 될 만한 기존의 곡을 참고하게 된다.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이미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연구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레퍼런스 곡에 대한 연구가 너무 지나치게 되면,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그 곡에 깊이 빠져 비슷한 곡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경우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을 고려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표절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작곡자가 의도적으로 남의 곡을 표절하는 경우이다. 이는 창작의 힘겨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작가의 작품을 도둑질 하는 불법행위이다. 과거처럼 정보의 공유가 어렵던 시절에는 이렇게 의도적인 표절을 해도 알기가 힘들었지만, 세계의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는 작금의 시대에는 누군가의 곡을 표절하게 되면 바로 그것에 대한 의견과 증거들이 제시된다. 그리고 표절이 밝혀지게 되면, 작곡가는 불법으로 인한 여러 피해를 입을 뿐만 아니라 창작자로써 평생 사라지지 않는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그렇다면 표절과 같은 모방행위는 예술의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이러한 모방행위는 신앙생활에도 자주 일어난다. 한 개인의 삶은 전 세계 역사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하나뿐인 독창적 역사이다. 이것은 지금도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창조에 연속이다. 전혀 다른 시대, 새로운 환경과 사람을 통해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역사가 점철된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역사가 만들지는 과정에서 성경과 교회사를 통해서 레퍼런스와 같은 모범사례들을 찾고 참고하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참고가 아닌 쉬운 방법으로 모방하고 싶은 유혹에 넘어감으로 큰 문제가 발생된다.

이러한 사례를 성경에서 볼 수 있다. 사무엘상 4장을 보면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사천 명의 전사자가 생기자 언약궤를 전쟁터로 가져오게 했다. 그들은 과거 제사장들이 언약궤를 메고 요단강에 이르자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 마른 땅이 되었고(수3:15), 제사장들이 언약궤가 앞장서서 여리고성을 돌았을 때 여리고성의 성벽이 무너져 내렸던 일(수6:20)이 다시 일어나길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전 전투보다 더 많은 삼만 명이 전사했고 언약궤마저 빼앗겼다(삼상4:11). 이 사건의 문제원인은 그들이 언약궤를 이동시키는 과정 가운데 하나님의 지시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들이 하나님께 묻거나 응답을 구하는 등의 신앙적인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단지 그들은 과거의 사건을 모방했을 뿐이다.

다윗이 왕이 된 후에 블레셋과의 전투에서는 달랐다. 사무엘하 5장 17-25절의 전투를 보면 다윗은 블레셋과 싸움을 할 때마다 하나님께 물었고, 하나님은 그 때마다 다른 전술을 지시하셨다. 그리고 다윗은 여호와의 명령대로 행함으로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매번 이겼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성경의 이야기나 누군가의 간증을 듣고 교훈으로 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대로 모방하여 따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는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분”이시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주신 음성을 들으며, 그 뜻을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창조적 신앙생활은 모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럽기 까지 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하나님의 응답으로 보장되며,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모범이 되는 좋은 교훈이 된다.

신동철 목사

필자 프로필= 양양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강원 양양군기독교연합회 직전회장, CBS 속초운영이사회 회계이사, 강원 양양군 합기도연합회 회장.
앨범=믿음의 항해(광수미디어, 2017)
저서=죽이고 동행하며 살리는 사람(국민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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