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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디아스포라 물결’을 타라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산하 5개 교회가 지난해 8월 필라델피아에서 연합수련회를 가졌다. 5개 교회는 한어교회, 영어교회, 스패니쉬교회, 다민족교회, 유학생과 전문인으로 구성된 시티교회다.


호성기 목사<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미국 필라델피아 필라안디옥교회는 26년 전부터 ‘이민자’라는 말 대신 ‘디아스포라’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주장해 왔다. 이민자와 디아스포라는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5가지 다른 점이 있다.

첫째 다른 점은 이민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해 떠난다. 야망 혹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난다. 디아스포라는 하나님의 뜻이 있기에 나의 꿈이 아닌 ‘하늘나라의 꿈’(kingdom dream)을 위해 떠난다.

둘째 이민자는 태어난 곳을 자신의 의지로 결단하고 다른 교차문화권으로 진입한다. 그러나 디아스포라는 의지적인 결단도 있겠으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떠나는 사람들이다. 아담과 하와처럼 죄 때문에 낙원을 떠난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이 부르셔서 떠난다. 내전 기근 혹은 오늘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같은 유행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난다.

셋째 이민자는 고향을 떠나 타국에 가면 영구적으로 정착해서 그곳에서 뿌리내리며 산다. 하지만 디아스포라는 영구적이지 않다. 반영구적 혹은 중장기 아니면 단기로 머물다 떠나는 사람들로 유학생이나 회사 주재원, 교환교수다. 이들의 특징은 이 땅에 영구적으로 살 생각은 없다. 하나님 나라 본향을 그리며 살아간다.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디아스포라다.

넷째 사회학자 에버렛 스톤키스트가 말한대로 이민자들은 거의 못사는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왔기에 잘 사는 나라에서 ‘변두리 사람들’(the marginal man)이 돼 사회의 중심에 들어가지 못하고 산다. 그러나 디아스포라는 사명을 갖고 흩어졌기에 어느 곳에 가서도 그곳의 중심권에 있는 사람들(main stream people)에게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간다.

다섯째 이민자들은 타국에서 대를 물려 살다 보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살 수가 있다. 인류학자 빅터 터너의 말대로 ‘중간성’(liminality)이 생긴다. 내가 한국 사람인지 현지 사람인지 잘 몰라 정체성의 위기를 항상 겪고 산다. 소위 ‘모든 것을 넣어 하나로 섞은 냄비 그릇’(melting pot)같은 패러다임 속에서 산다. 그러나 디아스포라는 자신의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사명으로 살기에 ‘샐러드 보울’(salad bowl)같이 고유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며 산다.

문제는 앞으로 이 디아스포라의 물결, 선교의 제4 물결이 더욱더 도도히 그리고 물밀듯 밀려올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삶에는 사회학적인 용어인 ‘밀어내는 물결’(pushing force)과 ‘끌어당기는 물결’(pulling force)이 더욱더 심각하게 공존하기 때문이다.

밀어내는 물결은 내가 사는 곳이 더 이상 안전하고 평안히 행복하게 살 수 없는 요인들이 계속 일어나는 물결이다. 예를 들면 가뭄으로 인한 기근, 전염병, 내전, 자녀들의 교육문제, 정치적인 갈등 등 수많은 요인으로 수억명의 사람들이 고향에서 밀려 나와 난민으로 살아간다.

그러면 이런 디아스포라의 물결이 밀려 나와 어디로 갈까. 저들이 가는 곳은 저들을 끌어당기는 물결이 있다.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대한민국을 떠난 숱한 사람들이 있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소위 교육 선진국들이 끌어당긴다.

이런 밀어내는 물결과 끌어당기는 물결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 세상에는 디아스포라 물결, 즉 선교의 제4 물결의 시대는 점점 더 큰 물결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이런 선교의 제4 물결 시대, 디아스포라의 물결 시대, 밀어내는 물결과 끌어당기는 물결 시대에 주님의 교회들은 반응하며 살아야 한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나 조국 대한민국의 모든 주님의 교회들이 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디아스포라의 물결 시대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깨달아야 할 3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대한민국의 교회에도 앞으로 가면 갈수록 흩어지는 디아스포라 성도가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저들을 복음으로 무장시켜야 한다.

둘째 대한민국에도 수많은 다민족이 밀어내고 끌어당기는 물결을 타고 한국에서 디아스포라로 살아가고 있다. 한국 교회가 저들을 ‘선교의 제4 물결’로 시급하게 인식하고 품어야 한다.

셋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사이버 세대는 가상공간을 통해 전 세계 속에 흩어져 살아가는 ‘사이버 디아스포라들’이다. 소위 21세기의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저들을 이제 교회가 품어야 한다. 악마의 소굴에서 살았다는 조주빈 같은 사이버 사이코가 절대 나오지 않도록 가상공간의 디아스포라들을 복음으로 살리는 시대적인 교회의 사명과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사이버 세계에도 ‘밀어내는 물결’과 ‘끌어당기는 물결’이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며 우리를 치고 들어오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지금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인 ‘선교의 제4 물결’을 타야 한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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