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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디아스포라 750만명… ‘디아스포라 물결’은 하나님 뜻

미국 필라델피아 비숍 케네디 고등학교를 인수해 리모델링 한 필라안디옥교회 전경. 교회 앞 도로명은 원래 ‘세인트 매튜 애비뉴’였지만 지역사회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안디옥 애비뉴’로 변경됐다.


호성기 목사<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선교의 제4물결’은 ‘디아스포라의 물결’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헬라어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통해’(through)라는 뜻을 가진 전치사 ‘디아’(dia) 와 ‘씨를 뿌리다’(to sow)라는 뜻을 가진 동사 ‘스페이레인’(speirein)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흩어 뿌려진 씨앗들을 통해’라는 뜻이다.

디아스포라는 원래 예수님이 오시기 전인 기원전 6세기 이후부터 자신들의 고향인 팔레스타인 지역을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살던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였다. 이 단어가 20세기에 들어서는 장기적, 임시적, 의도적은 물론이고 어쩔 수 없는 형편 때문에 태어난 고향을 떠나 흩어져 사는 대규모 사람들을 일컫는 일반 명사로 쓰이고 있다.

그만큼 이 시대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민족이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떠나 살아가고 있다. 2009년 유엔개발계획(UNDP)은 “인구조사 결과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사는 ‘이민 1세들’이 2억명에 달해 전 세계 인구의 3%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므로 이민 2세대와 3세대까지 다 합한다면 3%가 아니라 지구촌 7명당 1명이 이민자인 것이다.

대규모로 이동하는 이러한 사람들(mass people on the move)에 대한 관심이 20세기 말부터 21세기로 들어온 오늘까지 집중되고 확산되기 시작해서 소위 ‘디아스포라 신학’(Diaspora Theology)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디아스포라 선교학’(Diaspora Missiology)으로 계속 발전돼 오고 있다.

필라안디옥교회는 15년 전부터 지역교회의 본질회복을 위한 선교의 제 4물결을 디아스포라의 물결로 보고 선포하기 시작했다. 디아스포라의 물결은 대부분의 학자가 이 시대에 일어나는 사회적인 현상 때문에 생긴 ‘상황화된 신학’(a contextual theology)이라고 주장한다.

디아스포라 신학이나 선교학은 오늘 이 시대의 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아가는 사회학적인 현상 때문에 이 시대에 들어와 새로 생긴 신학이요 선교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선교의 4물결은 이 시대에 갑자기 나타난 물결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후 하나님이 절대주권으로 시작하신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물결’이다.

예를 들면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불러서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흩어지는 디아스포라로 살게 하셨다. 흩어져서 디아스포라로 살게 하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

이것은 흩어지는 인간의 움직임의 상황에 하나님이 반응하는 개념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택한 사람들을 농부가 씨앗을 계획된 곳에 합당한 때 흩어 뿌리는 것처럼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밭으로 택한 자들을 흩으셔서 그들을 통해 세상을 축복하시려는 것이다. 즉 하나님이 주도하는 하나님의 선교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전 세계에 흩어진 750만명의 한인 디아스포라의 존재 이유는 흩어져 가는 곳곳에서 하나님의 축복의 근원이 되라는 것이다. 이것이 필라안디옥교회가 지난 26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깨닫게 하고 도전받게 했던 이유다. 한인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사는 그곳이 바로 우리의 선교지요, 우리가 사는 곳의 사람들에게 우리가 축복이 되는 것이 우리를 흩어주신 하나님의 뜻임을 선포하며 그렇게 살기를 힘써 오늘에 이르렀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1년 만에 학생들의 숫자가 자꾸 줄어들어 폐교한 미국 사립고등학교를 80일 특별기도회를 하면서 믿음으로 구입했다. 1995년 입당예배를 드렸다. 1만평 대지에 22개 교실이 있는 3층 건물과 본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 있는 학교였다.

그러나 입당한 때부터 1년 반 동안 미국 백인들의 거주지인 그곳에 유색인종의 교회가 들어왔다고 극심한 인종차별에 따른 기물파손(반달리즘)과 악성 그라피티(공공건물에 가하는 낙서)가 거의 매일 밤 계속됐다. 찬양대원들이 저녁에 연습하는 시간에 때로는 주먹만한 돌이 날아와 큰 위험에 처할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악을 악으로 갚아 지역주민들과 싸울 수는 없었다. 아니, 우리는 저들에게 축복이 되라고 하나님이 이곳으로 흩어주신 디아스포라였다. 각종 지역행사에 참여하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화재 피해주민을 위한 임시숙소로 개방했다. 선으로 악을 갚아가며 저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복음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나눴다. 그 결과 필라안디옥교회로 들어오는 길의 이름을 구청에서 ‘안디옥 가로길’(Antioch Ave)로 지도까지 고쳐줬다.

주님의 교회는 있는 곳곳에서 지역사회의 축복이 돼야 한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선교의 제4물결은 디아스포라의 물결이다. 디아스포라의 물결은 ‘축복의 물결’이다.

정리=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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