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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여기’가 내 선교지… 교회 목적도 성장→ 파송

지난해 5월 미국 필라델피아 필라안디옥교회 한인전도팀이 전도 후 세운 다민족교회 창립 1주년 기념예배 장면. 필라안디옥교회 제공


지난 1월 성도들이 150개 이상의 다민족이 모여 사는 어퍼다비 지역에서 노방 전도를 하는 모습(왼쪽)과 호성기 필라안디옥교회 목사가 집필한 ‘선교의 제4물결’ 표지. 필라안디옥교회 제공


호성기 목사<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세계선교를 위한 미국선교센터’(US Center for World Mission)의 설립자요 총재로 사역했던 랄프 윈터 박사(1924~2009)는 그의 저서 ‘미션 퍼스펙티브’에서 개신교 선교역사를 3개 시대로 구분했다.

윈터는 ‘개신교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캐리(1761~1834)가 소명을 받고 인도 선교사로 간 것을 ‘연안선교 시대’(shore point mission era)라 부르며 개신교 선교의 제1시대로 정의했다. 이때는 선교지 해안 항구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파했던 시기다.

제2시대는 영국인 허드슨 테일러(1832~1905)를 중심으로 일어난 ‘내지 선교의 시대’(inland mission era)다. 제1시대였던 연안 선교 중심에서 내지 깊숙이 들어가 선교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테일러의 교회조차 ‘죽으려고 내지 깊이 들어가는가. 병원도 없고 원주민이 적대하면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라며 말렸다고 한다.

윈터에 의하면 선교의 제3시대는 캐머런 타운젠드(1896~1982)와 도널드 맥가브런(1897~1990)에 의해 열렸다. 저들에 의해 주도된 개신교 선교의 제3시대는 ‘미전도 종족 선교시대’(Unreached people mission era)로 명명됐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는 영국 미국 등 서방의 기독교 국가가 주도적으로 세계선교를 이끌었다. 대한민국 같은 피선교지도 저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됐으며 전 국민의 20%가 예수를 믿는 역사가 일어났다.

서구 기독교 국가에 의해 주도된 개신교 선교역사는 하나님의 엄청난 기름 부으심 속에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저들의 순종과 희생, 선교의 실천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온 오늘날 윈터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선교의 개념 방법 전략을 송두리째 뒤집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 전 세계를 덮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그 도도하게 밀려오는, 하나님이 일으키고 주도하는 하나님의 선교 물결을 ‘선교의 제 4물결’이라 이름 짓고 선교적 원리를 제시해 왔다.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와 선교사와 목회자에게 지난 25년 동안 이 변화를 알리고 도전해왔다.

‘선교의 제 4물결’이란 무엇인가. 서양인의 관점에서 정립한 선교의 제1~3시대와 무엇이 다른가. ‘지역교회의 본질 회복을 위한 선교의 제 4물결’이라는 책에서 주장했던 핵심 내용을 간단히 정리한다.

첫째 선교의 제 4물결은 디아스포라의 물결, 즉 ‘계속 움직이는 사람들의 물결’이다. 21세기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와 민족들이 자신들이 태어난 나라와 고향을 떠나 전 세계로 흩어져 살아가고 있다.

윈터는 이러한 급진적인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서구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내가 있는 이곳에서 복음을 받아야 할 저들이 있는 곳으로’(from here to there)의 관점으로 선교를 해석·적용·실천해 왔다.

그러나 선교의 제 4물결은 ‘내가 있는 바로 지금 여기’(here and now)가 나의 선교지임을 선포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사는 미국의 필라델피아나 서울에서 꼭 아프리카나 남미를 가지 않아도 저들이 나의 이웃에 와서 함께 살아가는 이곳이 선교지인 것이다. 계속 움직이는 사람들의 시대, 디아스포라 시대, 바로 지금 여기가 세계선교를 해야 하는 선교지인 것이다.

대한민국도 이제 외국인이 200만명 이상 살고 있다. 왜 선교를 꼭 외국으로만 가야 하는가. 나의 곁으로 찾아온 200만명을 내버려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해외로 계속 나가야 하지만 바로 지금 이곳에서 눈을 돌리면 선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 시대가 됐다.

둘째 선교의 제 4물결은 ‘내가 섬기는 교회가 몇 명이 모이는 교회인가’라는 관점에서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몇 명의 선교사가 세상 속으로 ‘역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물결’로 나가는지를 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사람을 교회로 불러 모으려는 ‘교회성장의 목적’에서 ‘세상 속으로 파송의 목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세상으로부터 불림 받은 교회(out of the world)는 그리스도인들을 다시 빛과 소금으로 세상 속으로(into the world) 다시 내보내야 한다.

셋째 선교의 제 4물결은 이제 피선교지에 속한 우리가 선교를 주도한 국가를 향해 하나님이 도도하게 일으키고 계시는 ‘역류하는 물결’이다.

19세기와 20세기를 주도했던 소위 기독교 국가인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그리고 미국이 21세기에 들어와 이제는 ‘선교지’가 돼 버렸다. 이제 조국 대한민국의 교회들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들이 소위 서구의 기독교 국가들에 우리의 Z세대들을 훈련·양육 무장시켜 복음의 빚을 갚는 선교사로 파송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교회들이여, 지금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도도하게 일으키시는 선교의 제 4물결을 탈 때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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