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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열악한 선교지… Z세대를 ‘캠퍼스 선교사’로 파송하라

미국 필라안디옥교회는 매년 대학 진학을 앞둔 청년들을 훈련한 후 대학의 선교사로 파송한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선교사 파송식에서 당회원과 교역자들이 안수기도하는 장면.


호성기 목사<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28살 때 미국대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 32살에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받았다. 나는 미국 대학생 중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학생이었다. 기독교 대학이었기에 일반 대학교와는 전혀 다른 경건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주변의 많은 일반 대학교의 학생들을 보면서 미국의 젊은 대학생들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체험이 오늘의 나와 나의 사역을 있게 한지도 모른다.

35년이 지난 대학의 풍경화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신실한 대학생이 세상의 유혹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전공 학문 분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시대의 젊은 대학생들은 상상할 수 없고 어쩌면 거부하지도 못하는 도도한 세속화의 물결 속에 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본다. 첫째 대학에 진학하면 소위 신입생 환영파티가 열린다. 환영파티에서 1시간 정도 지나면 대부분이 술을 마신다. 2시간 정도 지나면 몇몇이 담배와 마리화나, 마약을 나누기 시작한다. 3시간 정도 지나면 눈에 맞는 학생끼리 짝지어 나간다. 어떤 학생은 대학교 첫 미팅에서 섹스를 체험한다.

미국에서 대학 시절 죽는 학생 중 가장 높은 이유는 술 때문이다. 두 번째가 마약이다. 세 번째가 학점관리를 잘못해 스트레스받아 중간에 포기하고 자살하는 경우다.

미국 대학교가 봄학기 방학(spring break)을 맞으면 수천명, 아니 수만명의 미국 대학생들이 멕시코 칸쿤 같은 휴양지로 간다. 그리고 젊은이의 광란적인 문화가 시작된다. 기성세대가 상상할 수 없는 젊은이들만의 정욕적이고 거의 미친 수준의 술과 마약, 섹스 파티가 열린다. 이런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이 시대에 부모를 떠나 대학에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프리카나 후진국의 가장 열악한 선교지에 가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최고로 열악한 선교지로 가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이 시대의 가장 시급한 선교지는 대학교다. 그래서 이미 1960년대부터 이 영적인 시급함을 깨닫고 많은 선교단체가 대학교에 들어가 복음을 전했던 것이다. 양육하고 훈련하고 삶 속에서의 빛과 소금으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파송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때부터 오늘까지 교회가 선교단체와 미묘한 갈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직하게 말하면 그 시대의 교회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깨닫지 못하니 하나님께서 교회가 하지 못했던 일들을 선교단체를 통해 이루셨던 것이다.

이제는 교회가 깨어나야 한다. 필라안디옥교회는 자녀들이 대학교에 가기 전 철저한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아 때부터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에 이르기까지 교회와 가정 안에서 부모 및 성도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귀중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자녀들을 가장 급한 선교지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어릴 때부터 선교사처럼 양육하고 훈련한다. 그래서 Z세대인 10대 시절 그리스도인으로 선교사로 양육해 대학교에 갈 때 자신이 진학하는 대학교의 선교사로 파송해야 한다는 사명과 확신이 있다. 그래서 지난 25년을 이 본질적인 목회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다.

교회에선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선교가 이론이 아닌 삶이라는 것을 가르친다. 주일학교에서 중등부 고등부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GPGM(Graduate Professionals for Global Missions) 선교훈련을 하는데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 마친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할 때면 자신이 진학하는 대학교의 ‘평신도 대학생 선교사’로 정식 파송한다.

우리의 자녀가 진학하는 대학교는 아프리카 오지보다 더 위험한 곳이다. 세상 어느 환락가보다 더 세상적이고 악하며 정욕적인 세속화의 거대한 물결이 몰아치는 선교지다. 먼저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한 선배 형, 언니, 누나들이 봄 방학 때 칸쿤을 가는 것이 아니라 모 교회로 돌아와 대학에 진학할 후배들을 이끌어줬다. 가면 안 되는 신입생 환영파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대학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하고 인도해주는 멘토 역할을 한 것이다.

대학교에 온 학생에게 복음을 전해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때는 너무 늦은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선교단체들이 대학생 선교를 힘들어한다.

오늘 ‘선교의 제 4물결’은 우리의 자녀들이 대학교에 진학할 때 자신이 진학하는 학교의 선교사 파송증을 받고 갈 수 있도록 교회가 목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처럼 선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선교의 제4물결’이다. ‘Z세대를 자신이 진학하는 대학교의 선교사로 파송하라.’ 이것이 기존의 전통적인 선교의 물결을 바꾸는 선교의 제4물결인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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