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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심방, 영상 채팅… 유선·온라인 ‘신앙 교제’ 활기

사랑의교회 소그룹 모임인 ‘다락방’ 신자들이 스카이프 영상 채팅을 이용해 주중 말씀 나눔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예배가 장기화 되면서 지역교회 목회자들은 신자들의 신앙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목양에 나서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매일 400여명의 부교역자들이 전화 심방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목회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기도한다. 1시간에 서너 통, 하루 평균 30건 가까이 전화한다. 김호성 목회신학 담당 목사는 “요즘 목회자들의 최우선 사역은 성도에게 전화하는 일”이라며 “교역자 사무실에서 전화하는 모습은 마치 콜센터 같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일일 전화 심방 내용과 결과는 모두 공유해 소외되는 신자들이 없는지 살핀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홀몸노인이나 중환자, 중증장애인 등에 대해서는 따로 리스트를 뽑아 수시로 안부를 묻는다. 필요하면 방문도 한다. 김 목사는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은 허락을 받아 찾아간다”며 “이들은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는 분들”이라고 했다.

김기현 부산 로고스교회 목사는 교인들과 점심 먹기, 영상 제작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 점심 먹기는 성도들의 직장을 방문해 함께 밥을 먹고 기도하는 시간이다. 김 목사는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성도를 만나지 못해 자괴감이 컸다”며 “직장의 점심시간을 활용해 만나 대화하니 기뻤다”고 했다. 그는 “점심 먹기는 성도들도 호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교회도 못 갔던 터라 다들 반가워하더라”고 했다. 영상 제작은 교인들의 매일 묵상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 최근 마가복음 강해를 시작했다. 영상은 15분을 넘기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목회자들이 주중 목회 활동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성도들을 직접 대면할 수 없으니 전화나 특별 방문, 영상 제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성도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목회에는 성도 개개인의 영혼을 돌봐 신앙생활을 지도하는 일이 포함된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스카이프 영상 채팅 등을 활용해 소그룹 모임을 이어간다. ‘다락방’이라 불리는 순모임에서 성도들은 화상회의를 하는 것처럼 QT나눔을 갖는다. 집중도가 높아 반응이 좋은 편이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은 페이스북 라이브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활용해 목회자와 성도들이 만나 댓글로 소통하기도 한다. 온라인쇼핑도 활용된다. 총신대 교수인 라영환(꿈누리교회) 목사는 전화 심방과 함께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커피와 케이크를 보낸다. 라 교수는 “작은 선물이지만 마음과 마음이 오가더라”며 “집에만 있으면 뉴스만 보게 되고 되레 불안해진다. 저녁 시간에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 지역 교회는 대부분 폐쇄 상태이지만, 목회자들은 교회에 출근해 전화 심방 등으로 교인들을 챙기고 있다. 대구 동신교회 관계자는 “전화 심방이 주된 사역이 됐다”며 “장례가 생겼을 때 위로할 사람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부목사들이 순번을 정해 한 명만 방문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목회자들은 영상예배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양질의 신앙 내용을 담아 성도들에게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일예배와 수요예배, 금요기도회용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새벽기도회는 실시간으로 방송한다. 광염교회(조현삼 목사) 부교역자 이석진 목사는 “지난주 새벽에는 성도들이 보고 싶어 ‘성도 여러분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하는 말로 설교를 시작했는데 문자를 많이 받았다. 울컥했다”고 말했다.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청란교회) 목사는 “오늘의 상황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가정예배와 저녁 기도를 살릴 기회”라며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잠들기 전 하루를 감사하고 잠을 잘 수 있도록 저녁 기도문을 제작해 배포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저녁이 있는 삶이 회복되고 있다. 가정을 살릴 수 있도록 교회가 돕자”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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